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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칼럼]AI 개발 경쟁이 부활시킨 과로 문화
    AI 개발 경쟁이 부활시킨 과로 문화

    우리는 한때 기술이 인간을 노동의 굴레에서 해방할 것이라 믿었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경제 발전으로 2030년경이면 주 15시간 노동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언했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워라밸과 휴가 제도를 자랑하며 인재를 유치했다. 그러나 2026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풍경은 정반대다. AI라는 초고속 열차에 올라탄 테크 업계는 오히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인간을 책상 앞에 묶어두고 있다.중국 테크 기업에서 발원한 과로 문화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총 72시간의 살인적인 노동 스케줄이다. 그런데 최근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들 사이에 996과 유사한 ‘하드코어(Hardcore)’ 과로 문화가 번지고 있다.AI 모델의 업데이트 주기가 주 단위, 심지어 일 단위로 짧아지면서 어떤 엔지니어는 “주말에 이틀 쉬면 월요일 아침에 세상이 바뀌어 있다”고 얘기한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엔...

    1674호2026.04.10 14:40

  • [IT 칼럼] 결국 다시 인간이다
    결국 다시 인간이다

    AI 제작 콘텐츠(AI Generated Content·AGC)가 인간 제작 콘텐츠의 규모를 넘은 지 꽤 됐다. 2025년 5월이 분기점이었으니 1년 가까이 된 셈이다. 지금쯤이면 60%가 훌쩍 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온라인을 뒤덮고 있는 AI 제작 콘텐츠들은 더 이상 우리에겐 낯선 대상도, 신기한 현상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 10개 중 6개에 스며들어 있는 흔한 풍경일 뿐이다. 웹2.0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가 등장한 게 대략 2005년.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디지털 콘텐츠 폭증을 주도했던 UGC는 이제 인간 제작 콘텐츠(HGC)의 하위분류로 내려왔다. 전문가 제작 콘텐츠의 시대에서 시작해 UGC 시대를 지나 AGC로 변모하는 데 30년도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기술 증강과 발전의 가속도를 체감케 한다.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진다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태도도 같은 속도로 변화하진 않는다. 인간의 기술 수용성은 기술 그 자체보...

    1673호2026.04.03 14:37

  • [IT 칼럼] 내가 그린 적 없는 그림, 내가 쓴 적 없는 글
    내가 그린 적 없는 그림, 내가 쓴 적 없는 글

    엔비디아는 DLSS 5라는 신기술을 발표했다. 그러자 게임 커뮤니티는 분노로 들끓었다. DLSS란 딥러닝 슈퍼샘플링의 약어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해상도를 높인다거나, 프레임을 생성 후 삽입해줘 부드럽게 해준다. 내가 지닌 보통 장비로도 고급 장비로 그린 듯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기특한 일을 해왔다. 그 기술의 버전 5니 개선판일 텐데 무슨 일일까 싶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기술이 선을 넘어버린 모양이다.컴퓨터 그래픽을 실사처럼 보이게 하려고 게임이 그린 골격 위에 실시간으로 생성형 이미지를 덧씌우는 필터를 만들어버린 것. 엔비디아는 DLSS 5야말로 게임 그래픽에 있어서 ‘챗GPT 모멘트’가 될 것이라며, 생성형 AI가 시각적 사실감을 극적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자신만만해했다.데모를 볼 때 그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게임이 아닌 영화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던 것. 신기하긴 하다. 그런데 여기엔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 우선 이런 디지털 화장술에 사람들은 지쳐 가고 있었다는 ...

