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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내시경]스포츠와 예술의 접점 ‘몸’
    스포츠와 예술의 접점 ‘몸’

    “근대인은 신체의 중요성을 잊고 있다.” 불과 150년 전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몸이 정신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세태를 지적했다. 이원론적 세계관이 지배적이었던 서구 역사에서 인간의 몸은 오랫동안 정신에 종속된 하위 존재로 홀대당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몸의 가치는 급부상했다. 현대 사회에서 ‘몸’에 대한 관심은 숭배에 가까울 만큼 뜨겁다.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동경을 넘어 운동, 수술 등으로 원하는 몸을 만드는 시대가 열렸다.미술사에서도 ‘몸’은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인간의 ‘몸’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소재였다. 오랜 시간 미학적 대상이었던 몸은 현대미술가들에게 새로운 표현의 도구가 됐다. 때로 몸을 해체하고 조립하는 현대미술은 대중에게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몸을 ‘일부러 불편하게’ 표현하는 현대미술에 좀 더 쉽...

    1289호2018.08.06 15:01

  • [문화내시경]일렉트로닉 댁스음악의 추억
    일렉트로닉 댁스음악의 추억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은 이제 더는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2015년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주제가로 출시된 ‘픽 미(Pick Me)’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은 주류 시장을 빠르게 접수했다. 이후 많은 아이돌 그룹이 트로피컬 하우스, 뭄바톤, 퓨처 베이스 같은 전자음악 하위 장르를 골격으로 취한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확실히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이 대세다.지금 수준의 규모는 아니지만 과거에도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이 성행하던 때가 있었다. 신해철, 넥스트, 듀스는 각각 ‘나에게 쓰는 편지’, ‘도시인’, ‘세상 속에서 그댄’으로 힙합과 하우스 음악을 접목한 힙 하우스 장르를 소화하며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을 선전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환상 속의 그대’ 위주로 꾸려 1992년에 낸 리믹스 앨범은 테크노 음악을 익숙하...

    1288호2018.07.30 15:00

  • [문화내시경]뮤지컬
    뮤지컬 <도그파이트>

    영화 <라라랜드>와 <코코>의 공통점은? 정답은 음악을 만든 사람이 같다는 것이다. 요즘 세계 뮤지컬계의 황금 듀오라 불리는 파섹과 폴이다. 그들이 만든 뮤지컬 한 편이 국내에 막을 올렸다. 우리말로는 ‘개싸움’이라는 의미인 <도그파이트>다.배경은 베트남 전쟁을 전후로 한 1960~70년대 미국이다. 전투에 다녀오면 온 국민이 추앙하는 전쟁영웅이 될 것이라 믿었던 해병대원 버드레이스는 전함에 오르기 전 마지막 하루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며 전우들과 도그파이트 파티를 벌인다. 싸움에서 이기는 개는 항상 가장 못생겼다는 데에 착안, 가장 못난 파트너를 데려온 사람이 판돈을 모두 차지하는 내기를 벌이는 해병대 특유의 전통이었다. 도시 이곳저곳을 방황하며 파트너를 찾던 중 버드레이스는 엄마와 함께 식당에서 일하는 어리바리한 소녀 로즈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도그파이트 파트너로 삼을 생각에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점차 로즈의 순...

    1287호2018.07.23 14:35

  • [문화내시경]현실 문제 우회적 지적 “그게 아닌데…”
    현실 문제 우회적 지적 “그게 아닌데…”

    널리 알려진, ‘장님과 코끼리’에 관한 우화가 있다. 태어나서 코끼리를 처음 마주한 장님들이 코끼리의 기다란 코, 단단한 다리, 펄렁이는 귀 등 신체 일부분을 각각 만지고서는 그것이 코끼리의 전부인 양 주장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미경 작, 김광보 연출의 연극<그게 아닌데>는 어딘지 모르게 이 코끼리와 장님 우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이 작품에서도 논쟁의 대상은 ‘코끼리’다. 어느 날 아침, 코끼리 다섯 마리가 동물원으로부터 탈출해 도심으로 진출했고, 이 와중에 몇 마리가 선거 유세장에 침입해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코끼리들은 간신히 붙잡혀 후송되었으나, 말 못하는 동물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법. 그리하여 코끼리들을 맡아 기르던 조련사가 취조실로 불려오고, 연극은 의사와 형사가 조련사를 추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그게 아닌데>는 매우 단순하고 압축적인 인물 구도 속에서 작가의 문제의식...

    1286호2018.07.16 16:32

  • [문화내시경]예술과 기술이 만났을 때
    예술과 기술이 만났을 때

    위대한 예술가는 홀로 성장하지 않았다. 고흐는 밀레에게 영감을 얻었고, 세잔은 에밀 졸라와 교류하며 예술성을 키웠다. 콧대 높은 예술가로 알려진 피카소조차 앙리 마티스,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과 예술적 교류를 나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미술과 무용,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협업했다.이런 흐름은 예술계 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1960년대 미국 뉴욕의 과학자들은 인간이 점차 발달하는 기술에 소외되는 현상을 우려하며 예술가들과 협업을 시도한다. 1966년 예술가 로버트 라우센버그와 로버트 휘트먼, 벨 연구소의 공학자 빌리 클뤼버와 프레드 발트하우어는 E.A.T.(Experiments in Art and Technology: 예술과 기술의 실험) 협업체를 만들었다. 6000명이 넘는 예술가와 공학자가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며 E.A.T.에 가입했다. 이들은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포스트모던 무...

