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문화내시경
  • 전체 기사 438
  • [문화내시경]뮤지컬로 돌아온 ‘모래시계’
    뮤지컬로 돌아온 ‘모래시계’

    시청률이 64.5%였다. 귀가시계라고 불렸던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다. 아파트가 쩌렁쩌렁댔다. TV 속 주인공이 소리를 치거나 윽박지르면 가가호호 모두 같은 방송을 보고 있어서 아파트 단지가 울렸던 탓이다. ‘도깨비’도 ‘태양의 후예’도 만들어내지 못한 드라마 전성시대의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고 김종학 연출의 대표작이었던 이 드라마가 무대용 콘텐츠로 다시 막을 올렸다.2017년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창작 뮤지컬 ‘모래시계’가 드디어 대중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영상을 가져와 무대용 문법에 맞춰 각색하고, 다시 공연만의 재미를 덧붙여 완성했다. 영화를 가져와 뮤지컬로 만들어 전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는 요즘 글로벌 트렌드와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영리한 기획이다.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원소스를 가져와 무대용 창작물로 환생시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콘텐츠 재활용의 아주 적합한 적용이기 때문이다. 한류의 한계를 말하기 전에 검증받은 한국 콘텐츠들을 충실히 활용하고 있는가...

    1259호2018.01.02 16:04

  • [문화내시경]미술작가의 저작권 ‘추급권’ 시급
    미술작가의 저작권 ‘추급권’ 시급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모 작고 작가의 그림 값은 억대가 넘는다. 하지만 살아생전 그는 매우 가난했고 그림을 팔아선 입에 풀칠도 못했다. 유족들의 삶 역시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선친의 그림 값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작가 사후 작품 값이 천장을 뚫어도 정작 이를 판매한 작가나 자손들은 그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연주될 때마다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음악 작품과는 달리 미술품은 일단 한 번 만들어 양도하고 나면 원저작자에겐 더 이상 추가 수입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이에 다른 예술작품과 수입 형평성을 맞추면서 원활한 창작활동까지 보장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가 ‘추급권’(미술품 재판매에 대한 보상청구권)이다. 추급권은 미술품이 거래될 때마다 작가나 사후 상속권자가 작품 판매금액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양도불능의 상속 가능의 권리이다.다른 저작물과의 불균형 해소, 작가들의 창작환경 개선, 시장 투명성 확보 등을 이유로 생...

    1258호2017.12.26 18:59

  • [문화내시경]‘망각’을 통해 되살아나는 기억들
    ‘망각’을 통해 되살아나는 기억들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해마다 이맘때면 여기저기서 망년회 약속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마련이다. 망년회(忘年會), 굳이 뜻을 따지자면 한 해를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모임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년회를 통해 그 해 있었던 일들, 잊지 못할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한 해를 정리하곤 한다. 고(故) 김동현 연출의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극단 코끼리만보와 두산아트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프로젝트 또한 ‘망각’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실은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한 특별한 무대라 할 수 있다.지난해 지병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동현 연출은 다작은 하지 않았지만, 만드는 작품마다 지적이고 섬세한 연출, 날카롭고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는 언제나 무대 위에 삶 자체를 재현하기보다는 삶의 틈새와 여백 같은 것을 그려내는 연극을 추구했고, 동료들과의 공동창작을 통해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

    1257호2017.12.19 14:01

  • [문화내시경]2017년 음악계 달군 기사들
    2017년 음악계 달군 기사들

    많은 사람이 브라운관 속 귀신에게 기꺼이 마음을 내줬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 는 큰 사랑을 받으며 매회 10%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극중 촬영지, 배우들의 대사와 패션은 연일 포털사이트의 검색어를 꿰찼다. 실로 열풍이었다.드라마는 음원차트에서도 위력을 뽐냈다. 찬열과 펀치가 함께한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를 비롯해 크러쉬의 ‘뷰티풀’(Beautiful), 소유의 ‘아이 미스 유’(I Miss You) 등 사운드트랙들은 출시되는 족족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이 가운데 에일리가 부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드라마가 종영한 뒤에도 여러 음원사이트의 차트 정상에 머물렀다. 에일리의 장기집권은 레드벨벳의 ‘루키’(Rookie), 자이언티의 ‘노래’ 등에 의해 마무리됐다.매년 성실하게 논란거리를 생산하는 힙합은 올해도 여러 차례 잡음을 만들어 냈다. 스윙스는 2010년 동료 래퍼 비즈니즈의 ‘불편한 진실’에...

