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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리뷰]학병세대의 고뇌와 헌신
    학병세대의 고뇌와 헌신

    대한민국의 설계자들김건우 저·느티나무책방·1만7000원이승만을 ‘국부’로 칭송해야 마땅하다는 입장과 그럴 수 없다는 주장 사이의 날선 대립이 오늘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고민을 품고 어떻게 설계되었는지에 대한 논의는 그리 뜨겁지 않다. 우리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인 김건우가 품은 문제의식이 그것이다.은 그 고민의 산물이다.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고 꼴을 갖춰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거물급 정치인들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고뇌와 헌신의 나날을 보냈다. “실제 사유의 그물을 짜고, 구체적인 설계도를 그리고, 일할 사람들의 조직을 만들고, 행동에 나선 이들”(12쪽), “윗세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국가 건설의 주체가 되고자 했”으며 “자신의 삶과 이 나라의 새로운 건설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았”(13쪽)던 그들을 김건우는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이라 부른다....

    1259호2018.01.02 15:37

  • [북리뷰]여운형과 상해임시정부… 일제 치하에서 몽양의 활약상
    여운형과 상해임시정부… 일제 치하에서 몽양의 활약상

    강덕상저 김광열 옮김·선인·3만2000원 2017년은 몽양 여운형 선생의 70주기였다. 십진법으로 인물의 생사를 기념하는 데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으나 70년 전 한반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몽양의 죽음이 이리 조용히 지나가도 되는가 싶다.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가 추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 것 외에는 재일사학자 강덕상의 (일본판 2005) 중 2권인 가 출판됐을 뿐이다. 60주기에 이 번역되고 10년 만에 나온 2권이다. 진지한 연구서는 외면하는 얇고 박한 독서풍토, 여운형이라는 “독립운동가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일등성”을 잊어버린 세태가 서글프다.강덕상은 일제가 수집한 방대한 정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 이동휘, 홍범도, 안창호, 여운형이며 1920년대 이후에도 계속 나오는 건 여운형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일제가 왜 이렇게 그를 주목했는지, 그런 인물에 대한 연구와 평가가 왜 이리 박한지 궁금해 평전을 쓰게 됐다고 밝힌다. 그 말처럼 여운형에 대한...

    1258호2017.12.26 18:59

  • [북리뷰]경계인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
    경계인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

    슈퍼피셜 코리아: 화려한 한국의 초라한 풍경신기욱 저·문학동네·1만5000원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지어준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별명이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실은 그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친히 붙여주었고,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탓에 그냥 참고 살았던 것 같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등장하더니 곧장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자리를 빼앗아버렸으니 말이다.스탠퍼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겸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신기욱은 바로 그 고정관념에 의문을 표하기 시작했다.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간 후 30년간 해외에서 살다가 8개월간 한국에 장기 체류한 경험이 그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준 것이다. 는 한 지식인이 내부인이면서 동시에 외부자이고, 외부자지만 내부인으로 인정 받기도 하는 한국 사회의 경계인으로서 관찰하고 고민한 결과물을 담은 책이다.그는 가장 먼...

    1257호2017.12.19 11:33

  • [북리뷰]인간과 뱀파이어의 탐욕
    인간과 뱀파이어의 탐욕

    아메리칸 뱀파이어스콧 스나이더, 스티븐 킹 글라파엘 앨버커키 그림·홍지로 역·시공사 1권 1만4000원, 2권 1만7000원뱀파이어는 그동안 공포영화에 가 장 많이 등장한 매력적인 캐릭터다. 전설과 민담을 바탕으로 한 브람 스 토커의 이후 뱀파이어 의 기원과 특질, 능력 등은 작품에 따라 끝없이 변화했다. 마늘과 십자가를 무서워하 고 햇빛에 타버리는 뱀파이어는 고전이다. 의 뱀파이어는 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난다. 마늘과 십자가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 드라마 로 각색된 샬레인 해리스의 수키 스택 하우스 시리즈 정도가 고전적인 뱀파이어의 캐릭 터를 고수한다. 뱀파이어의 기원도 성경의 릴리스, 이집트와 마야의 신화 등 각양각색이다.는 미국 뱀파이어의 연대기를 작성한다. 유럽에서 넘어온 뱀파이어들은 미국의 건국과정에 깊이 개입하며 이권을 챙기고 밤의 세 계를 장악했다. 아메리칸 뱀파이어는 그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겨난 변종들이다. 하지만 변종인 아 메리칸 뱀파이어는...

    1256호2017.12.11 17:10

  • [북리뷰]조선시대 실용정보 잡학사전
    조선시대 실용정보 잡학사전

    소문사설, 조선의 실용지식 연구노트이시필 지음·백승호·부유섭·장유승 옮김 휴머니스트·1만4000원풀무식 온돌 만드는 법, 싸리독 짓는 법, 씨 빼는 기계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 , 황자계 만두 빚기, 돼지 대창 볶음 요리할 때 주의해야 할 점, 도망간 사람을 돌아오게 하는 법, 벼락 맞은 나무의 효험, 벽돌 만드는 법, 인주 만드는 법.18세기 조선의 의관으로 숙종의 어의(御醫)가 된 이시필의 책 에 실린 수많은 실용정보 가운데 극히 일부만을 소개해 보았다. 보르헤스 소설에 나오는 ‘중국식 백과사전’도 아니고, 이 두서 없는 체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은 만주지방에서 개발된 신식 온돌 건설법을 길게 설명한 ‘전항식’, 다양한 생활용품에 대한 정보가 담긴 ‘이기용편’, 음식의 조리법과 효능이 담긴 ‘식치방’, 마지막으로 약재·금속·염료·기타 사물에 대한 정보가 담긴 ‘제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뭔가 의도가 보이는 듯하다. 옮긴 이들이 쓴 서설을 통해 확인해보자. “...

