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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치스크린]‘차별’ 말하기엔 너무 기름진 영화
    ‘차별’ 말하기엔 너무 기름진 영화

    제목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제작연도 2016년제작국 미국러닝타임 127분장르 드라마, 코미디감독 테오도어 멜피출연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 메어샬라 알리개봉 2017년 3월 23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지난해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이슈는 ‘차별’이었다. 수상작과 수상자 후보 대부분이 백인 위주로 선정되는 바람에 한동안 잠잠했던 ‘인종차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문제의 제기와 비난에 거론되는 유색인종의 범위가 아시아계,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 다른 소수민족을 소외시킨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집중된 것이어서 엄밀히는 인종차별이 아닌 ‘흑인차별’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편협한 항변이었다는 새로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설상가상으로 진행을 맡은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락은 진행 중간에 동양인 아이 3명을 무대에 등장시켜 동양인과 유태인을 조롱하고 아동노동 문제까지 비하하...

    1219호2017.03.21 14:15

  • [터치스크린]사극의 형식을 빌린 현실풍자
    사극의 형식을 빌린 현실풍자

    제목 왕을 참하라감독 김재수출연 강연정, 강윤, 추석영, 김학철개봉 2017년 3월 16일등급 청소년 관람불가대학원 시절, 조선시대 세워진 ‘열녀문’을 어떻게 해석할까를 두고 사회사를 전공한 학생들끼리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권력이 강요한 도덕은 실제 지역사회의 작동원리였을까. 뒤집어놓고 열녀문까지 만들어 유교이념을 설파하려는 것을 보면, 그들이 이상적으로 간주하고 있던 유교적 지배질서가 실제 지역사회에서는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영화 를 보는 기분은 묘했다. 타임머신을 탄 듯했다. 그리 먼 옛날은 아니고 한 30년쯤? 분명 배우들은 요즘 젊은 배우들이다. 그런데 연출은 1980년대 중반 스타일이다. 당시 동시상영관에서 상영되던 영화들을 보던 기억이 난다. 심드렁하게 영화를 보던 관객들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에로 장면이 나오면 일순 숨죽이며 정적에 휩싸인다. 잠깐이나마 노출되는 비밀스러운 신체의 일부-기껏해야 여성의 가슴 정도였다-를 보기 위...

    1218호2017.03.14 11:44

  • [터치스크린]킹콩에게 멱살 잡힌 일본의 자존심
    킹콩에게 멱살 잡힌 일본의 자존심

    제목 신 고질라제작연도 2016년제작국 일본러닝타임 120분장르 SF, 액션, 코미디감독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출연 하세가와 히로키, 다케노우치 유타카, 이시하라 사토미개봉 2017년 3월 9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이번 주 개봉작 중에는 거대 괴수물 2편이 단연 눈에 띈다. 지난주 소개된 와 오늘 소개하는 가 그것이다. ‘킹콩’과 ‘고질라’는 단순히 공상과학물이나 괴수물이라는 특정장르를 넘어 영화역사 자체의 변화와 발전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진화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각각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괴수가 매력적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대의 선구적이고 실험적인 첨단 특수효과의 덕이 컸다. 하지만 이와 동반해 작품 저변에 적극적으로 담아낸 사회상과 주제의식은 거대한 허구의 생명체가 단순한 판타지나 상업주의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게 만든 더 큰 가치이자 미덕이었다. 새롭게 제작된 두 편은 각자 자국에서...

    1217호2017.03.06 15:58

  • [터치스크린]‘정치적 불공정’ 없앤 킹콩
    ‘정치적 불공정’ 없앤 킹콩

    제목 콩: 스컬 아일랜드원제 Kong: Skull Island감독 조던 보트-로버츠주연 톰 히들스턴,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존 굿맨, 토비 켑벨상영시간 118분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개봉 2017년 3월 9일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킹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대한 유인원의 이름은 킹콩이 아니라 콩이다. 킹(king)은 말 그대로 왕이다.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 해골섬의 진짜 왕. 1933년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작품은 이전의 문화인류학 또는 민속지 연구의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이 가득한 영화였다.의 오프닝 주제가 가사로도 유명한 주연 페이 레이(영화상 캐릭터는 앤 대로우)는 영화 속에서 뉴욕 밤거리에서 길거리 캐스팅된 싸구려 배우였다. 해골섬 원주민들은 이 낯선 이방인들에게 무례하게도 앤을 내놓으라고 하고, 납치까지 한다. 오리지널 킹콩에서 서열은 백인남자-백인여자-등외의 원주민이다. 그리고 야수, 즉 콩은 자신의 신부(라고 쓰고 희...

    1216호2017.02.27 16:30

  • [터치스크린]‘샤말란 표 어벤져스’의 신호탄
    ‘샤말란 표 어벤져스’의 신호탄

    제목 23 아이덴티티(Split)제작연도 2016년제작국 미국러닝타임 117분장르 스릴러, 판타지감독 M. 나이트 샤말란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안야 테일러 조이, 헤일리 루 리차드슨, 베티 버클리개봉 2017년 2월 22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이번 소개는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관람을 계획 중인 독자께서는 고려해 읽어주시길 바란다.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을 스타덤에 올린 작품은 아직까지도 반전(反轉) 영화의 대표로 언급되는 데뷔작 (1999)다. 그러나 첫 작품이 안긴 기대 이상의 성공은 하늘이 선물한 축복인 동시에 이후 작품들의 개별적 평가를 방해하는 저주가 됐다.꾸준히 개성 있는 작품들을 내놓았지만 관객들은 늘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을 토로했고, (2000), (2013) 같은 액션 대작들은 빈약한 완성도로 연이어 실패해 그의 연출 생명력은 다한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2015년 심기일전해 내놓은 는 그가 과거 자...

