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내 장터에는 늙은 어미들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아우내(병천·竝川面)의 뜻을 풀자면 두 줄기의 내가 한 목으로 모여 어우러지는 곳이다. 장터 들머리에서 엿장수 맘대로 장단을 두드리는 윤씨 할배의 흥타령이 장터의 신명을 북돋운다. 아우러지는 터에 삶이 한데 아우라지니, 장터의 길목으로 이만한 데가 또 있을까. 30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아우내 장터는 모두가 한데 어울리던 삶의 풍경 속에 온 민족이 하나 되어 ‘대한독립’을 외치던 역사의 아우성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장터에 들어서니 차츰 추워지는 날씨 덕에 장터는 스산하고 한가하다. 겨울 장터에 어울리는 분홍 빛깔의 겨울 내복, 털이 북실북실한 방한털신이 고향집 늙은 노모의 주름진 얼굴에 겹쳐진다. ‘인자는 고운 것이 영 좋구먼.’ 알록달록 화려하기 짝이 없는 꽃무늬 속바지가 봄꽃처럼 싱그럽던 그이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지도 모른다. 커다란 목련꽃 그림이 그려진 담요 빛깔이 농투성이 총각에게 시집오...
1005호2012.12.11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