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신간
  • 전체 기사 1,415
  • [신간]세계를 사로잡은 작은 장난감
    세계를 사로잡은 작은 장난감

    레고 이야기 옌스 아네르센 지음·서종민 옮김·민음사·2만4000원레고는 1932년 덴마크의 작은 목공소에서 목각 장난감을 만들며 시작했다. 수없는 위기를 겪은 레고는 사업 초기 요요 열풍에 맞춰 목각 요요 생산에 나섰다가 열풍이 지나가자 엄청난 재고를 떠안으며 휘청거렸다. 레고 브릭(brick)의 초기 모델인 ‘자동결합브릭’을 1949년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이미 비슷한 콘셉트의 브릭이 시장에 나와 있었다.결합력이 개선된 지금의 레고 브릭이 만들어진 건 1958년. 이 브릭은 완벽하게 결합했고, 그 덕분에 더 다양한 구조물을 조립할 수 있게 됐다. 전 세계 다수 국가에서 특허를 받았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1978년 레고 브릭 특허가 만료됐을 때 미국의 장난감 회사가 똑같은 구조의 브릭을 3분의 1 가격에 내놓으며 “레고에 전쟁을 선포한다”고 했다.1980년대 ‘코모도어 64’, ‘닌텐도 게임보이’ 같은 비디오 게임이 출...

    1633호2025.06.18 06:00

  • [신간]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톺아본 백제사 순간들이기환 지음·주류성·3만원서울 송파구에 있는 풍납토성은 한성백제 시기(기원전 18~기원후 475년)에 지어진 토성이다. 성곽에는 백제인의 발자국이 하나 찍혀 있다. 마치 양생 중인 콘크리트에 실수로 찍힌 인부의 발자국처럼. 발자국의 주인은 누구일까. 성 쌓기에 끌려온 백제 장정이 아니었을까. 역사 스토리텔러인 저자는 이 발자국을 보며 건국 시조인 온조왕이 농사철을 앞두고 한창 바쁜 백성을 징발해 성을 고쳐 쌓았다는 <삼국사기> 내용을 떠올린다. 또 진사왕과 개로왕이 백성을 부려 궁궐 중수 등 대형 토목공사를 벌였다가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는 역사적 사실도 되짚는다.2003년 전북 익산시 왕궁리 유적의 한 구덩이에서는 나무 막대기와 밤껍질, 콩류, 참외 씨 등이 나왔다. 처음에는 다들 지하창고인 줄 알았다. 흙에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분석해 보니 편충, 회충 따위가 다량 발견됐다. 창고가 아니라 화장실 유적이었다. 나무 막대기...

    1632호2025.06.11 06:00

  • [신간]뒤흔들린 에너지정책…한국 살길은
    뒤흔들린 에너지정책…한국 살길은

    트럼프2.0과 에너지대전환유승훈, 이재호 지음·석탑출판·2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당선 이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말도 이때 나왔다. 실제로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골자로 한 ‘파리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고, 전기차 보조금 지원, 탄소포집 기술 보조금 등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과 관련된 예산 수백억달러도 전액 삭감했다. 트럼프에게 기후위기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인위적인 요인 때문에 기후가 바뀌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반면 중국과 유럽연합은 완전히 반대 방향을 걷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어떤 길로 가야 할까. 이 책은 트럼프 2기 시대, 에너지를 둘러싼 전 세계 향방을 가늠하고 한국이 처할 운명을 내다본 책이다.저자들은 에너지가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지켜야 할 원칙은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성장이라는 삼각편대다. 에너지 공급 측면에선 액화천연가스(LN...

