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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의 국방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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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진의 국방 B컷](14) 신원식 국방 교체와 함께 잊힐 ‘즉·강·끝’
    (14) 신원식 국방 교체와 함께 잊힐 ‘즉·강·끝’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되면서 그가 내걸었던 슬로건 ‘즉·강·끝’도 퇴출당할 조짐이 보인다.신 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구호를 전군에 내려보냈다. 장병들이 명확한 대적관과 국가관을 바탕으로 북한 도발 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후 신 장관이 대비태세 점검을 위해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장병들의 ‘즉·강·끝’ 구호는 빠지지 않았다. 합참을 비롯해 육·해·공·해병대 군 수뇌부의 지휘 지침과 군이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에도 ‘즉·강·끝’ 구호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했다.그러나 ‘즉·강·끝’ 구호는 지난 8월 13일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시효가 끝나가는 분위기다. 신 장관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국방부 장관을 겸직하지만, 이제는 군 보도자료에서도 사라지고 있다.■미군의 차가운 시선신 장관의 ‘즉·강·끝’은 애초 전시작전권(전작권)도 없는 한국...

    1594호2024.08.30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13) 잠수함에서 정찰기까지…북에서 ‘장물’로 발견된 군사기밀
    (13) 잠수함에서 정찰기까지…북에서 ‘장물’로 발견된 군사기밀

    “소리 없는 아우성”. 유치환의 시 ‘깃발’에 나오는 이 역설적 표현이 펼쳐지는 공간이 있다. 남북이 온라인에서 365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사이버 휴전선’이 그곳이다. ‘제5의 전장’으로 불리는 사이버 공간에서 남북은 컴퓨터를 무기로 24시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약육강식의 정보전이다. 이곳에서는 정전협정의 교전규칙이 적용되지도 않는다.사이버 정보전에서 북한보다는 남한이 불리한 환경이다. 남측은 IT 네트워크 기반이 잘 갖춰진 데다 정보화 및 전산화가 북측보다 훨씬 잘돼 있다. 가져올 정보도 많고, 접근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의미다. 정보당국이 국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하루평균 129만건이나 된다.반면 폐쇄사회인 북한은 사이버전을 펼치기에는 불편한 곳이다. 가져올 만한 정보나 자료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런데도 북한의 내부 사이버망에서는 놀랄 만한 정보가 발견되기도 한다.■탈탈 털린 기밀자료그동안 북한 해커들이 털어간 한국군 정보는...

    1592호2024.08.16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12) 6·25 정전일은 ‘북 승전일’일까···전쟁 영웅도 세월따라 들쭉날쭉
    (12) 6·25 정전일은 ‘북 승전일’일까···전쟁 영웅도 세월따라 들쭉날쭉

    지난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71주년 체결일이다.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만 했을 뿐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이 한류를 세계에 전파하면서 이만큼의 번영과 평화를 누리고 있는 데는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고 정전협정을 맺은 게 큰 역할을 했다.주무 부처인 국방부는 정전협정의 가치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도발에 의연하게 대처해 정전협정을 지키려는 노력보다는 강력한 응징 의지가 더 강하다. 정부가 주관하는 129개 법정기념일에도 이날은 없다. 정부의 공식 기념식이 열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보보호의 날(7월 둘째 수요일), 북한이탈주민의 날(7월 14일), 푸른하늘의 날(9월 7일), 원자력의 날(12월 27일)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 셈이다.반면 북한은 이날을 한국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정전의 의미를 담은 기념일이 없는 것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주장을 간접적으로나 인정하는 것으로 오...

    1590호2024.08.02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11) 러시아 포위한 ‘K-9 자주포’와 ‘9’의 의미
    (11) 러시아 포위한 ‘K-9 자주포’와 ‘9’의 의미

    대한민국이 만든 K-9 자주포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는 상징적 무기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도 최근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을 우려해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했다. 루마니아는 한국산 자주포 K-9을 도입하는 10번째 국가다. 나토(NATO) 회원국으로는 6번째다. 10개국 가운데 절반인 5개국이 러시아와 인접하고 있는 국가다. 루마니아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탄약 등을 패키지로 2027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라는 게 제작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설명이다. 총 1조3828억원 규모다.현재 K-9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1999년 계약). 튀르키예(2001년), 폴란드(2014·2022년), 노르웨이(2017년), 핀란드(2017년), 인도(2017년), 에스토니아(2018년), 호주(2021년), 이집트(2022년) 등이다....

    1588호2024.07.19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10) 2015년 북 ‘포격 도발’, 한국군의 ‘뇌피셜’이었다
    (10) 2015년 북 ‘포격 도발’, 한국군의 ‘뇌피셜’이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관계가 심상치 않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북·러 조약을 통해 유사시 지체없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진영 대립 구도는 더욱 첨예해졌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대응은 위태롭고 불안해 보인다.남북은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을 주고받는 등 그 불씨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을 일삼고, 한국군은 휴전선 인근에서의 K-9 자주포 사격훈련도 했다.남북은 거칠고 불안한 게임을 하고 있다. 사소한 충돌이 ‘치킨게임’으로 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하지만 남북 간 적대 행위가 반복되면서 국민은 이런 위험에 둔감해졌다. 오히려 미국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6월 9일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

    1586호2024.07.05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9) ‘과대 포장’된 대북 확성기 성능···북은 왜 알레르기 반응일까
    (9) ‘과대 포장’된 대북 확성기 성능···북은 왜 알레르기 반응일까

    북한의 오물 풍선 투하에 대한 남측의 군사적 ‘팃포탯’(Tit-for-Tat·맞받아치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어졌다. 북한도 대남 확성기를 다시 설치했다. 남북 간 ‘행동 대 행동’은 치킨게임으로 가고 있다. 확성기 방송시설이 설치된 곳에는 K-4 고속유탄 기관총, K-3 기관총, 90밀리 무반동총 등 즉각 대응 화기가 배치됐다. 군은 또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 미사일, 대공 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까지 동원해 북한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군 당국은 확성기 방송이 북한군의 사기를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나아가 북한 체제를 흔드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10㎞도 못 가 ‘발병’ 나는 확성기과연 대북 확성기는 군의 주장대로 북한 정권에 심대한 심리적 타격을 주는 ‘전가의 보도’일까. 군은 신형 확성기 방송출력을 최대로 할 때 방송이 닿는 거리가 낮에는 10㎞로 개성공단 이상, 밤에는 24„...

