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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치 스크린]퍼스트 맨
    퍼스트 맨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질문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과연 그들이 달에 발을 디디게 만든 근본적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제목 퍼스트 맨 (First Man)제작연도 2018년제작국 미국러닝타임 141분장르 드라마감독 데이미언 셔젤출연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 카일 챈들러개봉 2018년 10월 18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근래 한국관객들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모험영화에 후하다. 2013년 <그래비티>(알폰소 쿠아론 감독)를 시작으로 <인터스텔라>(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2014), <마션>(리들리 스콧 감독, 2015) 등 유사소재 작품들의 선전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모든 SF영화들이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소위 정통 SF라 불리는 장르의 영화들은 그리 대접받는 부류가 아니었다. 여전히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SF...

    1299호2018.10.22 14:14

  • [터치스크린]청설-다시 찾아온 대만의 대표적 로맨스
    청설-다시 찾아온 대만의 대표적 로맨스

    1980년대의 홍콩 느와르만큼은 아니지만 일본이나 홍콩, 그리고 한국에서도 꽤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만 청춘 로맨스’의 대표격이다.제목 청설원제 廳說 (팅슈어 tingshuo)감독 청펀펀주연 펑위옌, 진의함, 천옌시상영시간 110분등급 전체관람가재개봉 2018년 10월풋풋하다. 뭐 그렇다. 사랑에 논리란 없는 법이지. 대책 없이 빠져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니던가. 나이도 국경도 신체조건도 넘어서는 거라고 하지만. 그런데 영화 중반을 넘어서면서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졌다. 대학 다닐 때 여름이면 농활이라는 걸 갔다. 마지막 날, 졸린 눈을 비비며 하는 평가 자리에서는 이런 말이 매년 고정 레퍼토리로 오간다. 농활은 농촌봉사활동의 줄임말이 아니다, 농민과 학생들의 계급연대다, 가만! 학생이 계급이라고? 소부르주아지가 아닌가? 10여일의 극기훈련이었다고 하면 우리는 참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분들&rsquo...

    1298호2018.10.15 14:18

  • [터치스크린]베놈-괴물에서 영웅으로 탈태한 외계생명체
    베놈-괴물에서 영웅으로 탈태한 외계생명체

    제목 베놈(Venom)제작연도 2018년제작국 미국러닝타임 107분장르 액션, SF, 코미디감독 루벤 플레셔출연 톰 하디, 미셀 윌리엄스, 리즈 아메드, 스콧 헤이즈개봉 2018년 10월 3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한동안 대작이라 불릴 만한 할리우드 상업영화가 없던 터라 미국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화 <베놈>의 개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할리우드의 장기인 대규모 SF 액션 장르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슈퍼 히어로물인 데다, 내놓는 족족 승승장구하고 있는 마블 코믹스 소속의 캐릭터 영화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개봉 전부터 여기저기서 불안한 풍문들이 나돌았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원작 캐릭터의 특성상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나와 주길 은근히 바랐던 팬들의 기대와 달리 완성된 영화는 PG-13 등급을 받았다. 관계자들의 구체적 발언이 근거로 제시되며 제작사가 등급을 낮추기 위해 많은 장면을 자진 삭제했다는 의혹들...

    1297호2018.10.08 15:03

  • [터치스크린]암수살인-아무도 모르는 살인의 슬픔과 울분
    암수살인-아무도 모르는 살인의 슬픔과 울분

    영화 <암수살인>은 모처럼 의심의 여지를 주지 않는 수작이며 외형적 규모보다는 작품의 내실에 있어 큰 장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제목 암수살인 (暗數殺人/ Dark Figure of Crime)제작연도 2018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10분장르 범죄, 드라마감독 김태균출연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개봉 2018년 10월 3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추석 대목을 겨냥한 전례 없는 한국영화 대란의 판도가 어느 정도 가닥을 드러냈지만 아직 열기와 흥분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 또 한 편의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중견감독 김태균이 연출을 맡은 <암수살인>은 그동안 완성도나 흥행 면에서 꾸준히 평균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며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명맥을 잇고 있는 범죄 스릴러물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솔직히 제목이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모호하기까지 하다. 농담 삼아 ‘야한 살인’이냐며 섹시...