    1255호2017.12.04 14:31

  • [북리뷰]인재 선발, 시험이 최선인가
    인재 선발, 시험이 최선인가

    시험국민의 탄생이경숙·푸른역사·2만5000원포항에서 5.4도의 지진이 났다.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부서져 80여명의 부상자와 1000명이 훌쩍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작년 경주에 이은 이번 지진으로 양산단층의 활성화를 부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단층대에 즐비한 원전을 생각하면 보통 일이 아니다.하지만 사람들의 걱정은 따로 있는 듯, 뉴스에선 일주일 미뤄진 수능시험을 둘러싼 논란과 대비책을 보도하느라 바쁘다. 전 국민의 생존이 달린 지진·원전 대책보다 대학입시가 더 심각한 국가적 관심사가 되는 나라, 시험공화국이다. 그러니 수능 전날 불의의 재난을 겪은 수험생들에게 너희 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를 본다는 말을 태연히 하는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쩌다 우리는 생명보다 성적이 중요한 시험국민이 되었을까? 교육학자 이경숙의 은 그 비틀린 역사를 좇는 보기 드문 책이다.이 땅에서 시험이 제도화된 것은 958년 고려가 과거제를 도입하면서부...

    1254호2017.11.27 15:03

  • [북리뷰]지자체 30%는 소멸 위험지역
    지자체 30%는 소멸 위험지역

    지방도시 살생부마강래 지음·개마고원·1만4000원지난 10월 20일, 풍기인삼축제장 입구에 한 인삼 모양 조형물이 세워졌다. 사타구니에 해당하는 부분에 붉은 색의 움직이는 남자 성기 모형이 붙어 있던 그 조형물은 쏟아졌던 비난에도 불구하고 10월 23일 오후까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우후죽순처럼 생긴 지방 축제의 면모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 웃지 못할 사례라고 하겠다.아닌 게 아니라 온 나라가 축제판이다. “2014년 기준으로 큰 규모의 축제(광역시 축제예산 5억원 이상과 기초자치단체 3억원 이상)는 361개 정도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이 소요되는 축제까지 모두 합하면 한 해 1만5000개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축제가 적자라는 사실이다. 361개의 축제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건 화천의 산천어축제뿐이었다.”(123쪽)지자체가 잘살게 되어서 축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반대다. 다른 지자체에서 축제를 벌여 관광객을 끌어가면 안 되니까 되건 ...

    1253호2017.11.20 18:19

  • [북리뷰]대중소설의 잡학에 관한 대담
    대중소설의 잡학에 관한 대담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저·남궁가윤 역 북스피어·1만2800원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에 대한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전혀 모르는 책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좋다. 책을 좋아한다는 사람의 성향은 다양하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좋아할 수도,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다양한 시각을 좋아할 수도 있다. 책에 대한 책은 정보와 이야기를 함께 얻을 수 있다. 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의 생각과 취향까지 함께 들을 수 있으니까.는 두 명의 작가가 좋아하는 책에 대해 말하는 대담이다. 책에 대한 대담은 보통 비평이나 고담준론으로 빠지기 쉽지만 이들의 출신으로 봐서는 그럴 리가 없다. 근래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중고서적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자아낸 의 미카미 엔과 종이를 무기로 사용하는 대영도서관의 특수요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라이트노벨 (Read or Die)의 구라타 히데유키, 대중소설 작가 둘이 만...

    1252호2017.11.14 13:27

  • [북리뷰]여성 해방 관점에서의 고민
    여성 해방 관점에서의 고민

    위안부를 둘러싼 기억의 정치학우에노 지즈코 저·이선이 역 현실문화·1만8000원“1991년 12월 26일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학순씨가 일본 정부를 제소했다는 보도를 당시 나는 머물고 있던 독일에서 들었다. 그때의 충격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14쪽) 우에노 지즈코가 받았던 그 충격은 라는 책이 되었다. 그는 문자 그대로 일본의 양심을 뒤흔들었다. 2012년 출간된 은 바로 그 책의 개정증보판이다.그는 일본의 페미니즘이 형성된 역사적 과정을 복기한다. 개인이 아닌 가족에 방점을 찍는 여성주의의 ‘일종’인 모성주의가 천황제 지지자들의 비호 하에 일본 사회에 퍼져나갔다. “일본 페미니즘은 성립 당시부터 북유럽계 모성주의와 친밀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앵글로색슨적인 개인주의적 평등주의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었다.”(55쪽) 이른바 비판세력들이라 해서 딱히 나은 것은 없었다. 사회주의자건 공산주의자건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국가의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

    1251호2017.11.06 15:34

  • [북리뷰]어떻게 창의성을 키울 것인가
    어떻게 창의성을 키울 것인가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최혜진·은행나무·1만7000원잡지 디렉터 최혜진이 유럽-주로 프랑스어권에서 활약하는 그림책 작가 열 명을 인터뷰한 를 읽었다. 거의 매 페이지 사진이 들어간 300쪽 남짓한 책을 읽는 데 한 달이나 걸렸다. 여러 책을 동시다발로 읽는 독서습관 탓도 있지만 다양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곱씹다보니 좀처럼 책장이 넘어가지 않은 까닭이다.제목을 봤을 땐 그림책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과 그림책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맞다. 덕분에 소개된 책들을 다 찾아 읽고 싶을 만큼 그림책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이뿐만이 아니어서, 읽다보면 아이 양육, 독서법, 예술가의 삶과 창작 등 여러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책에서 중점을 두는 건 어떻게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최혜진은 주입식 교육과 경쟁의 일상에서 잃어버린 창의력을 되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 작가들에게 집요하게 ...

    1250호2017.10.31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