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여성들 ‘말을 알아듣는 꽃’“11월혁명 기념일을 이렇게 초라하게 맞는 것은 정말 쓸쓸합니다. ‘짜르’왕조의 철쇄를 끊은 이 빛나는 날을 맞이하기 위해서 당시 러시아 여성들이 바친 피와 노력은 참으로 위대하였지요. 우리도 그 무섭고 악착한 지하운동시대에도 이날이 닥쳐오면 어떻게 하던지 동무들끼리 서로 만나서 축하하고 힘을 얻고 하던 것이었는데 해방이 되었다는 이 땅에서도 옛날과 똑같은 마음으로밖엔 이날을 맞이할 수밖엔 없군요.”찾아간 날이 11월혁명 기념일이라 여사는 세련된 경상도 어조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주 웃는 얼굴이나 이마에 감출 수 없는 주름살은 한없이 험한 풍상을 이야기하는 낡은 나무같이 그러나 튼튼하고 어디까지나 미루나무같이 외로우면서도 자신 있는 인상을 준다. “북조선에서는 성대하게 이날을 기념할 겁니다. 필수과업의 한 가지로 남녀동등권 법안이 실시된 거기서는 몇천 년을 두고 잃어버렸던 여성들의 권리를 도로 찾을 수가 있잖았어요...
812호2009.02.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