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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죄 없는’ 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죄 없는’ 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에이트 베어스 글로리아 디키 지음·방수연 옮김·알레·2만2000원우리는 곰을 보고 귀여움과 친근감을 느낀다. 단군신화 속 ‘웅녀’를 비롯해 곰에 얽힌 설화도 많아 인간에 친숙한 동물이다. 곰이 멸종위기에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곰이 어떤 생태환경에서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지 얼마나 알고 있을까.지구상에는 8종의 곰이 있다. 로이터통신 기후·환경 분야 특파원인 저자가 사료와 현장 탐사를 바탕으로 8종의 곰에 관해 썼다. 생존과 번성이 어려운 대왕판다, 터전을 잃어가는 안경곰, 웅담 채취 농장에서 사육된 반달가슴곰, 서식지를 배회하는 느림보곰, 해빙 감소로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의 이야기다. 서식지가 파괴된 탓에 곰이 사는 곳이 인간 거주지와 가까워지면서 위기는 더 커졌다. 인간과 충돌해 죽는 미국흑곰과 불곰이 그렇다. 저자는 “곰은 죄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8종의 곰 가운데 이번 세기말까지 번성할 곰은 대왕판다와 미국흑곰, 불곰 등 셋뿐이라고 전한...

    1592호2024.08.21 06:00

  • [신간] 가상세계서 과소 보호되는 아이들
    가상세계서 과소 보호되는 아이들

    불안세대 조너선 하이트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4800원 스마트폰 세계를 배회하며 비교와 주의 분산, 자극에 시달린 아이들 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여자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무너뜨리고 일상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방대한 데이터와 연구 결과로 증명한다. 남자아이들이 온라인 포르노와 게임에 중독돼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발달하지 못하는 과정도 추적한다.저자는 현실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세계의 과소 보호가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며 국제사회가 10대의 스마트폰·SNS 사용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규제가 능사가 아니며 위험이 과장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10대를 향한 온라인상의 성적 착취와 엽기 챌린지, 사이버불링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책은 병적 징후가 포착되는 지금,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규제를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아동기는 신체 놀이...

    1591호2024.08.14 06:00

  • [신간] 화성이 ‘인류의 비상구’일까
    화성이 ‘인류의 비상구’일까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아메데오 발비 지음·장윤주 옮김·북인어박스·1만7500원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내 거주지, 우주복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7월 11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20년 안에 100만명이 화성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주요 국가들도 달을 비롯한 우주 탐사에 열을 올린다. 한국에서도 지난 5월 27일 우주항공청이 출범했다. 머잖아 우주여행이 보편화하고 나아가 누군가는 화성으로 이주해 살 수 있을까.이탈리아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인류의 우주 이주’의 꿈을 실현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과학적 관점에서 탐구했다. 다른 행성에 인간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생물학적으로 인간이 우주에서 적응할 수 있는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할 가치가 있는 일인지를 묻고 답한다. 저자는 또한 우주 탐사 여정에서 ‘우주적 존재로서 인간’이 지켜야 할, 신중한 태도를 주문한다. 그가 ...

    1590호2024.08.07 06:00

  • [신간] 음모론은 왜 살아남을까
    음모론은 왜 살아남을까

    페이크와 팩트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김보은 옮김·디플롯·2만5800원물리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인 저자가 흑역사의 논리적 오류를 탐색한 책이다. 죽어 변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살인자로 몰린 교황, 19세기 미국 대륙횡단 철도사업 당시 뱀 기름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아 억만장자가 된 판매원, 혐오의 생산자이자 범죄 용의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 등을 통해 우리가 속는 오류를 추적한다.주변을 파악하는 인간의 능력과 호기심은 문명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본능 때문에 인간은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무작위로 발생한 사건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거나 자신이 관찰한 결과만을 토대로 추론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정치적 상황도 영향을 끼친다. 1950년대 중국 공산당은 참새를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며 기생하는 부르주아의 상징’으로 여기고 중국에서 박멸시킨다. 유일한 천적이던 참새가 사라지자 대륙에는 메뚜기 떼가 들끓었고, 1...

    1589호2024.07.31 06:00

  • [신간] 민주주의, 그 한계 너머의 것들
    민주주의, 그 한계 너머의 것들

    민주주의,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애덤 셰보르스키 지음·이기훈, 이지윤 옮김·후마니타스·2만3000원‘평등’을 지향하는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로 택한 사회에서 왜 불평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을까. 비교정치학자인 애덤 셰보르스키는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평등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평등하다’는 명제는 시민 각 개인의 특성을 포함한 개념이 아니라 익명성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셰보르스키는 평등뿐만 아니라 자기 통치(자치), 자유 등 민주주의의 이상적 가치들이 현실에선 한계가 있음을 역사적·현대적 사례와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자치’의 주체인 인민은 단수형이지만, 현실에서 복수의 인민이 추구하는 질서는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자기 생각과 다른 정권이 집권하는 걸 목도한다.셰보르스키는 민주주의가 ‘할 수 없는 것’, 즉 한계를 아는 것은 도리어 민주주의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또 민주주의의 한계를 알아야 선동·폭력의 정치로...

