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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치스크린]사색적이고 따뜻한 러브스토리
    사색적이고 따뜻한 러브스토리

    제목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미국러닝타임 92분장르 판타지, 로맨스, 멜로감독 데이빗 로워리출연 루니 마라, 캐시 애플렉, 롭 자브레키, 리즈 프랑케개봉 2017년 12월 28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교외의 아담하고 낡은 집에 살고 있는 작곡가 C(캐시 애플랙 분)와 연인 M(루니 마라 분)은 행복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가끔 알 수 없는 불안이 찾아들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믿음과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고 둘의 관계는 더욱 단단하게 결속된다. 그러나 어느 날 C가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으며 한없이 계속될 것만 같던 행복은 끝이 난다. C는 유령이 된다. 저승으로 통하는 통로를 거부한 채 집으로 걸어 돌아온 그는 조용히 M의 곁에 머물며 그녀를 바라본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누군가는 떠나고 남은 이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하얀 천을 뒤집어 쓴 익숙한 유령의 모습만큼이나 흔한 제목의 작품이지만 ...

    1259호2018.01.02 16:08

  • [터치스크린]초현실적인 시공간, 1987년
    초현실적인 시공간, 1987년

    제목 1987감독 장준환주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상영시간 129분등급 15세 관람가개봉 2017년 12월 27일영화를 보고 난 다음 전화했다. “어 그래, 오늘 저녁에 시사회 한다고 하더라.” 아, 저는 기자시사회로 방금 봤어요. “영화 찍는다고 감독도 만났는데 실명으로 영화에 등장시켜도 되냐고 묻더라. 뭐 상관없다고 답하긴 했는데.” 이종창. 이한열이 쓰러졌을 때 뒤에서 그를 안았던 인물. 그의 캐릭터는 영화에서 실명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나는 그에게 영화의 고증에 대해 물었다. 그래도 꼼꼼하게 챙긴 듯하다. 여전히 내가 알고 있는 1987년 박종철·이한열 등 ‘그들’의 동선과 다른 부분은 있지만.역시 1987년을 다룬 최규석의 만화 는 6월항쟁 때 소나기를 맞으며 도로에 누워 농성을 하던 주인공이 진지모드로 ‘승리’를 확신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이제야 최종적으로 승리했다. 다행히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과 등...

    1258호2017.12.26 18:59

  • [터치스크린]최근 흥행공식 ‘미나리 김밥’ 답습
    최근 흥행공식 ‘미나리 김밥’ 답습

    제목 신과 함께: 죄와 벌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40분장르 판타지, 드라마감독 김용화출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개봉 2017년 12월 20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소방관인 김자홍(차태현 분)은 화재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다 목숨을 잃는다. 저승으로 올라간 그는 삼차사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과 동행해 망자의 길에 오른다. 49명을 환생시키면 본인들도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는 삼차사들은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이라면서 48번째 환생이 유력해 보이는 자홍을 반기며 도우려 하지만 정작 자홍의 태도는 비협조적이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의 지옥을 거치며 일곱 지옥대왕들의 심판을 받는 동안 삼차사의 예상과 달리 자홍의 생에 얼룩진 불의와 악행의 기록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그의 환생 가능...

    1257호2017.12.19 14:07

  • [터치스크린]이 감독이 벌써 거장이라고?
    이 감독이 벌써 거장이라고?

    제목 세 번째 살인원제 三度目の殺人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주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 히로세 스즈상영시간 125분등급 15세 관람가개봉 2017년 12월 14일밤길, 잡초가 우거진 갈대밭을 걷는 남자와 뒤쫓아가는 남자. 흉기를 휘두른다. 뒤쫓아가던 남자는 쓰러진 남자의 머리를 계속 몽키스패너로 내리친다. 살인자의 얼굴에 피가 튄다. 이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다. 가만. 인적이 드물기는 하지만 저러면 누군가 신고를 할테고 소방차가 출동할 텐데? 남자의 목적은 완전범죄가 아니었다. 영화의 시작 부분이다.거장이라니, 아직 이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영화 포스터에 그렇게 써 있다). 1962년생, 아직 50대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386세대다. 첫 장편영화 가 나온 게 1996년이다. 입봉 21년차에 거장이라니, 앞으로 한 10년이 지나면 영화의 ‘신(神)’이라고 떠받들 기세인가.그럴 분위기다. 그냥 이야기꾼이 아니다. 고도로 ...

    1256호2017.12.11 17:45

  • [터치스크린]흑백화면에 담은 낯섦과 동경
    흑백화면에 담은 낯섦과 동경

    제목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Merry Christmas Mr. Mo)제작연도 2016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01분장르 드라마감독 임대형출연 기주봉, 오정환, 고원희, 전여빈, 유재명, 김학선개봉 2017년 12월 14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냉소적이고 무뚝뚝한 중년의 이발사 모금산(기주봉 분)은 보건소에서 난데없는 암 진단을 받는다. 쳇바퀴 돌 듯 무료하게 반복되던 일상에 찾아온 변화라기엔 너무 가혹하다. 고통 때문인지 억울함 때문인지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주먹으로 베개를 내려치기도 하고, 평소 다니는 수영장에서 매일 마주치면서도 외면해 왔던 젊은 처자와 서먹하게 맥주도 마셔보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고심하던 금산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이 다하기 전에 꿈꾸던 일들을 실현하기로 각오하고 서울에 올라가 있는 영화감독 지망생 아들 스데반(오정환)과 연인인 예원(고원희)을 불러들인다. 그리곤 찾아온 두 사람에게 짧은 시나리오를 건네며 자신이 ...

