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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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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만난 사람]지리산 정기 품은 약초고을 산청
    지리산 정기 품은 약초고을 산청

    산청 토박이들의 자랑 중에 ‘여기서 살면 십년이 젊어진다’는 말이 있다.지리산 자락 산청(山淸)은 오지 중의 오지라 불리던 곳이다. 언젠가 삶에 지친 선배가 몸과 마음을 쉬며 간섭 없이 지낼 만한 곳을 묻기에, “거기가 아마도 한적하여 한동안 지내기에는 번잡함이 없을 것”이라며 산청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던 적이 있다. 이즈음 한방엑스포가 열리면서 산청에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할 일 없이 지내던 옛 시절에 비하면 산골마을 구석구석에 사람이 차고, 응달에 햇살이 들이치는 듯하니 기꺼운 일이다.백두대간 끝자락, 지리산 산청산청 토박이들의 자랑 중에 ‘여기서 살면 10년이 젊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유인 즉슨 자연의 지형과 들어앉은 품새가 우리 몸의 기운을 북돋우고 건강히 살아가기에 최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산청은 오래도록 교통이 불편해 군색한 산골짝의 살림살이가 좋아지지 않았다. 그게 불과 10여 년 전까지의 일이다. 그러다 지난 2011년 ...

    1045호2013.10.01 18:29

  • [길에서 만난 사람]기운이 모인 터, 가야산 해인사
    기운이 모인 터, 가야산 해인사

    합천 해인사를 찾아간다. 합천은 가야산, 황매산 등 높은 산으로 빙 둘러싸여 있다. 이 땅은 계곡을 흐르는 작은 물길들이 하나로 합일하는 기운을 지닌다. 우리 땅의 우여곡절과 재난이 범접치 못한 터라 불리는 가야산. 그 중심에 자리한 천년고찰 해인사를 돌아가야산 소리길을 따라 황매산까지 오를 참이다.천년고찰을 품은 합천 제1경, 가야산“택리지에서 이중환 선생은 가야산은 태백과 소백을 떠나 있으면서도, 높고 수려해 삼재(三災)가 들지 않는 영험함을 지닌 명산이라 일컬었습니다. 또 경상도에는 돌산이 없는데, 오직 가야산만이 뾰족한 돌이 줄을 잇달아서 불꽃같이 힘차고, 공중에 따로 솟은 듯이 극히 높고 빼어나다고 말하였습니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가야산의 웅장한 기운을 예찬한 것이지요.”가야산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해설사가 안내를 거든다. 큰 국난을 모두 비켜갔음과 삼재를 면한 가야산의 복된 기운은 이 터에 수십년을 살아온 토박이들의 오랜 자랑거리이다. ...

    1043호2013.09.10 17:48

  • [길에서 만난 사람]순백한 밥상, 초당 순두부
    순백한 밥상, 초당 순두부

    부드럽게 내려앉은 모양새와 새하얀 빛깔은 오랜 시간 동안 쌓아 이루어낸어머니들의 퇴적된 삶처럼 소박하게 담겨져 있다.아직 햇귀가 차오르기도 전, 솔숲 사이로 들어앉은 집들이 하나둘씩 불을 켠다. 새벽의 고요함을 깨우는 것은 수십년 동안 전통을 이어온 고집 센 두부쟁이의 부지런함이다. 서서히 날이 새면서 경포의 바다 내음, 여름 솔숲의 향기, 두부쟁이의 숨결이 어우러진다. 초당마을의 새벽 풍경은 일상의 삶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모습이다.강원도 강릉 경포대 해변에서 남쪽 방향으로 1㎞쯤 내려가다 보면 키가 큰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초당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이 순두부마을이다. 마을 들머리부터 약 20여개의 순두부 전문점이 늘어서 있는데, 전국의 많은 식객들이 이곳의 순두부 맛을 잊지 못하고 찾아드는 곳이다.“우리 마을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순두부 골목입니다. 마을 이름인 ‘초당’은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아버지 허엽 선생의 호입니다. 16세기 당시 당파싸움에 밀...

