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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내시경]세계에서 가장 비싼 조각가 자코메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조각가 자코메티

    “결국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래서 매일매일 탄생의 기적을 경험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1901~1966)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조각가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조각을 만든 예술가이지만, 작가 자신은 성공 후에도 7평 소박한 작업실을 떠나지 않았다. 자코메티의 국내 첫 회고전이 4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자코메티의 조각, 회화, 드로잉, 판화 등 110여 작품이 소개된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걸어가는 사람> 원본과 유작 <로타르 좌상>을 비롯해 석고 원본 15점이 포함됐다.자코메티는 조각을 만들 때 먼저 점토로 빚고 그것을 토대로 석고상을 떴다. 조수들은 석고상을 바탕으로 만든 틀에 청동물을 부어 여러 개의 브론즈 작품을 만들었다. 2010년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1158억원에 팔린 작품은 <걸어가는 사람> 에디션 6점 중 하나다...

    1269호2018.03.19 14:43

  • [문화내시경]힘차게 흐르는 국악 퓨전 앨범
    힘차게 흐르는 국악 퓨전 앨범

    국악 퓨전 신은 언제나 생생하다. 주류 대중음악 시장에 비해 음반 출하량이 적을 뿐 이쪽도 마찬가지로 연일 새로운 작품을 내보낸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후미진 골짜기이긴 하지만 이곳의 시냇물은 아랑곳없이 힘차게 흐른다. 우리 전통음악에 현대성과 편안함을 입히는 작업은 계속된다.지난 2월에 출시된 예결의 데뷔 EP <잘 가시려나>는 최근 나온 국악 퓨전 앨범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인다. 스무 살을 갓 넘긴 젊은 소리꾼 예결의 음성은 무척 맑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파릇파릇한 잎사귀가 돋아나는 그림이 떠오를 만큼 또랑또랑하다. 하지만 노래에 굴곡을 형성하는 시김새는 한없이 구성지다. 청량감과 구수함이 공존하는 이채로운 가창은 듣는 이를 단번에 사로잡을 으뜸 매력이다. 민요와 대중음악 문법을 자연스럽게 버무린 연출도 앨범이 강한 흡인력을 내는 데에 단단히 한몫 한다. ‘해주아리랑’, ‘연평도난봉가’, ‘몽...

    1268호2018.03.12 16:42

  • [문화내시경]더 라스트 키스-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더 라스트 키스-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역사 속 가정은 언제나 흥미롭다. 만일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지금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비운의 황태자인 루돌프의 사연도 그렇다. 그는 프란스 요제프 황제의 아들로, 권위적인 아버지와 자유분방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외롭게 자라 불행한 삶을 살았다. 벨기에 왕인 레오폴드 2세의 딸과 정략결혼을 했지만 그는 시민혁명 등으로 변화하는 민중의 세상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기득권 세력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당시 진보적 매체에 무기명으로 기고하기도 했다.황태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은 아름다운 여인 마리 베체라와의 만남이다. 그녀와 사랑에 빠진 황태자는 급기야 이혼을 결심하고 교황청에 허가를 신청한다. 그러나 거절을 당하고 황태자 직위마저 잃게 된다. 결국 루돌프는 마리와 함께 빈 외곽 마이얼링의 사냥용 별장에서 자결한다.요제프 황제는 황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우려해 마리의 시신을 몰래 빼돌려 인근 공동묘지에 은밀히 매장하고, 황...

    1267호2018.03.05 16:35

  • [문화내시경]침묵이 선사하는 사유의 순간
    침묵이 선사하는 사유의 순간

    우리 연극계에서 배삼식이라는 작가의 존재는 특별하다. 창극, 뮤지컬, 창작극, 번역극 등 손대는 장르마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믿음직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남다른 시야와 생각의 깊이로 새로운 사유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의 <3월의 눈> 또한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요히 흘러가는 삶의 시간을 응시하게 만드는, 사유와 여백의 연극이다. 온 세상을 뒤덮을 듯 펑펑 쏟아지는 한겨울의 눈이 아니라, 온 듯 만 듯 살짝 내리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3월의 눈’처럼 고요히 자신의 시간을 다하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차분한 성찰을 담고 있다.서울 한 구석, 재개발 열풍 속에 저물어가는 한옥 한 채가 작품의 배경이다. 노부부 장오와 이순은 손자를 위해 마지막 남은 재산이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이 집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지만, 노부부는 아무 일 없는 듯 겨...

    1266호2018.02.26 18:35

  • [문화내시경]100년 전 신여성과 ‘82년생 김지영’
    100년 전 신여성과 ‘82년생 김지영’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중적이다. 숭배와 혐오가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다닌다. 약 100년 전 신여성을 바라보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20년 나혜석은 삽화 ‘저것이 무어신고’를 그린다. 바이올린을 든 단발 여성에게 갓 쓴 남자들은 “아따 그 계집애 건방지다. 저것을 누가 데려가나”라고 쑥덕댄다. 반면, 건너편 젊은 남자는 “그것 참 예쁘다. 장가나 안 들었다면…. 쳐다나 보아야 인사나 좀 해보지”라며 시시덕거린다.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전시 ‘신여성, 도착하다’는 한 세기 전 여성들이 걸었던 발자취를 담는다. 당시 한국 미술과 대중문화에 나온 신여성 관련 회화, 조각, 사진, 인쇄미술 등 500여점이 선을 보인다. 신여성을 다루는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1890년대 영국 ‘뉴 우먼(New Woman)’ 열풍은 20세기 초 한반도...

