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IT칼럼
  • 전체 기사 680
  • [IT 칼럼] AI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
    AI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얼핏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 조어가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풀이하자면 데이터센터 개발 허가 유예 조치다. 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허가 유예 조치 시행은 뉴욕주가 처음이다. 이 행정명령으로 향후 1년간 50㎿ 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뉴욕주 내에서 건설 허가를 받지 못한다. 한시가 바쁜 빅테크 입장에선 청천벽력 같은 정책이다. 자칫 타 주로 확산하기라도 한다면 AI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71%. 올해 3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의 규모다. 지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 여론(53%)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적어도 미국에선 데이터센터가 원자력발전소 그 이상의 혐오 시설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데이터센터에 대한 시민과 정책당국의 인식이 급격히 돌변하고 있다. 세금 인하, 허가 절차 간소화, 보조금 지급 등으로 지역 내 유치 경쟁을 벌였던 게 불과 1~2년 전이다. 지금은 미국 내 대다수 지...

    1688호2026.07.18 06:00

  • [IT 칼럼] 넷플릭스가 ‘스낵 콘텐츠’로 시청자 입맛을 시험하려는 까닭은
    넷플릭스가 ‘스낵 콘텐츠’로 시청자 입맛을 시험하려는 까닭은

    넷플릭스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돈 들이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고집하지 않고, 저비용·고효율의 염가형 ‘스낵 콘텐츠’로 시청자 입맛을 테스트해 보려 한단다. 값싸게 조달한 숏폼 영상으로 사용자 체류 시간만 확보할 수 있다면 고가의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비를 굳이 부담할 필요도 없다.실용적 접근이다. 거장 감독이 찍은 16:9 영상도, 휴대전화로 찍은 세로 영상도 내 1분은 똑같이 사로잡아 둔다. 사업자와 광고주에게 중요한 건 그것뿐이다.시류에 맞는 것일 수도 있다. 빈지 워칭, 정주행, 몰아보기라는 넷플릭스식 시청은 시간적 정서적 여유가 있어야 기능한다. 살기 팍팍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질수록 더 찰나적인 도파민 펌프가 당긴다. 기승전결의 템포를 기다릴 수 없다. 자극이 바로 치고 들어와야 한다.그리고 이 주삿바늘처럼 짧지만 날카롭게 파고드는 자극의 주입은 습관이 되고 중독이 된다. 손으로 휙휙 넘기는 동작은 마치 게임을 하듯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주지만, 슬롯머...

    1687호2026.07.11 06:00

  • [IT 칼럼] 똑똑한 바보들의 시대, AI 오버엔지니어링의 함정
    똑똑한 바보들의 시대, AI 오버엔지니어링의 함정

    생성형 AI 시대가 열린 이후, IT 업계는 이른바 ‘망치를 든 사람 증후군’에 깊게 빠져 있다. 망치를 들면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격언처럼, 대형언어모델(LLM)이라는 매혹적인 마법 지팡이를 손에 쥔 개발자들은 세상의 모든 사소한 문제까지 AI로 해결하려 든다. 정규 표현식 몇 줄이면 끝날 텍스트 추출 작업, 가벼운 조건문이나 의사결정 트리로 충분한 작업에 수천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최신 LLM의 API를 호출한다. 파리를 잡기 위해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는 격이다. 이를 ‘AI 오버엔지니어링(Over-engineering)’이라 부른다.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우리가 치러야 하는 ‘복잡성의 세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가장 먼저 청구되는 고지서는 바로 경제적·환경적 비용이다. 단순한 텍스트 분류 작업에 고급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매번 엄청난 토큰 비용을 발생시킨다. 기업들은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하지만, 정작 AI 청구서를 받아 들고는 경악을 금...

