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북리뷰
  • 전체 기사 348
  • [북리뷰]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오노 히로유키 지음·양지연 옮김 사계절·1만6800원우리 시대의 가장 끈질긴 음모론 가운데 하나가 ‘히틀러 생존설’이다. 남극 기지로 탈출했다거나 아르헨티나에서 목격했다는 가설항담이 지금도 회자 중이다. 최근 프랑스 연구팀이 러시아에 보관된 히틀러의 유골을 조사해 사망선고를 내렸지만, 그의 망령은 인류 역사에 끊임없이 출몰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총통’을 무너뜨린 것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라는 점이다. <위대한 독재자>에서 찰리 채플린은 근엄한 히틀러를 유머로 제압하면서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꿨다.<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은 제2차 세계대전만큼이나 치열했던 두 인물의 이미지 전쟁을 다룬 책이다. 남극과 북극만큼 상반됐던 채플린과 히틀러는 1889년생 동갑내기다. 콧수염도 기르고, 예술가를 꿈꾸고, 철학자 쇼펜하우...

    1279호2018.05.28 14:01

  • [북리뷰]월든-시대를 앞서 결행한 독자적인 삶
    월든-시대를 앞서 결행한 독자적인 삶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김석희 옮김 열림원·1만8000원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생태주의의 고전이다. 고전을 두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판별해 보려는 것은 무의미하다. 고전 리뷰가 할 수 있는 건 다르게 읽어보는 것 정도다. <월든>은 그간 다수의 번역본이 나왔지만 지난해 여름 소로 탄생 200주년 기념 번역판이 새로 나와서 독서의 계기로도 맞춤하다.‘숲속의 생활’을 기록한 <월든>이 고전으로 자리매김되고 소로가 생태주의의 수호성인으로 존경받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1854년에 출간된 <월든>은 고작 2000부가량 판매되고 절판되었기에 소로 생전에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우리가 아는 소로와 <월든>이 등장하는 것은 한 세기도 훨씬 더 지나서다. 허먼 멜빌과 마찬가지로 소로 또한 시대를 너무 앞질러 산 탓이...

    1278호2018.05.21 16:08

  • [북리뷰]두 개의 한국-비화와 일화로 점철된 남북한 현대사
    두 개의 한국-비화와 일화로 점철된 남북한 현대사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에서 평화의 발원지로 바뀔 것인지 주목되는 나날이다. 남북 삼천리에 불과한 작은 강토지만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세계 4대 강대국의 이해가 첨예하다보니 드라마와 같은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빚어낸 각양각색의 위기와 갈등도 역사적 배경을 알면 이른바 전문가들의 장밋빛 혹은 잿빛 해설에 쉬이 휘둘리지 않는다.<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은 남북한 현대사의 백그라운드 브리핑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언론인 돈 오버도퍼는 2015년 사망할 때까지 이승만을 뺀 남한의 모든 대통령을 만났고, 평양에서도 북한의 고위관리들과 대화한 인물이다. 공저자인 로버트 칼린은 CIA의 북한 전문가였다.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남북 현대사가 대수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사실 비핵화 향배는 북·미 정상회담의 담판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38선을 그어 한반도를 양단한 미국인만큼 역사적 책임 또한 막중하다....

    1277호2018.05.14 13:52

  • [북리뷰]자본주의-가난과 빚에 쪼들리는 8억명의 인도인
    자본주의-가난과 빚에 쪼들리는 8억명의 인도인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는 1997년 <작은 것들의 신>으로 영어권 최고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첫 장편소설로 거둔 놀라운 성취다. 하지만 다음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에 반하여 로이는 문학을 떠난다. 이듬해에 쓴 <상상력의 종말>은 작가로서는 절필 선언에 해당한다. 동시에 사회운동가로서의 출사표이기도 하다. 소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여 그는 소설 대신에 다른 글쓰기를 실천한다. 그가 직면한 것은 바로 전지구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현실이다.‘유령 이야기’를 부제로 한 <자본주의>는 인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자본주의 묵시록이다. 12억명이 넘는 인구의 인도는 신흥 경제대국이다. 한동안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수월성을 입증하는 사례처럼 보였다. 3억명의 신흥 중산층은 그러한 성장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로이가 직시하는 건 그러한 성장의 이면이다. 상위권 부자 100명의 자산...

    1276호2018.05.08 10:18

  • [북리뷰]베트남 전쟁의 목적과 원인, 그리고 교훈
    베트남 전쟁의 목적과 원인, 그리고 교훈

    우리는 왜 전쟁을 했을까▲<우리는 왜 전쟁을 했을까> 히가시 다이사쿠 지음·서각수 옮김 역사넷·1만3000원‘모든 창조는 만남의 결과물’이라고 갈파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주장이 한반도에서 어떻게 입증될 것인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성과가 이 글이 활자화되는 시점에서는 나오겠지만 아무튼 대화는 문제를 푸는 실마리임이 분명하다.조금만 속내를 털어놨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최악의 전쟁 가운데 하나가 베트남 전쟁이다. 그래서 전쟁을 치른 불구대천의 당사자들이 수십 년 만인 1997년 한자리에 모여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왜 우리는 전쟁을 막거나 빨리 못 끝내고 수백만 명을 희생시켰을까. 일본 NHK 방송의 제작자인 저자는 ‘기회를 놓쳤는가?’라는 주제로 성사된 양측의 역사적 대좌를 취재하고 기록했다.미국에서는 당대 최고(best and brightest)의 로버트 ...

