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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탐색]시계는 모든 것을 통제한다
    시계는 모든 것을 통제한다

    라이프니츠, 뉴턴 그리고 시간의 발명토마스 데 파도바 지음 박규호 옮김·은행나무·1만6000원오늘날, 시계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스마트폰, 컴퓨터, 승용차 등 시계가 없는 곳은 없다. 시계는 모든 것을 통제한다. 근무시간과 학교생활 심지어 자유로운 여가시간까지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초단위로 측정하는 시계가 만들어진 건 불과 400년 전 일이다. 이 책은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오늘날 우리를 시시각각 몰아붙이는 시간 발명의 역사를 쫓는다.이 책의 중심이 되는 두 인물은 뉴턴과 라이프니츠다. 그들이 태어났던 1640년대만 하더라도 시계에는 분침과 초침이 없었다. 태양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측정하던 것이 더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1670년대 분과 초를 계산하는 진자시계가 등장하면서 시계의 정확도는 높아졌다. 사람들의 일상도 시계에 맞춰 엄격하게 관리되었다.뉴턴과 라이프니츠는 시간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관념을 갖고 있었다. 미적분 우선권...

    1183호2016.06.27 14:27

  • [신간 탐색]전 세계로 퍼진 이탈리아의 맛
    전 세계로 퍼진 이탈리아의 맛

    맛의 천재알레산드르 마르초 마뇨 지음 윤병언 옮김·책세상·2만3000원‘피자’라는 이름이 문서에 처음 등장한 것은 서기 997년이다. 공작 마리노 2세가 메르코와 파사나 부부와 체결한 임대계약서에서다. 부부로부터 방앗간을 빌린 공작은 일정량의 곡식으로 임대료를 지불해야 했다. 피자도 임대료의 일부였다. “더불어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당신과 당신의 자손들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임대료로 피자 열두 판과 돼지고기의 어깨살 및 콩팥을 지불해야 하고, 부활절에도 이와 비슷하게 피자 열두 판과 닭 몇 마리를 지불해야 한다.”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도 피자의 기원으로 추정되는 음식을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베르길리우스의 의 기록에 나오는 ‘포카차’를 ‘피자’의 기원으로 추측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음식을 준비했고, 통보리로 만든 커다란 포카차를 마치 테이블이라도 되는 양 잔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그 잡곡으로 만든 둥그런 접시 위에 과일과 음...

    1182호2016.06.20 16:03

  • [신간 탐색]여성의 분노·슬픔, 남성의 반성
    여성의 분노·슬픔, 남성의 반성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경향신문 사회부 사건팀 기록 및 채록 정희진 해제·나무연필·9800원5월 17일 서울 서초동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됐다. 많은 이들이 사건 현장 인근의 강남역 10번 출구 외벽에 자신의 생각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기 시작했다. 포스트잇이 철거되기 직전인 5월 22일 밤, 사회부 기자 5명이 현장의 포스트잇을 최대한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수집된 포스트잇 중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1004장에 적힌 텍스트가 그대로 책에 옮겨졌다.이 책의 해제를 쓴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평범한 시민이라면, 여성혐오가 인류 역사의 기반이라는 것은 상식”이라고 적었다. 가부장제 사회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가르친다. 남성이 정신이라면 여성은 육체, 남성이 이성이라면 여성은 감정이다.가부장제 사회는 ‘정신과 이성’은 ‘몸이나 감정’보다 우월하다고 가르친다. 집단으로서의 여성과 남성은 서로 마주보고 ...

    1181호2016.06.13 14:06

  • 문제에 대한 고매한 목적의식

    반지성주의를 말하다우치다 다쓰루 엮음김경원 옮김·이마·1만4800원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교육가인 우치다 다쓰루는 지성을 ‘앎의 자기쇄신’으로 정의한다.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무지란 지식의 결여가 아닌 지식의 포화상태다. 미지의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가 바로 무지다. 그렇다면 지성은 지적인 틀 자체를 그때마다 새롭게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지성은 개인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현상이다. 다음과 같은 활동들도 지성이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옛날 일을 떠올리기도 하고,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기도 하며, 미루고 있던 다림질을 하고 싶어진다면, 그야말로 지성이 활성화했다는 구체적인 징후다.” 그때까지 생각나지 않았던 일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 하고 싶어지게 된다면, 그 힘이 곧 지성이다.반면 반지성주의자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반지성주의의 대변인은 대개 학식이 없거나 교양이 없지 않다. ...

    1180호2016.06.07 16:08

  • [신간 탐색]개인적 치료 넘어 사회적 해법을
    개인적 치료 넘어 사회적 해법을

    일터괴롭힘, 사냥감이 된 사람들류은숙 외 지음·코난북스·1만5000원갑질, 실적 강요, 꺾기, 저성과자 해고, 열정페이, 감정노동. ‘일터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그 양상을 달리하며 노동자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공익인권변호사단체 희망을만드는법에 따르면 이런 ‘괴롭힘’을 호소하는 사례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인권단체들도 비슷한 고민이 늘었다. 일터에서 노조 파괴나 탄압 등과는 또 다른 “전통적인 노동 용어로는 잡히지 않는” 미묘한 괴롭힘 문제가 점점 심해졌다. ‘괴롭힘’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상담이나 심리치료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다. 책은 ‘일터괴롭힘’을 심리적인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을 경계한다. “사회문제를 심리문제로 접근해 치료하기, 개별 노동자의 정신적 문제를 과장하는 경향을 우려했다.”책의 지은이들은 개인적 치료를 넘어 사회적 해법과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고민에서 관련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이 책은 지난 2년...