    1584호2024.06.21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8) 30년째 도돌이표 ‘항모·핵잠’···출발점은 ‘북핵 1차 위기’
    (8) 30년째 도돌이표 ‘항모·핵잠’···출발점은 ‘북핵 1차 위기’

    한국 해군의 최대 숙원 사업은 핵(원자력)추진잠수함과 항공모함 도입이다. 이 두 전략무기를 도입하기 위한 사업은 공통점이 있다. 출발점이 같다는 것이다. 이 두 사업 추진에 깊숙이 관여했던 정홍용 (사)국방과사람들 대표(전 국방과학연구소장·육사 33기) 등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출발점은 1차 북핵 위기다. 1차 북핵 위기는 북한이 팀스피리트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에 반발해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을 하면서 일어났다. 한·미는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를 통해 1차 북핵 위기를 마무리했다.당시 김영삼 정부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제네바 합의와는 별도로 북핵 대응을 위한 효과적인 군사 수단이 무엇인지를 검토한 끝에 두 가지 사업 추진을 계획했다. 핵추진잠수함과 경항모 사업이 그것이다.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핵추진잠수함은 ‘비닉(비밀로 감춤)’, 경항모는 ‘2급 비밀’로 연구가 진행됐다.■‘362 사업’의 좌절1차 북핵 위기로 군 ...

    1581호2024.05.31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7) 장군들 믿지 못한 청와대와 ‘오뚝이’ 방첩사
    (7) 장군들 믿지 못한 청와대와 ‘오뚝이’ 방첩사

    문재인 정부는 군을 믿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전의 정부처럼 정권의 말을 잘 듣고 충성하는 장군들이 필요했다. 청와대는 장군들의 동향을 알아야 했다. 그래서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주장했던 국군기무사령부 해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결과적으로 문 정부가 ‘해편(해체 수준의 개편)’이라는 어려운 용어까지 사용해가면서 창설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지사)는 정권이 바뀌자 사라졌다. 대신 국군기무사령부는 국군방첩사령부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조직을 더 탄탄하게 키우며 오뚝이처럼 군내 권력기관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방첩사(기무사)를 대통령의 군 통치에 유용한 중요 기관으로 인식한 결과다.방첩사 변천사기무사, 안지사, 방첩사 모두 이름만 바뀌었을 뿐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장교들의 동향을 관찰해 대통령실에 보고하는 것이다. 명목은 ‘대통령 통수에 대한 보좌 기능’으로 군의 쿠데타와 부패 방지를 내세운다.12·12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국군보안사령...

    1579호2024.05.17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6) 북 미사일 ‘KN-23’ 이름이 4개나 되는 까닭은
    (6) 북 미사일 ‘KN-23’ 이름이 4개나 되는 까닭은

    북한 미사일은 종류도 많고, 종류마다 붙여진 이름도 많다. 예를 들어 <2022 국방백서>가 ‘이스칸데르형 전술유도탄’으로 설명한 북 미사일을 살펴보자. 앞서 2020년 합동참모본부는 이 미사일을 ‘19-1 SRBM(단거리탄도미사일)’으로 지칭했고, 한·미 군사정보당국은 ‘KN-23’이란 명칭을 사용했다. 하지만 정작 이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스스로 붙인 이름은 ‘화성-11가형’ 신형전술유도탄이다. 미사일 하나에 붙은 이름만 4개인 셈이다. 이와 같은 북한 미사일 종류와 명칭을 하나도 아니고 모두, 시리즈별로 외우고 있다면 진정한 ‘밀덕(군사 마니아)’이라고 할 만하다.■사라진 ‘한국형 코드’이처럼 북한 미사일 이름이 여러 개인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은 개발한 무기 명칭을 군사비밀로 분류해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나토 국가들은 사회주의 국가의 신형 무기를 발견하면 자체 코드를 붙인 명칭을 부여했다. 냉전 시절인 1957년에 소련이...

    1577호2024.05.03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5) 북 GP 파괴 현장검증, 카이샷으로 생중계했다
    (5) 북 GP 파괴 현장검증, 카이샷으로 생중계했다

    “진실의 문이 열릴 것.”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16일 KBS 라디오 <뉴스레터K>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다. 신 장관은 “북한의 GP(최전방 감시초소) 복원 동향과 속도를 볼 때 지하시설은 그대로 존속할 가능성이 대단히 큰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머지않아 진실의 문은 열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신 장관이 언급한 진실의 문은 남북 GP 철거 이후에 북측의 지하갱도 등 파괴 여부를 철저히 확인했다고 한 국방부 발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다. 이와 관련해 GP ‘진실의 문’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군사장비가 있다. 바로 ‘카이샷’이다.카이샷은 헬멧 장착형 무선 영상송수신 장비다. 청해부대 소속 해군 특수전여단(UDT) 대원들이 2009년 2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아덴만 여명작전)을 하면서 착용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카이샷 영상은 최영함에 있던 청해부대원과 서울 합동참모본부, 부산 해군작전...

    1575호2024.04.19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