듣기만 해도 방아쇠를 당긴 듯 저절로 기분 좋아지는 노래가 있다. 대놓고 “좋아 좋아 기분이 좋아”라는 소절로 시작하는 한대수의 ‘고무신’이나 퀸의 ‘You and I’ 같은 노래가 내게는 그렇다. 그런데 이 노래만큼 들으면 ‘뽕 맞은 듯’ 찌릿한 쾌감을 전해주는 노래도 없어 고심 끝에 이 노래를 골랐다. 이박사가 2001년 발매한 정규 2집에 실린 ‘울트라 릴렉스’다.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별다른 데 있는 건 아니다. 노래가 신나고 이박사의 목소리는 천상계를 오가며 고막을 흥분시킨다. 테크노 뽕짝이라는 전무후무한 장르를 개척하며 20년도 더 이전에 ‘원조 한류스타’ 자리에 오른 음악인답게 노래를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온 나라가 외환위기로 우울했던 시기에 박사의 추임새는 그래도 잘 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을 갖게 했다.이...
1405호2020.11.27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