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1967~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태양보다 냉철한 뭇 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그을 수 있는,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겉으로 보기에 안정적이고 평화로워 보여도, 마음에선 순간순간 휘몰아치고 소용돌이치는 이가 있다 치자. 그에게도 이탈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라고 깨닫는 순간이 거듭되면서 그는 감행할 것이다. ‘찬란한 태양도’ ‘태양보다 냉철한 뭇 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지만 그는 벗어...
1229호2017.05.29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