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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중의 복잡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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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중의 복잡미묘](11)지자체에 브랜드가 꼭 필요한가
    (11)지자체에 브랜드가 꼭 필요한가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는 ‘서정주의 집’이 있다. 서정주 시인이 1970년부터 2000년 사망 시까지 30년간 살던 집이다. 2003년 서울시가 관악구에 교부금 7억5000만원을 지원해 관악구가 매입했고, 2009년부터 서울시와 관악구가 13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 2011년 개관했다.서정주는 일제와 전두환 찬양시를 썼던 사람이다.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다. 서정주의 집을 계속 유지해야 할까? 필자가 구의회에서 몇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첫째, 아픈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 둘째, 유지하자는 지역여론이 있다.‘다크투어리즘’은 재난이나 끔찍한 사건의 장소를 방문하는 행동을 의미하는 대안관광이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강제수용소인 아우슈비츠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서정주의 집은 유품과 저서들을 전시하고 있을 뿐 그의 친일행적에 관한 내용...

    1464호2022.02.04 15:48

  • [이기중의 복잡미묘](10)법조인과 정치인은 상극이다
    (10)법조인과 정치인은 상극이다

    법과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법치주의는 근대 민주주의 국가 원칙 중 하나이고, 정책은 입법을 통해 구현된다. 법을 다루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 많은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근대 민주주의의 기초가 된 사건으로 평가되는 프랑스 혁명을 이끈 로베스 피에르도 변호사 출신이었고, 미국 역대 대통령 45명 중에는 링컨부터 바이든까지 무려 26명이 법조인 출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으로 대통령은 많이 배출하지 않았지만, 국회의원 중 상당수가 법조인 출신이다.법을 다루는 법조인이 법을 다루는 국회의원을 잘할 것 같지만, 한편으로 법조인과 정치인은 상극이기도 하다. 재판은 과거의 일을 다루고 정치는 미래의 일을 다룬다. 재판은 승소냐 패소냐가 명확히 갈리는 일이지만 정치는 타협을 근간으로 한다. 법은 명확성의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는 회색지대의 일을 다룬다.‘정치의 사법화’는 ...

    1460호2022.01.03 13:34

  • [이기중의 복잡미묘](9)바야흐로 ‘대민주당’ 시대?
    (9)바야흐로 ‘대민주당’ 시대?

    kt위즈의 통합우승으로 2021 프로야구 시즌이 끝났다. 이제 FA시장을 포함한 스토브리그가 열린다. 우리 편의 좋은 선수는 지키고, 다른 팀의 좋은 선수는 데려오고 싶은 것이 모든 야구팬들의 마음이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모든 팀의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잘하는 선수들만 모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한시즌 동안 팀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강화하고, 여유가 있는 부분에선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각당의 대선경선이 끝나고 한달 정도가 지났다. 보통은 이쯤이면 팀 구성이 완료되고 경기장에 들어설 때가 아닌가 싶은데, 아직도 양당의 선대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너무 비대한 선대위를 만들었다가 효율적인 엔트리 구성에 애를 먹고 있고, 국민의힘은 외부영입으로 이슈를 만들고 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다. 김병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 김한길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

    1456호2021.12.03 15:13

  • [이기중의 복잡미묘](8)후보단일화 게임
    (8)후보단일화 게임

    21대 대선의 예선이 마무리됐다. 이제 대선은 이재명-국민의힘-심상정-안철수의 4자 구도로 정리됐다. 다자구도의 대선에서는 늘 나오는 얘기가 있다. 바로 후보단일화다.황두영의 책 <후보단일화 게임>은 후보단일화의 유형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작은 경우의 대등한 후보단일화’와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큰 경우의 양보하는 후보단일화’로 구분한다. 이번 대선의 구도는 2강 2약이니,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양보하는 단일화가 될 것이다.황두영에 따르면 대등한 후보단일화에서는 서로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일화 경선의 룰협상이 중요하고, 패배한 쪽에 대한 보상은 중요하지 않다. 양보하는 후보단일화에서는 보상협상이 중요하다. 전자의 사례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후자의 사례가 1997년 김대중-김종필 후보단일화다.후보단일화 후 표심의 이동도 중요한 변수다. 두 후보 간의 이념적 ...

    1452호2021.11.05 14:49

  • [이기중의 복잡미묘](7)‘사회적 합의’라는 허울
    (7)‘사회적 합의’라는 허울

    지난 4월, 서울 관악구청은 ‘성별영향분석평가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례에 사용된 ‘양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성평등’으로 변경하는 단순한 개정안인데, 특별히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상위법에서 ‘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기에 그 표기를 따른 것이었다. 단순한 용어정비 개정안에 댓글 700여개가 달렸고, 구의원들에게 100여개의 문자가 왔다. 기초단체의 공무원들과 의원들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었고, 결국 구청은 개정안을 철회했다. 필자가 그다음 회기를 앞두고 같은 조례를 다시 발의했으나, 의원들은 지역의 교회에서 반대한다며 조례 상정을 보류했다. 정치가 소수의 혐오세력에 휘둘린 사례이다. 이럴 때 나오는 마법의 문장이 있다.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이 말은 서울시 국감에서 다시 등장했다.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

    1450호2021.10.22 14:41

  • [이기중의 복잡미묘](6)국회는 ‘대선게임’용 링이 아니다
    (6)국회는 ‘대선게임’용 링이 아니다

    국정감사 시즌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국정감사 계획서에 명시된 국정감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국정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입법활동과 2021년도 예산안 심사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고, 나아가 국정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시정 요구함으로써 헌법에서 국회에 부여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함.”국정감사는 의회가 행정부의 실태를 점검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장이다. 교과서적으로는 그렇다. 물론 2020년에 검찰이 제1야당에 여권 인사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나, 2015년에 시작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의 택지 개발사업에 비리나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도 ‘국정의 잘못된 부분’으로 국정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두가지 이슈가 국정감사 전체를 집어삼키는 것이다. 국정감사 첫날, 대장동과 별 상관이 없어보이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rsqu...

