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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의 인물 비평
  • 전체 기사 26
  • [신동준의 인물 비평]정세균 대표의 망자존대와 교주고슬
    정세균 대표의 망자존대와 교주고슬

    ‘판정승’에 자만, 대화 닫으면 ‘자충수’‘입법전쟁’의 승리에 들떠 있던 민주당이 최근 소속 의원의 골프 외유 파문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반짝 상승 기미를 보였던 지지도가 다시 주저앉은 게 그 증거다. 동료 의원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나갔다는 변명은 서민의 부아만 돋았다는 점에서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누리꾼의 비난은 통렬하기 짝이 없다.“폭력국회로 외국에 망신을 산 것도 모자라 이런 시국에 과연 라운딩할 생각이 나는가.”민주당 의원 골프 외유 파문으로 곤혹이번 파문을 바라보는 성난 민심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서민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도 회기 중에 태연히 골프 외유를 떠난 일부 선량의 행태는 망자존대(妄自尊大)의 후과로 볼 수밖에 없다. ‘망자존대’의 고사에 나오는 마원(馬援)의 역정은 이번 파문으로 가장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된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와 여러모로 닮아 있다. ...

    810호2009.02.03 00:00

  • [신동준의 인물 비평]김형오 국회의장의 수서양단과 화이부동
    김형오 국회의장의 수서양단과 화이부동

    ‘중립행보’에 대한 혹평과 호평해를 넘겨가며 지속된 ‘입법전쟁’은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다. 대국민 설득 및 홍보를 생략한 채 공허한 경제논리만 내세워 소위 ‘MB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후과다. 일찍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야당과 여론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밀어붙였다. 세종대왕이 조야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민정부 당시 OECD 가입을 자축하다가 IMF 환란을 초래한 속빈 강정의 ‘외화내빈(外華內貧)’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사례다. 국정이 후대의 사필(史筆)을 두려워하며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거화취실(去華就實)’로 나아가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이 ‘거화취실’의 통치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MB법안의 강행 처리를 독려할 만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내세우는 실용주의 경제가 ‘거화취실’의 통치철학에 입각해 있는 것도 아니고, MB법안...

    809호2009.01.20 00:00

  • [신동준의 인물 비평]홍준표의 ‘중망(衆望)’과 ‘중원(衆怨)’
    홍준표의 ‘중망(衆望)’과 ‘중원(衆怨)’

    악역 자처한 권신은 ‘낙마’할 수도 석 달 가까운 늑장 개원으로 눈총을 받은 바 있는 제18대 국회가 결국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첫 해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 원내 사령탑인 홍준표 원내대표으로서는 리더십 부재의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야당도 ‘깽판국회’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으나 이는 부차적인 것이다. 야당에서는 새해 원단(元旦)을 심기일전의 전기로 삼기 위해 ‘연내 처리’를 고집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심기를 읽고 홍 원내대표가 총대를 멘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강행처리 결정 며칠 전만 해도 역풍이 우려된다며 신중론이 우세했다. 그러던 것이 문득 초강경의 기조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래시계 검사’ 정계 입문 후 탄탄대로원래 홍 대표는 이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같은 영남 출신에 고려대 동문이고, 같은 시기에 정계에 입문했다가 공교롭게도 선거법 위반으로 공히 낙백(落魄)한 후 워싱턴에서 야인생활을 ...

    808호2009.01.13 00:00

  • [신동준의 인물 비평]이재오와 ‘친정론’ ‘탕평론’ ‘시모론’
    이재오와 ‘친정론’ ‘탕평론’ ‘시모론’

    그가 할 일은 ‘직언과 인재 천거’2009년 벽두부터 이명박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인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 귀국설이 가시화하면서 정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당초 그는 지난 총선에서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했다가 반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이내 낙선한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수 명목으로 외유에 나섰다. 원래 ‘자의 반 타의 반’ 외유는 9선의 최다선 기록을 갖고 있는 김종필 전 총리가 효시다. 이 전 의원이 한나라당을 ‘이명박당’으로 변환시키고자 한 소위 ‘공천학살’ 파동의 책임을 지고 쓸쓸히 유학길에 오른 것은, 공화당 창당 주역인 김 전 총리가 창당 자금과 관련한 증권 파동 끝에 부득불 외유에 나선 것에 비유할 만하다. 이 전 의원은 출국 직전에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바 있다.“지금까지는 대한민국이라는 눈으로 세상을 봤는데 이제 세계의 눈으로 대한민국을 보고 오겠다.”대운하와 공천학살의 ‘속죄양’그가...

    807호2009.01.06 00:00

  • [신동준의 인물 비평]박근혜와 ‘백의종군’
    박근혜와 ‘백의종군’

    절망으로 단련, 희망으로 행동2003년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채 여론의 뭇매를 맞아 만신창이가 됐다. 반전의 기회에 목말라하던 당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환호작약할 일이 생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에 발끈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대통령탄핵소추를 제안하고 나온 것이다. 곡절 끝에 대통령탄핵소추안은 가결됐다. 하지만 “사과는 필요하나 탄핵은 반대한다”는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도덕적 청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격은 자충수였다.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한 한나라당은 존재감마저 찾지 못하고 해를 넘기고 있었다. 위기 속에서 ‘희망의 솟대’는 두드러진 법이다. 백척간두에 선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박근혜 의원이 나선 것이다. 그는 이듬해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했다. “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당을 위해 바치겠습니다”라는 게 그의 취임 일성이었다. 이게 첫 번째...

    806호2008.12.30 00:00

  • [신동준의 인물 비평]이명박의 ‘고식양간’과 ‘동시효빈’
    이명박의 ‘고식양간’과 ‘동시효빈’

    무원칙이 사태 악화, 어리석은 모방 정책이명박 대통령은 미주교포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해 빈축을 샀다. 그는 이에 앞선 9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는 직접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이라도 사고 싶다”고 언급한 데 이어 10월의 언론사 경제부장단 오찬에서도 “분명한 것은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고 말했다. 거의 한 달 간격으로 국민을 향해 사실상 주식을 사라고 종용하고 나선 셈이다. 위기에 처한 시장을 되살리고자 하는 그의 충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의 이런 발언이 여러모로 적절치 못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가 여론이 부정적인데도 거듭 이런 발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략 후보 시절에 내세운 소위 ‘MB노믹스’의 주박(呪縛)에 걸려든 효과로 보인다.이런 추론이 맞는다면 그는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의 행보를 배울 필요가 있다. 사르코지 역시 지난해 초에 치른 프랑스 대...

    805호2008.12.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