    1589호2024.07.31 06:00

  • [신간]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세상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세상

    필터월드카일 차이카 지음·김익성 옮김·미래의창·2만1000원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 뜨는 옷·화장품 광고를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 최근에 검색하지도 않았는데, 머릿속에서만 생각했던 정보가 뜰 때는 왠지 서늘한 느낌마저 든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전속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인 카일 차이카는 인터넷 어디서나 우리를 따라다니는 광고 등 모든 정보가 알고리즘과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차이카는 알고리즘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상을 ‘필터월드(Filter world)’라고 부른다. 흔히 맞춤형 정보는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리즘 네트워크 안에서 우리의 감각과 인식이 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한다.만약 현실세계에서 기계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이나 책을 추천해준다면 어떨까. 낯설고 거슬릴 것이다. 차이카는 인터넷 공간에서 자동 추천에 대해 낯섦과 거슬리는 감각이 없어진 것은 “알고리즘이 스스로 생각하지 말 것을 다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더 정교한 알고리즘...

    1588호2024.07.24 06:00

  • [신간] 민주공화국이 탄생한 순간
    민주공화국이 탄생한 순간

    헌법의 순간박혁 지음·페이퍼로드·1만9000원1948년 제헌국회 회의록을 토대로 제1대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 헌법을 어떻게 제정했는지 추적한 책이다. 책이 다루는 기간은 1948년 6월 23일부터 7월 12일까지의 20일이다. 이 기간 국회 본회의장에 헌법 초안이 상정돼 헌법안이 통과된다. 그리고 7월 17일에 정식으로 대한민국 헌법이 공표됐다.저자는 대한민국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제헌국회를 뒤흔든 논쟁을 통해 민주공화국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미래를 보여준다. 당시 제헌 국회의원들은 노동권 보장(이익균점권), 여성의 권익 확충(남녀 혼인동권과 축첩 폐지), 공동체 정의 실현(친일파 청산), 보편 인권의 보장(신체의 자유와 고문받지 않을 권리), 무상 의무교육의 필요성 등 중차대한 가치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논쟁을 보면, 당대인이 꿈꾸던 미래가 곧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그간 잊고 있던 오래된 미래를 발굴해 정치체제 변화에...

    1588호2024.07.24 06:00

  • [신간] 전쟁이 낳은 비극 오키나와
    전쟁이 낳은 비극 오키나와

    오키나와 스파이김숨 지음·모요사·1만9000원1945년 태평양전쟁 당시 오키나와 서쪽의 작은 섬 구메지마에서 실제로 발생한 학살 사건을 다룬다. 일본군이 선량한 주민 20명을 ‘미군의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무참히 살해한 ‘구메지마 수비대 주민 학살 사건’이 소설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역사적 기록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쓰인 이 소설은 오키나와의 상황과 전쟁 양상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당시 오키나와 구메지마에서는 무간지옥이 펼쳐졌다. 스파이 혐의로 민간인들이 일본도와 총검에 처형됐고,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이 비통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대 소년들은 이웃을 칼로 찔러 죽였다. 전쟁의 폭력과 스파이 공포증이 섬을 뒤덮은 결과다.구메지마의 주민 학살은 ‘스파이’라는 한 단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태였다.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화가 쌓이면서 다양한 균열과 파열음을 냈다. 작가는 섬에서 진동하는 전쟁의 폭력과 죽음을 둘러싼 다층적인 상황을 예리...

    1587호2024.07.17 06:00

  • [신간] ‘수용화된 삶’의 부정의
    ‘수용화된 삶’의 부정의

    수용, 격리, 박탈신지영 외 지음·김보람 외 옮김·서해문집·3만3000원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수용소, 난민 등에 관해 연구해온 문학자·사학자 17명이 100년의 시공간을 아우르며 ‘추방당한 존재들’에 대해 추적한다. 전쟁이나 재해에 휘말려서, 장애와 질병이 있다는 이유로, 미등록 이민자라는 신분 때문에···. 사회로부터 구분 지어져 어딘가에 수용되거나 격리돼 존엄을 박탈당한 이들의 삶은 동아시아 100년사의 “가장 어둡고 긴 그림자”이다.이 책은 각종 감호시설이나 폐쇄병동, 외국인보호소, 한센인 마을, 장애인 시설, 노숙인 쉼터 등이 ‘질서’라는 명분에 따라 ‘보호’라는 이름을 내걸고 만들어진 ‘오늘날의 수용소들’이라고 해석한다. 이 같은 ‘사회적 수용소’에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어떻게 커지는지를 짚는다. 엮은이 신지영은 ‘여는 글’에서 지난해 대구의 한 공단에서 통근버스에 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도망치게 돕다가 단속차량을 들이받아 징역형을 선고받...

    1587호2024.07.17 06:00

  • [신간]사고는 왜 불평등하게 일어날까
    사고는 왜 불평등하게 일어날까

    사고는 없다제시 싱어 지음·김승진 옮김·위즈덤하우스·2만3000원한 세기 동안 벌어진 사고를 탐구하며 사고의 증가가 구조적 불평등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 역작이다.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교통사고, 산업재해, 재난 등을 통해 ‘사고’라는 말이 어떤 죽음과 손상을 감추고 그것이 반복되게 만드는지 밝혀낸다. 이를 위해 과실, 조건, 위험, 규모, 낙인, 인종주의, 돈, 비난, 예방, 책무라는 10가지 키워드를 연결한 뒤 촘촘하고 풍성한 논의로 확장해 나간다. 논의는 무너진 시스템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예방 가능한 비극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한국에서 반복되는 재난에 무기력감을 느끼는 이들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싶지 않은 이들, 위험 사회의 불안을 비난이나 낙인으로 해소하지 않으려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추천사에서 “때때로 우리는 세계에 대해 생각하던 방식을 바꿔놓는 책을 만난다. 이제까지 ‘사고’라는 단...

    1586호2024.07.1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