    1672호2026.03.27 13:32

  • [IT 칼럼] AI 시대, 대체 불가 사람의 조건
    AI 시대, 대체 불가 사람의 조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하며 복잡한 업무를 끝마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리콘밸리부터 여의도의 금융가까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책상 위에는 짙은 실존적 불안이 내려앉고 있다. 거대한 전환기 앞에서 우리는 가장 근본적이고 두려운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기계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심지어 창의적인 결과물마저 모방하는 이 시대에 과연 인간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 처리와 패턴 인식이라는 경기장에서 인간이 기계와 경쟁하는 것은 이제 승산 없는 싸움이다. 그렇다면 대체되지 않는 사람의 조건은 무엇일까? MIT 슬론 경영대학원은 AI가 복제하기 어려운 다섯 가지 인간 고유 역량을 ‘EPOCH 프레임워크’로 정리했다. 공감(Empathy), 현존(Presence), 주장(Opinion), 창의(Creativity), 희망(Hope)이 그것이다. 이 프레임워크를 현실 직업 세계에 대입하면 세 가지 조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첫째는 ‘...

    1671호2026.03.20 14:35

  • [IT 칼럼]조작된 전쟁과 시각의 맹목성
    조작된 전쟁과 시각의 맹목성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되는 사이, X(옛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발발했다. 이란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가 공습으로 무너지고 168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을 때, 누군가는 비행 시뮬레이터 게임 화면을 실제 전투 영상으로 둔갑시켰다. 2015년 아랍에미리트의 건물 화재 영상은 2026년 CIA 전초기지 폭격 장면으로 재포장됐다. 이 허위정보는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AI가 생성한 영상은 틱톡에서 1억뷰를 넘기까지 했다. 허위정보감시기구 뉴스가드(NewsGuard)가 지적하듯, 현대인은 사건 발생과 검증된 정보 공개 사이의 ‘시차’를 견디지 못한다. 즉시성에 길든 수용자들은 속보와 확인된 이미지 사이의 공백을 참지 못하며, AI는 바로 이 심리적 틈새에 기생해 허위정보 생산의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사실 전쟁 국면 허위정보 확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으레 전쟁이 발발하면 허위정보 확산은 기본 상태가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1670호2026.03.13 14:52

  • [IT 칼럼] 인공지능이라는 무기
    인공지능이라는 무기

    인공지능이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외부인은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건 아마도 여하간의 이유로 인간이 힘들어하는 일일 것이다.인간이 힘들어하는 일로는 우선 육체적인 일이 있다. 터미네이터를 생각나게 하는 중국산 T800 로봇은 무술이 너무 출중해 다들 CG라 의심했다. 진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대표이사가 직접 대련하다가 얻어맞고 나뒹구는 모습이 오히려 바이럴이 됐다. 이런 로봇이라면 아마 머지않은 시기에 보병 대부분보다 기민하게 전장을 누빌 수 있을 터다. 첩보나 감시처럼 몸을 갈아넣어야 하는 일도 눈과 귀가 달린 보이지 않는 로봇이나 소프트웨어들이 더 잘할 일들이다.그러나 그보다 힘든 건 정신적인 일들이다.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작업’이다. 전쟁의 시대였던 20세기, 전쟁 문학은 그 과정의 고뇌와 그 괴로움 속에서 피폐해져 가는 인간 군상, 그리고 그 심리적 부담이 초래하는 결과를 그려내 명작이 됐다.실로 참혹한 업무다. 각자가 그리는 ...

    1669호2026.03.06 14:56

  • [IT 칼럼] 멀티모달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제미나이
    멀티모달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제미나이

    초기 대형언어모델(LLM)이 인간의 글을 흉내 내는 데 집중했다면, 멀티모달 AI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인간의 뇌가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다양한 감각 정보를 융합해 세상을 입체적으로 인지하듯, 멀티모달 AI는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해 추론하는 고도의 지능형 기술이다.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 AI가 처리하는 개별적인 정보 포맷 하나하나를 기술 용어로 ‘모달리티(Modality)’라고 부른다. 멀티모달 모델, 멀티모달 AI처럼 명사 앞에 붙여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멀티모달’이라는 짧은 표현이 업계 전반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AI의 진정한 가치가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매끄럽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면, 현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앞서 걷고 있는 모델은 제미나이일 것이다. 제미나이 1세대가 네이티브 멀티모달과 긴 컨텍스트 윈도를 처음 도입했다면, 제미나이 2는 추론과 에이전트 기능의 토대를 쌓았으며, ...

