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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칼럼] 당신의 협력사가 해킹됐습니다
    당신의 협력사가 해킹됐습니다

    지난해 5월 러시아 연계 해커 그룹 ‘Cl0p(클롭)’이 기업용 파일 전송 소프트웨어 무브잇(MOVEit)의 치명적인 ‘제로데이 취약점’을 찾아내 여러 기업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제로데이 취약점이란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모르는 보안 결함을 의미한다. 개발사가 문제를 발견하고 패치를 배포할 시간이 ‘제로(0)’인 상태에서 공격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앞선 공격에서 해커 그룹은 정교한 해킹 기법을 통해 시스템 설정, 데이터베이스, 파일 검색은 물론 관리자 권한이 있는 새로운 계정까지 생성할 수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이 2021년 7월부터 이 취약점을 테스트해 왔다는 사실이다.이 사고로 2500개가 넘는 조직에서 66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단순한 해킹 사고가 아닌, 현대 디지털 경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교육, 의료, 금융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았다. 특히...

    1605호2024.11.22 15:30

  • [IT 칼럼] AI 캐릭터 챗봇과 두 번째 죽음
    AI 캐릭터 챗봇과 두 번째 죽음

    2024년 2월 28일 밤,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어찌 될까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그는 세상과 등을 졌다. 만 14세, 한국으로 따지면 중학생밖에 안 되는 10대 청소년. 그의 생애 마지막 메시지는 인공지능(AI) 챗봇 앱 ‘캐릭터 AI’를 거쳐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에게 전송됐다. 대너리스는 가족도 친구도 아닌,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AI 챗봇 가상 캐릭터였다. 그가 대화를 위해 생성한 AI 페르소나였다.그의 죽음은 AI 챗봇과의 네트워크에서 비롯된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첫 번째는 불과 1년여 전에 벌어졌다. 2023년 초 AI 챗봇 ‘차이(Chai)’의 한 캐릭터와 6주간 대화했던 30대 벨기에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다. 당시 이 챗봇은 자살 충동을 부추기며 그 남성과 “함께 천국에서 한 명의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자살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데엔 ...

    1603호2024.11.08 16:00

  • [IT 칼럼] 아이를 피어나게 할 수도 지게 할 수도 있는 스크린
    아이를 피어나게 할 수도 지게 할 수도 있는 스크린

    두 가지 서로 전혀 다른 방향의 걱정이 부딪힐 때가 있다. 디지털로 점철된 일상에서 자라나가야 하는 학생들에 대한 걱정이다. 어린 학생이 휴대전화를 통해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맛보고 절망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 휴대전화가 학생을 일깨워 희망을 건넬 수도 있어서다.과도한 스크린 타임(휴대전화를 보며 보내는 시간)이 학생들의 정서건강은 물론 신체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건 굳이 연구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부모라면 느끼고 있을 일이다. 그러지 않아도 통제가 되지 않는 스크린 타임이건만 최근 공교육이 공식적으로 스크린을 나눠주고, 또 의무화하려는 시도를 보이니 학부모들이 뿔이 나기 시작했다.아이들이 과하게 스크린에 의존하게 되지 않나 걱정하는 일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다. 각국은 너나 할 것 없이 강한 규제를 만들고 있다. 호주와 프랑스를 필두로 싱가포르, 핀란드,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교내 휴대전...

    1602호2024.11.01 16:00

  • [IT 칼럼] 아이들 미래 위협하는 SNS
    아이들 미래 위협하는 SNS

    메타(옛 페이스북)가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와의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매사추세츠주는 메타가 인스타그램에 중독성 기능을 의도적으로 포함하고, 10대 정신건강에 대한 위험을 고의로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18일 법원은 매사추세츠주의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메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다시금 점화시키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주요 중독 메커니즘을 살펴보자.첫째, ‘무한 스크롤’ 기능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콘텐츠의 흐름은 사용자의 시간 감각을 마비시킨다. ‘조금만 더’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수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둘째, ‘좋아요’ 시스템이다. 이는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장치다. 누군가가 내 게시물에 반응할 때마다 작은 쾌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지속적인 플랫폼...

    1601호2024.10.25 15:30

  • [IT 칼럼] 정치를 배운 빅테크의 쿠데타
    정치를 배운 빅테크의 쿠데타

    ‘기술 쿠데타’, 도발적인 말이다. 유럽의회 의원 출신 마리에트예 스하커가 꺼내든 화두다.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기술 기업들이 규제를 성공적으로 회피하며 정부로부터 권력을 빼앗아가는 현실을 폭로한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빅테크로 불리는 기술 기업과 실리콘밸리 거부들이 민주주의와 시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담겨 있다.그는 미국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를 대상으로 한 로비만으로 쿠데타가 현실이 되는 건 아니라고 설파한다. 학계와 미국 내 싱크탱크를 후원하고 공개된 콘퍼런스나 포럼, 토론회에서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편향을 갖도록 지원하는 작업도 포함돼 있다. 물리적인 폭력만 동원하지 않을 뿐, 민주적으로 선출된 권력의 대표성과 힘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쿠데타와 진배없다고 강조한다. 기술을 정부나 정치인이 이해하는 건 버겁기 때문에 기술 기업들이 침투할 기회가 반복적으로 열린다는 메시지도 전한다.쿠데타의 종착점은 기술 리더들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되는 정...