    1686호2026.07.04 06:00

  • [IT 칼럼] 광장의 괴물과 빅테크…이대로 방치 땐 다음에 마비될 건 민주주의다
    광장의 괴물과 빅테크…이대로 방치 땐 다음에 마비될 건 민주주의다

    서울 올림픽공원이 멈췄다. 6·3 지방선거 당일 잠실7동의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시위’가 핸드볼경기장 현장을 무단 봉쇄한 지 벌써 보름을 넘겼다. 초기엔 참정권 침해에 분노한 2030세대의 자발적 정치 의사 표출로 관심을 받았다. 일부 언론은 ‘새로운 보수 시위 실험’이라 상찬까지 했다. 정치권도 청년들의 주권 감수성에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칭찬이 쏟아지던 광장의 본질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순수하게 재선거만을 요구하던 초기 청년들은 매카시즘식 ‘첩자 몰이’로 현장에서 축출됐다. 그 빈자리는 기성 부정선거 음모론자들로 채워졌다. 그리곤 “중국인이 투표지를 조작했다”는 등 ‘딥스테이트’ 세계관을 청년들에게 주입하는 ‘음모론의 부화장’으로 전락했다.상황은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시위가 보름을 넘어가면서 현장은 성조기를 든 노년층이 장악했다. 공연을 보러온 젊은 관객들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어댔다. 현장에서 가스총을 휴대했던 남성이 적발되는 등 위...

    1685호2026.06.27 06:00

  • [IT 칼럼] AI 시대의 노력 인식
    AI 시대의 노력 인식

    초짜가 낑낑대며 1시간 걸려 해낸 일보다 달인이 1분 만에 끝낸 일이 더 깔끔해도, 우리는 고작 1분 일해 놓고 뭘 그리 비싸게 받냐 말하곤 한다. 행동경제학에서 노동 착시, 혹은 노력 인식 효과라 불리는 이 심리 현상은 투입된 노력이나 시간을 느꼈을 때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 그 1분을 위해 수십년이 들었노라고 알아듣게 이야기해도 쉽지 않다.사람 마음이 그럴진대, AI의 힘을 빌려 ‘딸깍’ 대령했다는 사실을 알면 본전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무료라도 마찬가지다. 내가 주의를 기울여 감동할 준비를 한 대상에 그에 합당한 노력과 노동이 투입되지 않았다면 거저라도 편치 않다.그래서 그런지 웹툰이나 게임에서는 AI를 썼다가 들키면 난리가 난다. 댓글은 아수라장이 되고, 담당자가 해명하고 사과한다. 대소동에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AI의 결과물을 직접 수요자가 접했다는 데 있다. AI가 뱉어내는 날것 그대로의 냄새, ‘AI 스멜’은 문제를 일으킨다.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이 ...

    1684호2026.06.20 06:00

  • [IT 칼럼] 무한 스크롤의 덫
    무한 스크롤의 덫

    ‘무한 스크롤’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라이브 이미지 검색팀이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였다. 그때만 해도 그들은 이것이 인류의 뇌 구조를 뒤흔들 디지털 시대의 판도라 상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사용자가 ‘다음 페이지’ 버튼을 누르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안된 이 우아하고 매끄러운 기술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라는 숏폼 콘텐츠와 결합하면서 현대인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완벽한 덫으로 진화했다.끝이 없다는 것은 곧 멈출 명분과 신호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거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느끼는 자연스러운 종료의 감각을 빼앗긴 채, 영원히 지속하는 알고리즘의 쳇바퀴 속에 갇혀버렸다.이 덫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우리의 뇌가 가진 원초적인 신경화학적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타격하기 때문이다. 15초에서 60초 남짓한 짧은 영상들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극한으로 쥐어짠다. 스크...

    1683호2026.06.12 15:12

  • [IT 칼럼] AI 기만과 신뢰의 파산
    AI 기만과 신뢰의 파산

    1890년대, 드레퓌스 사건에 불을 지핀 건 ‘라 리브르 파롤’이라는 황색 언론이었다. 프랑스 국방부가 조작 문서를 이 언론에 흘렸고, 담당 기자는 이 조작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일 폭로를 이어가며 무고한 드레퓌스를 반역자로 몰아갔다. 당시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 정서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희생양을 만들어냈다. 자극을 좇는 당대의 황색 저널리즘 환경에 ‘고속 윤전기’라는 대량 인쇄의 신기술이 결합하면서 조작된 정보는 신뢰의 정보원으로 둔갑했고, 프랑스 사회를 빠른 속도로 분열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19세기판 마녀사냥의 대표적 사례로 이 사건이 기록된 배경이다.100여년이 지난 지금, 이 비극적인 역사적 평행이론이 우리 눈앞에서 실제로 재현되고 있다. 이번엔 고속 윤전기의 역할을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대신하고 있다. 공식 정부 문서로 위장한 AI 조작 자료를 언론사 기자에게 은밀하게 유통해 갈등형 보도를 유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 문서와 동일한 양식, 문맥상 ...

