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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리뷰]도련님의 시대 外
    도련님의 시대 外

    <도련님의 시대> 세키가와 나쓰오 지음·다니구치 지로 그림 | 오주원 옮김·세미콜론·각권 1만1000원지금이 최악의 격동기라는 인식은 유사 이래 변함없는 진실이다. 오늘은 매번 버겁고 내일은 늘상 불확실하다. 북핵위기가 물러가는가 했더니 경제위기라는 파도가 밀려온다. 행복해지기 위해 인류가 수천 년 동안 피땀을 흘린 결과가 고작(!) 지금의 세계인지 아득한 심정이다. 글로벌 지구촌에서 민족과 종교 간 갈등은 더 만연하고 자본이 약속한 풍요는 양극화로, 자유는 고립감을 한층 조장하는 역설이 펼쳐지고 있다.선의가 악행으로 탈바꿈한 근저에 근대가 있다. 근대야말로 현재의 삶을 짓누르는 난제들의 출발점이다. <도련님의 시대>는 일본의 국민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를 프리즘으로 내세워 ‘저팬(Japan)’을 만든 메이지 시대를 들여다보는 극화다. <고독한 미식가>의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

    1299호2018.10.22 14:14

  • [북리뷰]너 자신의 무지를 알라
    너 자신의 무지를 알라

    <지식의 착각> 스티븐 슬로먼, 필립 페른백 지음·문희경 옮김 세종서적·1만8000원미국의 인지과학자 두 사람이 공저한 <지식의 착각>은 제목이 출발점이다. 우리들 각자가 똑똑하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막상 변기나 커피메이커가 작동하는 원리,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는 원리를 질문하게 되면 대부분 말문이 막힌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면서 막연히 안다고 착각하는 걸 ‘이해의 착각’이라고도 부른다. 그렇지만 저자들이 겨냥하는 건 무지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한 해명이다.애초에 인간의 마음은 모든 것을 다 이해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기술자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변기나 커피메이커를 이용할 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만약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면 주변에 자문을 구하거나 전문가에게 문의할 수 있다. 길게 보면 이러한 협력이 인간의 진화를 가능하게 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해도 다수...

    1298호2018.10.15 14:18

  • [북리뷰]전 주한 미국대사의 비화와 증언
    전 주한 미국대사의 비화와 증언

    <역사의 파편들>도널드 P. 그레그 지음·차미례 옮김창비·2만5000원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종전선언을 놓고 입씨름이 계속되고 있다. 역사적 평양 방문 직후 뉴욕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종전선언을 역설했다. 그러나 한국의 오른쪽 언론들이 단골로 찾는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약화가 우려된다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반면 미국의 석학 노엄 촘스키와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북한에 손을 내밀어 신뢰를 쌓을 것을 촉구한다. 재미있는 대목은 이들이 북·미관계 개선을 다룰 특별대표로 도널드 그레그를 지목한 것이다.도널드 그레그가 누구인가? 1980년대 말  부르던 대학가의 집회나 술자리 선전선동에 등장하던 ‘핵무기 타고 한반도 달리던’ 그 주한 미국대사다. 반미의 아이콘이던 그레그가 이제는 ‘친북’의 딱지까...

    1297호2018.10.08 14:55

  • [북리뷰]크리에이티브-이제는 공존의 힘을 말할 때다
    크리에이티브-이제는 공존의 힘을 말할 때다

    <크리에이티브> 아구스틴 푸엔테스 지음 박혜원 옮김·추수밭·1만8500원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의 여정이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 장애와 변수가 많이 남아있지만 평화와 공동번영에 대한 남북 정상의 의지가 확고하고 국민적 지지가 더해진다면 분단체제의 극복이 꿈만은 아니다.전환의 시대를 맞이하여 자연스레 전쟁과 평화라는 화두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 인류 진화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인류학자 아구스틴 푸엔테스의 <크리에이티브>를 읽으면서도 가장 주목한 대목이 전쟁의 진화를 기술한 부분이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저명한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견해를 펼친다. 핑커는 국내에도 소개된 대작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인류의 역사가 특정한 경향성을 보이며 그 핵심은 폭력의 감소라고 주장한다. “현대 인류에게 폭력성이 본성으로 존재한다...

    1296호2018.10.01 14:15

  • [북리뷰]위대한 패배자-아름다운 패자 부활의 사례들
    위대한 패배자-아름다운 패자 부활의 사례들

    <위대한 패배자> 볼프 슈나이더 지음·박종대 옮김 을유문화사·1만5000원며칠 후면 한가위다. 그 해의 수확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하는 축제여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엇박자인 경우가 많다. 진학과 취업, 결혼을 이루지 못한 젊은이에게 명절은 압박면접이다. 등기부나 명함에 이름을 새기지 못한 중장년에게는 비교와 비난이 빗발치는 시간이 추석이다. 모처럼 상봉한 친족끼리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 배기량을 재고 견주면서 우열을 정하느라 분주하다.과연 승자는 좋고 패자는 나쁠까. <승리자>로 승자의 역사를 탐구했던 독일 언론인 볼프 슈나이더는 세상을 괜찮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패배자들이라고 말한다. 인간적 측면에서 보면 패자보다 야비하고 비정한 인성을 가진 승자들이 수두룩하다. ‘이기면 그만’이라는 결과 중심의 사회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함과 뻔뻔함이 승리자에게 요구되는 품성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1295호2018.09.17 14:22

