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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창선의 눈]문재인-안철수라는 ‘우상’
    문재인-안철수라는 ‘우상’

    도스토예프스키의 의 백미는 ‘대심문관’이다. 예수를 지하에 가둔 대심문관은 교회는 자유를 감당할 수 없는 인간에게 빵을 주는 대신 자유를 반납 받았고 그래서 인간들을 온순한 양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분명히 말하건대, 인간이라는 이 불행한 존재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이 자유의 선물을 넘겨줄 대상을 어서 빨리 찾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근심거리는 없다.” 인간에게 자유의 믿음을 주었던 예수를 향해 대심문관은 냉소적 얘기를 이어간다. 자유를 감당할 수 있는 인간은 소수일 뿐이었고,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들은 자유보다는 빵을 원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감당하지 못한 채 속박을 찾는 인간의 모습은 에리히 프롬이 말했던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도 설명된다. 인간들은 불안을 없애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개인의 자유를 포기하면서 새로운 속박의 관계 속으로 도피했고, 결국 파시즘의 품 안으로 투항했다.자유를 얻기 위해 싸워온 것이 인간의 역사였지만, 반대로 자유를 스스로 헌납...

    1159호2016.01.11 15:31

  • [유승찬의 눈]누가 먼저 미래로 갈 것인가
    누가 먼저 미래로 갈 것인가

    지난해 12월 우리는 차원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사건을 마주한다. 현실이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블랙 코미디여서인지, 영화가 현실보다 더 사실적이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전혀 다른 차원의 두 사건이 2015년 12월의 상상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 21일에는 일론 머스크의 혁명적인 우주실험 성공 소식이 전해졌다. 일론이 만든 화성 이주 프로젝트인 스페이스X가 위성 탑재 로켓 ‘팰컨 9’를 발사한 뒤 추진 로켓을 지상에 착륙시키는 ‘로켓 재사용’ 실험을 성공시킨 것이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보낸 추진체가 지구에 착륙했다는 것은 재활용 추진체를 개발했다는 뜻으로, 우주선 발사 비용을 1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는 혁명적 변화다. “귀환을 환영한다, 베이비”라고 말한 머스크의 미소 너머에는 미래의 지도가 촘촘하게 그려져 있을 것이다. 영화 이나 등은 이미 현실의 경계 안으로 들어와 있는지도 모른다.29일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위안부’라는 단어를 사용한 문서가 12만건 이...

    1159호2016.01.05 09:44

  • [백가흠의 눈]위안이 필요한 이에게 ‘엄마. 나야.’
    위안이 필요한 이에게 ‘엄마. 나야.’

    한 해가 저물어가는 즈음, 쓸쓸하고 또 정겹다. 날카로운 바람이 목깃을 파고들면 지난해 가슴 아프고 저렸던 한순간이 눈앞에 떠오른다. 1년 새 부쩍 자라 어른스러워진 아이들을 보며 흐뭇한 웃음이 이미 와버린 봄처럼 흐른다. 내년엔 지금보다 형편이 좀 나아질 거야, 스스로 위안 삼는다. 그럼에도 저녁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따뜻한 책 한 권을 연말, 위안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선물하고 싶다. (난다). 세월호로 숨진 단원고 아이들 34명의 목소리를 시인들이 받아 적은 시집이다. 치유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아이들의 생일 모임에서 아이들의 시선으로 쓴 ‘육성시’를 모은 시집이다.엄마. 나야. 시집의 제목 앞에서도 우리는 멈칫한다. 투정과 불만 가득했던 지난해가 무뎌지는 순간이다. 이 시집의 지은이는 34명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육성시를 쓴 시인들의 이름은 시 맨 마지막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배려가 가득한 시집이다. 마음속으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많이 아팠을...

    1158호2015.12.29 13:53

  • [선대인의 눈]님티 행태와 스톡홀름 증후군
    님티 행태와 스톡홀름 증후군

    가계부채와 맞물려 한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위기요인이자 빚 부담으로 소비여력이 줄어 장기 내수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부동산이다. 집값과 땅값이 오르는 동안 부동산에 돈이 묶여 생산경제에 돈이 돌지 않고, 그래서 일자리도 소득도 늘지 않는 경제가 됐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우리 젊은이들이 연애도 결혼도 마음 놓고 하기 힘들게 됐고, 그래서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나라가 됐다. 우리 젊은이들이 쥐꼬리만큼 번 돈도 월세로 다 나간다. 베이비부머들은 정규 직장에서 쫓겨나다시피 퇴직하고, 차린 자영업도 임대료 부담에 등골이 휜다. 지금 한국 경제가 이토록 망가진 것을 부동산 문제 하나로 환원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이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이처럼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먼저 ‘내 임기 안에만 아니면 돼’라는 님티(NIMTe·Not In My Term) 행태다. 다들 ...

    1157호2015.12.21 15:52

  • [유창선의 눈]애당초 ‘허락’ 받을 일이 아니었다
    애당초 ‘허락’ 받을 일이 아니었다

    카프카의 단편 는 법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문지기의 제지에 위축되어 그 앞에서 몇 년을 기다리다 죽어간 시골 사람의 얘기를 담고 있다. 법 앞에 한 문지기가 서 있다. 한 시골 사람이 와서 문지기에게 법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문지기는 그에게 지금은 입장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나중에는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묻자,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고 모호한 대답을 한다. 저지하면서도 유혹하는 이중성이다. 시골 사람은 들어가겠다고 나서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언젠가는 들어가게 될 거라는 희망을 포기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여러 해를 기다리다가 기력이 다해 죽음을 앞두고서야 문지기에게 물어본다. 여러 해 동안 나 이외에는 아무도 들여보내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없으니 어찌 된 일이냐고. 문지기는 임종이 다가온 시골 사람에게 이렇게 알려준다. “여기서는 당신 말고는 아무도 입장 허가를 받을 수 없었소. 이 입구는 오직 당신만을 위해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지. 나는 이제 가...