    1265호2018.02.12 16:09

  • [문화내시경]국악 퓨전밴드, 외국서 더 인기
    국악 퓨전밴드, 외국서 더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최고의 K팝 선봉장이었다. 이들은 2017년 5월에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치고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반 년 뒤 출시한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은 12월 빌보드 싱글차트 28위까지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혁혁한 업적을 세우며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높였다.방탄소년단처럼 화려한 플래시 세례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인디밴드 씽씽도 나라 바깥에서 제법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작년 9월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씽씽의 15분 남짓한 콘서트 영상은 두 달 만에 100만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동영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밴드의 외국 공연은 더욱 활발해졌다. 씽씽은 오는 3월 북미 최대의 음악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

    1264호2018.02.05 17:41

  • [문화내시경]‘광화문 연가’ 세 번째 이야기
    ‘광화문 연가’ 세 번째 이야기

    <광화문 연가>는 고 이영훈 작곡가가 만들고 이문세가 노래한 히트곡들로 만든 뮤지컬이다. 1980~90년대를 관통하는 그의 음악들은 기록적인 판매량을 이뤄내며 발라드 전성시대에 한 획을 그었다. 아예 뮤지컬 홍보 포스터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노래 제목만 길게 나열돼 있다. 그만큼 음악의 힘과 울림이 클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다.2017년 끝자락에 선보인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처음이면서도 처음이 아닌 묘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첫 단추를 꿰었던 것은 같은 연출가가 2011년 막을 올렸던 동명 타이틀의 무대다. 항간에는 기본적인 이야기의 골격에 돌아가신 작곡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후문도 있다. 이지나 연출은 “대한민국 남성들이 로망으로 생각하는 교회 오빠의 사랑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대형 무대에서 올려지는 창작 뮤지컬로는 전례없던 흥행을 기록하며 국회대상을 수상하는 기록도 남겼다.두 번째로 시도된 작품은 소극장 버...

    1263호2018.01.29 15:50

  • [문화내시경]당대의 거울, 사회 실천적 예술
    당대의 거울, 사회 실천적 예술

    예술은 세상에 대한 예술가들의 반응이다. 그 반응 속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간 삶이 들어 있고 정신이 녹아 있다. 따라서 시대에 따라 삶과 예술의 정의가 달라지듯 화폭에 담는 내용이나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술가도 사회 구성원의 일부이고, 공동체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일례로 스위스 작가 ‘토마스 허쉬혼’은 동시대 폭력적인 사회와 비열한 정치상황을 비참한 순간이 담긴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표현한다. 대표적인 작품인 ‘픽셀 콜라주’는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된 사진작업으로, 우리에게 익명성과 진실성이란 무엇인지 되묻는다.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신인 ‘와엘 샤키’는 광범위한 역사적·지리적 리서치를 바탕으로 국가, 종교, 예술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한다. 주요 작품으로 거론되는 ‘십자군 카바레’ 3부작은 서유럽 기독교 관점으로...

    1262호2018.01.22 17:28

  • [문화내시경]더욱 팍팍해진 현실
    더욱 팍팍해진 현실

    무대는 반지하 원룸의 소박한 가구들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3년차 부부인 종철과 선미는 같은 회사에서 각각 배달 운전사와 판매원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직원이다. 맞벌이로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밤에는 예능프로를 보며 함께 웃고, 휴일에는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가 레스토랑에 외식 온 기분을 내는 등 소박한 일상을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얼핏 보면 가난해도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사실 이들의 대화를 잘 살펴보면 대부분 자신들과 거리가 먼, 부유하고 풍족한 삶에 대한 동경과 몽상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와이에 가게 되면 리조트에서 우아하게 와인을 마셔야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요리를 즐기고 싶다.’ ‘우리집 욕실에 월풀이 있으면 하루의 피로를 편안하게 풀 수 있겠지?’ 등등. TV와 잡지, 카탈로그를 뒤적이며 이들은 자신들이 이루지 ...

    1261호2018.01.15 16:31

  • [문화내시경]2018년 가요계 기상도
    2018년 가요계 기상도

    2018년에도 우리 대중음악의 굵직한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아이돌 그룹이 전과 다름없이 큰 물결을 이룰 것이 뻔하다. 여기에 걸 그룹, 보이 밴드를 제작하는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계절 내내 브라운관을 장식하며 아이돌 그룹 붐에 풀무질을 해 댈 듯하다. 힙합은 경연 프로그램에 힘입어 가끔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식하지 않을까 싶다. 근 몇 년간 반복되는 그림이다.지난해 10월 데뷔한 10인조 보이 밴드 TRCNG는 신년 평일이 되자마자 새 싱글을 발표해 무술년 아이돌 시장의 격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3일에는 남성 4인조 그룹 비스킷과 9인조 걸그룹 모모랜드가 새 EP를 출시했으며, 7인조 걸그룹 힌트가 데뷔 EP를 냈다. 이외에도 JYP 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 키즈, 모스테이블뮤직의 하이컬러, YG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남자그룹 등 기존 팀과 신인 팀의 활동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해체하는 그룹도 여럿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로 달샤벳, 블락비...

    1260호2018.01.08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