    1631호2025.06.04 06:00

  • [신간]시대의 어른이 전하는 ‘생존의 길’
    시대의 어른이 전하는 ‘생존의 길’

    촘스키와 무히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사울 알비드레스 지음·최사라 옮김·시대의창·2만원저명한 언어학자이자 비판적 지식인인 노엄 촘스키 교수와 게릴라 출신으로 청빈한 삶을 살다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만났다. 2012년 멕시코에서 벌어진 대학생들의 사회운동 ‘요 소이 132’를 주도한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이 책의 저자인 사울 알비드레스 루이스가 두 어른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 책은 당시 진행된 대담 일부를 담았다.저자는 촘스키와 무히카에게 ‘21세기에도 혁명적인 사회 변화가 가능할 것인가’, ‘기술혁신과 자동화가 다음 세대를 위협하지는 않을까’, ‘일터에서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 등 청년 세대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 한 청년의 이야기이자, 촘스키와 무히카라는 우리 시대의 어른이 사랑을 담아 전하는 조언이다.촘스...

    1631호2025.06.04 06:00

  • [신간]새롭게 만난, ‘연결의 달인’ 조선족
    새롭게 만난, ‘연결의 달인’ 조선족

    5층 삼촌 박우 지음·너머학교·1만7000원중국과 북한이 상호 간에 국경지역 시장을 개방한 1980년대 중반 이후, 조선족은 한국-중국-북한-러시아-일본 사이에서 이뤄진 무역의 주요 플레이어였다. 함경북도 회령 같은 북·중 국경지역의 장마당(시장)에서 조선족은 중국산 건전지, 고무줄, 양말 등을 팔고 북한산 건어물, 명태, 간고등어 따위를 사갔다. 이곳에서는 당시 중국에선 보기 힘든 일제 컬러TV, 테이프 리코더, 심지어 도요타 크라운 같은 일본 중고차가 몰래 거래됐다. 강원도 원산과 일본의 니가타현 사이를 오가는 북한 국적의 삼지연호에 실려 온 일본 중고차들은 국경지역의 장마당에서 거래됐고, 해가 지면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들어갔다.주인공인 조선족 상인 ‘5층 삼촌’은 이런 일을 하면서 사업가로 성장한다. 조선족 상인들은 북한에서 만들어진 스포츠 의류를 수입해 ‘나이키’ 상표를 붙여 한국 시장에 풀고, 서울 동대문에서 옷을 떼어다 중국 시장에 팔기도 ...

    1630호2025.05.28 06:00

  • [신간]선함과 배려가 융합이다
    선함과 배려가 융합이다

    사람을 융합하라한의상 지음·경향신문·2만1000원어떠한 것에 다른 것을 더한 형태, 동작, 결과물을 일컫는 단어는 많다. 추가, 중복, 복합 등. 여기에 융합이란 말도 더할 수 있다. 융합은 더한 뒤에 변형된 모습이 그 전에 비해 완벽하게 달라지고 조금 더 소중한 가치를 창출한 것을 말한다.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은 바로 이 융합에서 개인적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으로까지 놀라운 결과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에 특별한 생각을 융합했을 때 어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는지도 세세하게 풀었다. 여러 사례도 든다. 빈센트 반 고흐, 미켈란젤로 등이 모두 융합으로 세계 유례없는 걸작을 남겼다.저자 자신도 융합의 산증인인 점이 흥미롭다. 가난한 용접공으로 시작해 숱한 인생의 질곡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오너가 됐다. 그는 특히 사람과 사람을 융합시키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또 진정한 융합을...

    1630호2025.05.28 06:00

  • [신간]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 이야기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 이야기

    그림자 왕마자 멩기스테 지음·민은영 옮김·문학동네·1만9000원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을 배경으로 현실의 개연성과 픽션의 재미를 모두 담은 소설이다. 주인공인 소녀 히루트는 에티오피아 총사령관 집에서 하인으로 일하다 전쟁이 터지자 군대를 따라 전쟁터에 나간다. 마을 여자들과 함께 히루트는 훈련에 매진해 전사로 성장한다. 실제 에티오피아 황제가 영국으로 망명하면서 전쟁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히루트는 황제를 닮은 병사를 ‘그림자 왕’으로 내세우는 작전을 실행한다.이 소설은 히루트뿐 아니라 총사령관의 아내와 첩자로 활동하는 매춘부, 요리사 등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의 이야기를 조명한 점이 인상적이다. 또 전쟁이 에티오피아의 계급제를 뒤흔들며 계급 갈등을 기묘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점도 흥미롭다. 내용뿐 아니라 구성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1974년 현재와 1935년 과거가 교차하는 액자식 구성 등이 그렇다. 부커상, LA...

