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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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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만난 사람]아우내 장터의 겨울나기
    아우내 장터의 겨울나기

    아우내 장터에는 늙은 어미들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아우내(병천·竝川面)의 뜻을 풀자면 두 줄기의 내가 한 목으로 모여 어우러지는 곳이다. 장터 들머리에서 엿장수 맘대로 장단을 두드리는 윤씨 할배의 흥타령이 장터의 신명을 북돋운다. 아우러지는 터에 삶이 한데 아우라지니, 장터의 길목으로 이만한 데가 또 있을까. 30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아우내 장터는 모두가 한데 어울리던 삶의 풍경 속에 온 민족이 하나 되어 ‘대한독립’을 외치던 역사의 아우성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장터에 들어서니 차츰 추워지는 날씨 덕에 장터는 스산하고 한가하다. 겨울 장터에 어울리는 분홍 빛깔의 겨울 내복, 털이 북실북실한 방한털신이 고향집 늙은 노모의 주름진 얼굴에 겹쳐진다. ‘인자는 고운 것이 영 좋구먼.’ 알록달록 화려하기 짝이 없는 꽃무늬 속바지가 봄꽃처럼 싱그럽던 그이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지도 모른다. 커다란 목련꽃 그림이 그려진 담요 빛깔이 농투성이 총각에게 시집오...

    1005호2012.12.11 14:11

  • [길에서 만난 사람]장애인 예비여행작가, 용산가족공원으로의 외출
    장애인 예비여행작가, 용산가족공원으로의 외출

    공원 산책로를 따라 씽씽 휠체어를 달리는 장애인작가 회원들의 모습에 활기가 넘친다.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용산가족공원. 주차장을 지나자 여럿이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다소 몸이 불편해 보이는 이들은 다름 아닌 여행작가를 꿈꾸며 길에 올라선 예비 여행작가들이다. 장애인 여행작가를 꿈꾸는 초보 여행작가들의 발걸음을 따라 용산가족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까지 떠나는 기분 좋은 소풍이다.장애인 여행작가, 그 첫걸음을 내딛다용산가족공원은 연간 150만여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공원 중 한 곳이다. 1992년 옛 미군사령부의 골프장이었던 이곳은 골프장 부지의 녹지를 활용해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길목마다 작은 연못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휠체어의 기동성으로 앞장서는 장애인 작가들의 뒤를 따라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본다. 오늘 모인 장애인 작가는 5명. 이들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장...

    1003호2012.11.27 15:33

  • [길에서 만난 사람]고찰 부석사를 지켜온 사랑의 대서사시
    고찰 부석사를 지켜온 사랑의 대서사시

    어쩌면 무량수전을 떠받친 석룡이 천년의 세월 동안 태백의 줄기가 되어 부석사를 지켜온 것인지도 모른다.일찍이 깨달음을 얻은 의상대사가 전국의 산천을 돌아다니다 영주 봉황산 자락에 멈추어 선다. 부석사는 속세의 자리에 부처님의 극락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았다고 일컬어진다. 절집의 고요한 풍경소리를 따라 천년 전설이 깃든 고찰 부석사로 오른다.황금빛 은행나무 숲길을 따라태백산 부석사, 일주문을 지나니 부석사를 대표하는 은행나무 숲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을 햇살처럼 부서진다. 가을 부석사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은행나무 길이다. 입구에서부터 일주문으로 가는 길에 노란색으로 물든 은행나무가 이어져 그야말로 가을 정취가 절로 난다. 마치 극락의 세계로 통하는 길처럼 절집으로 오르는 길은 황금빛 은행나무 일색이다. 일주문을 지나니 천왕문 너머로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부석사는 불교 교리를 건축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사찰이다. 범종루와 안양루를 지나 무량수...

