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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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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만난 사람]낙산사 일출을 보며 새해를 소망한다
    낙산사 일출을 보며 새해를 소망한다

    양양 낙산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671년(신라 문무왕 11년) 창건한 사찰이다. 의상은 오랜 꿈이던 관음보살을 마주하게 되고, 그 자리에 홍련암을 짓고 원통보전에 관음을 모신다.이제 갑오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해가 떠오르는 동해 낙산사에 오른다. 의상대사가 벼랑 끝 홍련암에서 마주한 꿈은 무엇이었을까?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따라 오봉산 정상에 오르자 동해 바다로 햇귀가 밝아온다.꿈의 실현을 보여주는 복원된 사찰2005년 낙산사는 큰 화재로 도량의 전각들이 꿈처럼 사라졌다. 큰 화마는 인근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불똥 때문이라는 풍문이었다. 믿지 못할 광경 앞에 모든 국민이 울컥 눈물을 삼켰다. 일주문, 홍예문, 원통보전 등 주요 전각 15채가 잿더미로 변하고, 동종(보물 479호)은 완전히 녹아내려 그 모습은 참혹했다. 그나마 온전한 것이라곤 사천왕문과 보타전, 보타락과 홍련암뿐이었다. 벌써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때의 안타...

    1106호2014.12.16 11:10

  • [길에서 만난 사람]신생의 기운 샘솟는 ‘한반도의 자궁’ 군산
    신생의 기운 샘솟는 ‘한반도의 자궁’ 군산

    군산과 서천, 장항, 변산 등의 새만금 지역은 한반도의 자궁 부분에 자리 잡고 있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즉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 곳이라고 예견되어 왔다.한반도 호랑이 지형설에 근거하면, 서해 군산의 새만금 일대는 바로 호랑이의 자궁에 해당한다. 또 한반도의 역사 이래 가장 대규모 간척사업인 새만금의 경우, 고군산군도와 군산 및 변산 일대 바다가 뭍으로 변한다는 예견적 풍수론과 정확히 일치한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관문이었던 서해 군산에 신생의 기운이 넘치고 있다.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호랑이의 자궁본래 한반도의 산하는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강성하다. 옛 고구려, 발해의 역사와 동아시아의 입지적 측면으로 본다면, 우리 땅의 지세는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한 마리 호랑이의 모습 그대로다. 한반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풀어낸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1509~1571)는 (東海山水秘錄)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만주 땅을 할퀴는 형상이며, 백두산은 호랑이 코...

    1104호2014.12.02 11:11

  • [길에서 만난 사람]‘나를 찾는’ 백담사 템플스테이
    ‘나를 찾는’ 백담사 템플스테이

    백담사로 드는 수심교(修心橋) 주변 계곡의 돌탑이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백담사나 설악산을 찾는 이들이 소원을 담아 쌓은 돌탑으로, 이듬해 여름 장마철에 큰물에 휩쓸려 허물어지면 다시 또 쌓아지는 백담사의 대표적 풍경이 되었다.강원도 인제 백담사. 그 깊은 절집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 것은 기쁜 일이었다. 2시간 반 남짓 달리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백담사는 산중의 격리감으로 마음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터라 했다. 멀지 않은 거리에 마음이 있으나, 쉬이 마주치지 못하고 있던 터이기도 했다. 매서운 바람의 통로에 앉으면 물소리, 바람소리 가운데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용돌이치는 ‘나’의 마음을 물으러 설악산 백담계곡에 올라 산문에 든다.바람의 길목, 맑은 물길의 통로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백담마을. 예전에야 가는 길이 험해 ‘인제 가면, 언제 오냐’란 농이 있을 지경의 두메산골이었다. 이제 교통이 수월해진 덕으로 동서울터미널에...

