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모음집은 상당히 많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 모음집은 물론, 고전 중에서 가려 뽑은 작품을 한데 묶은 작품집도 쉽게 볼 수 있다. 모음집은 낱권으로 출간되기도 하고 간혹 전집 형태로 출간되기도 한다. ‘한국문학전집’ 같은 식의 전집 형태로 된 모음집이라면 대부분 작품 선정위원들의 이름이 책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낱권으로 출간하는 모음집에는 선정협회나 위원, 엮은이의 이름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것이 권위와 신뢰를 나타내기도 하기에 출판사 측은 이를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듯하다. 꽤 방대하고 고급스럽게 포장한 모음집이 한 권 출간됐다. 대개 모음집은 시나 소설 중 한 분야만 골라 엮는다. 하지만 이 책은 시와 소설을 함께 모았다. 작품을 선정해 엮은 사람은 영미비평계의 거목 중 한 사람인 헤럴드 블룸이다. 블룸이 모은 작품은 주로 19세기 이전의 것이다. 전적으로 블룸의 개인적인 성향과 평가에 따라 가려 뽑은 작품들이지만 세계 문학에서 하나같이 고...
761호2008.02.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