    1001호2012.11.13 14:42

  • [길에서 만난 사람]가을의 한폭 그림, 낙동강 700리
    가을의 한폭 그림, 낙동강 700리

    낙동강이 한눈에 조망되는 전망루에 올라 멀리 강 건너를 바라본다. 낙동강 물줄기가 황금들녘을 휘돌아 흘러간다.낙동강 700리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이 바로 경북 상주이다. 강원 태백에서 발원한 강줄기는 상주에서 비로소 큰 물줄기로 합수하며 강다운 면모를 갖춘다. 가을이 익어가는 무렵 경천대에 올라 휘휘 돌아가는 낙동강을 바라본다. 고요한 물줄기에 마음을 싣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카누들의 모습이 아주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계절이 바뀌는 무렵, 고요한 물줄기에 마음을 두고, 산골 절집을 물어 구수한 된장 익어가는 공양간에서 마음 수양을 하는 여정이다.쌀, 곶감, 누에고치 등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알려진 상주는 낙동강의 낙동나루에 수십 년 전만 해도 사람과 물산이 넘쳐났었다. 예전에는 낙동강 700리 물길을 따라 많은 나루터가 있었다. 그 가운데 상주 낙동나루는 그 규모가 제일 컸다. 낙동강 하구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온 소금배, 그리고 강을 생계수단으로 삼던 ...

    999호2012.10.30 11:31

  • [길에서 만난 사람]인천의 명물, 신포시장 먹거리 탐방
    인천의 명물, 신포시장 먹거리 탐방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내외국인이 북적거리는 인천의 활력소였던 신포시장. 이런 신포시장은 해방을 맞고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인천 도심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수도권 시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가장 가보고 싶은 전통시장 중 한 곳이 바로 신포시장이다. 인천 최초의 근대 시장인 신포시장은 개항과 더불어 푸성귀장이 서기 시작하여 한때는 인천의 명물거리를 대표하며 호황을 누리던 장터이다. 오랜 흑백 기억으로 남은 신포시장이 다시 세월이 흘러 새롭게 변신하기 시작했다. 수도권의 명물 먹거리 시장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부터다. 새롭게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는 신포시장을 찾아간다.100년 전 근대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인천 중구는 19세기 말 인천항의 개항과 함께 서구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 중 한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짜장면의 발상지 역시 이곳 중구에 위치한 인천차이나타운이다. 당시 사람들이 붐비던 인천 개항...

    997호2012.10.16 11:30

  • [길에서 만난 사람]푸른 솔숲, ‘슬로 시티’ 청송
    푸른 솔숲, ‘슬로 시티’ 청송

    청송은 타지에서 재를 넘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는 오지이다.연간 약 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주왕산은 가을 무렵에 더욱 빛을 발한다. 주왕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태백산맥의 지맥으로 해발 720m로 연화봉·시루봉 등 산봉과 주왕굴·연화굴 같은 굴, 그리고 제1·2·3폭포와 절골계곡 등 갖가지 비경을 품고 있다.예로부터 푸른 소나무의 고장으로 불리던 청송은 말 그대로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내 아름다운 사계를 뽐내는 주산지에서 새벽을 맞이하고, 깊은 산 어느 가마골에서 내내 불을 때고 흙을 빚어온 늙은 도공의 삶을 물어볼 셈이다. 편안한 발걸음으로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 주왕산도 올라보고, 송소고택까지 둘러보는 여정이다.고요히 깨어나는 신비로움과 마주하기아직 햇귀가 차오르지 않은 새벽 주산지로 오른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때 만들어진 저수지로 길이 100m, 너비 50m, 평균 수심 7.8m의...

    995호2012.09.25 13:41

  • [길에서 만난 사람]한국의 오지, 어진 옛 마을 봉화
    한국의 오지, 어진 옛 마을 봉화

    정감록 비결에서 일컫기를 봉화는 한국 십승지(十勝地) 중의 한 곳으로 ‘예로부터 산이 깊고 물이 풍부하여 세상을 등지고 숨어 살기 좋은 고을’이라 전하고 있다.그 산골로 길잡음을 하면서 최씨 할아버지를 만날 작정은 애당초 없었다. 수년 전 정월 어느날 다녀온 봉화읍 닭실마을을 다시 둘러보고, 바래미마을과 황전마을 등 봉화읍을 에둘러 오래된 옛 마을 풍경들을 기웃거릴 셈이었다. 그리고 만산고택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그저 오랜만에 땀을 좀 흘리며 청량산에 올라 그대로의 맑고 청정한 기운을 얻고 산길을 내려올 작정이었다.500년 역사 정갈하게 남아있는 닭실마을오지 중의 오지, 두메 중 두메였던 봉화가 몇 년 사이 그나마 길이 수월해지는 바람에 두어 발짝 가까워진 셈이다. 몇 해 전에 후배와 함께 도보여행 삼아 맨발로 걸어도 좋을 듯한 봉화의 산길과 숲길을 걸은 적이 있었다. 봄바람이 제법 살랑대고 사과꽃이 필 무렵이었으니, 어느 늦은 봄쯤이었을 게다. 하지만 이번 여정...

