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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칼럼]‘평등한’ AI 쇼핑 시대 올까
    ‘평등한’ AI 쇼핑 시대 올까

    온라인 쇼핑몰 상품 페이지 앞에서 종종 예상치 못한 가격과 마주하곤 한다. 분명 ‘이 정도 가격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그보다 높은 경우가 허다하다. 가격 외 판매자 신뢰 정보는 부족하고, 합리적 가격대의 다른 상품을 찾아다니긴 번거롭고. 이런 경험은 비단 특정 상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물병원 진료부터 택시 요금, 심지어 매일 접하는 식료품까지, ‘부정적 가격 기대 불일치’는 우리의 소비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구매와 사용 경험이 분리된 온라인 환경으로 옮겨올수록 불일치도는 더욱 커지곤 한다.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탐색하고 가격을 비교하지만, 결제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을 마주하며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배송을 받아봤더니 품질은 불만족스럽고 반품이 안 되는 경우도 적잖다. 이는 판매자에 대한 신뢰도 하락, 나아가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온라인 쇼핑몰의 ‘부정적 경험’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1646호2025.09.12 14:36

  • [IT 칼럼]스테이블코인이라는 모순어법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모순어법

    모순어법(oxymoron)이란 말이 있다.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말들인데, 스테이블코인이란 말도 그렇다. 코인이라고 하면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게 마련인데, 안정적이라니.암호화폐는 그 이름과 달리 화폐로 도저히 쓸 수 없을 정도의 변동성을 자랑하는데, 이를 억제하기 위해 안전 자산을 담보로 가치를 고정한 것이 스테이블코인이다. 한때 알고리즘으로도 가치 고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테라-루나 사태로 허언 또는 사기일 뿐이라고 여겨지는 지금, 달러 같은 유력 법정 통화에 ‘페깅(Pegging·고정)’하는 것이 변동성을 억제하는 유일한 길이 됐다.신용카드에 간편 결제까지 ‘페이’가 일상이 된 지금, 스테이블코인의 쓸모는 일반인의 눈엔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제각각의 사정으로 금융기관 경유 없이 해외 송금을 해야 한다거나, 코인 거래의 중간 통화로 쓰기엔 제법 요긴해 보인다. 그러나 적잖이 불안정한 인생과 국가가 아니고서야 이를 실제로 쓸 일은 많지 않아 보였...

    1645호2025.09.05 15:07

  • [IT 칼럼]신뢰 구축 속도가 곧 시장 지배 속도다
    신뢰 구축 속도가 곧 시장 지배 속도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44개주 검찰총장들이 오픈AI, 구글, 메타, 애플 등 주요 AI 및 소셜미디어 기업에 공동 서한을 보내 AI 챗봇이 아동에게 해를 끼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서한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아동 보호와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AI 윤리의 주류화는 최근 세 가지 거대한 흐름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첫째 흐름은 피할 수 없는 규제의 파도다. 무법지대였던 AI 분야에 법과 제도의 고삐가 채워지고 있다. 그 서막을 알린 가장 강력한 신호탄은 단연 유럽연합의 AI 법안(EU AI Act)이다. 이 법안은 AI 시스템을 위험 수준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군(채용·신용 평가·법 집행 등)에 대해서는 개발부터 배포,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과거처럼 아이디어를 곧바로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시장에 던지는 방식의 종언을 고한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법...

    1644호2025.08.29 14:52

  • [IT 칼럼]범용 인공지능, 흔들리는 신화
    범용 인공지능, 흔들리는 신화

    벌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무어의 법칙처럼 ‘무한 성장 궤도’를 그릴 것이라는 호언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 인공지능)가 임박했다는 선언도 과장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GPT-5 출시 후 쏟아진 수많은 부정적 평가는 AI 기술이 기대와 실망의 쳇바퀴 속으로 휩쓸려가는 징후라 할 수 있다.2020년 1월, 오픈AI 연구팀이 발표했던 ‘신경언어모델의 스케일링 법칙’이라는 논문은 한때 AI 산업의 복음서였다. 모델을 크게 만들고 더 많은 데이터로 훈련시킬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성능이 향상된다는 논리였다. J커브를 그리며 치솟는 벤치마크 그래프는 AGI라는 꿈을 현실 세계로 끌어내렸다. 2023년 GPT-4, 2024년 GPT-4o로 이어지는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는 따라가기조차 버거울 만큼 숨을 막히게 했다. 챗GPT 사용자 폭증을 견인한 이른바 ‘지브리 열풍’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다.하지만 이...

    1643호2025.08.22 14:27

  • [IT 칼럼] 소프트웨어 구독 경제는 곧 배급 경제
    소프트웨어 구독 경제는 곧 배급 경제

    지금 이 글은 아래아한글 2010 버전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15년이나 묵은 프로그램이지만, 명망 있는 맞춤법 검사기를 별도로 결합해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으니 불편함이 없다.요즘에는 AI에게 오탈자 체크를 시킬 수도 있지만, 왜 내 맞춤법이 틀렸고 어법이 이상한지 정리된 규칙에 맞춰 설명해주는, ‘규칙 기반’ 맞춤법 검사기가 더 살갑다. 챗봇이 틀리지 않는 한국어를 구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틀리지 않았는지를 자신들은 생각해 본 적 없으니 영 친절하지 않다.맞춤법이니 띄어쓰기니 결국은 인간이 정한 규칙이다. 확률 통계적 옳음을 ‘뽑기’보다는 여전히 규칙에 따른 판단을 되짚어 보는 편이 결이 맞는다. 인지과학 및 인공지능 발전의 두 종파 중 딥러닝 신경망으로 강화된 연결주의 방법론에 패퇴한 ‘룰 기반’의 기호주의 방법론도 이처럼 쓸모가 있다.무엇보다 챗봇과 달리 왜 빨간 줄이 그어졌는지 그 규칙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설명이 있으니 이를 통해 ...

