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기술이 인간을 노동의 굴레에서 해방할 것이라 믿었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경제 발전으로 2030년경이면 주 15시간 노동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언했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워라밸과 휴가 제도를 자랑하며 인재를 유치했다. 그러나 2026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풍경은 정반대다. AI라는 초고속 열차에 올라탄 테크 업계는 오히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인간을 책상 앞에 묶어두고 있다.중국 테크 기업에서 발원한 과로 문화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총 72시간의 살인적인 노동 스케줄이다. 그런데 최근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들 사이에 996과 유사한 ‘하드코어(Hardcore)’ 과로 문화가 번지고 있다.AI 모델의 업데이트 주기가 주 단위, 심지어 일 단위로 짧아지면서 어떤 엔지니어는 “주말에 이틀 쉬면 월요일 아침에 세상이 바뀌어 있다”고 얘기한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엔...
1674호2026.04.10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