    1255호2017.12.04 16:37

  • [터치스크린]난데없는 등장, 뜬금없는 장면들
    난데없는 등장, 뜬금없는 장면들

    제목 프리파이어원제 Free Fire감독 벤 휘틀리출연 샬토 코플리, 킬리언 머피, 브리 라슨, 아미 해머, 잭 레이너, 샘 라일리상영시간 91분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개봉 2017년 12월 7일보스턴의 밤. 히피 스타일의 남자들과 한 명의 여자가 거래를 한다. ‘옷차림이 요즘은 아니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으로 영화의 시놉시스를 찾아보니 1978년이 시대적 배경. 그것을 암시하는 자막이나 이야기가 영화 속에 나오던가. 불법 총기 구입이다.총을 구매하고자 하는 쪽은 아마도 IRA 쪽으로 보이는데-명시적으로 소속이 언급되진 않는다. 애초 구하고자 했던 총은 M-16이었으나 무기 밀매업자들이 가지고 나온 총들은 AR70이었다. 어찌어찌 거래가 성사되는가 싶었는데, 거래 전날 다툼이 있었던 양측 관계자들이 치고 받고 싸우기 시작하면서 결국 악무한적인 총싸움으로 거래는 망쳐지고 만다. 어쨌든 돈가방을 들고 튀는 사람이 최종 승자였을까? 끝.덧붙일 ...

    1254호2017.11.27 16:12

  • [터치스크린]화려하고 막강한 그들만의 리그
    화려하고 막강한 그들만의 리그

    제목 저스티스 리그 (Justice League)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미국러닝타임 119분장르 액션, 판타지감독 잭 스나이더출연 벤 애플렉, 갤 가돗, 제이슨 모모아, 레이 피셔, 에즈라 밀러, 헨리 카빌개봉 2017년 11월 15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8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에 대한 기억은 특별하다. 장난삼아 우스꽝스럽게 가사를 바꿔 부르던 주제가도 아직까지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쉽게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만날 수 없었던 당시엔 TV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슈퍼 히어로물이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사진이나 입소문을 통해 어렴풋이 동경했던 슈퍼맨·배트맨의 실체를, 그리고 TV 드라마를 통해 린다 카터의 훤칠한 미모에 열광했던 원더우먼을 만화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웠지만 이들이 함께 등장한다는 사실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덕분에 그 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아쿠아맨까지 친숙한 영웅이 되었다....

    1253호2017.11.21 09:59

  • [터치스크린]잃어버린 5시간의 상흔과 치유
    잃어버린 5시간의 상흔과 치유

    제목 미스테리어스 스킨(Mysterious Skin)감독 그렉 아라키원작 스콧 하임출연 조셉 고든 레빗, 브래디 코베 외상영시간 105분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개봉 2017년 11월 23일나는 언젠가 우리의 그때를 다룬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1991년. 여러 기억과 함께 남아있는 장면은 내가 살던 왕십리의 서민촌이다. 늦은 밤, 코딱지만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의 미로를 지나 산꼭대기에 올랐다. 공터에 앉아 한강을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행렬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10년 뒤, 20년 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그렉 아라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1995)의 감독이다. 군대를 다녀오고 집처럼 드나들던 신촌 시네마테크의 낡은 책장에 줄줄이 꽂혀 있던 그의 영화들에 끝내 손이 가지는 않았다. 퀴어 장르는 취향이 아니다. 잘 모른다. 그건 아마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1252호2017.11.14 14:24

  • [터치스크린]가장 ‘인간’적인 친구에 대한 기억
    가장 ‘인간’적인 친구에 대한 기억

    제목 내 친구 정일우 (Jung il-woo, My Friend)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84분장르 다큐멘터리감독 김동원출연 정일우, 전주희, 신명자, 김동원, 김우열개봉 2017년 10월 26일등급 전체 관람가아직 왕성하게 활동 중인 한 젊은 배우의 죽음이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한 일주일이었다. 영화계의 반응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와 관련한 시사회를 비롯한 거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되었다. 꽤 오랫동안 영화 관련 일을 했지만 익숙지 않은 풍경이다. 그는 우리들에게 어떤 존재였기에 너나 할 것 없이 비통에 잠겨 있고 슬픔에 기꺼이 동참하는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여기 다른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이 있다. 화려한 삶을 살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그의 인생을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 감독은 자신의 유일한 목소리이자 무기인 카메라를 들었다. 그래서 영화 를 평가함에 있어 적어도 그 안에 담고 있는 ‘진심’은...

    1251호2017.11.06 16:06

  • [터치스크린]폭력의 씨앗-전주영화제가 인정한 화제작
    폭력의 씨앗-전주영화제가 인정한 화제작

    제목 폭력의 씨앗 (The Seeds of Violence)제작연도 2017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82분장르 드라마감독 임태규출연 이가섭, 정재윤, 김소이, 박성일개봉 2017년 11월 2일등급 미정공식적으로 소개된 줄거리만 보고는 스릴러 영화일까 생각했다. ‘꿈에도 그리던 하룻밤의 외박이 서로에 대한 불신과 폭력 속에 누군가를 색출해내야 하는 지옥 같은 시간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필자의 지나친 상상에 불과했다. 뭐 오해의 원인은 그냥 개인적 취향 탓이었다고 해두자. 임태규 감독은 그보다는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디디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군복무 중인 일병 주용(이가섭 분)은 분대원들과 함께 단체 외박을 나온다. 모처럼 답답한 병영을 벗어난 금쪽 같은 시간이건만 상전 노릇하는 고참들도 모자라 군생활에 적응이 더딘 후임병 필립(정재윤 분)까지 함께 동행하고 있다는 현실에 주용의 마음은 영 편치가 않다. 막사를 빠져나와 근처 ...

    1250호2017.10.31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