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대 ‘순문학의 길’ 홀로 걷다“게쇼.”굵은 목소리였다. “예.”“이거 땜질 좀 해주슈.”“예에, 해드리죠. 잠깐만 기다리세요.”노인은 키가 훤칠하고 나이에 비해서 건강한 체구였다. 젊었을 때는 꽤 미남일 성싶은 얼굴이었다. 척 보기에 범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남한말을 써서 궁금증이 더했다. 나는 정중하게 물어보았다. “실례지만 뭐 하시는 분이시죠?”“…”그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어디서 본 얼굴 같기도 했다. 땜질하면서 나는 그의 얼굴을 곰곰이 뜯어보았다. 한참 동안 생각해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나는 물어나 보자 하고 다시 말을 걸었다. “혹시, 글 쓰시는 분 아니십니까?”“…”해방되면서 ‘현대일보’ 주간 맡아에 나오는 대문이다. ‘남파공작원’ 김진계 선생이 불러주는 것을 보고문학가 김응교가 간추린 것으로, 8·15부터 70년대 첫무렵까지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채기들이 서리서리 담겨 있는 값진 적바...
822호2009.04.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