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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탐색]사라진 예술 걸작들의 수난사
    사라진 예술 걸작들의 수난사

    불타고 찢기고 도둑맞은릭 게코스키 지음·박중서 옮김·르네상스·1만7000원바이런의 회고록은 친구들에 의해 사라져버렸다. 생전에 바이런은 자신의 회고록을 출간하려고 했지만, 바이런의 친구들은 바이런이 죽자 그가 남긴 회고록을 불살라 버렸다. 시인의 사후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다.회고록이 불에 타버렸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은 불에 타버린 두 권의 회고록의 내용을 추측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살아 생전 바이런은 ‘미치고, 나쁘고, 알고 지내기 위험한’ 시인이라는 평판을 받았던 만큼 회고록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사람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어쩌면 회고록의 실제 내용은 생각보다 평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수도 있지만, 회고록이 재가 되어 사라져버림으로써 본래 가치보다 어마어마하게 큰 관심을 받게 된다.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던 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모나리자는 2년 후에 다시 발견됐는데, 이탈리아 액자 제작자가 큰 돈을 벌 욕심에 ...

    1073호2014.04.21 15:50

  • [신간 탐색]글쓰기에 대한 유명작가의 고집
    글쓰기에 대한 유명작가의 고집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레이먼드 챈들러 지음·안현주옮김 북스피어·1만2800원전업 작가라면 적어도 하루 네 시간은 일정한 시간에 글쓰기 외에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에 꼭 글을 쓸 필요는 없다. 글을 쓰기 위해 굳이 애쓸 필요도 없고, 그저 책상에 앉아 멍하게 창밖을 바라봐도 좋다. 단 글이 안 써진다고 해서 다른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책을 읽어도 안 되고, 음악을 들어도 안 된다. 규칙은 간단하다. 글을 쓰거나 아니면 아무 일도 하지 말 것. 그러다 보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레이먼드 챈들러의 글쓰기 규칙이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1940~1950년대에 활동했던 미국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가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웅’으로 더 유명하다. 하루키는 “내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소설은 도스토옙스키와 챈들러를 한 권에 담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에세이 ‘챈들러 방식’에서 챈들러의 글쓰기 규칙에 적극적으로 동의를 표한다. 헤...

    1072호2014.04.14 18:04

  • [신간 탐색]귀를 여세요, 이해의 문이 열립니다
    귀를 여세요, 이해의 문이 열립니다

    듣기의 철학와시다 키오카즈 지음·길주희 옮김·아카넷·1만5000원일본에서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상대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대상은 의과·간호학과 대학생, 내과·외과 전문의, 암 전문의, 정신과의, 간호사였다. 설문조사는 “환자가” 나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의료 전문가인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라고 물었다.선택지는 다섯 개였다. ①그런 말씀 마시고 조금만 더 힘내세요. ②그런 것까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③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④그 정도로 많이 아프시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⑤이미 끝났어. 이런 기분이 드시는군요.정신과 전문의를 제외한 대부분은 ①번 혹은 ③번을 선택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정신과 전문의들은 ⑤번을 선택했다. 얼핏 보면 ⑤번은 환자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것이 환자의 말을 확실하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대답이라고 말한다. ①번, ③...

    1071호2014.04.08 19:04

  • [신간 탐색]친근하고 인간다운 한국 이야기
    친근하고 인간다운 한국 이야기

    살아있는 한국 신화신동흔 지음·한겨레출판·3만원천지왕, 대별왕, 소별왕, 당금애기, 강림도령, 원강아미, 할락궁이, 황우양씨….이들은 우리 민간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나 헤라클레스는 익숙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오히려 우리 민간 신화 주인공들의 이름은 생소하다. 이 책은 ‘신화, 그리고 신’ ‘삶과 죽음, 삶 너머의 삶’ ‘신화의 인생’ ‘우리 곁에 신, 우리 안의 신’ 등 총 4부에 걸쳐 생소하면서도 친근한 한국의 신들과 그들의 세계를 보여준다.지은이는 한국 신화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으로 ‘인간다움’을 꼽는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중국 신화의 기괴함과도 다른 소박하고 서민적인 특징이 한국 신화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한국 신화 속 신들은 원래는 인간이었던 존재다. 한국 신화의 신성은 선택받은 이들의 고귀한 삶이 아니라 버림받은 사람들의 한스러운 삶에서 나온다. 바리, 오늘이, 할락궁이, 광양 땅 삼형제, 거북이...

    1070호2014.03.31 17:11

  • [신간 탐색]대학생이 바라본 대학의 기업화
    대학생이 바라본 대학의 기업화

    노영수 지음·후마니타스·1만5000원대학의 기업화는 20여년 전부터 한국 대학사회를 지배해온 흐름이었다. 1996년 삼성은 성균관대를 인수했고, 이듬해에 성균관대는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다. 1980년대 대학 민주화 운동의 산물로 생겨난 총장 직선제는 성균관대 이후 대부분의 사립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현재는 국립대에서조차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이 없다. 총장 직선제가 폐지되면서 CEO 총장의 전성시대가 시작됐고, 대학은 스스로 기업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성균관대의 뒤를 이은 건 중앙대였다. 2008년 5월, 두산그룹은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를 인수했다. 두산재단 6년, 중앙대에서는 대학 기업화의 갖가지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기업의 입맛대로 대학의 수장이 앉혀지고, 학문 단위가 재편됐으며, 커리큘럼이 고쳐졌다. 성과급형 연봉제의 도입으로 교수들은 두산의 사원이 됐다. 교수, 학생, 교직원을 망라한 2만500...