    1600호2024.10.18 16:00

  • [IT 칼럼] 애플 RCS 지원, ‘카톡 왕국’ 흔들릴까
    애플 RCS 지원, ‘카톡 왕국’ 흔들릴까

    아이폰 16과 함께 등장한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 18. 가장 큰 캐치프레이즈는 애플판 인공지능 애플 인텔리전스였는데 별로 홍보되지 않는 큰 변화가 하나 더 있다.SMS/MMS를 잇는 차세대 문자메시지 표준 RCS(Rich Communications Services)를 드디어 지원하게 된 것. 독과점이라고 사방에서 압박받던 애플이 백기를 들었다. 등 떠밀려 탑재했어도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기능인데 이번에도 한국에선 무용지물이다.사실 카카오톡이 있으면 RCS가 아쉽지 않다. 통신사에 비용을 내지 않아도 장문과 사진을 전송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단톡방을 만들 수 있다. 스티커도 보낼 수 있고, 읽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뭔가를 입력할 때 궁금해하며 기다릴 수도 있다. 통신사 기본 문자는 제공해 주지 못하던 체험은 강렬했다. 그렇게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비슷한 위챗과 라인은 각각 중국과 일본에서 왕국을 건설했다.휴대폰 대리점에서도 새 휴대전화기를 산...

    1599호2024.10.11 16:00

  • [IT 칼럼] 포스트 휴먼 시대의 디지털 유산
    포스트 휴먼 시대의 디지털 유산

    죽음은 더 이상 한 인간의 종언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죽음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을 넘어 방대한 디지털 잔재의 발생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제 생전에 사용하던 소셜미디어 계정, e메일, 클라우드 저장소, 암호화폐 지갑 등을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으로 남긴다.이 유산은 물리적 유산과 달리 소멸하지 않고 사이버 공간에 영구히 남아서 새로운 윤리적·법적·사회적 쟁점을 야기한다. 마치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불멸성을 획득한 디지털 정보는 사후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 변화와 추가적인 관리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과거에 사후 세계는 종교적 맥락에서 다뤄졌다. 천국과 지옥, 윤회사상 등은 인간의 사후 존재에 관한 형이상학적 탐구의 결과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이러한 초월적 담론을 현실적인 데이터 관리 문제로 치환했다. 이제 우리는 영혼의 안식뿐만 아니라 테라바이트 단위의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개인의 프...

    1598호2024.10.04 16:00

  • [IT 칼럼] 날뛰는 플랫폼 길들이기
    날뛰는 플랫폼 길들이기

    틱톡을 좋아했던 열 살 소녀의 의도하지 않은 죽음. 2021년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틱톡의 ‘기절 챌린지’ 소송이 새 국면을 맞았다. 기술 플랫폼의 수호신과도 같았던 미국 통신품위법 제230조 적용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제3 순회 항소법원은 ‘위험한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노출한 틱톡에 관대함을 베풀지 않았다. “틱톡 역시 알고리즘으로 특정한 사용자에 추천되는 콘텐츠를 직접 고르고 있는 것”이라며 면책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었다.프랑스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등장했다. 프랑스 검찰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대표인 파벨 두로프를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및 배포 혐의 등으로 예비기소했다. 텔레그램 쪽은 “플랫폼이나 플랫폼 소유주에게 해당 플랫폼 남용 사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터무니없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수동적 중개자론’을 펼치며 면책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기소 자체가 던지는 신호...

    1597호2024.09.27 16:00

  • [IT 칼럼] 텔레그램에 떨고 있는 뜻밖의 사람들
    텔레그램에 떨고 있는 뜻밖의 사람들

    안보를 중시해야 할 한국에 이상한 보안 불감증이 있다.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지켜내는 일과 본척만척 무시하는 일을 서로 헷갈리는 증상이다. 금고를 적극적으로 지키려는 문지기와 어디에 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연락도 닿지 않는 문지기 중 누구를 고용해야 하는지는 뻔하다. 그런데 정보가 소중하다면서 후자에 맡기곤 한다. 텔레그램 이야기다.한국의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실(또는 과거 청와대) 등 나름대로 보안을 관리한다고 자처하는 조직일수록 텔레그램이 비선에서 애용됐다. 대중적인 카카오톡은 압수수색이라도 벌어지면 서버가 털려 대화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곤 했으니 걱정이 됐나 보다.텔레그램은 그럴 일이 없으리라는 순진무구함도 이해는 간다. 텔레그램은 전 세계 각국의 사법당국을 무시하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고객의 정보를 지키는 것으로 여겼나 보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e메일을 무시하는 일과 사용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사실 무관하다. 그들은 그저 연락이 잘 안 될 뿐,...

    1596호2024.09.13 16:00

  • [IT 칼럼] 감성 AI가 당신 마음을 읽는 법
    감성 AI가 당신 마음을 읽는 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이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감정의 영역까지 침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감성(Emotion) AI’의 등장이다. 감성 AI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에 반응하는 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는 심리학,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가능하며 텍스트, 음성, 표정, 생체 신호 등 다양한 채널을 분석해 인간 감정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포착하고자 한다. 감성 AI의 핵심은 인간 감정을 디지털화해 기계가 이해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기술 방식이 동원되고 있다.텍스트 분석은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텍스트 데이터에서 감정적 맥락을 추출한다. 단어 선택, 문장 구조, 문맥 등을 분석해 텍스트에 내포된 감정 상태, 태도, 의도를 파악하며 이는 챗봇, e메일, 소셜 미디어 모니터링, 고객 피드백 분석 등 다양한 분...

    1595호2024.09.06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