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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줌인]저어새의 터전
    저어새의 터전

    강화도 선두리포구 앞의 수평선 한가운데에 각시바위가 있다. 부리가 밥주걱 모양인 저어새들이 번식하는 곳이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1호다. 만조가 되면 바위섬인 각시바위는 저어새들이 갈매기, 가마우지, 왜가리, 백로와 자리다툼을 해야 할 정도로 비좁아진다. 이곳에서 태어난 저어새는 텃세를 부리며 영역을 지킨다. 앞바다에 썰물로 물이 빠지면 잿빛 갯벌이 펼쳐진다. 이때 저어새는 영종도와 세어도 일대까지 날아가 먹이를 찾는다. 밀물로 갯벌이 잠기면 다시 각시바위로 모여든다. 이곳에서 저어새들은 갯벌에서 흐트러진 깃털을 다듬으며 휴식을 취한다. 밤이면 이곳에서 잠을 잔다.저어새는 따뜻한 남쪽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면 고향으로 돌아와 둥지를 보수하고 알을 낳고 번식을 한다. 저어새는 각시바위 외에도 서해 5도 주변 크고 작은 무인도에서도 볼 수 있다. 동아시아권에서만 살고 있는데, 가장 많은 개체가 우리나라에서...

    942호2011.09.07 13:57

  • [생태줌인]‘은쟁반에 구슬 구르는 소리’ 호반새
    ‘은쟁반에 구슬 구르는 소리’ 호반새

    여름철새 중에 ‘뾰로~롱~롱~ 뾰로~롱~롱~’ 은쟁반에 구슬 구르는 듯한소리를 내는 호반새가 있다. 초여름에 찾아온 호반새는 한적하고 먹이사냥터가 좋은 다랭이 논과 개울 주변에서 활동하며 알을 낳고 번식할 둥지를 찾아다닌다.은사시나무 같은 곳에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을 둥지로 사용하지만 간혹 흙 절개지에 구멍을 파거나 청호반새가 사용했던 묵은 둥지에 번식을 하기도 한다.대체로 새들은 보호색을 갖추어 천적의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주황색의 몸과 붉은 부리의 호반새는 푸른 숲 속에서도 눈에 잘 띈다. 호반새 눈망울은 그 무엇에도 두려움이 없는 숲속의 귀족 같아 보인다. 호반새 어미들은 어린 것들이 부화되면 가재와 개구리, 미꾸라지, 땅강아지 등을 사냥해 분주한 날갯짓으로 둥지로 나른다.어린 것들이 다 자라서 둥지에서 떠날 시기엔, 장지 뱀 같은 파충류와 작은 새들도 사냥해 먹일 만큼 맹금류 못지않은 사냥술을 갖고 있다. 호반...

    938호2011.08.10 15:03

  • 소쩍새의 울음 “솥이 적다 솥이 적다”

    도회지를 벗어나 여름 밤길을 걷다보면 발길을 멈추게 하는 소리가 있다.천연기념물 제324-6호 소쩍새 소리다.해마다 이맘때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매마을 한적한 곳의 고사목에서 소쩍새가 번식을 한다.초여름에 찾아와 ‘솟쩍다 솟쩍다’ 하며 먼 곳과 가까운 곳에서 낮은 소리와 큰 소리로 번갈아 울어댄다.짝을 찾는 소리다. 짝을 찾는 시기에는 숲속 곳곳에서 소쩍새 소리가 자주 들려온다.짝을 만난 암컷이 둥지에 알을 낳고 알을 품는 시기에는 소쩍새 소리가 간간이 들릴 뿐이다. 한 달 정도 알을 품는 시기를 거쳐 새끼 소쩍새는 7월에 태어난다.새끼가 어릴 때는 가로등불에 모여드는 나방과 배추벌레와 같은 작은 곤충류를 사냥해와 먹이지만, 어린 것들이 커지면서 사냥해오는 먹잇감도 커진다.소쩍새 어미들은 몸집이 작지만 새끼들이 커가면 쥐를 사냥해올 만큼 날렵하고 사납다.예로부터 소쩍새에 대해 전해내려오는 민담이 여러 ...