    1069호2014.03.24 19:37

  • [신간 탐색]서당의 가치, 사제지간 관계맺기
    서당의 가치, 사제지간 관계맺기

    한재훈 지음·갈라파고스·1만2800원오늘날 공부의 가치는 ‘쓸모’로 매겨진다. ‘쓸모’는 현실성, 유용성, 효율성에 따라 판별된다. 지금 현재, 이왕이면 작은 노력으로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쓸모 있는 공부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단순히 쓸모라는 기준에 맞춰서만은 살아갈 수 없다. 쓸모를 찾는 지금의 영리함은 내일의 어리석음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지금 당장의 효율성만을 좇는 사람들에게 ‘오래된 공부’의 가치를 말한다. 스스로를 ‘전통 서당의 마지막 은혜를 입은 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지은이는 서당 공부의 경험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혜로운 참고체계로 작동”했다고 말한다.서당 공부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관계 맺기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동문 학우들과의 관계인데 관계 맺기의 핵심은 바로 선택이다. 제자가 될 사람이 훌륭한 스승을 찾아가는 것으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 맺기는 시작...

    1068호2014.03.18 09:52

  • [신간 탐색]한·일 국교 50주년, 4기로 나눠보면
    한·일 국교 50주년, 4기로 나눠보면

    정재정 지음·역사비평사·1만6000원한국과 일본은 곧 국교 재개 50주년을 맞이한다. 국교 재개 이후 50년 동안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공유하면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그러나 지금 한·일관계는 정상회담을 열지 못할 정도로 불편한 최악의 관계에 놓여 있다. 지은이는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적·종합적인 관점에서 현대 한·일관계의 역사를 균형감각을 가지고 재구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하며 한·일관계사를 4기로 나눠 설명한다. 제1기(1945~1965)는 한국과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야기된 ‘과거사’를 정리하고 국교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 시기다. 이 시기는 한국과 일본이 14년에 걸친 마라톤회담을 전개한 시기다. 이른바 ‘한일회담’이다. 제2기(1966~1979)에는 한국과 일본이 한일조약을 체결하여 대등한 국가로서 국교를 재개했다. 하지만 경제 면에서는 일본과 ...

    1067호2014.03.11 15:23

  • [신간 탐색]맹목적이 아닌 ‘좋은 가족’의 정의
    맹목적이 아닌 ‘좋은 가족’의 정의

    몸문화연구소엮음·은행나무·1만6000원가족의 조건은 무엇일까. 결혼으로 얽히고 핏줄로 묶였을 때에야 비로소 가족일까. 피는 물보다 진하니 괴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미워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하는 것이 가족일까. 이 책은 가족의 조건을 재정립한다. 가족은 족보라는 형식에서 벗어나, 정서적 유대와 사회적 평등이라는 내용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가족이라는 단어는 맹목성을 품고 있다. ‘가족이니까’ ‘가족끼리 무슨 말이 더 필요하냐’는 말들은 이러한 맹목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 책은 이러한 가족의 맹목성을 거둬낸다. 가족이라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문제는 ‘좋은 가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가족’이 아니라면 가족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구성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폭력을 감수하게 하며, 상처를 남긴다면 차라리 해체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가족이 해체될 수 있다는 주장은 뒤집...

    1066호2014.03.04 11:00

  • [신간 탐색]자발적 복종에 의한 현대 감시사회
    자발적 복종에 의한 현대 감시사회

    지그문트 바우만, 데이비드 라이언 지음·한길석 옮김·1만5000원·오월의봄현대사회는 일상적으로 감시 권력이 작동하는 사회다. 개인의 사적 권리가 중요시되고, 오늘날 대중들의 감시에 대한 경계의식은 대단히 높아졌다. 하지만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의 감시사회가 단순히 감시 권력에 의해서만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의 감시사회는 현대인들의 자발적 복종에 의해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이 책은 지그문트 바우만과 데이비드 라이언의 이메일 대담으로 이루어졌다. 바우만은 2000년대 이후 현대사회의 ‘유동성’을 분석하는 ‘유동하는 현대’ 시리즈를 펴내 주목을 받았다. 데이비드 라이언은 캐나다 퀴즈대학의 사회학과 교수로 1990년대부터 감시 연구에 집중해 왔다. 지은이들은 현대의 감시가 조지 오웰이나 푸코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중앙에 단단하게 고정된 파놉티콘적 감시와 달리 현대의 감시는 조건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복...

    1065호2014.02.25 15:46

  • [신간 탐색]약소국 입장에서 바라본 20세기
    약소국 입장에서 바라본 20세기

    타리크 알리, 올리버스톤 지음·박영록 옮김·1만3000원·오월의봄올리버 스톤은 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영화감독이다. 그의 영화 중에는 베트남전의 허위를 밝힌 정치영화들이 많다. 실제로 그는 미군 보병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급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것은 상당 부분 베트남전 참전의 경험 때문이다.타리크 알리는 영국의 진보지 의 편집위원이다. 파키스탄인이지만 대학 재학 중 군사독재에 맞서 저항하다가 파키스탄 정부에 의해 입국이 불허돼 영국에서 망명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인류의 역사가 폭력으로 얼룩진 것은 부르주아 문명 때문이라고 말한다.이 책은 이 두 사람이 역사에 대해 7시간 동안 나눈 대담을 담고 있다. 올리버 스톤은 2012년 10부작 TV 다큐멘터리 를 발표했는데, 그 과정에서 타리크 알리에게 자문을 구했다. 두 사람은 대담에서 20세기의 역사를 돌아본다.지난 20세기 역사는 비참했다. 세계대전을 ...

    1064호2014.02.18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