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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칼럼] 디지털 의료
    디지털 의료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복강경 로봇 공학 AI 콘퍼런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환자의 전립선 수술을 로마에서 원격으로 집도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거리는 무려 2만㎞. 대륙 간치고도 상당히 먼 거리였지만, 마치 눈앞에 있는 환자를 다루듯 위화감 없이 처치할 수 있을 정도로 초고속·초저지연·초광대역 네트워크는 의사와 환자를 이어줬다.대륙 간 로봇 수술은 이미 21세기가 시작할 무렵부터 연구됐고, 국내에서도 2009년에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국내 최초 성공한 바 있는 오랜 신기술이다. 분야가 의료라서 신기할 뿐, 대륙을 넘나드는 원격 조종이란 기술적으로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 클라우드는 보통 대륙 저편에 있지만, 순식간에 대용량 영상물을 받아 보는 일이 일상이다. 전쟁도 조이스틱으로 타겟을 보며 정밀 타격하는 드론 대리전이 돼버렸다. 화면 너머는 찰나의 거리다.브라질의 한 정형외과 의사는 회전근개 파열 수술을 증강현실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로 진행했다. 관절 내부에 카...

    1584호2024.06.21 16:00

  • [IT 칼럼] AI 현황과 이슈
    AI 현황과 이슈

    스탠퍼드대학교의 HAI(Human-Centered AI) 연구소는 매년 AI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지난 4월 발간된 ‘AI 인덱스 2024’ 보고서는 AI 기술 및 기술 외적인 부분에서의 다양한 연구와 통찰을 500페이지 분량에 담았다. 여기에서 해당 보고서의 10가지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첫째, AI는 일부 작업에서 인간을 능가하지만, 아직 모든 작업에서 그렇지는 않다.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 일상의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 등에서는 여전히 인간에게 뒤처진 상태다.둘째, 산업계가 최첨단 AI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계가 51개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을 선보인 반면, 학계는 15개에 불과했다.셋째, 최첨단 AI 모델의 훈련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AI 인덱스의 추정에 따르면, GPT-4는 훈련에 7800만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구글의 제미나이 울트라는 1억9100만달러의 비용이 들었다.넷째, 최첨단 AI 모델을 가장 많이 선보인 국가는...

    1583호2024.06.14 16:00

  • [IT 칼럼] 데이터 고갈과 빅테크의 양극화
    데이터 고갈과 빅테크의 양극화

    2024년 전 세계 인류가 생산하게 될 텍스트 데이터의 양은 대략 180조~500조토큰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가 있다. 1토큰당 한글 0.8자라 가정하면, 대략 한글 144조~400조자다.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가 매년 인터넷에 업로드되고 있다. 이 추정치는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인터넷 이용자 수를 추려내고 각 인터넷 이용자들이 평균적으로 매일 생산하는 텍스트 데이터의 평균치를 곱해 산출됐다. 이 추정 모델을 확장해 현재까지 인터넷에 누적된 공개 텍스트 데이터를 추산하면, 대략 3100조토큰(한글 2480조자)에 달한다.하지만 인류가 생산한 텍스트 데이터의 양은 거대언어모델 입장에서 보면, 그리 많은 게 아니다. 새로운 거대언어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그리고 새로운 버전이 소개될 때마다 필요한 학습 데이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 높은 성능, 차별화한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해서다. 현재 추세라면 2026년쯤부터 텍스트 데이터 고갈 ...

    1582호2024.06.07 16:00

  • [IT 칼럼] SW는 망가진 HW를 구원할 수 있을까
    SW는 망가진 HW를 구원할 수 있을까

    언론에 대서특필되진 않지만, 차주들의 원성이 끓고 있는 전기차 이슈가 있다. “전원 공급 장치 점검! 안전한 곳에 정차하십시오”라는 메시지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서 뜨고 있다. 다행인 건 문제가 발생해도 차를 움직일 약간의 시간은 있다고 한다. 이 ‘ICCU(통합충전제어장치) 이슈’는 이미 17만 대째 리콜로 비화했는데, 리콜을 받아도 재현된다는 보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자동차 리콜이란 보통은 불량부품을 개선품으로 교체하는 것. 그러나 부품이 점점 전자화되면서 리콜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대신하기도 하는데, 이번 리콜도 그러한 방식이다. 소비자는 이런 식으로 개선이 가능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의심스럽기도 하다.어느 날 갑자기 내 컴퓨터가 멋대로 리부팅한다고 하자. 하드웨어 부품의 고장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하드웨어를 움직이거나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즉 ‘펌웨어나 드라이버’의 하자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다행인 경우다. 그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해결되니까...

    1581호2024.05.31 16:00

  • [IT 칼럼] 편의성과 위험성 사이 줄타기
    편의성과 위험성 사이 줄타기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들은 해시태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게시물을 노출한다. 이는 더 많은 ‘좋아요’와 팔로워를 얻기 위한 행동이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정보가 널리 퍼질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행동이기도 하다. 해시태그를 통해 누구나(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도) 해당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여행 중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실시간으로 게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만일 사용자가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이는 집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주거지 정보를 아는 누군가가 집에 침입할 위험이 있다.이들 사례는 사람들이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개인정보를 기꺼이 제공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가리키는 ‘프라이버시 패러독스(Privacy Paradox)’ 현상의 일종이다. 이는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많은 사람의 행동과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프라이버시 패러독스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로 다음과 같...