    1215호2017.02.21 10:31

  • [터치스크린]파운드 푸티지로 만든 달착륙 음모
    파운드 푸티지로 만든 달착륙 음모

    제목 아폴로 프로젝트원제 Operation Avalanche감독 매트 존슨출연 매트 존슨, 오웬 윌리엄스, 샤론 벨, 크리스타 매디슨상영시간 94분관람등급 15세 관람가국내개봉 2017년 2월 16일주말마다 공중파 방송에서 틀어주는 영화들을 열심히 봤다. 지금도 똑똑히 기억나는 영화가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유인탐사선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았고, 우주비행사는 화성에 간 것처럼 지상에 몰래 꾸며진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했다. 순조로운 듯했으나 아뿔싸, 지구로 귀환하던 우주선이 폭발한 것이다. “화성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은폐하기 위해 멀쩡하게 살아있던 우주비행사들은 살해당할 위협에 놓였다. 영화의 엔딩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주인공이 자신의 장례식에 도착하는 장면이다.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더 이상의 영화 정보를 당시 구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 알 수 있다. 이다. 피터 하임즈 ...

    1214호2017.02.14 09:48

  • [터치스크린]‘동막골’ 감독의 재기발랄한 신작
    ‘동막골’ 감독의 재기발랄한 신작

    제목 조작된 도시 (Fabricated City)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26분장르 액션, 코미디감독 박광현출연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개봉 2017년 2월 9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모처럼 재기발랄한 영화 한 편을 봤다고 생각하며 좌석에서 일어섰다. 이전의 한국영화들의 계통을 살짝 비켜난, 머리 싸매고 고심한들 쉽게 나오지 않을 발상과 감각들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뛰고 나는 할리우드 대작에 길들여진 탓에 상대적으로 덜 여문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오락영화로서 갖춰야 할 미덕들이 전방위적으로 넉넉하다. 누굴까? 영화를 보기 전에는 최대한 정보를 피하는 편이라 감독의 이름과 이력을 뒤늦게 확인했다. 박광현. 의 감독. 개인적인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다.2005년 개봉해 800만 관객을 동원한 은 흥행과 작품성에 있어 누구나 인정하는 당대의 히트작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재평가가 필요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1213호2017.02.06 17:22

  • [터치스크린]앨리스의 모험, 대단원 막을 내리다
    앨리스의 모험, 대단원 막을 내리다

    제목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영제 Resident evil the Final Chapter감독 폴 앤더슨출연 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이아인 글렌, 이준기상영시간 106분등급 청소년 관람불가개봉 2017년 1월 25일시사회가 열리던 극장 복도. 의 입간판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밀라 요보비치에게 시리즈란? 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 나온 건 2002년이었다. 그녀를 알린 필모그래피에 (1997·뤽 베송 감독) 같은 영화도 있지만 시리즈 하면 고인이 된 크리스토퍼 리브를 떠올리는 것처럼 시리즈는 곧 “마이 네임 이스 앨리스(My name is Alice)”의 밀라 요보비치였다. 여전사 앨리스의 활약을 빼고는 이 시리즈를 설명할 수 없으니까.국내에서는 ‘파멸의 날’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영어 제목은 ‘파이널 챕터(Final Chapter)’, 다시 말해 최종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진짜 마지막이다. 연어가 마지막으로 돌아가는 곳은 자신이 태어...

    1212호2017.01.24 14:36

  • [터치스크린]초심이 아쉬운 버 디 액션 코미디
    초심이 아쉬운 버 디 액션 코미디

    제목 공조 (共助/ Confidential Assignment)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25분장르 액션, 코미디감독 김성훈출연 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임윤아개봉 2017년 1월 18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북한의 특수 정예부대 출신 형사 림철령(현빈 분)은 오랫동안 뒤쫓고 있던 위조지폐 제조현장을 급습한다. 그러나 위폐를 만드는 동판을 탈취하려는 상관 차기성(김주혁 분)의 배신과 공격으로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얼마 뒤 북한 수뇌부는 차기성이 중국을 거쳐 서울로 도피한 사실을 파악하고 고심 끝에 남한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가 성사되고 북은 철령을 적임자로 판단해 남으로 파견한다.한편, 북한의 속내를 의심하는 남한은 매사 실수를 연발하다 결국 정직 처분을 받은 헐렁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를 의도적으로 철령...

    1211호2017.01.16 17:31

  • [터치스크린]소명 지키다 쫓겨난 기자들 투쟁기
    소명 지키다 쫓겨난 기자들 투쟁기

    제목 7년-그들이 없는 언론감독 김진혁출연 강지웅, 권성민, 권석재, 노종면, 박성제, 박성호, 박진수, 우장균, 이근행, 이용마, 정영하, 정유신, 조승호, 최승호, 현덕수 등상영시간 110분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개봉 2017년 1월 12일 때였던가. 당황스러웠다. 송두율 교수의 귀국과 구속, 그 속에서 막후 시민사회의 부산한 움직임. 취재에 나선 기자들 면면도 그렇고, 송 교수를 ‘경계 저편’으로 밀어 넣으려는, ‘당신과 나는 다르다’며 위선을 보였다고 영화가 고발하는 재야·지식인들 사이에도 너무나 익숙한 얼굴들이 많아서였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영화에 등장하던 몇몇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묻기도 했다.교육방송에서 ‘지식채널e’를 만들던 김진혁 PD의 장편 감독 데뷔작 을 봤다. MBC와 YTN에서 쫓겨난 기자들의 지난 7년간의 투쟁을 다룬 다큐다. 영화 크레딧에 나오는 ‘이명박근혜 정부’의 해직언론인들 말고도 여러 지인들이 영화의 ...

    1210호2017.01.09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