    1682호2026.06.05 14:56

  • [IT 칼럼] 토큰 경제학? 경제의 현질화
    토큰 경제학? 경제의 현질화

    에이전트라는 단어, 올해의 테크 유행어로 떼 놓은 당상이다. 요즈음 구글은 애플만큼이나 서두르지 않고 뒷북으로 제품을 공개하는데, 구글도 24시간 상시 가동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를 공개했다. 대기업이 제품을 내놓았다는 건 그 트렌드가 따먹을 만큼 농익었다는 뜻이다.에이전트란 조수나 요원으로 번역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행위의 주체나 작용의 원인을 말하기도 한다. 주어진, 혹은 해야 하는 일이 잘되도록 여러 방법으로 힘쓰는, 그러니까 주선자가 곧 에이전트다. 뭐, 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공짜는 없다. 이 주선자는 거저 움직이지 않는다. 자판기처럼 토큰을 눌러 넣어야 일을 한다. 토큰? 회수권처럼 고색창연한 단어로 들린다. 하지만 지금은 ‘토큰 경제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심 개념이 돼버렸다.토큰을 알아보기 위해 AI 챗봇을 살펴보자. 챗봇은 대화를 한다. 입력을 받고 출력을 한다. 입력을 받아들일 때도 출력을 만들 때도 토큰이라는 단위로 재(...

    1681호2026.05.29 14:49

  • [IT 칼럼] 디지털 저장강박, 우리는 왜 못 지울까
    디지털 저장강박, 우리는 왜 못 지울까

    화면 위로 불길한 팝업창이 떠오른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이 거의 가득 찼습니다.” 이 시대 현대인들이 한번은 마주하는, 그러나 마주하게 되면 묘한 불안감을 자아내는 메시지다. 이 경고문 앞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은 대체로 비슷하다. 무엇을 지울지 고민하는 대신, 더 많은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한다.그렇게 우리는 매월 커피 몇잔 값을 추가로 지불하며 과거의 파편을 다시 한번 유예시킨다. 사진첩에는 초점이 나간 음식 사진, 언젠가 사려고 캡처해둔 정체불명의 상품, 주머니 속에서 잘못 눌려 찍힌 새까만 화면 따위가 가득 쌓여 있다. 우리는 데이터를 버리지 못하고 끝없이 끌어안고 사는 ‘디지털 저장강박’(Digital Hoarding)의 시대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단편소설 ‘기억의 천재 푸네스’에서 사고를 당한 뒤 세상의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사람의 비극을 그렸다. 푸네스는 벽난로 속 불꽃이 타오르고 재...

    1680호2026.05.22 14:47

  • [IT 칼럼] 감시와 학습
    감시와 학습

    프레더릭 테일러는 노동자였다. 하버드대에 합격할 만큼 비상했지만, 시력 문제로 포기하고 공장으로 향했다. 그는 펌프 공장을 거쳐 미드베일 제철회사의 엔지니어로 일했다. 테일러를 ‘과학적 관리 기법’의 창시자로 이끈 건 당시 기업가들의 불합리한 임금 체계였다. 노동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임금은 오르지 않았고, 이는 자연스럽게 ‘태업’을 낳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했고, 하루 동안 달성 가능한 ‘정당한 생산량’을 산출했다.정당한 생산량을 설정하기 위해 그는 노동자들의 노동 행위를 거의 초 단위로 측정했다. 그것을 분해했고, 표준화했다. 이를 통해 정당한 양을 계산했다. 노동자들이 달가워할 리 없었다. 착취 시스템으로 악용될 게 뻔해서다. 테일러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가 내놓은 대안은 ‘기업 이익의 공정한 분배’, ‘기업에 대한 노동자와 경영자의 동등한 책임’, ‘노사의 협조’ 등이었다. 지금은 이러한 맥락이 제거된 채 그저 ‘착...

    1679호2026.05.15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