    1580호2024.05.24 16:00

  • [IT 칼럼] 라인야후 사태와 기술 민족주의
    라인야후 사태와 기술 민족주의

    그는 기술 민족주의의 피해자였다. 중국의 IT 공룡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기도 했던 그가 대부분 지분을 매각한 건 중국 정부의 강력한 빅테크 규제 때문이었다.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자국 안에 가두고자 한 중국의 규제가 아니었다면 엄청난 투자 수익을 알리바바로부터 거둘 수도 있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만나 5분 만에 수백억원대 투자를 결정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그는 초라하게 알리바바와 결별하고 말았다. 중국 정부에 질렸다는 후문도 뒤따랐다.기술 민족주의에 질리기까지 했던 그가 이번엔 가해자로 돌변했다. 일본 정부를 등에 업고서다. 세계 최고의 AI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2019년 네이버와 손을 잡았던 그가, 냉혈한처럼 표변했다. 라인야후를 지배하는 지주회사 ‘A홀딩스’의 지분을 내놓으라고 일본 정부와 함께 네이버를 압박하고 있다. 몇 번의 일본 사용자 데이터 유출 사고가 빌미가 됐다. 하지만 2018년 개인정보 유출로 페이스북에 내려진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보다 ...

    1579호2024.05.17 16:00

  • [IT 칼럼] 가공식품 먹듯, 익숙해진 가공현실
    가공식품 먹듯, 익숙해진 가공현실

    가공식품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좀처럼 줄이기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더 빨리 식욕을 충족시키는 데 그만한 것이 없어서겠지만, 그 대가는 보통 나중에 치른다. 그런데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뿐만 아니라 오감으로 체험하는 현실 또한 가공된 것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살아가면서 느끼는 인생 대신, 연애를 하고 가정을 꾸리고 취미생활을 하는 것까지 유튜브나 SNS 속 가공된 리얼리티 쇼를 보며 대리만족하곤 한다.네트워크와 기자재가 대중화되면서 누구나 드라마나 영화보다 훨씬 더 쉽게 현실을 녹화·재생할 수 있게 된 가공 공정 덕이다. 발로 뛰는 취재 대신 소셜미디어에 드러난 유명인의 찰나적 감상문을 받아 쓰거나, 심지어 유튜브를 요약하는 등 가공현실의 배포자로 스스로를 격하하는 언론도 있다. 그렇게 악화에 의해 양화가 구축돼도 가공식품의 맛에 익숙해지듯 범람하는 가공현실에 사람들은 별 신경을 안 쓸지도 모른다. 적당한 가공현실이 팍팍한 현실을 가려준...

    1578호2024.05.10 16:00

  • [IT 칼럼]정치적 편향성 증폭시키는 ‘필터 버블’
    정치적 편향성 증폭시키는 ‘필터 버블’

    미국에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공개된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 78%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정치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셜미디어의 정치적 영향력은 다음과 같이 여러 방면에서 나타난다.첫째,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에게 뉴스와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정보의 접근성을 대폭 향상한다. 또한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이 다른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기에 전통적인 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의제나 시각도 공유될 수 있다.둘째, 소셜미디어는 선거 캠페인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정치인과 정당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자신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또한 이러한 플랫폼에서 유권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캠페인 전략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셋째, 소셜미디어는 ...

    1577호2024.05.03 16:00

  • [IT 칼럼] 기술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
    기술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

    글로벌 빅테크 아마존이 식료품 매장 확장을 18개월 만에 재개했다. 계산대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쇼핑몰의 풍경을 역사에서 ‘삭제’하겠다는 야망에 다시 불을 지핀 셈이다. 일단 떠들썩했다. ‘AI 자동화의 미래’로 상징되는 무인화 매장이 일상에 스며들 만큼 가까이 왔다는 걸 보여주는 빅테크의 이벤트여서다. 그런데 이전과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현란하게 홍보했던 인간 계산원 대체 기술 ‘저스트 워크아웃’이 새 매장엔 보이지 않아서다.저스트 워크아웃은 아마존 혁신의 대표 상품 중 하나다.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이 결합한 쇼핑 경험 기술의 정수다. 하지만 과장된 기술이라는 게 지난해 증명됐다. ‘디 인포메이션’이라는 기술 전문 미디어가 아마존 ‘저스트 워크아웃’의 기술적 허실을 폭로하면서다. 이 매체는 생성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이 결합하긴 했지만 중요한 구매 목록 판별은 인도의 수백 명 저가 노동자가 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망신이었다. 올핸 ‘대시 카트’라는 특수 제...

    1576호2024.04.26 16:00

  • [IT 칼럼] 기계는 기계로부터 배울 수 있을까
    기계는 기계로부터 배울 수 있을까

    챗GPT는 물론, 알아서 동영상까지 만들어 주는 소라(Sora)까지. 생성형 인공지능의 첨병이 된 오픈AI. 그 인공지능이 실은 유튜브로 학습했다는 풍문이 들린다. 유튜브의 영상은 대본도 딸려 오니 기계를 위한 인강(인터넷 강의)에도 효과적이었나 보다. 구글은 “필요한 법적 기술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반응했으나, 그들도 실은 자신들의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유튜브는 물론 검색을 위해 긁어온 인터넷 데이터로 학습했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아니, 별로 목소리를 키우지 않는다.승승장구하는 인공지능 업계의 고민이 드러나는 일화다. 인공지능의 품질은 점점 설계 기술보다는 재료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 자체가 워낙 개방된 논문에 의존하고 있어서이다. 지금의 인공지능이란 만드는 방법을 알아도 원자재에 해당하는 데이터와 그 학습 공장을 만들기 위한 반도체를 대량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애초에 시작할 수 없는 규모의 사업이다.반도체야 돈으로 살 수 있지만, 데이터는 돈으...

    1575호2024.04.19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