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의 저녁, 다방에는 진양과 나와 사장 아저씨와 죽도리들밖에 없었다. 나는 그때 이명훈의 노래를 틀었다. ‘내 사랑 영아’로 시작해서 ‘떠나간 영아’로, 그리고 진양이 그렇게도 좋아했던 ‘은아 안녕’을.“DJ 아저씨, 건너편에 동원장 알지?”“……”나는 잠시 멈칫했다. 저녁 타임 때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조금 일찍 다방에 나와서 석간신문을 보고 있던 중이었다. 주인 아저씨는 신경질적으로 말을 더했다.“거기 가서, 302호야, 거기 가면 진양 있거든. 빨리 오라고 해.”명색이 DJ한테 허드렛일을 시켜도 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나는 그때 19살이었고 마침 신문도 다 읽은 참이라서 밖으로 나가 담배라도 피울 생각이었다. 동원장이라, 오며 가며 본 일이 있으나 그저 지방에서 일 보러 온 사람이나 취중에 길 잃은 사람이 들르는 ‘여관’이라고 생각했지, 그런 장소가 실제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상식이 없었다.동원장, 그 ...
1145호2015.09.21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