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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한국을 들썩이는 ‘수능의 실질’
    한국을 들썩이는 ‘수능의 실질’

    수능 해킹문호진, 단요 지음·창비·2만3000원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시행된 지 올해로 31년째. 어느 때라고 관심이 적었겠느냐 마는, 최근엔 내내 화두다. ‘킬러 문항’이나 ‘사교육 카르텔’이 개혁 대상으로 호명되는가 하면 학원가 스타 강사가 연예인처럼 인기를 모은다.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뉴스가 이어질 때마다 입시판도 들썩인다. 수능은 도입 목적에서 변질한 지 오래고 최근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수능 출제방식이 고도화할수록 수험생들이 대형학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도 공고해졌는데, 저자들은 수능에 대처해온 사교육계의 작업을 ‘수능 해킹’이라 부른다. 수능의 진화가 공교육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실전 모의고사 문제 출제가 어떻게 문화이자 산업으로 자리 잡았는지 과정도 담겼다. 현재 의사로 일하는 문호진과 SF소설 작가인 단요는 사설 모의고사 문제를 내본 경험자들이다. 수험생, N수생, 학원 강사, 조교, 교사 등을 두루 인터뷰해 ‘수능의 실질...

    1585호2024.07.03 06:00

  • [신간]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

    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 변재원 지음·김영사·1만7800원국내 첫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돼 동물 종 보전 등의 역할을 하는 청주동물원에서 일하는 수의사의 에세이다. ‘동물 입장에서 동물원은 필요 없다’, ‘야생동물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다’, ‘좋은 동물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등은 저자를 비롯한 청주동물원 수의사들과 동물보호단체, 환경부가 모두 인정한 대원칙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동물원을 전부 없애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당장 동물원을 없애면 이미 인간에게 길든 5만여 마리의 동물은 어디로 가야 할까. 그러니 지금 최선의 답은 ‘동물을 위한 제대로 된 동물원’을 만드는 일이다. 저자는 병든 동물을 치료하는 병원이 되고, 인간에게 터전을 빼앗긴 야생동물의 보호소를 넘어 동물을 위한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한다. 그의 꿈은 외래 동물을 사들여 가두고 관람과 전시를 중심으로 하는 동물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동물원이라는 세계의...

    1583호2024.06.19 06:00

  • [신간]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아마존 디스토피아알렉 맥길리스 지음·김승진 옮김·사월의책·2만7000원이 책의 원제는 ‘풀필먼트(Fullfillment)’다. 미국 유통 플랫폼 기업 아마존의 물류배송 시스템을 가리키는 용어로 ‘완수’ 또는 ‘일괄처리’를 뜻한다.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선임기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아마존의 풀필먼트 시스템이 만들어낸 디스토피아를 고발한다. 저자가 만난 아마존 물류배송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건강을 위협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 아마존은 선거자금 후원, 회전문 인사, 로비 등을 통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물류센터·고용증대 등을 내세워 지방정부들에는 조세 혜택을 얻어낸다. 이 전략은 지역적 격차와 불평등을 키운다. 아마존 디스토피아를 막으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22년 아마존에 첫 노조가 결성됐다. 저자는 정부·정치권의 역할을 주문한다. 신자유주의 기치를 내건 기업의 탐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정치적 결단과 민주적 통제...

    1582호2024.06.12 06:00

  • [신간] 노동의 미래 위해 뭘 할 것인가
    노동의 미래 위해 뭘 할 것인가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이철희 지음·위즈덤하우스·2만원“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한국의 2022년 합계출산율(0.78)을 듣고 머리를 움켜쥔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의 영상이 지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윌리엄스 교수의 걱정대로 한국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소멸위기를 맞을까.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이자 인구경제학자인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책에서 인구 감소라는 미래는 정해져 있지만, 노동시장의 앞날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통계에 근거해 인구 변화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노동시장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여성과 장년의 노동 참여를 더 활성화하고, 외국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입하며,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도입해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방안이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와 사회가 당장의 저출생 해소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할 방안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처음 쓰는 ...

    1580호2024.05.29 06:00

  • [신간] 도로는 어쩌다 지옥이 됐을까
    도로는 어쩌다 지옥이 됐을까

    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정희원, 전현우 지음·김영사·1만7800원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수도권 직장인의 출퇴근 소요 시간은 83.2분이다. 긴 이동 시간은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건강을 해친다. 직장에서 생산성도 떨어뜨린다. 고된 출퇴근 길을 피하려 비싼 값을 치르고 ‘직주(직장과 주거)근접’을 택하기도 한다. 저자인 이동철학자 전현우와 노년의학자 정희원은 건강하고 행복한 이동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대중교통의 문제, 기후위기에서 이동의 미래를 살펴본다. 정희원은 차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자국 내 어디든 대중교통으로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게 한 싱가포르를 예로 든다. 빠르고 쾌적한 대중교통 구축에 많은 돈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론 건강 증진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도 효과적이다. 저자들은 언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라는 자동차가 실은 도로를 ‘편안한 지옥’으로 만...

