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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내시경]강박의 시대 위로하는 연극
    강박의 시대 위로하는 연극 <톡톡>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인지적 오류에 해당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지적 오류’란 정보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범하는 논리적 잘못을 뜻하는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인지적 오류’ 영역에 해당하는 5개 항목 중 1개 이상에 ‘그런 습관이 있다’고 답한 한국인의 비율이 90.9%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 스스로에 대해 아무 의심 없이 정상이라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실은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잘못된 부분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과도한 업무량과 압박, 치열한 경쟁 등 스트레스가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어느 정도의 정신병과 강박 증상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프랑스 코미디를 대표하는 작가 겸 배우 로랑 바피의 원작을 이해제가 연출한 연극 은 바로 이렇게 정상인 듯 정상 아닌, 정상 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 질환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1249호2017.10.23 16:34

  • [문화내시경]015B의 반가운 컴백
    015B의 반가운 컴백

    그룹 공일오비(015B)가 지난 9월 말 신곡을 냈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신곡’ 대신 ‘새 싱글’이라는 표현을 써야 맞다. 선보인 노래가 오리지널이 아닌 리메이크인 까닭이다. 2012년 ‘렛 미 고’(Let Me Go), ‘80’ 등을 출시한 이후 은거에 들어갔던 그룹은 1991년에 발표한 2집 수록곡 ‘친구와 연인’을 손질해 가요계에 복귀했다. 공일오비는 이 노래를 시작으로 다른 재해석 작품과 신곡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긴 침묵이 깨져서 팬들은 무척 기쁠 듯하다.데뷔 때부터 객원 가수 체제를 정체성으로 고수해 온 공일오비는 이번 역시 외부에서 보컬리스트를 초대해 노래를 완성했다. 새로 만든 ‘친구와 연인’에는 2015년에 발표했던 ‘오빠야’가 올해 초 뒤늦게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름으로써 인지도가 급상승한 혼성 듀오 신현희와 김루트가 참여했다. 완전히 신인은 아니면서 주류의 스타도 아닌 인물을 섭외하는 본인들만의 내규를 거듭 지켰다.노래는 원곡의 보컬리스...

    1248호2017.10.16 19:25

  • [문화내시경]창작 뮤지컬로 만든 대작 벤허
    창작 뮤지컬로 만든 대작 벤허

    처음 영화를 봤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기구한 사연의 등장인물들이 남긴 감동도 어마어마했지만, 특히 대형 스크린으로 구현된 전차 경주 신은 말 그대로 장관 그 자체였다. 그리고 2017년 추억의 명화는 무비컬로 환생했다. 뮤지컬 ‘벤허’다.주인공인 벤허가 실존했던 역사 속 인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미안하지만 착각이다. 첫 시발점이었던 소설이 워낙 큰 인기를 누려 여러 콘텐츠로 재가공되다 보니 마치 실화처럼 여겨지게 됐다. 우리로 치자면 ‘홍길동’이나 ‘흥부’, ‘놀부’나 다름없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다.소설은 1880년 발간됐다. 꽤 큰 인기를 누렸지만 글로벌한 인지도를 얻게 된 데에는 영화의 흥행이 더 큰 역할을 했다. 1959년 발표된 빅 스크린용 영화는 감독인 윌리엄 와일러가 “신이시여, 제가 정녕 이 영화를 만들었단 말입니까?”라고 탄복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영화는 그해 오스카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11개를 석권했는데, 지금까지 11개 ...

    1247호2017.10.10 15:58

  • 유희와 사유를 담은 두 전시

    9월과 10월은 다양한 전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황금시즌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미술관에서의 국내외 거장전은 물론, 각종 아트페어, 비엔날레까지 가세해 가히 전시풍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중 소마미술관의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nude’와 국립현대미술관의 ‘크지슈토프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은 전시 색깔의 명료함만큼 대중적 인기 역시 뚜렷하다. 엉성한 운영 및 주제와 작품 간의 비호흡, 장소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기획으로 평가가 낮은 ‘제주비엔날레’나 부산 ‘바다미술제’와는 달리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와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소모적이고 정치적이며 예술을 느낄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 외에도 몇몇 전시는 예술의 특성인 ‘유희’와 ‘사유’의 세계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예술의전당에서는 국내 최초로 핀란드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무민(Moomin)을 소개하는 ‘무민 원화전...

    1246호2017.09.25 17:06

  • [문화내시경]노년의 쓸쓸함과 따뜻함이 공존
    노년의 쓸쓸함과 따뜻함이 공존

    고령화 사회로 인한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대두되는 가운데,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등장하는 고독사와 노인성 치매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안고 가야 할 숙제처럼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무대언어로 쓰여진 연극 또한 이러한 노인문제, 특히 치매와 고독사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소재를 비판적인 시선과 심각한 문제의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황혼의 로맨스와 끈끈한 가족애라는 친근한 소재로 풀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연극 의 초반과 중반부는 아름다운 로맨스그레이가 무대 위에 풋풋하게 펼쳐진다. 이 나이 지긋한 로맨스의 주인공은 장수상회의 점장 김성칠 할아버지다. 오랜 세월 뚝심 있게 마을과 장수상회를 지켜온 김성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움직이는 부지런한 노신사지만, 마을사람들에게는 매사 까칠한 고집불통 할아버지다. 뭐든지 눈에 거슬리는 것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성질부터 내고 보는 김성칠 앞에 어...