    1296호2018.10.01 14:15

  • [터치스크린]더 블랙-‘신화’가 될 뻔한 박근혜 정권 탄생의 흑역사
    더 블랙-‘신화’가 될 뻔한 박근혜 정권 탄생의 흑역사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쪽은 경제민주화 공약만이 아니라 ‘촛불’도 도둑맞은 셈이라고 감독은 영화를 통해 말하고 있다.제목 더 블랙(The Black)감독 이마리오프로듀서 이상욱출연 박주민, 김창일, 안근영, 이상훈, 전직검사 X(김중기 분)개봉 2018년 9월 13일상영시간 68분관람등급 전체관람가그를 다시 만난 곳은 정권이 바뀌고 난 뒤, 경북 성주 소성리였다. 다큐를 찍는 것은 아니고 그냥 돕고 있다고 했다. 이마리오 감독. 그와 그의 작업에 대해 <주간경향>의 ‘주목! 이 사람’ 코너에서 소개했었다. 당시 작업명은 ‘메멘토모리’(죽음을 기억하라)였다. 누구의? 이남종씨다. 1973년 광주 출생. 조선대 영어영문학과 졸업.영화는 감독이 강원도 시골에 낙향해 있다가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은 이씨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전혀 면식이 없던 사람이...

    1295호2018.09.17 14:22

  • [터치스크린]물괴-액션, 판타지, 미스터리를 사극에 담다
    물괴-액션, 판타지, 미스터리를 사극에 담다

    허구의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인 만큼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 등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을 텐데 꼬박 만 1년 이상의 시간이 투자된 <물괴>의 후반작업은 어느 정도 완성도를 성취한 듯 보인다.제목 물괴 (物怪/ Monstrum)제작연도 2018년제작국 한국러닝타임 105분장르 액션 판타지감독 허종호출연 김명민, 김인권, 혜리, 최우식, 박성웅, 박희순, 이경영개봉 2018년 9월 12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여름성수기의 아쉬움을 뒤로 한 극장가는 발 빠르게 추석명절 준비에 돌입했다. 명절인 만큼 외국영화보다 한국영화들이 좀 더 유리한 입장인 것은 사실인데 운만 좋으면 연말까지 흥행세를 이어가는 갑절장사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유독 한국영화의 경쟁이 치열하다. 나름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배급사들이 각자 비장의 카드로 내놓은 작품은 <명당>, <물괴>, <안시성&...

    1294호2018.09.10 15:23

  • [터치스크린]충격과 공포-외면받았던 이라크 침략의 진실
    충격과 공포-외면받았던 이라크 침략의 진실

    특종이 묻힌 매체의 입장에서 주관적인 억울함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이들이 연달아 특종을 내는 주요 고비 고비마다 ‘저쪽’에선 물타기 정보를 흘려 그 특종기사들을 물먹였다.제목 충격과 공포원제 Shock and Awe제작연도 2017감독 로브 라이너출연 우디 해럴슨, 밀라 요보비치, 토미 리 존스, 제임스 마스던상영시간 91분영화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개봉 2018년 9월 6일이제는 이게 역사가 되었군. 감회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들 부시가 항공재킷 차림으로 미국 항공모함에 내려 종전을 선언한 며칠 뒤, 기자는 한국의 긴급구호팀과 함께 국경수비대가 사라진 시리아 측 국경을 넘어 이라크에 들어갔다. 14박15일간의 그 취재기간이 돌이켜보면 가장 안전한 때였다. 여러 번 오가서 익숙하던 바그다드 인근의 다리 난간에 불에 탄 미군 병사의 시신이 걸린 외신 보도를 본 것은 그 후 1년쯤 지난 뒤였다.그리고 2018년 ...