    1256호2017.12.11 17:41

  • [문화내시경]뮤지컬 보러 가서 콘서트까지
    뮤지컬 보러 가서 콘서트까지

    대구에 가면 김광석길이 있다. 방천시장과 맞닿아 있는 그 곳에는 김광석의 음악, 노래, 예술, 초상화 등이 반갑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김광석 이름을 딴 카페도 있고, 근대로의 여행이나 포토존들도 즐비하다. 그가 얼마나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던 아티스트였는지 실감난다.김광석의 음악들로 꾸민 뮤지컬 은 바로 그곳 대구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2012년 대구의 떼아뜨르 분도에서 초연돼 이듬해 대학로에서의 초연을 거쳐 오늘날까지 부산, 대전, 안산, 태안, 하남, 일산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투어 공연이 올려지는 인기를 누렸다. 지역에서 제작된 창작 뮤지컬이 서울은 물론 전국적인 규모로 확산되며 인기를 누린 보기 드문 사례다.뮤지컬의 제목도 말할 나위 없이 고 김광석의 노래를 차용한 것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스무 곡의 노래들은 모두 김광석이 즐겨 불렀던 그의 히트곡들이다. 심지어 공연을 보고 극장을 나서다보면 모노톤으로 녹음된 그의 비공개 실황음원도 기념품으로 판매한다. 김광석을...

    1255호2017.12.04 16:25

  • [문화내시경]그림 한 점에 담긴 메시지
    그림 한 점에 담긴 메시지

    많은 이들이 SNS에 일기 아닌 일기를 쓴다. 과거에는 남이 볼까 두려워했던 개인사를 이젠 적나라하게 쏟아놓는다. 그뿐이랴, 온갖 먹는 것, 치장하는 것, 타는 것 등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다. 왜 그럴까. 어쩌면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으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에서의 ‘결핍’ 때문인지도 모른다. 외로워서일 수도 있다.미국 작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는 황량하고 공허한 도시와 인간을 그렸다. 작가 자신의 삶과 예술의 근간조차 스스로의 고독감에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여러 인물들을 독백하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시켜 인간의 실존 의미와 존재성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했다. 그것은 때로 정적이었고 상징적이었으며, 역동성과는 거리가 멀었다.호퍼 그림에서 느낄 수 있는 고독, 외로움, 소외감, 번민, 쓸쓸함, 공허함, 허무함 등은 경제적으로 세계 선두를 달리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던 1930∼60년대 미국의 상황과 결을 같이한다....

    1254호2017.11.27 16:06

  • [문화내시경]이야기, 어떻게 사람을 지배하나
    이야기, 어떻게 사람을 지배하나

    어딘지 모르게 수수께끼 같은 느낌의 제목이나 공포영화를 연상케 하는 음산한 포스터의 이미지에서 떠올릴 수 있듯 은 본격 심리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연극이다. 무대 위에서는 피 한 방울 보이지 않고 납치나 살인 등의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치밀한 설정과 복선이 깔린 대사, 그 사이에서 교묘하게 드러나는 정보만으로도 숨 막힐 듯한 긴장감과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공연은 막이 오르자마자 ‘납치’라는 자극적인 설정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화려한 영화 시상식, 오랜 기간 이어진 슬럼프를 딛고 올해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로 화제의 중심에 선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이 시상식 당일에 갑자기 사라진다. 마취로부터 깨어난 서동윤은 자신이 한 밀폐된 공간에 묶여 있음을 발견하고, 그의 눈앞에는 자신과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보조작가 조영락이 서 있다.온몸이 결박된 서 작가에게 조영락은 이곳에서 시나리오를 하나 써내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어쩔 수 없이 제안...