    1245호2017.09.18 18:28

  • 록음악은 살아있다

    록은 죽었다.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음원차트에서 록 밴드의 이름을 목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이벤트에 가깝다. 어느 날 갑자기 상위권에 등장하는 밴드가 있다면 십중팔구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이다. 자력으로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리는 밴드는 가뭄에 나는 콩보다 더 희소하다. 록은 사실상 죽었다.엄밀히 말하면 록은 죽지 않았다. 록 음반들은 계속해서 출시된다. 아이돌 가수들을 향한 미디어의 심대한 편애가 거듭되고, 이에 따라 대중의 일반적 기호마저 치우치면서 록 음악 시장이 모진 불황을 겪고 있을 뿐이다. EBS 이나 KBS 이 일종의 사명감으로 록 뮤지션들을 소개해 오고 있지만 록 시장은 침체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사정은 여전히 어려울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음악을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기타리스트 겸 보컬 김대인, 드러머 김태호, 베이스 연주자 박현석으로 이뤄진 팎(PAKK)의 정규 데뷔 앨범 는 근래 나온...

    1244호2017.09.11 16:22

  • [문화내시경]노블컬과 무비컬의 융합 ‘레베카’
    노블컬과 무비컬의 융합 ‘레베카’

    “레베카 / 지금 어디에….”뮤지컬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서며 사람들이 모두들 흥얼거린다. 극중 덴버스 부인이 노래하는 선율이다. 사실 그만두려고 해도 자꾸 입가를 맴도는 선율이 도무지 잊혀지질 않는 별난 체험을 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뮤지컬 넘버에 중독성이 있다고 해도 과한 표현은 아닐 듯싶다.2017년 뮤지컬 ‘레베카’의 앙코르 공연이 화제다. 대부분 영미권 작품들이 흥행과 인기를 끄는 우리나라 공연가에서 특이하게 오스트리아 제작진이 주축이 된 이 작품은 여러 차례 앙코르 무대를 꾸미며 명성을 이어왔다. 이웃 일본을 거쳐 국내에 유입된 경로가 조금 이색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21세기 글로벌 문화시장에 불고 있는 뮤지컬의 다변화와 세계화를 반영하는 것 같아 흥미롭다.뮤지컬 속 이야기가 처음 세상에 선보인 것은 1938년에 발표된 미스터리 소설을 통해서였다. 영국의 여류작가인 데프니 듀 모리에가 발표했던 베스트셀러로 280만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하...

    1243호2017.09.04 16:17

  • [문화내시경]예술의 사회적 책임과 껍데기들
    예술의 사회적 책임과 껍데기들

    취향에의 읍소가 예술의 책무이고, 자본 획득이 예술노동의 절대가치로 오판하는 시대에서도 어떤 예술은 고유의 언어를 통해 예술의 본질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 왔다. 예술이 예술일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려 했고, 때론 언급해야 할 동시대 이슈는 무엇인지를 가장 현실적인 관점에서 논의하곤 했다.일단의 예술가 또한 자신만의 조형방식으로 침탈된 약자들의 취약성, 소수, 소외를 위로했다. 그럴수록 실존의 위협과 경제적 압박이 커졌지만 투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험된 비극과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역사를 거처 삼아 방기하지 않아야할 작가로서의 책임을 보여주곤 했다.영상 활동가이자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인 고(故) 박종필은 일평생 사회적 약자와 함께 했다.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어주었고, 빈곤운동과 장애인권운동의 현장을 누비며 다름이 차별이 되는 사회와 불평등한 현실에 저항했다.사진작가 노순택 역시 알게 모르게 일상에 작동하고 있는 체제의...

    1242호2017.08.28 16:26

  • [문화내시경]다양한 권력관계, 겹겹의 의미
    다양한 권력관계, 겹겹의 의미

    데이비드 아이비스 작, 김민정 연출의 연극 는 잘 구운 페이스트리 같은 작품이다. 층층이 쌓아올린 설정과 장치들이 공연 내내 겹겹의 의미를 읽어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일단 이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여러 층으로 읽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연극의 제목인 는 ‘마조히즘’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19세기 작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소설 제목이자, 그 소설을 토대로 주인공 토마스가 새롭게 각색한 극중극의 연극 제목이기도 하다.즉, 자허마조흐의 원작소설과 이를 각색한 주인공 토마스의 극중극, 그리고 그 극중극을 위한 오디션 과정을 그린 데이비드 아이비스의 연극이라는 세 가지 층위의 이야기가 모두 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너스 인 퍼’, 즉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제목뿐만 아니라 실제 극중 자허마조흐가 영감을 받았다는 티치아노의 비너스 그림과 토마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첫사랑의 형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극중극에 삽입하게 되는 비너스 장면과 마지...

    1241호2017.08.21 15:39

  • [문화내시경]음악제작사연합의 ‘볼멘소리’
    음악제작사연합의 ‘볼멘소리’

    연예제작자들이 공식적으로 볼멘소리를 냈다. 아니, 실상은 그보다 힘이 더 들어간 불만 표출이다. 동시에 약자의 처지를 알아 달라는 읍소이기도 하다. 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불안정한 생태계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내보냈다.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로 구성된 음악제작사연합은 이달 9일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산업 진출 반대”를 골자로 한 성명서를 냈다. 음악제작사연합은 방송사가 지나친 사업 확장으로 연예기획사의 업무영역을 침해하고 있다며 거대 미디어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독식에 유감을 나타냈다. 말미에는 소규모 기획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상생의 길을 찾자고 제안했다.으뜸 원인은 방송사의 아이돌 그룹 제작 프로그램에 있다. 엠넷은 지난해 101명의 여자 연습생을 모집해 11인조 신인 걸 그룹을 만드는 오디션 프로그램 을 내보냈다. 방송은 매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경연을 통해 데뷔한 I.O.I는 많은 사랑을 받았...

    1240호2017.08.14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