    1448호2021.10.08 14:52

  • [이기중의 복잡미묘](5)딜을 위한 사직서?  ‘사퇴쇼’의 정치학
    (5)딜을 위한 사직서? ‘사퇴쇼’의 정치학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농지 투기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이낙연 의원은 대선 경선 승부수로 의원직을 사직했다. 소속정당은 만류했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국회의원이 사직하려면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보통의 직장인은 언제든 사직서를 내고 퇴사할 수 있다. 사용자가 사직서 수리를 거부해도 30일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본인이 그만두겠다는데 막는 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 주장도 있다. 선출직 공직자는 유권자와 소속 정당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있으니 쉽게 결정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통령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직할 수 있으므로 근거가 약하다.군사독재 시절에 정부가 야당 국회의원을 협박해 사직을 강요할 위험이 있었으므로 안전장치를 둔 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국회법이 처음 제정되던 1948년부터 의원의 사직은 표결로 정하도록 했다. 당시 일본의 ...

    1446호2021.09.24 14:59

  • [이기중의 복잡미묘](4)자영업자 눈물 뒤로한 서울시 자치구 ‘카르텔’
    (4)자영업자 눈물 뒤로한 서울시 자치구 ‘카르텔’

    매년 이맘때 지자체들은 추경예산을 편성한다. 관악구의회는 지금 961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심사하고 있다. 지난해 600억원 규모였던 것에 비하면 5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민생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추경이 아닌 지난해 잉여금이 많이 남았고, 서울시 추가교부금도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도 올라 세금이 많이 걷혔다.961억원의 추경예산 중 예비비로 들어가는 게 193억원이다. 이것도 이례적이다. 돈을 쓸 곳이 없어 그냥 남기겠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죽어가는데 관악구는 돈을 쌓아두고 있다. 다른 지자체도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해 전국 지자체의 잉여금은 30조원을 넘었고, 이중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남은 돈이 6조원이다.구의원으로서 이런저런 복지정책을 제안해봤지만 모두 무시당하고 말았다. 의회에 1명뿐인 정의당 소속이라 그런가 싶지만, 구청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의 제안도 별로 수용되는 것 같진 않다.왜 그럴까. ...

    1444호2021.09.03 15:37

  • [이기중의 복잡미묘](3)선출직의 공직자 임명에는 책임이 따른다
    (3)선출직의 공직자 임명에는 책임이 따른다

    ‘엽관제’는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나 정당이 공직자를 임명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사냥 엽 자를 써서 관직을 사냥한다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처음 실시한 미국에서는 긍정적으로 쓰였는데, 엽관제로 임명된 공무원들이 임명권자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여론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정부의 효율성과 반응성이 높아진다는 논리였다. 반대로 전문성 부족, 빈번한 인적 교체로 인한 비효율, 관권선거와 부정부패 등은 엽관제의 문제점으로 꼽힌다.현대사회에서 하위직 공무원까지 교체되는 엽관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은 많은 공직자를 임명할 수 있다. 정치는 혼자 할 수 없고, 정책의 추진에는 관료집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관료집단은 고유의 조직 논리를 가지고 있고, 여론에 반응할 유인이 낮으며, 정책의 전환에 저항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선출직의 의지를 반영하기 위한 장치로 임명직이 필요하다. 소위 ‘민주적 통제&rsqu...

    1442호2021.08.20 14:41

  • [이기중의 복잡미묘](2)정치 오디션? 선발 이전에 육성이 답이다
    (2)정치 오디션? 선발 이전에 육성이 답이다

    예비정치인이 될 청년조직에 투자하고 권한과 기회를 부여해야 좋은 정치인을 많이 배출할 수 있다. 오디션은 언제나 잠깐의 화제였고, 우승자들은 대부분 반짝스타에 그쳤으며 정치발전에 별 도움이 안 됐다.‘결과보다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을 흔히 올림픽 정신이라 말한다. 그러나 스포츠는 경쟁이며 목표는 승리이고 금메달은 모든 선수의 꿈이다. 올림픽은 능력주의의 제전이라 할 만하다.대한민국 양궁은 금메달 4개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을 입증했다. 직전 대회의 메달리스트도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 1년간 4000발 이상의 화살을 쏴야 한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은 성공의 요인이자, 시대적 화두인 공정한 경쟁의 표상으로 읽힌다. 이러한 ‘공정’은 개인기록 경쟁이라는 종목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면 야구 국가대표 선발은 늘 논란이 된다. 공격능력, 수비능력, 작전수행능력 중 무엇을 볼 것인가. 모든 것은 선수 선발권을 가진...

    1440호2021.08.09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