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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치스크린]문근영씨 얼굴에 드리운 음영
    문근영씨 얼굴에 드리운 음영

    제목 유리정원원제 Glass Garden감독 신수원주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임정운, 박지수상영시간 116분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개봉 2017년 10월 25일어쩌다 보니 그날은 양복차림이었다. 영화사 관계자처럼 보였나 보다. 대기석에 앉아 있는 어린 여배우들이 꾸벅하고 인사했다. 어어, 하다 인사를 받았다.그게 개인적으론 첫 만남이었다. 배우 문근영. (2003)의 시사회장이었다.2~3년쯤 후, ‘연예인 X파일’ 사건이 터졌다. 유명기획사가 영화계에 도는 지저분한 소문들을 취합해 PPT파일로 모아놓은 것인데, ‘너 한 번 읽어봐’라고 누군가 메신저로 밖으로 유출한 것이 사단이 났다. 그런데 그 스캔들로 제일 득본 것은 문근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다. 문근영에 대해선 좋은 말만 잔뜩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면 공부, 연기면 연기, 성격이면 성격. 기획사가 모아놓은 영화계 인사들의 전망은 그녀가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 유망주 1순위라...

    1249호2017.10.23 16:46

  • [터치스크린]새롭게 진화한 SF 바이블
    새롭게 진화한 SF 바이블

    제목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미국, 캐나다, 영국러닝타임 163분장르 SF, 액션, 드라마감독 드니 빌뇌브출연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아나 드 아르마스, 실비아 혹스, 자레드 레토개봉 2017년 10월 12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1979)과 (1982)는 SF 영화의 역사에 분명한 획을 그으며 연출가 리들리 스콧이라는 이름을 독보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연이어 내놓았던 이 두 편의 행보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은 흥행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이후 많은 속편이 이어졌다. 하지만 는 개봉 당시 흥행이 재난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35년이 지난 지금에야 첫 속편이 공개된다. 본질을 직시하고 꾸준한 지지를 보낸 팬들의 힘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정작 리들리 스콧 감독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그가 진정한 작가인지 단순한 스타일리...

    1248호2017.10.16 19:25

  • [터치스크린]남한산성-철저한 고증과 묵직한 울림
    남한산성-철저한 고증과 묵직한 울림

    제목 남한산성 (The Fortress)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40분장르 드라마감독 황동혁출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개봉 2017년 10월 3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1636년 인조 14년, 새로운 군신관계를 강요해오던 청나라의 대군이 쳐들어오자, 임금과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피신한다. 고립된 임금과 백성들은 청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한 채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 속에 급속히 지쳐간다. 순간으로 치욕을 감내하더라도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 분)과 목숨을 바쳐서라도 대의를 세워야한다는 예조판서 김성헌(김윤석 분)의 첨예하게 각을 세운 이견 사이에서 인조(박해일 분)는 갈등한다. 청의 우두머리 칸이 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작은 산성 안에 갇힌 조선의 운명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으로 곤두박질친다.아무리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임진왜란과 병...

    1247호2017.10.10 16:04

  • [터치스크린]킹스맨:골든서클-전작을 넘어선 속편
    킹스맨:골든서클-전작을 넘어선 속편

    제목 킹스맨:골든서클원제 Kngsman:The Golden Circle감독 매튜 본출연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 할리 베리, 엘튼 존, 채닝 테이텀, 제프 브리지스상영시간 141분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개봉 2017년 9월 27일후회했다. ‘도대체 왜 나는 이 멋진 영화를 극장에서 보질 못했지?’ 영화를 컴퓨터와 TV 화면으로 세 번째쯤 볼 때 떠올린 생각이었다. 말이다. 영화의 인트로 장면. 다이어스트레이트의 ‘머니 포 낫싱(money for nothing)’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1985년 빌보드차트 1위곡. 딱 80년대스러운 거대한 더블데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다. 그 후로 나는 이따금씩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느 중동 하늘 위를 슬로모션으로 나는 헬기 영상이 자동연상된다.‘렛츠 고 크래이지(Let’s go Crazy).’ 지난해 사망한 가수 프린스의 노래다. 역시 1984년 빌보드차트 1위곡이다. 새 영화 의 인...

    1246호2017.09.25 17:12

  • [터치스크린]넘치는 재료, 평범한 ‘손맛’
    넘치는 재료, 평범한 ‘손맛’

    제목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영국, 미국러닝타임 112분장르 액션, 범죄감독 에드가 라이트출연 앤설 에거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제이미 폭스개봉 2017년 9월 14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1974년생인 영국 감독 에드가 라이트는 독특한 유머감각을 뽐내온 감독이다. 단편과 중편, 그리고 다수의 TV 시리즈를 거친 후 공식적으로 첫 장편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Shaun of the Dead·2004)는 감독 자신뿐 아니라 주연을 맡았던 절친한 두 친구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 콤비를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시켰다. 연이어 내놓은 , 등의 작품들 역시 전작의 연장선상에서 공포영화, 화장실 유머의 노골적 B급 정서를 자신만의 세련된 스타일로 풀어내며 팬들의 지지를 이어갔다.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는 이제까지 그가 만들어온 영화들 중 가장 이질적인 작품으로 보인다. 과잉된 폭력과 개구진 유...