    1102호2014.11.18 11:18

  • [길에서 만난 사람]고구려의 기상 드높인 ‘진달래 산천’
    고구려의 기상 드높인 ‘진달래 산천’

    아쉽게도 장군총에는 벽화도, 그 어떤 부장 유물도 남아 있지 않다. 무덤을 천천히 돌아보니 층층이 쌓아올려진 바위틈으로, 천년 세월을 지켜온 이끼가 자라고 있다.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 꽃 펴 있고, /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 / 머물고 있었어요. 잔디밭엔 장총(長銃)을 버려 던진 채 / 당신은 / 잠이 들었죠. / 햇빛 맑은 그 옛날 후고구려적 장수들이 / 의형제를 묻던, / 거기가 바로 / 그 바위라 하더군요. /(중략)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 꽃 펴 있고, / 바위 그늘 밑엔 / 얼굴 고운 사람 하나 / 서늘히 잠들어 있었어요. / (중략)환도산성서 멀리 보이는 통구하 물줄기우리 민족의 드높던 기상과 신화를 떠오르게 하는 시구로, 겨레 사랑이 뜨거웠던 민족시인 신동엽의 ‘진달래 산천(山川)’이다. 환도산성 아래 옛 고구려적 무덤군을 찾아가며 위대했던 태왕의 신화를 떠올린다. 이제 남의 땅이 되어버린 광막한 대지에서 시인이 읊조렸던 ‘옛 ...

    1100호2014.11.04 14:35

  • [길에서 만난 사람]조선 성리학의 뿌리, 선비고을 영주
    조선 성리학의 뿌리, 선비고을 영주

    조선조 역사 속에서 완전히 사라질 순흥의 역사는 백운동 서원이 기개와 절개의 터에 세워지면서 다시 살아난다. 이후 영주 사람들은 소수서원을 중심으로 참된 선비 고을의 명맥을 연연히 이어오고 있다.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영주의 가을은 선비고을이란 이름에 걸맞게 운치가 깊고도 점잖은 기품이 스며 있다. 참 선비의 정신으로 이름 높던 영주의 옛 이름은 순흥이다.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순흥의 역사는 조선조 100여년의 역사 속에서 그 이름을 잃어버리고 만다. 옷깃을 여미고 오래도록 잊혀졌던 옛 고을을 찾아간다. 한 걸음은 선현의 뜻을 따라, 또 한 걸음은 스승에 대한 예를 갖추고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른다.사라진 옛 지명 ‘순흥’ 비운의 운명선비 고을 영주의 뿌리에는 서원이 자리한다. 서원은 절개와 기개로 푸르렀던 성현들의 정신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먼저 소수서원으로 길을 잡는다. 소수서원은 영주 순흥면(順興面)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다. 조선 중종 3...

    1098호2014.10.21 14:38

  • [길에서 만난 사람]자작나무숲에 가을이 성큼
    자작나무숲에 가을이 성큼

    자작나무는 군집의 형체미도 아름답지만, 각각의 모습이 사람의 표정만큼 천차만별이어서 한 그루 한 그루씩 나무의 표정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가을이 짙어지니 자작나무숲에 가고 싶었다. 아직 청록의 빛깔이 채 사라지지 않은 여름의 숲이 아쉽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 숲 역시 궁금한 터였다.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 강원도 횡성으로 자작나무숲을 찾아간다.가을이 물들기 시작한 횡성의 숲으로가을 오면 저만치 겨울 오겠지. 가을 깊어지는데 문득 나무숲에 가고 싶어서, 자작나무가 쭉쭉 뻗어 있는 깊은 숲속 미술관과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 횡성 청태산의 가을 숲을 찾아간다. 벌써 가을이 짙다. 아침 수은주는 어제와 내일이 또 달라진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는 변화하는 순환의 기운이 있어 생동적이다. 자연의 변화 역시 신성하고 생기가 넘치는데, 이때의 여행은 몸과 마음을 맑게 깨우는 여행이어서 한결 홀가분하다. 횡성 한우축제가 열리는 공설운동장 뒤편 국밥집에서 한우국밥으로 새벽의...

    1096호2014.10.07 11:31

  • [길에서 만난 사람]민족의 정기가 서린 고구려의 옛 수도
    민족의 정기가 서린 고구려의 옛 수도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은 유리왕이 기원후 3년에 이곳 집안 지역으로 수도를 옮겨 압록강을 앞에 두고 축성하였다. 이후 고구려는 427년(장수왕 15) 평양으로 세 번째 천도를 하기까지 이곳 국내성을 기반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다.역사를 과거의 회귀적 관점이거나 퇴행적 접근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올바른 역사인식의 과정으로 마땅치 않다. 역사의 이해와 인식은 오직 진실의 가치를 찾아 진일보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지향성을 지닐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 잃어버린 고구려 유적지 순례를 통해 민족정기가 서린 옛 땅에서 한반도의 새 길을 묻는다.국운대통의 큰 혈자리, 국동대혈중국 집안시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이 자리한 지역으로 고구려의 옛 유적이 산재해 있는 지역이다. 고구려인들이 천제를 올리던 국동대혈, 고구려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과 환본산성, 그리고 무리를 이룬 고분군들을 찾아가는 일정이다.새벽 어둠이 걷히지 않은 압록의 강변을 따른다. 아...

