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문제로맹 가리 지음·이재룡 옮김·마음산책·1만3000원소설가 로맹 가리의 산문집이다. 그는 자신의 시대가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산문은 시대와 불화했던 소설가의 한바탕 쏘아붙임이다. 문장의 속도는 숨가쁘고 그가 골라낸 표현들은 종종 극단적이다. 그는 무엇보다 이데올로기가 품고 있는 폭력성을 혐오했다. 교조적 이데올로기에 대항해 그가 옹호했던 것은 ‘인간적 여지’다. 이데올로기는 과학과 객관화라는 명분으로 인간적 여지를 박탈했다. 전체주의를 비롯해 마르크스주의도 프로이트주의도 모든 현상을 자신의 이데올로기로 환원하려 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각자의 지적 왕국은 제각기 인간 정신에 대한 총체적 제국이 되기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사실주의, 탈신비화, 환상의 실종도 ‘인간적 여지’를 없애버렸다. 이 또한 그가 통탄해 마지않는 시대의 증상들이었다. 그 중 그가 못내 애석해 했던 것은 여성의 탈신비화다. 그런 맥락에서 양성 평등에 대한 그의 입장은 일...
1103호2014.11.24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