  • [북리뷰]여성의 종속-남녀평등은 얼마나 실현되었나
    여성의 종속-남녀평등은 얼마나 실현되었나

    <여성의 종속> 존 스튜어트 밀 지음·서병훈 옮김·책세상·9900원여성주의 고전으로 꼽히는 존 스튜어트 밀의 <여성의 종속>은 그의 대표작 <자유론>에 견주어 ‘평등론’이라고 불려도 좋을 에세이다. 그 평등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평등으로, 밀은 사회적 관계에서 남녀 간의 불평등이 인간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물이며 “이것은 완전 평등의 원리로 대체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19세기에 쓰인 <여성의 종속>을 오늘날 다시 읽는다면 그것은 자연스레 과연 밀의 주장이 이후에 얼마만큼 실현되었는지 확인해본다는 의미가 있다.먼저 따져볼 것은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성의 시대인가, 반이성의 시대인가. 밀은 자신의 확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들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당대 다수의 견해에 맞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1294호2018.09.10 15:22

  • [북리뷰]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1·2> 올리버 스톤·피터 커즈닉 지음·이광일 옮김 들녘·각권 2만2000원시사주간지 <타임>을 만든 헨리 루스는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라고 선언했다. 좋든 싫든 미국은 국제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그에 따른 시비와 명암은 뒤엉켜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지구에 출현한 국가 중에서 가장 강력한 패권을 행사한 나라가 미국이라는 사실이다. 세계 모든 곳에 군사기지를 운영하면서 자국 이외의 모든 나라와 맞붙을 전력을 보유한 제국은 미국 이전에 전무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과오를 살펴보는 일은 좀 더 평화로운 천하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다.<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려고 민낯을 드러낸 책이다. 공저자인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과 역사학 교수 피터 커즈닉은 베트남 전쟁의 참전 용사와 반전...

    1293호2018.09.03 14:29

  • [북리뷰]똑똑함의 숭배
    똑똑함의 숭배

    <똑똑함의 숭배> 크리스토퍼 헤이즈 지음·한진영 옮김 갈라파고스·1만7500원미국의 정치평론가 크리스토퍼 헤이즈의 <똑똑함의 숭배>는 토마스 프랭크의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덕분에 손에 든 책이다. 원제는 ‘엘리트 계급의 황혼’이고 ‘엘리트주의는 어떻게 사회를 실패로 이끄는가’라는 번역본의 부제에 저자의 문제의식이 압축돼 있다. 프랭크가 미국 민주당이 노동자 계급을 대변하는 정당에서 엘리트 진보계급을 위한 정당으로 변신하면서 범한 패착을 지적한다면, 헤이즈는 엘리트의 실패와 그로 인한 대중의 불신이 문제의 관건이라고 주장한다.엘리트주의는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국가나 사회를 이끌도록 하자는 합의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가리키는 다른 말이 능력주의다. 대중적인 용어로는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불리는 능력주의는 실력만 있다면 누구든지 사회에서...

    1292호2018.08.27 14:49

  • [북리뷰]대본영의 참모들-항명과 무단 행동을 일삼는 군인들
    대본영의 참모들-항명과 무단 행동을 일삼는 군인들

    <대본영의 참모들> 위톈런 지음·박윤식 옮김·나남·2만2000원국군기무사령부가 ‘해편’의 진통을 겪고 있다. 방첩과 쿠데타 방지라는 본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이름도 바꾸고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도 금지된다.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 행사한 촛불시위에 대해 계엄령 계획으로 맞선 것은 범죄 여부를 떠나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적이다.군대란 무엇인가? 국가를 지키기 위해 다른 조직과 달리 중무장을 하고 군대 자체적으로 모든 활동이 완결되는 집단이다. 폐쇄적인 특성과 비상시에 대처해야 하는 역할이 맞물려서 어느 사회에서나 섬처럼 고립된 것이 군 조직이다.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상명하복의 원리가 군대의 생명처럼 강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니 기무사령관이나 부대장이 상관인 국방부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 이른바 ‘하극상’의 장면을 보는 국민들은 벙벙할 수...

    1291호2018.08.20 14:37

  • [북리뷰]공중전과 문학-전쟁의 공정한 평가는 문학적 책임
    공중전과 문학-전쟁의 공정한 평가는 문학적 책임

    <공중전과 문학> W.G.제발트 지음·이경진 옮김·문학동네·1만2000원2001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W. G. 제발트는 동시대 가장 경이로운 독일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생전 몇 권의 시집과 비평집 외에 단 네 권의 소설을 발표했을 뿐이지만 진작에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고, 현재는 독문학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작가다. <공중전과 문학>은 1997년 취리히대학 초청강연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강연과 그에 대한 반응, 그리고 강연 이후의 소회 등이 담겨 있다.제발트는 스위스 작가 로베르트 발저와의 짧은 여행에 대한 친구 카를 젤리히의 묘사를 읽고 강연의 주제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1943년 발저가 환자로 있던 스위스의 정신병원을 나선 한여름 날 밤에 독일 함부르크시는 영국 공군의 야간공습으로 철저히 파괴된다. 그렇지만 젤리히의 회고에서 이 우연의 일치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한다. 거꾸로...

    1290호2018.08.13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