    1293호2018.09.03 14:43

  • [터치스크린]트라이앵글-9년 만에 정식 국내 개봉 미스터리 수작
    트라이앵글-9년 만에 정식 국내 개봉 미스터리 수작

    단순한 자연 재난물처럼 흘러가던 영화는 의문의 유람선이 등장하며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서스펜스를 쏟아내기 시작한다.제목 트라이앵글 (Triangle)제작연도 2009년제작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러닝타임 99분장르 스릴러, 판타지감독 크리스토퍼 스미스출연 멜리사 조지, 리암 헴스워스, 마이클 도맨, 엠마 렁개봉 2018년 8월 29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한풀 제대로 꺾인 무더위만큼이나 극장가의 흥행 열기도 누그러든 분위기다. 성수기인 방학과 휴가를 겨냥해 경쟁적으로 개봉했던 대작들의 분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흥행전선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틈새를 노린 중소규모 작품들의 각축은 더욱 치열해졌다. 저예산이지만 규모에 뒤지지 않는 작품성을 내세운 아트하우스 영화와 강한 개성으로 똘똘 뭉친 형형색색의 장르영화들이 꾸준히 개봉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만들어진 지 한참 지났지만 국내에 뒤늦게 소개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최근 크...

    1292호2018.08.27 14:49

  • [터치스크린]서치-인터넷·CCTV 뿐인 새 ‘영화문법’
    서치-인터넷·CCTV 뿐인 새 ‘영화문법’

    미국에 사는 한국계 가족. PC 화면과 CCTV, 인터넷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는 장면만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니! 전형적인 서스펜스 스릴러다. 귀에 익은 통화연결음. 관객들은 큰 문제가 생겼음을 눈치챈다.제목 서치원제 Searching감독 아니쉬 차간티주연 존 조, 데브라 메싱, 조셉 리 외러닝타임 101분개봉 2018년 8월 29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옆좌석에 앉은 젊은 흑인 친구는 이륙한 지 한참 뒤까지 휴대폰을 놓지 않았다. 좁은 기내창을 배경으로 인증 셀카를 인스타그램에 막 올린 참이었다. 곁눈질로 살짝 봤다. “OoooooA!”라는 감탄사를 입으로 내는 대신 그 조그만 휴대폰 창에 손가락을 놀려 써놓았다. 약 2시간이 지나고 다른 공항에 비행기가 도착하자 이 친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다시 인스타그램에 접속한 일이었다. 그의 인터넷 친구들이 주렁주렁 품평을 달아놓은 것을 미소 띤 얼굴로 보다가 히죽히죽 웃곤 했...

    1291호2018.08.20 14:37

  • [터치스크린]목격자-현실적 소쟁 안주한 허구적 한계
    목격자-현실적 소쟁 안주한 허구적 한계

    들어가야 할 재료들은 충분히 다양하게 들어가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소 밋밋한 감정을 이끌어낸 작품들로 기억된다. 어쩌면 그가 사회와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방관까지는 아니더라도 소극적이기 때문일까?2013년 여름 공개된 허정 감독의 <숨바꼭질>은 관객들에게 이전까지와 다른 영화 체험을 선물했다. 아파트나 골목처럼 흔히 마주치고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공간을 끔찍한 폭력의 무대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현실적 공포를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개봉 직전까지는 아무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지만 롱런에 ‘생활밀착형 스릴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키며 크게 환영받은 이 작품은 이후 관객들에게는 유사소재의 기대를, 제작자들에겐 새로운 노다지의 희망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기대는 충족되지 못했다. 비슷한 형태의 기획이 있다는 이야기들은 많이 들려왔지만 정작 완성까지 이른 작품은 거의 없었고 눈에 띄는 성공작도 없었다. 스릴러 장르에...

    1290호2018.08.13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