    1253호2017.11.21 09:47

  • [문화내시경]25년 전 역사적인 ‘내일은 늦으리’
    25년 전 역사적인 ‘내일은 늦으리’

    1992년 10월 내로라하는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015B, 넥스트, 서태지와 아이들, 신승훈, 윤상 등 음악팬들이 열광해 마지않던 스타들이 결집한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다섯 그룹과 여섯 명의 솔로 뮤지션이 출연한 공연은 8000여명의 관객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환경보호 의식 확산을 위해 기획된 콘서트 의 시작이었다.얼마 뒤 11월에는 같은 제목의 음반이 출시됐다. 공연을 통해 먼저 선보인 출연자들의 창작곡이 실린 앨범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제외한 모든 가수가 각자, 혹은 짝을 이뤄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노래를 만들었다.수록곡 중에서는 넥스트의 가 가장 신선했다. 노래는 이상기후로 완전히 제 모습을 잃은 가상의 지구를 묘사한다. 오후 2시인데도 하늘은 밤처럼 어두우며, 산성비로 인해 식물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약탈을 일삼는다.시종 울리는 비명과 사나운 톤의 전기기타 연주, 인류 소멸을 암시하는 후반부...

    1252호2017.11.14 14:17

  • [문화내시경]한국에 온 무비컬 ‘시스터 액트’
    한국에 온 무비컬 ‘시스터 액트’

    고리타분한 신부와 꽉 막힌 수녀들만 있는 곳이라 생각했던 성당에서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절묘한 리듬과 듣기 좋은 하모니가 이색적이면서도 신이 난다. 동네 부랑아 같던 뉴욕 거리의 젊은이들이 하나씩 들어선다. 영화 의 장면이다. 올 겨울 무대용 콘텐츠로 환생한 뮤지컬이 국내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영화가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은 1992년의 일이다. 범죄현장을 목격한 밤무대 여가수 들로리스가 증인보호 프로그램으로 수녀원에 숨어 지내다 우연히 합창단을 맡게 돼 유명해진다는 줄거리다. 사건이 일단락되고 교황까지 찾아온 마지막 미사에서 ‘아이 윌 팔로 힘(I will follow him)’을 멋지게 합창하는 모습은 큰 인기를 누렸던 이 영화의 명장면이다.연출을 맡았던 에밀 아돌리노는 사실 영화팬들에게는 무척 익숙하다. 1987년에 을 만들었던 바로 그 영화감독이다. 지금은 명을 달리한 패트릭 스웨이지를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시킨 이 영화 역시 음악과 춤이라는 요소를 ...

    1251호2017.11.06 15:58

  • [문화내시경]현재를 예견한 500년 전 그림
    현재를 예견한 500년 전 그림

    르네상스 시대 플랑드르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Hieronymus Bosch·1450(?)~1516)가 그린 그림 ‘쾌락의 동산’(1504)에는 매우 복잡하고 기기묘묘한 형상들이 가득하다.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 세 폭의 그림 중 왼쪽 부분은 천국의 모습 혹은 천지창조를 담고 있다. 선과 악의 구분 없는 에덴동산을 배경으로 아담과 이브가 신과 함께 평화를 만끽하는 장면이다. 반면 맨 오른쪽 그림에는 각양각색의 괴물들을 포함해 고통으로 절규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른바 지옥이다.지옥의 모습은 생각만큼 괴기스럽다. 올빼미 괴수는 사람들을 하나씩 잡아먹은 후 기포에 가둔 채 가장 어둡고 습한 지옥으로 내려 보낸다. 한쪽에선 주인 잃은 신체가 나뒹굴고, 어떤 이는 칼에 살이 꿰여 몸부림친다. 또 다른 이는 처음 마주하는 형벌의 장소에 놀라 줄행랑을 친다. 화면 중간쯤 놓인 저울은 인간의 죄를 묻는다.생전 자신이 쌓은 악업 또는 죄과로 인해 견디기...

    1250호2017.10.31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