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간 클라우드가 디지털 혁신의 핵심 인프라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정작 그 클라우드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권한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극소수 미국 빅테크 기업이 독점해왔다. 우리의 데이터는 태평양을 건너 그들의 서버로 흘러 들어갔고, 그들의 알고리즘에 의해 재가공돼 우리에게 돌아왔다. 만일 디지털 식민지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이런 형태가 아닐까? 각국 정상이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외치는 배경에는 바로 기술 의존에 대한 강력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소버린 AI란 타국 기업의 AI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의 가치관과 법률에 맞춰 설계된 AI로, 기술 주권 확보를 목표로 한다. 소버린 AI를 지지하는 논리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국가안보다. 국방이나 전력망 같은 국가의 핵심 인프라를 타국의 알고리즘에 맡기는 것은 국가의 뇌를 외부에 아웃소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유사시 외교 관계가 틀어져 상대국이 접속을 차...
1656호2025.11.28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