    1668호2026.02.27 13:07

  • [IT 칼럼]봇마당과 자율적 기술 통제의 환상
    봇마당과 자율적 기술 통제의 환상

    몰트북, 봇마당, 머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간이 발언권을 갖지 않는, 오직 AI 에이전트들만이 상호작용하는 커뮤니티 공간. 기계들끼리 떠들고 뒷담화하고 때론 숙의하며 철학적 고민을 나누는 가상 SNS다. ‘인간’들에겐 신기해 보였던 모양인지 수많은 언론이 이 현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으레 그렇듯, 공포감을 부추기는 관점이 주를 이룬다. 통제를 넘어선 기계들만의 ‘놀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자율적 기술이 초래할 암울한 미래를 엮어 붙인다. AI 에이전트가 작성한 편협한 정보의 확산으로 인간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AI 에이전트 커뮤니티의 시작은 ‘오픈클로’라는 오픈소스 툴의 등장이었다. 오스트리아의 한 개발자가 공개한 이 코드는 메신저-거대언어모델-하드웨어(메모리 등)를 조화롭게 제어해 자율형 에이전트 개발과 운영을 도와줄 목적으로 작성됐다. 간단한 컴퓨터만 보유하고 있다면 손쉽게 설치해 에이전트를 만들어낼...

    1667호2026.02.20 06:00

  • [IT 칼럼] AI가 SW를 먹는 시대
    AI가 SW를 먹는 시대

    AI 시대. 누군가의 일자리는 조용히 사라지게 하겠지만, 또 누군가의 일자리는 굳건히 지켜준다.미래에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업종이 있다. AI의 효과가 직접적인 분야에서 이미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면 된다. 현재 AI는 LLM, 즉 언어가 전공이다. 언어란 입력과 출력을 완벽히 디지털화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학습도 쉽고 검증도 편하기에 개선이 쉽다. 번역, 또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이 언어를 다루는 일들이 이에 해당한다.불과 2~3년 전만 해도 산업계는 만성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디지털 전환의 기로에서 조직의 혁신 속도를 가늠할 병목이 그들이었기 때문이다.챗GPT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생산성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였다. 하지만 근 1년 사이에 등장한 ‘에이전트형’ 코딩, 그러니까 사양서를 꼼꼼하게 미리 써다 주면 장시간에 걸쳐 시행착오를 스스로 거쳐 가며 묵묵히 코딩해 결과물을 ...

    1666호2026.02.06 14:29

  • [IT 칼럼] 유튜버들은 왜 스냅을 법정에 세우려 하나
    유튜버들은 왜 스냅을 법정에 세우려 하나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저작권 침해 소송이 제기됐다. 소송의 원고는 구독자 550만명 이상을 보유한 대형 유튜버 h3h3Productions와 몇몇 골프 채널 크리에이터이며, 피고는 스냅챗 운영사인 스냅이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저작권 침해 소송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AI 산업이 애써 감추려 했던 원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유튜버들이 분노한 핵심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스냅이 자신들의 영상을 데이터 세탁 과정과 유사한 방식을 통해 AI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소장에 따르면 스냅은 ‘HD-VILA-100M’이라는 데이터셋을 활용했다. 이 데이터셋은 1억개의 고해상도 비디오-언어 쌍으로 구성된 방대한 자료인데,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셋이 태생적으로 학술 및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었다는 점이다.여기서 빅테크의 교묘한 수법이 등장한다. 원고 측은 스냅이 유튜브의 직접 스크래핑 방지 조치를 피하고자 해당 데이터셋을 중간 ...

    1665호2026.01.30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