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실례양다솔 지음·은행나무·1만7000원비건(채식주의의 한 종류)인 딸이 출가한 아빠와 점심을 같이한다. 식당에서 고기를 먹는 스님에게 딸이 묻는다. 왜 고기를 먹느냐고. 아빠인 스님은 말한다. 현상에 집착하지 말라고. 직장 생활에 시달린 딸이 뇌척수막염으로 입원하자 엄마가 손을 붙잡고 청혼하듯 말한다. “고기 먹자.” 딸은 엄마의 손을 붙잡고, 카페로 가 티라미수 케이크를 사주며 화답한다. “엄마 많이 먹어.” 연재 노동자, 스탠드업 코미디언, 글방지기, 메이크업 아티스트, 행사 사회자, 모자 장수…. 한때 출가했다가 속세로 나온 지 10년 차인 작가가 벌여온 일들이다.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을 낸 후 3년간 써온 글을 하나로 묶었다. 누구와도 닮지 않은 글이다. 분명 많은 책을 읽으며 ‘학습’했을 텐데, 그런 흔적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웃기지 않는 이야기를 웃기게 만드는, ‘코미디력’은 한층 세졌다. 범상한 경로를 벗어나 얻은 반짝이는 통찰...
1570호2024.03.2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