    1629호2025.05.21 06:00

  • [신간] 에너지와 기후위기, 전기화가 답?
    에너지와 기후위기, 전기화가 답?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사울 그리피스 지음·전현우 외 옮김·생각의힘·2만3800원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 고문을 지낸 환경공학자 사울 그리피스의 신간이다. 그는 이 책에서 왜 화석연료로 작동되는 모든 내연기관을 전기 배터리로 전환하는 ‘전면적인 전기화(electrification)’가 필요한지를 설파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기화만 달성하면 냉난방 온도를 낮추지 않아도, 차를 줄이지 않아도 현재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환경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전기화를 인류가 ‘잘 먹고, 잘사는’ 과정의 일부로 여겨야 한다는 이야기다.구체적 수치도 있다. 내연기관 차량의 에너지 효율은 20%에 불과한 데 비해 전기차는 72%에 달한다. 게다가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은 2010년 이후 급속도로 저렴해졌다. 1970년대 1W당 91.35달러였던 태양광 모듈의 가격은 2000...

    1628호2025.05.14 06:00

  • [신간] 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죽은 다음희정 지음·한겨레출판·2만2000원<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뒷자리> 등을 쓴 노동 르포 작가인 저자가 이번에는 장례 노동자의 세계로 들어갔다. 타인의 죽음을 관음하는 마음을 경계하며 장례 지도사가 되기로 한 저자는 염습실에서 고인을 마주하고 몸을 닦고 수의를 입히는가 하면, 다양한 장례 노동자를 인터뷰하며 죽음과 애도에 대해 생각한다.예전엔 ‘염사’, ‘장의사’라고 불렸던 장례 지도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일을 꼽는다면 단연 ‘염습’이다. 고인의 팔다리를 가지런히 펴고, 몸을 닦고, 한지를 접어 만든 종이옷과 삼베로 된 수의를 입힌 뒤 염포로 묶는다. 황천 가는 길에 배곯지 말라며 고인의 입안에 물에 불린 쌀을 세 번 떠 넣는다.예전에는 유족들이 고인의 몸을 닦는 과정부터 지켜봤다. 고인에게 수의를 입힐 때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유족이 고인의 머리를 붙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염습에 참여하지 않는 유족들이 ...

    1627호2025.05.07 06:00

  • [신간] ‘법의 불꽃’은 왜 흔들리는가
    ‘법의 불꽃’은 왜 흔들리는가

    정의를 배반한 판사들한스 페터 그라베르 지음·정연순 옮김·진실의힘·2만7000원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맡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구속일수를 ‘날수’가 아닌 ‘시간’으로 쪼개 계산하는 이례적 방식으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했다. 내란 주요 공범들이 줄줄이 구속된 상태에서 내란 최고 우두머리에게 최대 호의를 베푼 이 판사의 결정을 목격하면서 시민들은 질문했을 것이다. 사법부는 어느 편에 서 있는가.저자 한스 페터 그라베르는 작금의 우리 사법부가 처한 현실과 같이 나치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의 군사독재 정권 등에서 권력과 야합하고 정의를 잃어버린 판사들의 사법 판결 사례를 소개한다. 대표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정부의 구금 명령을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영국 상원의 결정이 있다. 또 미국 대법원에서는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수술을 정당화한 판결도 있다. 저자...

    1627호2025.05.0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