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스크롤’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라이브 이미지 검색팀이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였다. 그때만 해도 그들은 이것이 인류의 뇌 구조를 뒤흔들 디지털 시대의 판도라 상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사용자가 ‘다음 페이지’ 버튼을 누르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안된 이 우아하고 매끄러운 기술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라는 숏폼 콘텐츠와 결합하면서 현대인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완벽한 덫으로 진화했다.끝이 없다는 것은 곧 멈출 명분과 신호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거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느끼는 자연스러운 종료의 감각을 빼앗긴 채, 영원히 지속하는 알고리즘의 쳇바퀴 속에 갇혀버렸다.이 덫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우리의 뇌가 가진 원초적인 신경화학적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타격하기 때문이다. 15초에서 60초 남짓한 짧은 영상들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극한으로 쥐어짠다. 스크...
1683호2026.06.12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