    1041호2013.08.26 16:48

  • [길에서 만난 사람]축제의 고장 화천, 민·관·군은 하나다
    축제의 고장 화천, 민·관·군은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큰잔치를 잘 여는 곳으로 소문난 화천은 민·관·군이 한마음으로 해마다 큰 잔치마당을 벌인다.예부터 소문난 잔치에는 빈부고하가 없었고, 경계나 허물도 없었다. 늘상 티격태격하던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대동단결을 이루는 때도 바로 동네에서 큰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윗마을에 경사가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즐거워했고, 아랫마을에 슬픈 일이 나면 서로 어깨를 보듬어 안았다. 우리나라에서 큰잔치를 잘 여는 곳으로 소문난 화천은 민·관·군이 한마음으로 해마다 큰 잔치마당을 벌인다.화천만큼 큰잔치를 잘 하는 고을도 드물다해마다 겨울이면 화천은 산천어 축제로 읍내가 떠들썩하고, 여름이면 ‘물의 도시’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쪽배 축제와 토마토 축제를 열어 방방곡곡의 손님들을 불러 모은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면 화천에서는 다양한 잔치가 벌어진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화천 쪽배 축제가 어김없이 붕어섬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태양의 붉은 빛깔을 ...

    1039호2013.08.12 16:01

  • [길에서 만난 사람]다시 태어난 두메산천 작은 시골역
    다시 태어난 두메산천 작은 시골역

    첩첩산중의 시골역에 사람이 다시 찾아들고 그리워하던 이들이 다시 저 작은 역을 통해 마을로 몰려든다.낡고 오래되어 사라져가거나 잊혀져가는 세태는 슬픈 일이다. 찾아드는 이가 줄거나 먹고 살기가 팍팍해 마을에 주민들이 하나 둘 줄어드는 것 또한 애처로운 일이다. 이 땅 두메산천 작은 시골역이 쓸모가 줄어들어 하나둘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 역시 영영 서운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오래된 철로를 따라 작은 시골마을을 돌고, 깊은 산맥의 굽이를 넘던 작은 기차들은 그 철길을 따라 조촐한 삶의 풍경과 옛 시절의 흔적을 남겨두었다.사라져가는 시골역에 대한 애상애상(愛想)은 사랑이며 그리움이고 추억이다.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애상은 그 대상의 존재가 미약해지거나 떠나간 이후에는 지극한 슬픔이 되고 만다. 자꾸 생각이 나고 마음이 아파지는 것은 떠나간 이에 대한 애상(哀傷)의 심정이다. 풍경이나 삶에 대한 애상은 오래도록 가슴에 각인되고, 더욱 더 뜨거운 사랑의 기억으로 남아 있...

    1037호2013.07.29 17:00

  • [길에서 만난 사람]한국근대사의 흔적, 군산으로의 시간여행
    한국근대사의 흔적, 군산으로의 시간여행

    일제 수탈의 근거지였던 군산항. 오직 상처로 기억된 채, 침묵의 역사로 존재해 왔던 근대 역사가 아픔을 들어내고 역사의 현장으로 복원하며 재조명되기 시작했다.군산의 원도심과 옛 군산항의 내항 풍경은 상처로 각인된 아픔의 역사를 경유해서만 해석되고 인식된다. 개항 10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1930년대의 시대적 풍경이 남아 있는 군산의 옛 풍경으로의 여정은 침묵의 시간을 거슬러올라 우리 근대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는 여정의 시작점이다.금강하구 끝 황해 관문항의 역사단군 이래 최대의 건설이라는 새만금간척사업의 상징인 새만금방조제를 지난다. 군산과 부안을 잇는 방조제를 따라 김제·만경평야를 일컫던 금만평야를 새롭게 만든다는 의미로 새만금이라 불린다. 본래 김제, 만경, 군산, 옥구의 들판은 우리 땅에서 가장 비옥하며 너른 들판을 대표하던 곳이다. 호남벌의 중심을 이루던 이 들녘은 금강과 만경강의 물줄기가 흘러 늘 풍년가가 드높은 풍요로운 생산의 들판이었...

    1035호2013.07.15 16:52

  • [길에서 만난 사람]천연덕스러운 산천, 순창의 인상풍경
    천연덕스러운 산천, 순창의 인상풍경

    조선의 지식인 서거정은 순창은 호남의 승지로 논밭이 풍요로우며, 어장 또한 넉넉해 우리국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칭했다.이 땅은 참말로 천연덕스럽다. 천연함과 천연덕스러움과의 차이를 말할 때, 순창 땅과 순박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순창의 산과 강, 땅은 자연스럽고 순진스럽다. 때를 덜 탄 까닭에 순창 사람들의 얼굴은 맨 얼굴처럼 천연하고 순박하다. 강건한 산의 기세와 넉넉한 물길의 흐름이 굽이치는 순박한 마을을 따라 차오르는 생의 기운을 맨발로 걷는다.순창은 산이 깊고 물이 맑으며 사람들 역시 천연덕스럽고 온화하다. 순수하고 자연스러움이 천연이라면, 때 묻지 않은 천연한 심사에 한 술쯤을 더 보탠 넉넉함이 포함된 것이다. 순창 사람을 처음 마주하는 인상 역시 천연덕스러움에 가깝다. 곱게 주름진 늙은 이의 인상은 순박하고 온화하며 자연스럽다.순리에 맞고 후덕하며 무심에 가까운 인상이다. 도시 사람처럼 치장하여 꾸민 얼굴이 아니며, 마음에도 없는 미...

