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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가흠의 눈]막장으로 가는 상식의 안전망
    막장으로 가는 상식의 안전망

    한 달에 한 번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자괴감이 크다. 이 시대에 문화적인 한 코드를 짚어내려고 노력 중이나, 언제나 문학을 비롯한 문화 장르의 호기심은 뒷전이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글을 쓴다는 것이 이 사회의 어떤 잉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사회와 국가는 너무나 이상한 곳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문화는 사회의 압축적인 상징이고, 글은 도구라 여기고, 무기라 알고 살아온 거창한 신념이나 개념이 부끄럽기만 하다. 그런 거시적인 생각을 미뤄두고라도 지금의 사회는 뭘 압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고, 산다는 것의 목적은 실용만 있는 것이며, 오랫동안 우리가 꿈꾸어 온 이상은 아니더라도 짐작과 상식이 남아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원한다는 것이 꿈꾸지 못할 사치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조영남씨가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그의 사건에서 예술을 다루는 어떤 윤리적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기보다 기사 헤드라인에서 ...

    1181호2016.06.13 13:57

  • [유창선의 눈]우리는 아직 더 슬퍼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더 슬퍼해야 한다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의 은 화물로 취급당하며 바다에 버려진 인간들의 처참한 모습을 그린 작품인데, 1783년에 있었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400명을 싣고 자메이카를 향해 가던 영국 노예선 종(Zong) 호는 위기에 봉착한다. 오랜 항해 과정에서 질병 등으로 50여명의 노예와 선원들이 사망한 상태였고, 식수도 여유가 없었다. 이에 선원들은 노예들을 바다에 던져 학살하기로 했다. 보험금 때문이었다. 당시 보험사와의 계약조건은 노예가 배에서 사망하면 선주의 책임이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게 되어 있었지만, ‘화물’이 바다에 빠져 없어질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보험금을 노예 한 명분으로 환산하면 1인당 30파운드였다. 선원들은 이 보험금을 위해 노예들을 한 명씩 바다에 던져버리는 학살을 했던 것이다. 돈에 대한 탐욕 앞에서 인간은 이처럼 짐짝만도 못하게 다루어져 왔다. 불과 150여년 전의 일이었다.구의역에서 참변을 당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1180호2016.06.07 15:48

  • [유승찬의 눈]불가능의 예술
    불가능의 예술

    “북한 규탄은 쉽다.” 5월 26일 제주포럼에서 짐 볼저 전 뉴질랜드 총리가 한 말이다. 대화로 해법을 찾으려 하지 않고 규탄만 하는 정치에 대한 점잖은 경고다.그러고 보니 최근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진전된 성찰을 본 적이 없다. 정치권은 너 나 할 것 없이 안보를 강조한다. 안보를 말하며 으쓱한다. 으쓱한 뒤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정치인들이 안보, 안보, 안보를 외치는 동안 연일 거대한 방산비리 사건이 터진다. 이것은 개그인가, 비극인가. 도대체 안보는 왜 필요한가. 안보의 현재는 평화이고, 안보의 미래는 통일이다. 평화와 미래의 길에서 통일에 대한 비전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투쟁하는 것은 한국 정치인의 기본적인 소명이다.일본 정치학자 스기타 아쓰시 교수는 ‘경제에 의한 정치 식민지화’를 우려한다. 경제를 말하면 인기를 좀 얻을 것 같으니 모두 경제 타령만 늘어놓는다. 무릇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본연의 소명을 잊고 마치 자신이 경제의 주체인 양 ...

    1179호2016.05.30 16:52

  • [백가흠의 눈]일부는 결국 전부의 얼굴이다
    일부는 결국 전부의 얼굴이다

    나는 주로 인권침해, 피해의식, 가학, 위선과 폭력이 넘쳐나는 덜 자란 남자들 이야기를 써왔다. 이런 남자들이 주류인 사회는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게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민낯이라고 생각했다. 일부 개인의 특수성이 문제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 이런 문학적 주제도 가능한 것이다.남성이 가진 여성에 대한 그릇된 판타지가 이 세상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파멸로 이끌고 있는지 진지하게 반성해야만 한다. 며칠 전 발생한 ‘강남 살인사건’은 기사 제목부터 왜곡이 심하다. 거의 모든 기사의 헤드라인으로 달린 ‘묻지 마 살인’은 이 사회의 진실한 문제가 어떻게 변질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수사팀과 언론은 이 사건이 한 정신분열환자 개인의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에 발로한 사건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반복적으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위협을 오랫동안 목도해온 터다. 아무런 해결책도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공포는 여성에겐 이미 일반적인 일이다....

    1178호2016.05.23 14:58

  • [선대인의 눈]한국 고령세대는 왜 가난한가
    한국 고령세대는 왜 가난한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노후 연령대로 접어들면 소득이 줄어 가난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는 최근 이 같은 통념과는 크게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65세 이상 고령세대의 소득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OECD 회원국 전체의 고령세대 평균 소득이 2000년대 중반에는 65세 이하 소득의 82.4%였다. 그런데 2012년에는 86.8%로 상승했다. 심지어 스페인이나 프랑스와 같은 유럽국가들은 고령층 인구의 소득이 비고령층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이들 국가의 젊은층 소득수준이 정체됐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OECD 국가들에서 고령층 소득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흐름은 매우 인상적이다.그런데 한국의 경우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노후빈곤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세대의 빈곤율은 2012년 ...

