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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더그라운드 넷]홀로그램 기술, 중국에 빼앗겼다?
    홀로그램 기술, 중국에 빼앗겼다?

    “저거 개발자가 연세 지긋한 TV에도 나온 한국 어르신인데, 중국에 기술 빼앗김ㅠㅠ” 누리꾼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이다. 영상을 보면 한 남자가 선풍기처럼 회전판을 손에 들고 있다. 회전판 상에는 두개골 모양이 떠오르는데, 머리 위에 총천연색 꽃이 피는 영상이다. LED 잔상효과를 이용한 홀로그램 기술이다.그런데 누리꾼들이 말하는 중국에 기술을 빼앗겼다는 게 무슨 말일까. 일단 영상을 보면 동양계로 보이는 남자의 국적이 애매하다. 이미지 추적을 해보면 지난 9월 중순 틱톡에 처음 포스팅됐고, 10월 초·중순 유튜브 짧은 영상으로도 등록됐다. 틱톡에 처음 등록됐을 때 붙은 설명이 ‘Made in China’였다. 그러니까 중국산 아이디어라는 이야기다.한국 발명품인데, 특허를 무시하는 중국산 카피제품들이 범람해 시장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한 누리꾼은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실용을 제시했다. 특허검색서비스(KI...

    1449호2021.10.15 13:50

  • [언더그라운드 넷]윤석열 왕(王)자, “나라면 발바닥에…”
    윤석열 왕(王)자, “나라면 발바닥에…”

    “여기가 전 검찰총장이 다녀가신 곳이라고 해서 찾아왔습니다.”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10월 초 급떡상한 유튜브 영상이 있다. ‘누구나 가능한 셀프부적이 있다?’라는 제목의 한 무속인 출연 영상.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참여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의 왕(王)자가 논란이 되자 그에 대한 해설을 담은 영상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말에 나온 영상이다. 10개월 전이다.누리꾼의 ‘성지순례’ 댓글에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었다”고 하는 증언이 섞여 있는 것을 보면 이 최신유행을 유튜브 알고리즘도 눈치챈 것 같다. 아무튼 영상을 보자. 영상 속 무속인이 제시하는 셀프부적 처방은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는 것만 아니다. 천(天)자는 “면접, 재판, 소개팅 등 용기가 필요할 때, 회사 등에서 중요한 브리핑을 할 때” 유용하다. 일(日)...

    1448호2021.10.08 14:51

  • [언더그라운드 넷]“이틀을 꼬박 굶었다” 인터넷 구걸 글의 진상은
    “이틀을 꼬박 굶었다” 인터넷 구걸 글의 진상은

    “한숨도 못 자고 몸 상태가 죽을 것 같습니다. ㅠㅠ 마실 것만이라도 부디 정말….”지난 추석 연휴 기간 여러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글을 올린 이는 “이틀 넘게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며 “배가 안 불러도 좋으니 한 번만이라도 쓰레기 음식이라도 먹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도움 요청 글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왜일까.한 댓글이 “글 말미에 달린 계좌번호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라”라는 팁을 알려준다. 실제 계좌번호로 검색해보면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인터넷커뮤니티와 게시판에 해당 구걸 글이 올라와 있다. 이번 추석 연휴만이 아니다. 올여름, 지난해 겨울, 2018년 정도까지 비슷한 레퍼토리를 담은 도움 요청 글을 발견할 수 있다. 소위 인터넷 구걸 또는 사이버 구걸 글이다.한 게시물에서 인터넷커뮤니티 DC인사이드에 올라온 인터넷 구걸 계좌인증 ...