    1275호2018.04.30 14:31

  • [북리뷰]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유럽이 중국을 앞설 수 있었던 이유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유럽이 중국을 앞설 수 있었던 이유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존 허스트 지음·김종원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공항 서점 베스트셀러는 독서 트렌드를 읽게 하는 하는 척도다. 어떤 책이 읽히는가가 궁금해서 손에 든 책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인데, 지난해 가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서점에서 발견하고 곧바로 구입했었다. 짐작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유럽사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의 원제는 ‘가장 짧은 유럽사’다. 유럽사의 상식과 표준을 제공한다고 보면 되겠다.표준이라고 하지만 저자의 독창적인 관점이 없는 건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학자인 저자는 유럽사를 균등하게 다루지 않는데 적은 분량 때문이 아니라 유럽의 모든 부분이 똑같다고 생각하지 않아서다. “세계사에 미친 영향력을 따지자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독일의 종교개혁, 잉글랜드의 의회정치, 프랑스의 혁명적 민주주의가 폴란드의 분할보다 더욱 중요하...

    1274호2018.04.23 14:37

  • [북리뷰]부분과 전체 - ‘숲’ 전체를 조망하려면
    부분과 전체 - ‘숲’ 전체를 조망하려면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유영미 옮김 서커스·1만6800원‘시간이 약’이라는 경구는 유독 교육, 특히 대학입시에는 적용되지 않는 듯하다. 보수와 진보, 독재와 민주 정부를 막론하고 입시제도는 매년 바뀐다. 사정은 외국도 비슷하다. 영국이나 일본 등도 새로 출범하는 정권마다 교육개혁을 엄지로 꼽는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이 권력의 허풍 떨기에 딱 들어맞기 때문일까. 전인교육의 이상은 간곳없고 입시 선수만 양성되다 보니 ‘전문가 바보’가 득실득실하다.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로 만족할 때, 개인이나 국가는 낙오하게 된다. 전문가 자격을 인증하는 박사(博士)의 ‘박’에 넓다는 뜻이 들어간 까닭이다.하지만 수많은 분야에서 혁명적 업적을 쌓은 뉴턴조차 진리의 대양(大洋) 속에서 조약돌 몇 개를 주웠다고 자평하는 마당에...

    1273호2018.04.16 14:44

  • [북리뷰]폴리아모리-새로운 사랑, 새로운 관계에 대한 욕망
    폴리아모리-새로운 사랑, 새로운 관계에 대한 욕망

    <폴리아모리> 후카미 기쿠에 지음·진효아·곽규환 역 해피북미디어·1만5000원다자간 사랑을 뜻하는 말로 막연하게 알고 있는 ‘폴리아모리’에 대해 좀 더 이해해보려고 손에 든 책이다.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이라는 부제가 타당한지도 궁금했다. 저자는 일본의 젊은 인류학자로 미국의 폴리아모리에 대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책을 썼고 말미에 일본 폴리아모리스트와의 인터뷰를 보탰다. 곧 제3자적 시각에서 폴리아모리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책의 장점이다.저자에 따르면 폴리아모리는 199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일단 모노가미(일부일처제)에 반대하는 논-모노가미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1995년부터 본격화되었다고 한다. 길게 보면 전통적인 성도덕에 반대하는 성해방운동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19세기에는 자유연애주의자들이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사랑할 권리’를 ...

    1272호2018.04.09 16:49

  • [북리뷰]푸틴 -권력의 논리
    푸틴 -권력의 논리

    <푸틴 -권력의 논리> 후베르트 자이펠 지음·김세나 옮김 지식갤러리·1만5800원‘우리 푸틴 하고 싶은 대로 해.’러시아 국민 10명 중 8명은 푸틴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푸틴의 통치는 사반세기를 넘어 아예 종신집권으로 치닫고 있다. 21세기 ‘차르’에 대해 서방은 저주를 퍼붓는다. 우크라이나 분쟁과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다 최근 영국의 이중스파이 암살까지 ‘푸틴=악마’라는 보도가 사태를 이룬다.극과 극의 이미지 전쟁을 치르는 푸틴은 독일 언론인 후베르트 자이펠에게 자신의 세상을 보이기로 한다. 국제정치적 역학관계와 이해타산으로 굴절된 언론매체에 지쳐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1952년 고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푸틴의 인생사는 러시아 현대사와 궤적을 같이한다. 유도와 학업에 골몰한 청년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KGB의 해외 요...

    1271호2018.04.02 15:17

  • [북리뷰]여자들의 무질서-서양 정치사상의 남성중심적 편견
    여자들의 무질서-서양 정치사상의 남성중심적 편견

    ▲여자들의 무질서 | 캐롤 페이트먼 지음·이평화·이성민 옮김 도서출판 b·2만2000원여성주의 정치학자의 책 제목이 <여자들의 무질서>라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장 자크 루소의 문제적 발언에서 인용한 제목을 통해서 저자는 근대 이후 서양 정치사상에 각인된 남성중심적 편견과 성차별을 문제 삼고자 한다. 루소는 이렇게 말했다. “한 민족이 지나친 음주로 멸망한 적은 없다. 모든 민족은 여자들의 무질서 때문에 멸망한다.”서양 정치사상의 전통에서 통상 사회제도의 첫 번째 덕목은 정의라고 간주되어 왔다. 그렇지만 이 정의는 가족이라는 예외적인 사회제도에서만큼은 사랑에 우선권을 내준다. 그리고 본성상 가정의 영역을 떠날 수 없는, 곧 정의감이 없는 여성은 시민적 삶에서 정의를 앞세우는 남성과 대립할 수밖에 없다. 여성이 정치의 영역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논리의 배경이다.루소의 뒤를 이어 프로이...

    1270호2018.03.26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