    1177호2016.05.16 14:35

  • [유창선의 눈]안철수에 대한 재평가
    안철수에 대한 재평가

    지난해 말 안철수가 탈당한다고 할 때 나는 야권의 공멸을 우려하며 그를 비판했다. 그리고 지난 총선 당시, 3당 구도는 의미가 있지만 그래도 수도권에서는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의 이 두 가지 얘기는 모두 빗나가고 말았다. 야권은 공멸하지 않았고 반대로 여소야대가 만들어졌다. 1번도 싫고 2번도 싫은 사람들에게 3번은 의미있는 대안으로 등장했다. 나의 얘기가 틀리고 안철수의 얘기가 맞아버렸다.우리가 예언가가 되려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누구의 얘기가 맞았고 틀렸냐에 매달릴 일은 아니다. 다만 나의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나의 생각에는 어떠한 문제가 있었던가를 돌아보는 것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말로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자고 하면서도 여전히 그 관성적 사고에 갇혀 있던 자신을 성찰한다. 우리의 화석화된 사고를 넘어 요동쳤던 민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눈앞에 나타난 현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여전히...

    1176호2016.05.10 15:10

  • [유승찬의 눈]야권의 숙제 ‘수평적 적대감’ 극복
    야권의 숙제 ‘수평적 적대감’ 극복

    지금 여야 정당에서는 총선 평가가 한창이다. 평가는 냉정한 반성과 성찰을 기반으로 변화의 구체적 목표를 세울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여전히 아전인수와 이전투구가 난무한다. 당분간 정치적 불안정과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새누리당은 답답하다. 총선 참패의 원인이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오만, 독선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단순한 총선 평가를 넘어 당내의 개혁적 분위기를 제거하려 했던 보수전략의 전면적 재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총선 과정에서 김무성, 오세훈 등 당내 주요 대권후보가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에 리더십의 중심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나아가 이번에 불거진 이른바 ‘어버이연합 게이트’는 보수세력 전반의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의 제어되지 않은 ‘반동적 퇴행’을 멈추고 최소한의 개혁적 이미지를 회복하지 않으면 당의 존재 기반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져내릴 가능성도...

    1175호2016.05.03 10:17

  • [선대인의 눈]인구구조 변화 충격 줄이려면
    인구구조 변화 충격 줄이려면

    생산가능인구가 올해에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5년 전인 2011년에 생산가능인구는 한 해에 37만명 늘어났는데, 5년 후인 2021년에는 한 해에 28만명 줄어든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작일 뿐이다. 2025년부터 2040년 무렵까지 생산가능인구는 매년 약 40만명씩 줄어든다. 반면 올해 24만명 늘어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년 후인 2021년부터 2037년까지 매년 40만~50만명이나 늘어난다.생산가능인구는 소득활동에 참여해 돈을 버는 인구인데, 이들 인구가 줄어들면 당연히 경제가 활력을 잃는다. 돈 버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소비도 위축된다. 이에 더해 고령인구는 소득과 소비 수준이 40~50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역시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경제 전반의 소득과 소비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라는 인구구조 변화 때문에 소득이 줄고 소비도 위축되는 ‘소비절벽’이 일어난다.우리 연구소가 추산해 보니...

    1173호2016.04.18 14:50

  • [유창선의 눈]4·13 총선이 남긴 야권의 숙제
    4·13 총선이 남긴 야권의 숙제

    이번 4·13 총선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야당들 사이의 뜨거운 경쟁이었다. 국민의당이 등장함에 따라 선거전은 3당구도로 전개되었고, 여야 대결 이상으로 야당 간의 대결이 달아올랐다. 그러다 보니 두 정당과 그 지지자들 사이의 대립과 반목도 격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야권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나 책임을 둘러싼 공방전이 벌어졌고, 급기야는 ‘괴물’이니 ‘반역자’니 하는 험한 말들까지 핵심 지지자들 사이에서 등장해 버렸다. 두 야당은 좀처럼 추스르기 어려울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모습으로 이번 총선을 마치게 되었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어쩌면 서로의 탓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각자 자신의 모자람부터 돌아보아야 할 대목이 많다.우선 더불어민주당은 대단히 어렵게 선거를 치렀다. 그 이유는 호남에서의 추락과 후보 단일화 무산 때문이었다. 더민주에 대한 호남 민심의 이반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더민주는 국민의당을 ‘호남의 자민련...

    1172호2016.04.11 16:12

  • [유승찬의 눈]단일화 증후군
    단일화 증후군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서서히 이 자리를 양보해야만 하리/ 아주 조금밖에 알지 못하는,/ 그보다 더 알지 못하는,/ 결국엔 전혀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에게.”폴란드가 낳은 위대한 시인 쉼보르스카의 표제작 가운데 일부다. 끝을 성찰하지 않는 시작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또한 하나의 역설이었을 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양보는커녕 더 많은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게 어디 폴란드뿐이었겠는가.이번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거대여당의 공천파동은 권력의 속성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권력을 더 오래 틀어쥐기 위해 벌인 공천학살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정치신인’이란 다른 세력을 몰아내는 데 이용할 때만 필요한 단어처럼 보인다. 한때 MB(이명박)의 유행어였던 “내가 해 봐서 아는데~”가 이번 총선 여야의 공천과정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새누리당의 공천학살은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전대미문의 칼...

    1171호2016.04.05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