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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말콤 해리스 지음·이정민 옮김·매일경제신문사·2만6000원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실리콘밸리 중심지 팔로알토의 역사를 담았다. 1850년부터 2020년까지 동부에 비해 발전이 미미했던 곳이 어떻게 경제전쟁의 강력한 동력이 됐는지,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모이기 시작했는지 등을 추적해 생생히 담았다. 그 이면에는 약탈과 정복으로 얼룩진 역사가 있었다. 1850년 무렵 골드러시와 함께 시작된 영역 확장 과정에서 이주민들은 원주민 학살을 서슴지 않았고, 원주민의 묘지 위에 실리콘밸리가 싹을 틔웠다.실리콘밸리의 경제 발전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은 릴런드 스탠퍼드다. 스탠퍼드는 변호사로 일하다 정치에 뛰어들어 186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다. 그 후 센트럴퍼시픽 철도 기업 중역으로 일하며 시에라네바다산맥을 통과하는 대륙횡단 노선인 센트럴퍼시픽 철도 건설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대륙횡단 철도는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비용...

    1617호2025.02.26 06:00

  • [신간] 비폭력 저항이 만드는 ‘평화의 세상’
    비폭력 저항이 만드는 ‘평화의 세상’

    전쟁 없는 세상마이켄 율 쇠렌센 지음·최정민 옮김·오월의봄·1만3000원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4년째로 접어들었다. 그사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아이들의 목숨까지도 무참히 앗아가는 전쟁을 목도하는 지금, 인류는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덴마크 출신 사회학자인 저자는 평화주의자 관점에서 전쟁을 멈추는 실천 방안을 고찰한다. 그는 비폭력 저항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가상의 회의론자’가 질문하고 그에 답하는 방식을 통해 논의를 확장한다. 이를테면 ‘우크라이나에 무장 방어가 아닌 다른 대안이 있을까’, ‘실제로 성공한 비폭력 저항의 사례들이 있을까’ 등의 질문에 실용적 관점에서 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비무장 저항의 성공률 비교, 성공 사례 등을 제시하면서 군사주의자들이 폭력의 효용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저자는 인류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쟁이...

    1617호2025.02.26 06:00

  •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사생활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안진이 옮김·더퀘스트·1만7500원1341년 영국 런던 방해죄 재판소에 “이웃이 깨진 창문으로 자신의 정원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 조치해 달라”는 한 여성의 고소가 접수됐다. 현장 검증을 마친 재판부는 이웃에게 창문을 수리하라고 판결했다. 사생활의 권리(프라이버시)가 처음 법적으로 인정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책은 중세부터 현대까지 프라이버시의 역사를 살펴보며 사생활이 적극적인 투쟁을 통해 얻어낸 것임을 밝혀낸다. 프라이버시 개념은 다채롭게 변해왔다. 중세부터 근대까지는 프라이버시가 개인을 중심에 둔 문화와 관습의 차원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로는 시민의 권리로 확대됐다. 영국 역사학자인 저자는 프라이버시가 현대사회에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우려한다. 컴퓨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술 발달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활용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저자는 이를 두고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

    1616호2025.02.19 06:00

  • [신간] 인간이 문제일 뿐…나쁜 동물은 없다
    인간이 문제일 뿐…나쁜 동물은 없다

    나쁜 동물의 탄생베서니 브룩셔 지음·김명남 옮김·북트리거·2만4000원도시에 흔한 ‘바위비둘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을 따라 서식해왔다. 인간은 비둘기를 길들여 먹기도 하고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했다. 비둘기는 우체부 역할도 했고 ‘평화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비둘기는 ‘날개 달린 쥐’로 전락하고 만다. 쓸모가 사라진 데 반해 개체 수는 급격히 늘었고, 비둘기 똥은 미학적·위생적으로 문제로 받아들여졌다. 비둘기뿐만 아니라 코끼리, 뱀, 고양이, 참새 등도 인간의 ‘친구’와 ‘적’ 사이를 오갔다.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인간은 통제 밖에 있는 동물을 쉽게 ‘유해 동물’로 간주, 악당 취급을 한다. 인간의 특정 동물 퇴치 활동은 종종 생태계 균형을 깨는 일로 이어진다. 다만 저자는 동물을 일방적으로 애호하는 온정주의와도 거리를 둔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

    1616호2025.02.19 06:00

  •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다보스맨피터 S. 굿맨 지음·김하범 옮김·진지·3만3000원매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선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를 두고 해법을 모색한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다보스포럼에선 경제적으로 힘이 센 사람들, 특히 억만장자들의 목소리가 주목받는다. 기업이 주주 외 직원, 환경,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다보스포럼이 시작됐기 때문일 것이다.뉴욕타임스 등에서 경제 담당 기자로 수십 년간 다보스포럼을 취재해온 저자는 억만장자들이 다보스포럼을 통해 공중의 이익을 도모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왜곡하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보스맨’들이 수십 년간 정부의 긴축재정을 주창한 결과, 교육·주택·의료서비스 등의 공공재가 기업 손에 들어갔다. 그 폐해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통해...