    1179호2016.05.30 17:07

  • [신간 탐색]인류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강
    인류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강

    강의 이야기를 듣다신진철 지음·글항아리·1만7000원신화와 역사, 예술을 넘나들며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서 깊은 강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개발이라는 패러다임에 갇혀 파헤쳐진 강이 아닌, 인간 삶의 다양한 풍경을 간직한 강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15년 넘게 시민단체에서 하천 살리기 운동을 해온 환경운동가다.강에 대한 이미지는 다양하다. 첫 번째는 풍요다. 그리스의 철학자 헤로도토스는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나일강이 범람하고 난 때마다 물속도 물밖도 온갖 생물로 가득찼다. 사막 한가운데에 나일강의 범람이 만든 기름진 토양이 자리했다. 보리와 옥수수, 포도, 수박, 대추야자 같은 작물을 길러냈다. 정화·치유도 강이 갖는 이미지다. 예수가 요르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일은 기독교에서 큰 사건이다. 예수의 생애에서 개인의 삶이 끝나고 구원자로서의 삶이 시작되는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예수가 세례를 받았다는 요르단강 유역의 베다니아는 기독교인의 성지로...

    1178호2016.05.23 15:07

  • [신간 탐색]희화화한 페미니즘 부활을
    희화화한 페미니즘 부활을

    배드 걸 굿 걸수전 J 더글러스 지음 이은경 옮김·글항아리·2만3000원미국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는 여성이다. 여성 국무장관은 더 이상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다. TV 드라마에는 여성 변호사, 여성 외과전문의, 여성 경찰국장, 여성 판사가 등장한다. 리얼리티 TV쇼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이 남성 참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불개미, 이구아나와 사투를 벌인다. 대중매체가 보여주는 여성의 힘은 더 이상의 성차별은 없다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학자 크리스타니 호프 소머스는 여학생들에 밀린 남학생들이 새로운 ‘제2의 성’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그러나 현실은 어떨까. 여성의 상위 다섯 가지 직업은 여전히 비서, 간호사, 초등 및 중학교 교사, 계산원, 상점 판매원이다. 현실에서 CEO나 고위공무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여전히 현실에서 여성은 불평등에 처해 있다. 그렇다면 대중매체가 퍼뜨린 여성의 삶과 현실 속 여성의 삶의 괴리는 어떤 부작용을 낳을까?...

    1177호2016.05.16 14:49

  • [신간탐색]미국 역사에 대한 세 가지 질문
    미국 역사에 대한 세 가지 질문

    미국인의 역사 1·2폴 존슨 지음·명병훈 옮김·살림옛 각권 3만8000원책은 “미국의 창조는 인류 최대의 모험이다”라는 서술로 시작한다. 저자는 미국이 정치적·경제적·군사적으로 초강대국일 뿐 아니라 인류가 이룩해온 모든 발전의 정점에서 실험과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한다. 책이 미국 역사에 대한 일방적인 칭송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저자는 책머리에 미국의 역사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미국은 건국 당시 불가피한 죄를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 건설로 속죄했는가. 사사로운 이익 추구의 욕구와 야망을 공동체적 이상과 이타주의로 통합했는가. 인류의 본보기가 될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대담한 기획을 완성했는가. 저자는 개척시대와 건국과정에서의 폭력과 야만을 누구보다도 똑바로 응시한다. 그러면서도 건국 단계부터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의 완성’이라는 목표가 있었다는 것이 ‘미국사’만의 특징이며, 이것이 결국 인류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라는 게 저자의...

    1176호2016.05.10 15:25

  • [신간 탐색]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인간의 길을 가다장 지글러 지음·모명숙 옮김 갈라파고스·1만8000원“혁명가라면 풀이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마르크스는 친구 바이데마이어에게 이렇게 썼다.지은이는 현 시대를 세계적인 금융자본계 신흥재벌 올리가르히의 전제정치 시대라고 말한다. 올리가르히는 소수자에 의한 지배, 즉 과두정치를 뜻하는 그리스어 올리가키에서 유래한 단어다. 전 세계의 올리가르히들이 공적 담론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들은 ‘도덕적 명령’을 놓치고 말았다는 게 지은이의 진단이다. 이 ‘도덕적 명령’은 ‘남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성은 내 안의 인간성을 파괴한다’는 칸트의 인식을 토대로 한다. 도덕적 명령은 결국 연대성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인간은 다른 인간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가고 성장하고 발전한다. 관계의 비밀이 존재의 비밀보다 훨씬 크다.”그러나 도덕적 명령이 상실된 ‘올리가르히의 시대’에서 연대성에 대한 희망은 그저 망상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지은이는 마...

    1175호2016.05.03 10:57

  • [신간탐색]책임성 있는 회계는 왜 필요한가
    책임성 있는 회계는 왜 필요한가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제이컵 솔 지음·정해영 옮김·전성호 부록 메멘토·2만200원돈의 흐름을 기록하는 일, 즉 회계의 역사는 돈의 역사만큼 뿌리 깊다. 도로를 건설하건 전쟁을 하건,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도자들은 국가의 자산을 추적하고 정치를 관리하기 위해 회계에 의존했다.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개인적 회계기록을 바탕으로 을 썼다. 안토니우스의 예처럼 부실한 회계기록을 남겼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공격받는 이유가 됐다. 130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에서 등장한 복식부기는 오늘날 회계학의 근간이 됐다. 이때 만들어진 ‘대차균형’이라는 개념은 행정부나 기업의 지도자들에게 재무적·정치적 책임성을 묻고 심판하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회계의 발달과정은 재무적 책임을 묻고 맡기는 과정의 발달과정이나 다름 없었다.책은 회계를 매개로 인류의 문명사를 탐구한다.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700여년에 걸친 회계의 역사를 살펴보며 재무적...

    1174호2016.04.25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