    1156호2015.12.14 15:56

  • [유승찬의 눈]손학규의 시간
    손학규의 시간

    ‘털썩!’지난 3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며 이런 느낌을 받았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안철수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갈 테면 가라는 메시지였다. 왜 더 참을성을 갖고 안 의원을 설득하지 않았을까. 안 의원의 지적대로 호가호위하는 측근들의 압박 때문일까. 문 대표의 미덕은 부드럽게 기다리면서 상대를 설득하는 리더십 아닌가. 당대표는 원래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그런 자리 아닌가. 무슨 남북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번갈아가며 성명 정치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독재적 반동이 멈추기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을 이렇게 실망시키고도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문과 안이 번갈아가며 장고 끝 악수를 뒀다. 그동안 문 대표는 세 가지 정도를 생각했을 것이다. 첫째, 대표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둘째, 문·안·박 연대를 확대한 권력분점형 지도부 구축. 셋째, 마이웨이다.문 대표는 ‘마이웨이’를 선택했다. “이 지긋지긋...

    1155호2015.12.07 15:32

  • [백가흠의 눈]비상식이 판치는 세상
    비상식이 판치는 세상

    이 정국에서는 어떤 사유도 할 수 없다. 한 발 비켜서서 타인의 삶을 반추해보고 인문학적인 발견을 통해 공감의 질문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글을 쓴다는 것은 현재를 바라본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과거를 직시함으로써 부조리와 모순에 대한 질문을 발견하는 것이 인문학의 가장 큰 당위라면 지금, 현재 그것이 불가하다는 말이다. 정국은 우리의 눈과 귀, 생각을 너무 바쁘게 몰아붙인다.우리의 모든 관심을 앗아가는 그 모든 일이 비상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토론의 장마저 존재하지 않는 것. 문제를 일으킨 자들은 무슨 말이든지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의 전부이다. 상식과 비상식의 토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으니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토론과 대화가 없는 이유다.상식을 바로잡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엄청난 희생과 분열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망가뜨리려 하는 자들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선 살기...

    1154호2015.12.01 11:13

  • [선대인의 눈]울산이 디트로이트가 안 되려면
    울산이 디트로이트가 안 되려면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한국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중국 경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 경쟁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발 충격’의 범위는 석유화학과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공장과 최대 조선소, 그리고 세계 2위의 정유공장이 위치한 울산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위기론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상황에서 공업도시 울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울산의 고도성장을 견인해 왔던 주력산업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울산의 미래 또한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과 중국의 수요 감소 및 중국 기업들의 자급률 향상, 엔저에 힘입은 일본의 수출경쟁력 강화 등 울산의 주력산업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산시가 미국의 대표 공업도시에서 쇠락한 도시로 전락한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개를...

    1153호2015.11.24 10:55

  • [유창선의 눈]국정교과서의 조연 배우들
    국정교과서의 조연 배우들

    역사적으로 권력의 범죄라는 무대에는 언제나 조연 배우들이 등장했다. 권력은 자신이 저지르는 일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히 학자나 언론인들을 앞에 내세웠다. 오직 총통 한 사람만이 독일의 오늘이고 내일이라며 “히틀러 만세!”를 외치던 마르틴 하이데거가 을 썼던 그 철학자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유대인들의 책을 불태우는 광경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고 히틀러 독재의 합법적 구축에 앞장섰던 칼 슈미트도 독일을 대표하던 법학자였다.전쟁이 끝난 뒤 역사의 심판을 받았으리라는 짐작과는 달리, 그들의 말년은 고통스럽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잘못을 뉘우치는 말 한마디 없었고, 자신들의 불가피했던 상황을 강변했다. 독일의 대표적 지성들은 이렇게 역사적 범죄행위에 가담했다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버젓한 학자의 자리로 돌아왔다.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대학살의 주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기록한 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말했다. 아이히만은 타인의 관점에서 사유할 능...

    1152호2015.11.17 11:07

  • [백가흠의 눈]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이유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이유

    일주일간 멕시코 아카풀코를 다녀왔다. 매해 10월 말에 아카풀코 국제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고맙게도 한국의 젊은 작가 셋을 초청해주었다. 아카풀코는 과거 멕시코 최대의 휴양지였으나 이제 칸쿤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듯했다. 멕시코는 정치·경제·사회불안, 치안 등 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고 아카풀코도 예외가 아니다. 도시의 대부분이 낡아가고 있었다. 멕시코는 여전히 잘사는 나라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빈곤층이다. 반대로 소수의 부자가 엄청난 부를 독점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런 사회는 언제나 불안하게 마련이다.외국에서 보는 한국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시끄러웠다. 그런 일들이야 우리에겐 언제나 넘쳐났고, 여전했다. 그런데 그건 좀 무서운 일이 분명했다. 아카풀코처럼, 멕시코처럼 아주 천천히 늙어가고 있는 한국을 보는 것 같았다. 이제 세계는 어떤 지엽적이고 특별한 케이스의 위기가 국가마다 있다기보다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자본이 어떻게 인간세계...

    1151호2015.11.09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