    1033호2013.07.02 11:39

  • [길에서 만난 사람]영월 서강 물길 뗏목과 옛사공
    영월 서강 물길 뗏목과 옛사공

    한반도 지형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마을의 지형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았다.강원도 영월 한반도면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을 찾아간다. 굽어 흐르는 강줄기가 마치 삼면이 바다인 듯 감싸고 있고, 산 아래 지형이 영락없이 우리 땅 한반도를 빼어 닮았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여름의 서강과 그 위로 한 점 그림처럼 흐르는 뗏목과 사공들의 옛이야기를 들어본다. 아늑하고 운치 있는 풍경에는 강건한 물길이 빚어낸 한반도의 진취적 기상이 서린다.서강이라 불리는 영월 평창강영월 평창강(平昌江)을 동강과 견주어 서강이라 부른다. 오대산 남쪽에서 발원한 평창강과 태기산에서 발원한 주천강이 서면에서 합류하는 데서부터 영월읍 남쪽 동강(東江)과 만나는 지점까지 흐르는 강이다. 서강은 동강과 마찬가지로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신비한 모습을 자아내며, 생태계의 보고로서 각종 동식물이 서식한다. 영월 사람들은 동강을 암캉, 서강을 수캉이라고 불렀다. 여름의 수캉은...

    1031호2013.06.17 16:55

  • [길에서 만난 사람]서해 변산, 바닷가의 늙은 아비들
    서해 변산, 바닷가의 늙은 아비들

    바닷가에서 생존하는 아비들 역시 파도소리만으로도 바다를 짐작하고, 바람의 소리만으로도 하늘의 이치를 터득한 듯했다.변산반도는 전북 부안군의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삶이 온전히 어우러지는 땅이다. ‘서해의 진주’라 불리는 변산은 전북 서남부의 해안에 비쭉이 튀어나온 반도이다. 노령산맥의 산줄기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변산은 산악지형의 내변산과 해안선을 따라 모래해안과 기암의 해안절경이 어우러진 외변산으로 크게 나누어진다.외변산은 바다의 변산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변산, 고사포, 격포, 상록, 모항 등 해변이 이어지고 곰소만 갯벌과 곰소항, 곰소염전 등 비릿한 어촌의 풍경이 모두 한데 어우러진다. 옛 시절 서해의 가족 휴양지로 이름이 높았던 변산해수욕장을 둘러본다. 시절이 지난 해수욕장은 화려했던 여름의 기억을 모두 잊은 듯 서늘하다. 모래밭으로 오래된 그 여름 발자국들은 소리도 없는 파도에 씻기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아버지는 해마다 여름이면 온 ...

    1029호2013.06.04 14:45

  • [길에서 만난 사람]서민의 삶 이어온 부산 남포동골목
    서민의 삶 이어온 부산 남포동골목

    남포동골목은 영화거리를 중심으로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한복골목, 부평시장, 깡통시장 등이 서로 경계를 이루며 모두 한 길타래로 연결된다.부산은 우리 땅에서 특별시 서울과 비견되는 광역의 큰 도시다. 부산은 서울과 비슷한 대도시지만 도시에서 느껴지는 향취와 질감은 오히려 특별시보다 더 특별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이 도시의 질감은 갑갑함이 없으며 유쾌하고 자유롭다. 특히 작은 골목이 실핏줄처럼 도드라져 늘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바로 부산의 매력이다. 남포동골목을 중심으로 각각의 이야기를 지닌 작은 시장들을 둘러본다.침대열차를 타고 떠나는 부산여행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침대열차에 오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을 꼬박 채우고 달리는 이 열차는 2008년까지 부산·경남권의 금강산 관광객을 강릉까지 실어 나르던 전용 장거리열차다. 대략 4박 5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던 금강산 관광을 위해 객실을 갖췄다. 지난해 여수엑스포 전용열차로 활용되다가 올 봄부터 부...

    1027호2013.05.20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