    935호2011.07.19 17:14

  • [생태줌인]뜸부기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울까
    뜸부기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울까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동요 에 등장하는 뜸부기가 경기도 파주 문산 들판에 찾아왔다. 넓은 들판에 모내기가 끝난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논두렁 위에서 몸을 끄덕이며 ‘뜸뜸’ 하고 소리를 낸다. 5월 말에 찾아온 뜸부기는 모가 자기보다 크게 자라면 모포기를 반쯤 구부려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한다. 30여년 전만 해도 농촌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서 이맘 때면 들판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2005년 천연기념물 제446호로 지정되었다. 요즘은 파주, 김포, 천수만 등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만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월동을 하고 여름이면 우리나라와 중국 등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뜸부기는 주로 곤충류와 개구리, 미꾸라지 등을 잡아먹지만 풀꽃과 풀씨를 훑어먹기도 한다. 들녘에 병충해 방지용 살충제와 제초제가 살...

    932호2011.06.29 11:25

  • [생태줌인]황조롱이 수컷의 암컷유혹 비법
    황조롱이 수컷의 암컷유혹 비법

    황조롱이는 우리나라 텃새로 맹금류이며 천연기념물 제 223-8호다. 주로 작은 새와 들쥐를 사냥한다. 황조롱이는 4월 초가 되면 암컷과 수컷이 서로 구애의 소리를 낸다. 수컷은 사냥한 먹이를 가지고 암컷에게 다가가 온갖 구애를 한다. 암컷은 수컷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짝짓기 상대가 되어준다.황조롱이들은 짝짓기 후에는 알을 낳고 품을 둥지를 찾는다. 주로 까치둥지를 사용한다. 마음에 드는 까치둥지를 사용하기 위해 둥지의 주인 까치와 한동안 신경전도 벌인다.둥지를 차지하고 나면 황조롱이 암컷은 둥지에 알을 낳고 알을 품기 시작한다. 수컷은 부지런히 먹이를 사냥해 둥지 속 암컷에게 공급한다.황조롱이 한 쌍은 매년 봄부터 구애와 짝짓기를 거쳐 5월 중순에 새끼들을 부화한다. 부화된 어린 것을 기르는 모성애는 사람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재흥

    928호2011.05.31 16:49

  • [생태줌인]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올빼미는 초저녁부터 울었나 보다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올빼미는 초저녁부터 울었나 보다

    5월 초 천연기념물 제324-1호 올빼미를 만나러 충북 충주의 한 산골마을을 찾았다.곳곳에 오래된 느티나무와 고택이 있어 올빼미 서식 환경으로 그만인 곳이다.올빼미 새끼는 매년 배꽃이 필 무렵 알에서 부화된다.어둠이 내리자 올빼미가 앞산에서 음산한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하지만 좀처럼 둥지에 날아들지는 않는다.3시간가량 지났을까, 느티나무 주변에 무언가 다가오는 움직임이 느껴졌다.휙휙 하는 날갯짓 소리가 들린다.어미들이다. 암컷과 수컷이 생쥐를 둥지 속 새끼들에게 넣어주고 날아간다.새끼들이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둥지를 떠나 독립할 때가 된 것 같다.올빼미 어미들은 밤새 먹이를 세 번이나 날라다 주었다.이재흥

    926호2011.05.18 15:48

  • [생태줌인]갯벌 멋쟁이의 먹이활동
    갯벌 멋쟁이의 먹이활동

    썰물로 물이 빠지면 인천 송도 주변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잿빛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은 갯지렁이, 게, 조개, 해초류 등 먹이가 풍부해 새들에게 만찬장이 된다. 갯벌 매립지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던 물새들은 썰물의 끝자락을 따라가며 드러나는 갯벌의 각종 먹이를 잡아먹는다.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무리가 있다. 눈과 긴 부리가 붉고 매력적인 갯벌의 멋쟁이 천연기념물 제326호 검은머리물떼새다. 쌍쌍이 날아들어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한다. 먼 곳으로 떠난 바닷물이 다시 돌아와 갯벌을 덮기 전에 배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물새들 먹이활동은 더욱 분주해진다. 갯벌 매립지의 중장비 굉음이 울리는 환경 속에서도 탄생의 계절을 맞아 검은머리물떼새는 좀처럼 떠나지 않고 개발현장 주변 자투리 땅 곳곳에 알을 낳고 번식을 한다. 이처럼 불안한 땅에서 새 생명을 부화시키려는 검은머리물떼새들의 활동은 애절하다. 수컷은 암컷이 알...