    1245호2017.09.18 18:28

  • [터치스크린]명배우들 못살린 상투적 이야기
    명배우들 못살린 상투적 이야기

    제목 스파이게임원제 unlocked감독 마이클 앱티드출연 누마 라파스, 올랜도 블룸, 토니 콜렛, 마이클 더글라스상영시간 98분등급 15세 관람가개봉 2017년 9월 14일가만히 보자. 이 제목, 이전에도 있지 않았나. 스파이게임.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2002년 영화만 있는 줄 알았는데, 포털 네이버 영화를 검색해보니 리뷰할 영화를 포함해 다섯 편이나 있다. 흔한 일은 아니다. 보통 영화를 구별하기 위해 일부러라도 제목을 다르게 짓는다. ‘모큐멘터리’의 효시 격으로 이제는 영화학 교과서에도 실린 (1999)의 리메이크작의 한글 제목은 (2016)다. ‘ㅅ’ 하나로 구분하도록 만들었다.게다가 이번에 리뷰하는 영화의 원제는 ‘unlocked’, 문자 그대로 자물쇠가 풀린, 비밀해제된 정도의 뜻을 담은 제목이다. 역시 네이버로 검색해보니 비밀해제 같은 한글 영화 제목은 없는데 왜 이렇게 상투적인 영화 제목, 꼭 ‘극장 개봉 못...

    1244호2017.09.11 16:29

  • [터치스크린]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혼란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혼란

    제목 살인자의 기억법 (Memoir Of A Murderer)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18분장르 범죄, 스릴러감독 원신연출연 설경구, 김남길, 설현, 오달수, 길해연개봉 2017년 9월 7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누군가의 ‘기억’ 또는 ‘고백’을 중요 모티브로 전면에 내건 작품들은 그리 호감이 가지 않는다. 오랫동안 적잖은 영화들을 봐오며 시나브로 쌓인 후천적 방어본능이라고나 할까. 돌이켜보면 당대 걸작 칭호를 받았던 유사 소재 영화들에서 그리 큰 감흥을 받지 못한 탓이 클 것이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시리즈를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초기작 (1995)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범죄현장의 유일한 생존자가 털어놓는 진술과 회고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성공한 저예산 상업영화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후 숱한 영화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발한 반전으로 평가받는 마지막 장면은 앞서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이...

    1243호2017.09.04 16:25

  • [터치스크린]중국자본 투입된 이미지의 성찬
    중국자본 투입된 이미지의 성찬

    제목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원제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nsand Planets감독 뤽 베송출연 데인 드한, 키라 델러비인. 리한나, 에단 호크, 클라이브 오웬상영시간 137분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개봉 2017년 8월 30일호들갑이었다.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역사적 도킹. 1975년의 일이다. 소련의 소유즈와 미국의 아폴로호가 도킹했다. 나는 ‘꼬리가 붙은 개’마냥 어딘가 모르게 볼썽사납게 붙어 있는 두 우주선 그림을 열심히 스케치북에 그렸다. 동네 어른들이 내 그림솜씨를 칭찬했다.뤽 베송 감독의 인생작 를 보면서 떠올랐던 어린 시절 추억이다. 소유즈와 아폴로가 도킹하던 때는 냉전이 한창이었다. 우주공간은 동서화합의 상징이었고 미래의 평화였다. 내친 김에 외계문명과의 ‘조우’ 역시도?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외계인 침공 이야기는 지구이자 ‘땅’(earth)에 ‘그들’이 내려왔다.영화 의 무대는 28세기...

    1242호2017.08.28 16:37

  • [터치스크린]장산범-한국 공포영화의 새 가능성
    장산범-한국 공포영화의 새 가능성

    제목 장산범 (The Mimic)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00분장르 미스터리, 공포감독 허정출연 염정아, 박혁권, 허진, 신린아, 방유설, 이준혁개봉 2017년 8월 17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일단 어원부터 알아보자. ‘장산범’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산 이름인 ‘장산(獐山)’과 호랑이를 뜻하는 우리말 ‘범’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단어 그대로는 장산과 인근에 거주하는 호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엄밀히 그것은 호랑이도 그와 유사한 동물도 아니다. 그렇게 보이는 ‘무엇’일 뿐이다.장산범을 보았다는 사람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대부분 홀로 산길을 가다가 마주친다. 마치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사람이 아닌 그것은 온몸이 매우 곱고 촘촘한 털로 덮여 있다. 목격한 사람들에게 큰 해가 없었으니 이후 다른 이들에게도 이야기가 전해졌을 텐데, 그것이 사람들에게 위협적이고 실제 공격당한 사람들이 있다는 주장...

    1241호2017.08.21 15:45

  • [터치스크린]언론적폐는 아직 살아있다
    언론적폐는 아직 살아있다

    제목 공범자들영제 Criminal Conspiracy감독 최승호출연 최승호, 김경래, 김보슬, 이용마, 김민식, 김장겸, 고대영, 김재철, 백종문, 길환영, 이명박상영시간 105분개봉 2017년 8월 17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한 달쯤 전이던가. 땡볕이 내리쬐는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그를 봤다. 최승호 PD. 같은 행사를 ‘취재’하러 온 것이었다. KBS 새노조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연 고대영 사장 퇴진 집회였다. 무더운 날씨에 카메라 삼각대를 어깨에 메고 행사장으로 걸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영화 들의 영문제목은 ‘criminal conspiracy’다. 형사정책 이론에서 흔히 ‘범죄 공동모의’로 번역하는 단어다. 영화는 묻는다. 누가 ‘범죄’를 기획했는가. 기획자는 누구이며, 공동모의한 하수인들은 누구인가. 영화를 만든 최승호 PD는 지난 2012년 해고되었다. 그는 범죄의 피해자다. MBC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좌측 상단에서 그의...

    1240호2017.08.14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