    1579호2024.05.22 06:00

  • [신간] 약사도 모르는 ‘진짜 약’ 이야기
    약사도 모르는 ‘진짜 약’ 이야기

    식후 30분에 읽으세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지음·이매진·1만6800원1990년에 창립해 의약품 안전성과 접근권을 향상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벌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약이 꼭 필요한 사람부터 안 먹어도 되는 약을 먹는 사람, 돈 되는 약만 팔려는 제약회사, 약이 있어도 받지 못하는 환자들까지 약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이 책은 아플 때뿐 아니라 늙어도, 살쪄도, 작아도, 피곤해도 약을 찾게 하는 사회를 꼬집는다. 자연스러운 노화를 병이라 여기게 하는 안티에이징 산업이 노인 차별과 여성 차별에 연결된 현실을 지적하고,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해답을 발기부전치료제에서 찾는 남성들도 비판한다.심각한 부작용이 염려되는 비만치료제의 문제점과 약으로 키를 크게 하고 살을 빼려는 사람들을 둘러싼 모순을 비판하고, 피임약을 여성의 자기 결정권 강화와 의약품 접근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일터에서 병에 걸려 건강도 일자리도 잃은 노동자...

    1579호2024.05.22 06:00

  • [신간] 동물권을 말할 또 하나의 이유
    동물권을 말할 또 하나의 이유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데이비드 M. 페냐구즈만 지음·김지원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800원진흙탕에 빠진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오랑우탄을 봤다. 곤경에 처한 이를 불쌍히 여기고 도우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마음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그 강력한 증거가 꿈이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인간만 꿈을 꾼다고 여겼지만 개와 고양이 그리고 새도 꿈을 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례로 수화를 배운 침팬지는 자면서도 손을 움직이며 이야기한다. 금화조가 노래를 부를 때의 뇌 활동 패턴은 수면 상태에서도 일정 기간 나타난다. 과학철학자인 저자는 동물이 꿈을 꾼다는 여러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동물 역시 인간처럼 상상력과 의식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식이 있어야 꿈도 꾸기 때문이다. 가령 어미의 엄니가 잘리는 모습을 본 새끼 코끼리와 어미가 사냥꾼에게 살해당한 모습을 본 고릴라는 한참이 지나도 악몽을 꾼다. 동물이 감정과 의식을 가진 존재라면 동물을 대하...

    1578호2024.05.15 06:00

  • [신간] 자기 계발과 자기 착취 사이
    자기 계발과 자기 착취 사이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마크 코켈버그 지음·연아람 옮김·민음사·1만5000원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기술과 관련된 담론을 이끌며 세계적 명성을 쌓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기술철학자 마크 코켈버그가 AI 시대에 자기 계발의 의미를 묻는다.요즘 사람들은 기술 발달에 따른 일자리 감소 전망과 함께 평생 학습과 끝없는 자기 계발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측정과 분류, 비교와 검색, 정보 제공 기능을 갖춘 편리한 기술 도구를 활용해 업그레이드된 자기 계발을 수행하고 잉여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지속해서 자신에게 채찍질한다.저자는 기술 발달로 무한히 확장하는 자기 계발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강박적인 자기 계발 문화를 탈피할 새로운 시각을 모색한다. 해로운 자기 계발 문화를 형성한 근원을 찾기 위해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해 스토아 철학, 기독교 전통, 루소와 근대인문주의, 실존주의까지 자기 관리와 수양 문화의 뿌리가 되는 사상을 탐구하고 자아에 대한 집착이 만연해진 사회...

    1578호2024.05.15 06:00

  • [신간] 작업복으로 가늠한 노동좌표
    작업복으로 가늠한 노동좌표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오월의봄·1만9800원작업복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이 쓰레기 소각장, 건설 현장, 산불 현장 등 10곳의 일터를 찾아 기록한 이야기는 작업복이 노동환경과 안전, 차별과 깊이 얽혀 있음을 알려 준다. 작업복은 사고 위험에서 노동자를 보호해주고, 작업 편의를 높여주는 것이어야 하는 데 오히려 불편하고 위험하게 하고, 심지어 차별적이다. 서울의 한 자원순환센터의 경우 재활용품 선별위원들이 뜨겁고, 날카로운 물건이 섞인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데 회사는 용도에 맞지도 않는 장갑을 턱없이 적은 수량을 지급했다. 피복비로 책정된 예산을 가로채는 회사도 있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남성 신체를 기준으로 제작된 작업복을 스스로 수선해 입어야 한다. 그나마 용접 장갑이나 보호구는 수선도 불가능하다. 여객기 여성 승무원의 몸에 꽉 끼는 유니폼은 성 상품화된 이미지를 강요할 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1577호2024.05.08 18:00

  • [신간]페미 노무사가 페미 노동자에게
    페미 노무사가 페미 노동자에게

    일터에서 지지 않는 법이슬아 외 지음·숨쉬는책공장·1만8000원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여성 노무사 4명의 실전 현장 코칭을 담았다. ‘페미니스트가 페미니스트에게 알려주는 노동법’ 모임에 속한 4명의 여성 노무사가 함께 쓴 첫 책이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에서 만난 이들은 권리를 모르거나 알고도 당하는 다양한 여성을 만났다.혹자는 고용돼서 일하는 사람이 법을 안다고 무엇이 달라지냐고 묻는다. 아울러 여성을 위한 노동법과 남성을 위한 노동법이 따로 있냐고도 묻는다. 이들은 체념 섞인 질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답한다. 노동법을 아는 만큼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다른 노동법 책들과 구분되는 것은 저자인 4명의 여성 노무사가 ‘여자 됨’과 ‘노동자 됨’ 그리고 ‘노무사 됨’을 교차해 가감 없이 풀어내는 점이다. 노무사이기 전에 여성이자 노동자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많은 고충을 함께 겪은 사람으로서 동시에 노동자를 대변하는 법 전문가로...

    1576호2024.05.0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