    923호2011.04.27 17:32

  • [생태줌인]밤하늘의 지배자, 수리부엉이
    밤하늘의 지배자, 수리부엉이

    3월 말 갯바람이 부는 강화도 바닷가 절벽에 위장텐트를 쳤다.    밤하늘의 지배자 천연기념물 제324-2호 수리부엉이 둥지를 관찰하고 싶어서였다. 겨울이면 수리부엉이가 탄생하는 곳이다.해안선 가로등불이 켜지면서 부엉이 울음이 들려왔다. 둥지 속 암컷은 귀를 쫑긋 세우고 맞은편 절벽을 바라보았다. 암컷의 시선이 닿은 곳에 수컷이 앉아 있다. 솜털로 덮인 새끼 3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암컷은 새끼들과 부리를 비비고 먹이를 먹여준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암컷이 두리번거리다 좌우 날개를 번갈아 펼치며 날아오른다. 새끼들을 그냥 놔둔 채다. 둥지 속 새끼들은 영문을 모른 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체온이 떨어져 죽을까봐 걱정이 된다. 반갑게도 암컷은 20여분 만에 돌아왔다. 새끼들을 가슴에 품은 채 몸을 좌우로 흔든다.  밤 10시 20분, 암컷이 고개를...

    920호2011.04.06 18:19

  • [생태줌인]공중급식 ‘수컷의 외조’
    공중급식 ‘수컷의 외조’

    거대한 바위절벽 앞으로 검푸른 바다가 펼쳐진 부산 태종대. 3월 초 ‘하늘의 사냥꾼’ 매가 번식을 위해 둥지를 트는 곳이다. 주변에 사냥감이 풍부해 새끼들을 기르기에 좋다. 천연기념물 제323-2호 매는 자기보다 몸집이 몇 배 더 큰 벌매 등이 나타나도 공격해 영역에서 쫓아낸다. 사냥을 위해 날개를 접고 급강하할 때는 시속 400여km나 돼 ‘스피드의 제왕’이란 별칭도 얻었다.  암컷은 새끼를 부화시키기 위해 둥지에서 장시간 알을 품어야 하고, 수컷은 암컷의 먹이까지 공급한다. 포란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장면도 있다. 수컷이 사냥한 먹이를 발톱에 달고 둥지 앞 바다 위를 비행하며 큰소리로 암컷을 유인한다. 그러면 암컷이 둥지에서 뛰쳐나온다.  수컷은 공중으로 높이 올라가며 소리를 낸다. 순간 암컷이 수컷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수컷은 가지고 있던 먹이를 넘겨준다. ‘공중 급식’인 셈이다. 암컷은 바위절벽이나 나무 위로...

    917호2011.03.16 16:25

  • [생태줌인]인내심의 대가, 살쾡이
    인내심의 대가, 살쾡이

    지난 1월 초 경기 파주 임진강. 대지는 흰 눈으로 덮이고 강물은 얼어붙어 멈추었다. 혹독한 한파로 삶이 고달프기는 동물도 마찬가지. 기러기 등 물새들은 먹이를 찾아 눈이 녹아가는 양지바른 강가로 올라간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그 곳에는 포식자 삵(살쾡이)이 숨어 기다리고 있다.삵은 고양이과 동물로 외모는 고양이와 흡사하다. 몸이 잽싸고 나무를 잘 타는 것도 유사한 대목. 하지만 고양이보다 몸피가 더 크고 헤엄도 잘 친다. 그만큼 사냥 대상도 더 크다. 다람쥐도 잡지만 꿩이나 물고기, 닭도 사냥한다. 삵은 인내심이 뛰어나고 치밀한 사냥꾼이다. 종종걸음으로 이동을 하고, 크게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멀리 뛰는 법이 없다. 사냥할 때는 아주 천천히 척추를 길게 폈다 움츠렸다를 반복하면서 느린 걸음으로 나뭇가지와 수풀이 크게 흔들이지 않게 소리 없이 은밀하게 이동한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동굴 같은 은신처에서 잠을 자지만 낮에도 ...

    914호2011.02.24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