    1615호2025.02.12 06:00

  • [신간] 여전히 유효한 ‘여성 편견’과의 싸움
    여전히 유효한 ‘여성 편견’과의 싸움

    숨겨진 여성들케이트 제르니케 지음·정미진 옮김·북스힐·2만2000원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여성 교수 16명이 학교의 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한 과정을 담았다. 분자생물학자인 낸시 홉킨스를 중심으로 모인 MIT 여성 교수들은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차별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실 크기와 급여 내역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정량화해 분석한 결과 여성 교수들이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남성 교수보다 작은 연구실을 배정받고, 같은 직급의 남성 교수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계 명문대 MIT 전반에 퍼져 있던 여성 차별의 구조를 입증한 것이다.당시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는 “MIT가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차별을 인정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세계 과학계에선 커다란 반향이 일었다. 해당 사건은 세계 교육기관 내 과학·기술·공학·수학 부문의 여성들이 어떤 편견에 직면해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회적으로는 미묘하...

    1614호2025.01.29 06:00

  •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바버라 F. 월터 지음·유강은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2020년 10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극우단체 회원들이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의 코로나19 방역에 불만을 품고 주지사 납치 계획을 세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자, 이듬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은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이 사건들은 ‘해프닝’이 아니었다. 내전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이 사건들에서 ‘내전’의 징후를 읽어낸다. 저자는 독재도 민주주의도 아닌 중간 상태, ‘아노크라시(anocracy)’ 상태의 사회에서 내전 발발 위험이 커진다고 본다.저자는 민주주의를 달성한 나라에서 민주주의 쇠퇴와 함께 일어나는 사회·경제·정치적 변화를 주목한다. 인구 구성 형태가 바뀌고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한다. 각종 제도는 약해지고, 소셜미디어가 파벌화 현상을 부추긴다. 극단주의(극우) 세력이 등장한다.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벌인 ‘...

    1614호2025.01.29 06:00

  • [신간] 불평등 완화? 교육의 힘에 달렸다
    불평등 완화? 교육의 힘에 달렸다

    교육과 기술의 경주클라우디아 골딘, 로렌스 F. 카츠 지음·김승진 옮김·생각의힘·3만3000원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과 로렌스 F. 카츠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사회의 ‘교육’과 ‘기술’의 발전상을 추적하면서 불평등 심화 원인을 설명한다. 20세기 숙련 기술 보유 노동자(고학력자)의 소득이 높아져 노동자들 간 소득 불균형이 발생했다. 보통은 이 소득 불균형이 발생한 까닭을 노동자의 숙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진 영향으로 해석한다. 저자들은 이 통념을 반박, 기술 발전보다는 숙련 기술 보유자의 공급, 즉 ‘교육의 약화’가 미국의 불평등 확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20세기 내내 기술은 시기별로 속도를 조금 달리했을 뿐 계속 발전했고, 숙련 기술 보유 노동자에 대한 수요도 계속 높았다. 그런데 교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20세기 초반 보편적 교육제도를 구축해 불평등이 완화됐으나, 20세기 후반엔 교육격차가 발생하면서 ...

    1613호2025.01.22 06:00

  • [신간] 세상의 관점 바꾼 혁신적 과학책들
    세상의 관점 바꾼 혁신적 과학책들

    책을 쓰는 과학자들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제효영 옮김·을유문화사·2만6000원19세기 헝가리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가 쓴 <산욕열의 원인, 이해·예방>(1861)은 많은 여성의 목숨을 살렸다. 당시 유럽은 여성 열 명 중 네 명이 출산하다 사망할 정도로 산모의 사망률이 높았다. 제멜바이스는 책을 통해 “(산모의 높은 사망률은)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산모를 검진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소독제로 손을 씻으면 분만이 안전하게 끝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근거를 제시했다.제멜바이스는 책 출간 당시 비판과 공격을 받아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하지만 수십 년 뒤 책이 전해지고 그의 제안이 실행되면서 산모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 이렇듯 혁신적인 과학책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놓는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2500년에 걸쳐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책들과 그 책을 쓴 과학자들을 조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책의 죽음을...

    1612호2025.01.15 06:00

  • [신간]제국주의적 폭력의 악순환 고리
    제국주의적 폭력의 악순환 고리

    전쟁의 문화존 다우어 지음·최파일 옮김·아르테·5만8000원진주만 공격과 히로시마 폭격, 9·11 테러, 이라크 침공 등의 사건을 통해 폭력과 침략이 정당화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책은 현대 전쟁의 제도적·지적·심리적 병리를 중심으로 제국주의 지배 논리인 근대화와 문명화가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역사적 자료로 고찰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정보 실패와 자기기만이 초래한 선제공격의 비극에서 시작해 테러와 보복으로 이어지는 대량 살상의 그림자를 추적한다. 이어 점령 통치 과정에서 드러나는 민주주의의 역설을 조명하며, 세 가지 측면이 어떻게 제국주의적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만드는지 밝혀낸다.또 개인과 조직이 보이는 문화적 병리와 비합리적 군국주의, 제왕적 통치자의 모순도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과 분단체제 속에 있는 한국에도 시사점을 준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해제에서 “19~20세기 내내 독자적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한 한국인에게 미국이 개입한...

    1612호2025.01.1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