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후 국제사회는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였다. 미국은 소련과의 경쟁에서 유용성을 입증한 자유주의를 국제정치의 근간으로 삼고 질서, 정의, 관용의 가치를 국제관계에 투사했다. 무정부 상태의 국제환경이 전쟁을 유발한다는 현실주의에 맞서 유엔 등의 다자협력기구를 활성화했고, 민주주의 가치를 내재화한 국제제도를 도입해 분쟁을 조정하고자 했다. 세계화 역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보다 빠르게 확산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났다. 미국이 주도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단극체제는 미중 전략경쟁 상황으로 바뀌었다. 국제사회는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질 않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협력기구나 제도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미국의 개입이 문제를 해결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됐다. 세계화는 코로나19 앞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초국적 협력을 통한 방역보다 국경봉쇄, 자국우선주의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힘을 앞세운 러시아가 안보위협을...
1468호2022.03.04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