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길종 감독의 걸작 에 수록된 곡으로 더 애틋하다. 영화의 막바지는 그 무렵의 청년들이 극단의 허무와 고립과 좌절을 다소 낭만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비극성으로 그려낸다.중간고사 기간이다. 비좁은 강의실에 학생들이 빼곡이 들어찼다. 평소 수업 때는 빈 자리가 그래도 열댓 정도는 보였는데, 거의 꽉 차서 아직 봄인데도 젊은 친구들이 뿜어내는 훈기가 강렬하다. 그래도 시험이라고, 아니 토플이나 토익은 두 번 세 번 다시 쳐서 점수를 올릴 수 있지만, 한 번 매겨지면 평생 따라다니는 학점 걱정 때문에 남은 자리를 다 채운 녀석들마저도 반갑다.아이들은 칠판에 제시된 문제를 궁리하여 쓰느라 여념이 없고, 나는 머리를 책상에 콱 처박고 뭐라도 한 글자 더 쓰려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마음으로는 지긋이 정성껏 바라보는 것인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커닝이라도 하지 않나 하고 감시하는 그런 시선으로 여겨질 것이다. 아이들의 글씨 쓰는 소리가 불규칙하게, 그러나 상당한 리듬감을 갖고 들려오는...
1175호2016.05.03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