    1094호2014.09.23 11:13

  • [길에서 만난 사람]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대서사시, 돗토리사구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대서사시, 돗토리사구

    돗토리사구는 하나의 거대한 산과 같이 장막처럼 펼쳐져 있는데, 남에서 북으로 2.4㎞, 동에서 서로 16㎞로 길게 펼쳐져 있다.모래는 어디서 오는가? 일본 돗토리현 모래언덕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이다. 장대한 모래언덕을 바라보며 불현듯 떠오르는 것은 모래의 생성과 소멸이다. 모래는 자연에 의해 풍화되어지며 누적된 시간의 마지막 입자이자 최소의 단위이다. 모래가 쌓여 사구가 되기까지는 수십만년 동안의 시간이 필요했으며, 이 장대한 사구는 거친 풍랑의 흔적일 것이다. 거대한 자연과 시간 앞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선명히 마주한다.해안국립공원으로 특별보호지구모래의 생성에는 시간이 관계한다. 모래는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이 풍화에 의해 나누고 또 나누어진 최소 단위의 입자이다. 모래는 생물체처럼 출생되어지지 아니하고, 바위의 소멸과정을 거쳐 다시 최소의 단위로 소생하여 재탄생하는 과정에 가깝다. 사구는 이러한 최소 단위의 입자들과 수십만년 동안의 시간이 이루어낸 ...

    1092호2014.09.02 17:05

  • [길에서 만난 사람]우리 민족의 옛 땅, 고구려의 기상을 찾아서
    우리 민족의 옛 땅, 고구려의 기상을 찾아서

    고조선의 옛터인 요동반도는 고구려가 3세기에 다시 장악하기 시작하여 4세기 말 광개토대왕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우리 민족의 땅이었다. 고구려는 이후 무려 300년 동안이나 동북아시아에서 패권을 움켜쥐고 찬란한 황금시기를 맞게 된다.잃어버린 상고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 민족의 기상을 깨우고 옛 땅을 찾아가는 역사기행이다. 중국과 북한 땅에 있는 고구려의 유적들은 역사의 기록은 있으나 그 흔적 찾기와 해석에는 어려움이 있다. 잃어버린 선인의 발자취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으로 동북아 시대를 맞는 통일 한반도의 지향점은 선명해진다.점차 잊혀지는 우리 민족의 잃어버린 땅우리 민족 시원의 땅을 찾아 고구려의 기상이 서린 잃어버린 유적을 찾아간다. 잃어버리는 것은 통탄할 일이나, 잊혀져가는 것은 더욱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다.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중국 둥베이 지방의 최대 도시인 선양에 내려선다. 선양은 우리 민족의 얼이 서려 있는 땅이다. 고구려의 옛터를 찾아갈...

    1090호2014.08.18 17:15

  • [길에서 만난 사람]노란리본이 휘날리는 서울광장의 ‘슬픈 점묘’
    노란리본이 휘날리는 서울광장의 ‘슬픈 점묘’

    진실을 규명코자 하는 시민 개개인의 자의식이 하나의 긴 띠를 이루고, 점점으로 커다란 광장을 채우며 우리 사회의 선명한 가치를 지향코자 하는 실천적 행동의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서울이란 도시는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점묘된다. 2014년 7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째를 맞이한 서울광장은 슬픈 인상으로 점묘된다. 개별의 한 점에 주목하는 점묘적 시각은 각각의 점, 즉 개별적 색채로 캔버스를 채운다는 면에서 현재적 서울의 풍경을 이해하는 시각으로 적합하다. 2014년 7월의 슬픈 점묘는 4월의 팽목항과 관계되어 한 점 한 점으로 줄을 지어선 시민들의 슬픈 발걸음으로 그려진다.1000만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서울의 풍경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들이 생생하게 점점으로 묘사되어 가득 채워진다. 현대사회의 사회적 집합체를 대표하는 도시를 가장 정확하게 보는 시각은 개별자의 색채를 그대로 점점으로 묘사하는 점묘기법이 적합하다.1000만 서울시민 개개인 삶의 점점묘...

    1088호2014.08.04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