    1447호2021.10.01 15:21

  • [언더그라운드 넷]‘3분 공부’ ‘다시봐’… 요즘 파는 공책, 누가 만들까
    ‘3분 공부’ ‘다시봐’… 요즘 파는 공책, 누가 만들까

    ‘요즘 파는 공책.’ 9월 중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제목이다. ‘성적이 떨어졌을 땐 이빨 보이지 않습니다’, ‘공부할 땐 연애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해병대 조교의 삽화가 그려져 있다.‘다시봐’, ‘막쓰는’은 조미료 포장 디자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3분 공부-죽을맛’이나 ‘어떡해 짜증나’ 디자인은 누가 봐도 오뚜기 3분 카레, 3분 짜장을 패러디한 것이다.1990년대 후반 정도부터 유행한 엽기콘셉트의 학용품판 버전이라고나 할까. 구하기 힘든 희귀템은 아니다. 아트박스나 다이소 같은 곳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학용품들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저런 아이디어 제품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기사를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다.인터넷 블로그 등에 게시된 상품정보를 살펴보면 &lsqu...

    1446호2021.09.24 14:57

  • [언더그라운드 넷]“생명의 소중함 생각하는 계기됐으면…”
    “생명의 소중함 생각하는 계기됐으면…”

    ‘100일 후 먹히는 돼지’ 유튜브 채널 논란을 다룬 지난 호 ‘언더그라운드 넷’ 기사 마감 후, 신청해뒀던 인터뷰 요청의 회신이 채널 운영자로부터 왔다. 지난 6월 일본 주간지 ‘AERA’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A씨로 표기됐던 미니돼지 갈비를 키운 당사자(35·남성)다. 채널은 101일째 미니돼지 ‘갈비’의 과거를 회상하는 에필로그 영상을 끝으로 더 이상 업로드하지 않고 있다. 인터뷰는 줌 화상미팅으로 진행했다. SF소설가 황모과씨가 통역으로 참여했다.-제일 궁금한 것은 갈비의 근황이다. 살아 있는가.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살아 있는지, 살아 있지 않는지 표현하지 않는 것을 정책으로 하고 있다.”-101일째 회고하는 영상을 올렸다. 채널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하는가. “여러가지 연결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트위터나 만화 같...

    1445호2021.09.10 15:00

  • [언더그라운드 넷]‘100일 후 조리’ 유튜브 미니돼지의 실제 운명은
    ‘100일 후 조리’ 유튜브 미니돼지의 실제 운명은

    “오늘 죽은 유튜버.” 9월 1일 인터넷에 공유된 모자이크된 사진이다. 통구이가 된 새끼돼지 사진이다. 맥락을 모르면 모를까,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사진이다.‘100일 후에 먹히는 돼지(100日後に食われるブタ)’라는 이름의 일본 유튜브 채널이 개설된 것은 지난 5월 25일이었다. 100일부터 카운트하며 매일 하나씩 영상을 올리는 V로그형식이었다. 화면 가운데 돼지가 있고 “나는 집안의 아이돌, 미니돼지 칼씨(남자아이)입니다”와 같은 자막이 나온다. 키우는 이의 모습은 거의 잡히지 않고 돼지를 주인공 삼아 그날그날의 일을 올린다. 칼이라는 애칭을 붙였지만, 영상제작자 측이 공개하고 있는 프로모션 팸플릿에 따르면 ‘갈비’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한국음식 이름에서 따온 것, 맞다.100일간의 영상을 보면 이 돼지는 자신을 키우는 주인과 꽤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누리꾼의...

    1444호2021.09.03 15:33

  • [언더그라운드 넷]수원역 ‘꿈의궁전’ 모텔 괴담, 진실은
    수원역 ‘꿈의궁전’ 모텔 괴담, 진실은

    “팔 없는 게 수원역 괴담이 떠오르네.” 8월 24일, 한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이다. 리얼돌인데 리모컨을 누르면 동작하는 영상을 두고 한 말이다. 수원역 괴담? 유명한 이야기다. 아무래도 여름이 되다 보니 이 도시 전설급 고전 이야기가 리바이벌되는 모양이다.발단은 2010년 9월. 이종격투기 커뮤니티에 한 회원이 자신이 1990년생 대학교 2학년생이라며 동대구역 인근에서 “3만원에 놀다 가라”는 매춘호객 권유를 받았다는 글에 달린 댓글이었다. 여기에 ‘드리프트’라는 닉네임의 회원이 “팔다리 없고 얼굴은 전지현보다 예쁜 여자가 가방에 실린 채로 들어올 수도 있다”라며 2001년 자신이 군대 상병휴가 때 겪은 경험담이라고 밝힌 글을 올리면서다. 어떤 아저씨가 “2만원에 해주겠다”는 말에 혹해 들어가 보니, 잠시 후 그 아저씨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방에 들어왔는데, 그...

