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관(1949~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구부러진 길을 가면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구불 구불 간다.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구불 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사람들은 점점 더 편하고 빠른 것을 좇는다. 모든 게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더디고 불편한 것을 어찌 참을 수 있을까. 시인은 여유를 갖고 세상을 천천히 둘러보자고 한다. 이는 구부러진 길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또 시인은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 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1209호2017.01.03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