    1285호2018.07.10 13:38

  • [문화내시경]욕설과 불쾌한 표현이 난무하는 힙합
    욕설과 불쾌한 표현이 난무하는 힙합

    성대한 욕 잔치다. 애써 좋게 포장하면 그렇다. 실상은 볼썽사나운 속언의 쑥대밭이다. 요즘 힙합 노래에서는 십중팔구 욕이 나온다. 욕의 대규모 경작지를 마주하는 듯하다. 이 양상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것은 영어 단어 ‘퍽’(fuck)이다. 많은 래퍼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줄지어 이 단어를 연호한다. 추임새 내지는 가사의 필수 어휘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최근 나온 작품들을 살펴보면 과장된 서술이 아님을 알게 된다. 6월 20일 출시된 프로듀서 마일드 비츠(Mild Beats)의 세 번째 정규 앨범 <세컨드핸드 스모킹>(Secondhand Smoking)에는 연주곡 세 편을 포함해 총 열네 곡이 수록돼 있다. 열 명이 넘는 객원 래퍼들이 부른 열한 편의 노래 중 아홉 편에서 그 영어 욕설이 등장한다. 음원사이트에 등록된 가사를 기준으로 그 단어는 ‘머더퍼커’(motherfucker) 같은 활용을 포함해 총 37회 사용됐...

    1284호2018.07.02 15:04

  • [문화내시경]뻔하지만 애틋한 사랑 이야기
    뻔하지만 애틋한 사랑 이야기

    막이 오르면 두 커플이 등장한다. 14시간 12분 5초 뒤면 결혼을 하는 젊은 커플 존과 캣, 그리고 역시 같은 시간이 지나면 이혼을 하는 중년부부 잭과 캐서린이다. 모두 원하는 것들을 무사히 얻게 될까.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의 줄거리다.이 뮤지컬의 원산지는 영국이다. <쓰루 더 도어>나 <미드나잇> 등을 제작한 작가 겸 작사·작곡가 로렌스 마크 위스가 만들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는 물론 시카고와 인디애나, 호주 멜버른, 오스트리아 빈, 포르투갈 리스본, 일본 및 독일 등지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6월 초연된 뒤 대학로 공연가에서 수개월간 사랑을 받았던 전력이 있다.이 작품은 제작과정도 흥미롭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가져다 다양한 프로페셔널들이 합동해 하나의 작품을 숙성시키는 머큐리 재단이 주축을 이뤘다. 일종의 문화 콘텐츠 인큐베이팅 ...

    1283호2018.06.25 15:53

  • [문화내시경]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만난 사랑 ‘애도하는 사람‘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만난 사랑 ‘애도하는 사람‘

    2018 두산인문극장 테마 ‘이타주의자’의 마지막 공연인 <애도하는 사람>은 2009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동명의 소설(텐도 아라타 작)을 바탕으로 오오모리 스미오가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이다.주인공 시즈토는 생면부지 낯선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일본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청년이다. 이 일을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둔 시즈토는 신문기사와 잡지를 통해 사람들의 부고를 접한 뒤, 그 현장을 찾아가 자기만의 의식으로 죽은 이를 애도한다. 언뜻 보면 다소 기이하면서도 너무나 인간적이고 따스한 행위인 것 같지만, 사실 시즈토의 애도에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시즈토는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그는 고인이 왜 죽었는지 혹은 어떻게 죽었는지도 전혀 궁금해 하지 않는다. 오로지 고인이 생전에 누구를 사랑하고 사랑받았는지, 그리고 어떤 일로 감사받았는지만을 상상하며 고인을 위로할 뿐이다. 이는 고인이 어떤 사람이었건 어떻게...

    1282호2018.06.19 15:39

  • [문화내시경]걸작의 향기를 내뿜는 ‘덕수궁미술관’
    걸작의 향기를 내뿜는 ‘덕수궁미술관’

    덕수궁은 근대 역사의 영욕을 간직한 곳이다. 고종은 아관파천 이후 이 곳에 머물며 나라를 다시 세우려 했고,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은 덕수궁 앞에서 3·1독립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일제는 이후 덕수궁을 공원으로 만든다. 1933년 왕이 머물던 석조전에는 일본 근대미술이 전시된다. 5년 뒤엔 석조전 서쪽에 2층짜리 전시건물이 완공된다. ‘이왕가미술관’이다. ‘이왕가’는 조선 황실을 일본에 편입된 왕공족의 일개 가문으로 격하하는 표현이다.석조전에는 일본 근대미술품이, 신관에는 조선시대 이전 불상과 공예품이 전시된다. “조선인의 작품을 같은 공간에 전시할 수 없다”는 일본 예술가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근대적인 일본 작품과 대조되도록 조선의 작품은 과거의 유물만이 이왕가미술관을 채운다. 일제의 문화가 조선 미술보다 우수하다는 생각을 녹이려는 의도였다.해방 이후 이왕가미술관은 덕수궁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1281호2018.06.11 15:44

  • [문화내시경]한국 음악사 ‘새 장’ 연 방탄소년단
    한국 음악사 ‘새 장’ 연 방탄소년단

    빌보드 앨범 차트 꼭대기 층의 빗장이 풀렸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빌보드는 5월 28일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정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한국 가수들에게는 미지의 세계로 여겨지던 그곳에 방탄소년단이 위대한 첫발을 내디뎠다.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나라 바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는 2위에 그쳐 우리 국민들로서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었다. 차트는 다르긴 해도 방탄소년단의 1위 등극은 그때의 서운함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한국 가수가 서구, 나아가 세계 대중음악의 한복판에 마침내 우뚝 섰다.이번 일은 한국 대중음악의 쾌거인 동시에 팝 역사의 새로운 기록이기도 하다. 클래식 크로스오버 중창 그룹 일 디보의 2006년 앨범 <앙코라> 이후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

    1280호2018.06.04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