    1443호2021.08.30 11:05

  • [언더그라운드 넷]“일찌감치 공부 포기하고 공장 가라” 논란의 명예교수 글 진상은
    “일찌감치 공부 포기하고 공장 가라” 논란의 명예교수 글 진상은

    “너희들이 왜 다들 쓸데없는 짓들을 하는지 난 정말로 이해가 안 간다. 방학 중에도 도서관에서 공무원인지 각종 자격 뭔지 딴다고 다들 고생하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니 집어치워라.”8월 18일 ‘현 시각 모 대학 에타 불타는 중’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글이다. 사진을 찍어 올린 이에 따르면 이 대학 도서관 게시판에 붙은 글이다.글의 저자는 “공부해봤자 지방대학 출신은 서류부터 다 탈락하며, 공무원도 요즘은 일정 비율로 지방대생을 선발한다고 하지만 승진제한에 일정 직급 이상 못 올라간다”며 “다 포기하고 공장 가서 일할 생각이나 하는 것이 좋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문과대와 여학생을 찍어 거론하며 “일찌감치 공부를 포기하고 전문기술이나 배워 공장에 취업하거나 취집이 훨씬 낫다”고 주장한다. 논란이 된 건 글 말미에 붙여놓은 작성자 이름이...

    1442호2021.08.20 14:42

  • [언더그라운드 넷]물병 다 쓰러뜨린 프랑스 마라토너의 변명
    물병 다 쓰러뜨린 프랑스 마라토너의 변명

    “논란을 끝내기 위해 진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상을 게시하려 한다.”프랑스 마라토너 모하드 암도우니(33)가 8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이다. 그러나 SNS 댓글로 이어진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발단은 8월 8일 벤 세인트 로런스라는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영상 캡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는 호주의 장거리 육상선수다. 지난 도쿄올림픽 마라톤 영상이다. 28㎞ 지점의 워터스테이션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1위로 달리던 엘리우드 킵초케(37·케냐)가 맨 먼저 물병을 집어 들고, 그다음 선수도 물병을 집어든다. 문제는 세 번째 손을 내민 암도우니의 차례. 그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볼링핀을 쓰러뜨리듯 물병을 줄줄이 다 쓰러뜨리고 맨 마지막 한병만 집어들고 간다. 바로 뒤에서 물병을 잡으려 했던 네덜란드 선수 아비브 나게예(32)는 물을 마실 수 없었다. 위 트위터 사용자는 다음과 같은 논평을 달았다. &ldq...

    1441호2021.08.13 14:58

  • [언더그라운드 넷]과자 ‘홈런볼’에 숨겨진 비밀?
    과자 ‘홈런볼’에 숨겨진 비밀?

    “홈런볼인데 왜 포수가 그려져 있을까.” 한 누리꾼이 제기하는 의문이다.“왜 저렇게 상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방금 홈런을 맞았을 텐데.”8월 초,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과자 홈런볼에 숨겨진 비밀’이라는 사진글이다. 아닌 게 아니라 첨부된 사진 ‘홈런볼 티라미수’ 과자 포장지에 그려진 포수는 싱긋 웃으며 한손을 치켜들며 파이팅하는 모습이다. 홈런을 맞았다면 저렇게 기분 좋은 표정은 아닐 텐데.과자 홈런볼 포장지들을 찾아보니 포수만 있는 건 아니다. 투구폼을 한 투수도 활짝 웃는 얼굴이다. 홈런을 쳤다면 그럴 필요가 없을 텐데, 베이스에 슬라이딩하며 웃는 선수도 있다. 이런 의문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텐데, 디자인 검수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걸까.자료를 찾아보면 ‘홈런볼의 숨겨진 비밀’ 주장이 제기된 건 벌써 몇년 됐다. 어...

    1440호2021.08.09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