    1642호2025.08.15 14:39

  • [IT 칼럼]기술 혁신과 AI 시대의 반짝이는 함정
    기술 혁신과 AI 시대의 반짝이는 함정

    매일 쏟아지는 혁신적인 AI 서비스, 새로운 플랫폼 그리고 소위 ‘게임 체인저’라고 불리는 기술이 우리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우리는 과연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아니면 마치 레이저 포인터를 쫓는 고양이처럼, 반짝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반짝이는 물체 증후군(Shiny Object Syndrome·SOS)’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이 당장 반짝거린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다시 더 새롭고 반짝이는 것으로 기웃거리는 집중력 분산의 심리적·행동적 상태다. 이에 빠진 개인이나 조직은 누군가가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이 현상은 호기심, 창의성, 적극성, 열정과 같은 긍정적 특성과 밀접하게 닮아서 좋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이나 조직을 잘못된 길로 인도해 진짜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목표에 대한 명확성 부...

    1641호2025.08.08 14:28

  • [IT 칼럼] AI데이터센터의 정치경제
    AI데이터센터의 정치경제

    그야말로 하마다. 물만 먹는 하마일 뿐 아니라 전기 먹는 하마이기도 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먹성에 지역 주민들의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실 물이 부족하고, 전기요금 인상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미래산업이라 일컫는 데이터센터가 바로 그런 존재다.기대는 충만해 있다. 미래의 먹거리 산업을 유치했다는 소식에 지역 언론은 상찬 일색이다. 낡아가는 제조업 도시에 미래기술 인프라가 마련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이 환희가 지속할지는 냉철하게 봐야 한다. 제조 데이터와의 시너지를 희망하는 지역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독점 운용사인 AWS 같은 빅테크가 특정 지역만을 위해 GPU를 특혜 할당해줄 리는 만무하다.데이터센터는 알고 보면 정치적 시설이다. 메타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예로 들어보자. 그들의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일부 도시는 전기요금 인상건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루이지애나의 경우 2GW급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1640호2025.08.01 14:18

  • [IT 칼럼]계륵 같은 크롬OS, 안드로이드에게 맡기기
    계륵 같은 크롬OS, 안드로이드에게 맡기기

    안드로이드가 크롬OS를 흡수·통합한다는 풍문은 지난해부터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구글 임원의 직접 발언으로 사실로 확인됐다. 크롬OS란 크롬 웹브라우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운영체제로 크롬북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나도 크롬북을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계륵이다. 콘텐츠나 볼까 할 때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맥이나 윈도처럼 자리 잡고 작업하려 들 때 집어 들지도 않는다물론 크롬OS에는 안드로이드 앱도 깔 수 있고, 그 하부 구조의 리눅스에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 어딘가 억지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웹브라우저를 확장한 초기 제품이 적당히 성공하자 덕지덕지 이것저것 붙여 지금에 이르렀으니 티가 나서다.결국 크롬OS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물건이 돼버렸지만, 그 어중간함이 강점을 발휘하는 시장도 있었다. 교육 시장이다. 학교에 보급된 크롬북은 우리네 초·중·고생들에게도 친숙한 존재다. 구글 계정을 그대로 ...

    1639호2025.07.25 14:11

  • [IT 칼럼]보이지 않는 위협과 싸우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
    보이지 않는 위협과 싸우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

    모든 것이 연결됐다는 건 역설적으로 모든 것이 공격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가 구축한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시스템적 위기다. 최근 SK텔레콤, 예스24, SGI서울보증보험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는 그러한 위기가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보안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전 세계적인 사이버 보안 전문가의 공급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국제정보시스템보안인증컨소시엄(ISC2)이 발표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보안 인력 부족 규모는 48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1년 만에 무려 19%가 증가한 수치다.이러한 인력 부족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보안 취약점을 인지하고도 이를 해결할 전문가를 찾지 못해 위험에 노출되고, 기존 인력은 끊임없는 공격 시도에 대응하다 번아웃에 시달린다. 특히 보안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사이버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된다. 공격자들은 ...

    1638호2025.07.18 14:33

  • [IT 칼럼]피터 틸이 그리는 기술 독재국가
    피터 틸이 그리는 기술 독재국가

    “1970년대 이후 세상은 정체돼 있다.” 인공지능(AI)의 성장 속도가 인류를 격변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시점에도 그는 이 진단과 신념을 철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멈춰 있었다는 게 아니라 속도가 느려졌다는 주장이다”라고 해명한다. 2025년에도 ‘정체 이론’은 타당하며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산업혁명기와 비교했을 때 21세기 과학기술 발전 속도는 너무 더디기만 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 중심에 미국의 ‘느린’ 민주주의가 존재한다고 분석한다.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은 가디언 기고문에서 ‘인공지능 기업’, ‘미군 투입 기업’, ‘트럼프 돕는 미국 개인정보 수집 기업’, ‘기술 독재 지향 기업’의 공통분모를 찾으면 하나의 기업, 하나의 인물로 수렴된다고 적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와 ‘피터 틸’이다. 한국의 서학개미들이 가장 전도유망하다며 주목하는 회사 중 하나이자 인물이다. 그리고 앞서 정체 이론을 굳게 믿고 있다고 언급한 ‘그’가 바로 피터 틸이다....

    1637호2025.07.11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