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들케이트 비턴 지음·김희진 옮김·김영사·2만9800원캐나다의 유명 만화가 케이트 비턴의 첫 장편 그래픽 노블이다. 그가 명성을 얻기 직전 2년간 앨버타의 오일샌드 채굴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기록했다. 2005년 당시 21세였던 작가는 고향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학자금 대출의 덫에서 벗어나고자 돈을 많이 준다는 석유회사의 채굴 현장에 취업했다. 노동자들에게 공구를 내주는 단순한 일이지만 근무 환경은 열악했다. 겨울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고 오염된 공기로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았다. 더 괴로운 건 남녀 성비가 50 대 1인 상황에서 비롯된 비정상적 문화였다. 첫 만남에서 대뜸 ‘예쁜이’라고 부르거나 면전에서 아무렇지 않게 성적 농담을 했다. 어느 날 광산 인근 호수의 오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원주민 공동체가 오랫동안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비턴은 자신이 폭력과 트라우마를 당하는 쪽이라고만 여겼는데, 환경을 파괴하고 원주민의 터전을...
1571호2024.03.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