    993호2012.09.11 12:11

  • [길에서 만난 사람]노을 흐르는 그 강가, 짙은 커피향의 추억 그대로
    노을 흐르는 그 강가, 짙은 커피향의 추억 그대로

    춘천에 오면 공지천에서 오리배를 타고, 이디오피아의 집에서 커피를 마셔야만 그 시절 최고의 사랑으로 인정받는 셈이었다.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강변에 짙은 커피향이 흐르고, 마치 외국의 어느 카페 길목처럼 이국적인 풍경이 여행의 운치를 더한다. 카페 앞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이들의 모습 역시 이방인처럼 한가롭고 여유롭다. 부지런히 오리배를 타고 발을 구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그만큼 자유롭고 발랄하다.청춘의 기억, 옛 사랑처럼 그리운 풍경지난 여행의 추억은 늘 오래도록 젊음과 낭만으로 기억된다. 젊은 청춘의 시절, 경춘선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젊음의 상징이었다. 그 시절 경춘선 열차의 끝인 춘천역에 내려 공지천에 자리한 이곳 ‘이디오피아의 집’(춘천시 이디오피아길 7번지)을 찾는 것은 젊은 연인들의 로망이었다. 춘천에 오면 공지천에서 오리배를 타고, 이디오피아의 집에서 커피를 마셔야만 그 시절 최고의 사랑으로 인정받는 셈이었다.“당시에는 줄을 서서 기다...

    992호2012.09.04 16:08

  • [길에서 만난 사람]유쾌, 상쾌, 통쾌 ‘레포츠 제천’
    유쾌, 상쾌, 통쾌 ‘레포츠 제천’

    경비행기에서부터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서바이벌 산악체험까지 그야말로 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인 곳이 제천이다.무더운 여름이 끝났다.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다. 자연 속에서 재미있는 레포츠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리기 좋은 계절.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신나게 레포츠를 즐기고, 한방을 테마로 한 몸에 좋은 음식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천이다. 상쾌한 자연 속에서 유쾌하게 웃고 레포츠를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스트레스 날리는 익스트림레포츠제천의 숨은 매력은 바로 레포츠다. 경비행기에서부터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서바이벌 산악체험까지 그야말로 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다. 제천은 이미 청풍호반을 중심으로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익사이팅한 레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제천시가 2010년부터 청풍호를 중심으로 수상 및 레저스포츠를 테마로 지속적으로 체험 및 레포츠 시설을 확대해가고 있...

    991호2012.08.27 16:54

  • 일본 산간 오지마을 기차여행

    도쿠시마는 전체 면적의 80%가 산지로 현의 3면이 1000m 이상의 높은 산과 산맥으로 둘러싸인 요새와 같은 곳이다.도시를 벗어나 작은 기차를 몇 번 갈아타며 떠나는 일본 여행이다. 꼬불꼬불 산길을 달리고 깊은 협곡을 지나 일본의 산골마을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돌아본다. 수십년도 더 된 작은 간이역에서 내려 늙은 역장에게 말을 걸어보고, 산허리쯤에 작은 집을 짓고 사는 산골마을의 골목도 돌아본다. 우리네와 사뭇 다르지 않은 자연과 일상적인 그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본다.기차를 타고 떠나온 짧은 여정도쿠시마에 발을 내디디면서 이곳에 오면 무엇을 하겠다든지, 무엇이 하고 싶다든지 하는 큰 희망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이곳이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래서 비교적 관광지라는 느낌이 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도쿠시마는 일본열도 중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 섬에 속해 있다. 사실 시코쿠 자체가 일본열도 가운데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은 섬...

    990호2012.08.21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