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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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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6) 잠재성장률 3%, 어떤 의미인가?
    (66) 잠재성장률 3%, 어떤 의미인가?

    월드컵 축구 청문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왜 졌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청문회를 지켜본 축구인 이천수씨는 이 질문에 대해 당황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회 청문회는 한국 축구의 선수 육성 방식과 국가대표팀 운영 체계, 축구협회의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깊이 있게 이뤄져야 했다.장기적인 한국 축구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축구 경기의 승패를 문제로 제기해 중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데 “‘왜 졌냐’고 물어보다니 아무리 봐도 스포츠 승부 세계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질문이었다”라고 이씨는 지적했다.잠재성장률 3%를 전면에 내세운 정부의 정책을 보는 경제학자의 심정도 축구인 이천수씨의 소회와 다르지 않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단기적인 투자책으로 채워져 있을 뿐, 정작 경제 구조와 시스템 개선에 대한 분석과 대응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잠재성장률 3%를 실현하겠다는 것인지 막막하다. 단기 경기 부양과 ...

    1691호2026.08.07 14:42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5) 멈춰선 캐러밴, 건국 250주년 미국이 마주한 프런티어의 소멸
    (65) 멈춰선 캐러밴, 건국 250주년 미국이 마주한 프런티어의 소멸

    미국이 올해로 건국 25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에는 미국 전역과 전 세계 곳곳이 뜻깊은 날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았다. 그러나 축제의 열기 뒤에 가려진 미국의 실제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았다.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수행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는 오늘날 미국인들이 느끼는 착잡한 심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올해 5월 시행된 갤럽(Gallup)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단 19%만이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건국 선조들이 “현재의 발전한 국가 모습에 만족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압도적인 다수인 77%의 미국인은 “선조들이 오늘날의 모습에 실망할 것”이라 답했다. 2001년 동일한 문항에서 “실망할 것”이라는 응답이 42%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세대 만에 부정적 인식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국가적 자부심의 하락은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성인 2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1688호2026.07.17 14:25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4) 브렉시트 10년, 영국은 얼마나 변했나
    (64) 브렉시트 10년, 영국은 얼마나 변했나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다. ‘브렉시트(Brexit)’라는 용어는 영국(British)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건으로 기록된다. 10년이 지난 지금, 런던정경대(LSE)의 사라 호볼트(Sara Hobolt) 교수는 브렉시트를 “영국 정치의 장기적 분열의 뿌리”로 평가한다. 또 이 사건이 단순한 일회성 선택이 아니라 영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구조적 균열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오랫동안 영국은 안정적인 양당 체제를 유지했다. 노동당과 보수당 두 거대 정당이 번갈아 가며 집권하는 가운데, 대부분 국민은 태어날 때부터 한쪽 정당을 지지하며 평생을 보냈다. 이는 명확한 계급 구조 때문이었다. 산업 노동자 계층은 노동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다. 중산층과 상류층은 보수당을 든든하게 떠받쳤다. 계급이 곧 정치적 정체성인 시대였다.그러나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오랜 정치...

    1685호2026.06.26 14:22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3) 껍데기만 남은 주권, 중동의 끝나지 않은 비극
    (63) 껍데기만 남은 주권, 중동의 끝나지 않은 비극

    시간을 거슬러 100년 전 중동으로 간다. 당시 중동과 아랍권은 400여 년간 지속한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며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오스만 제국이 사라진 자리는 영국과 프랑스의 깃발로 채워졌다. 카이로에서 바그다드, 다마스쿠스에서 알제까지 아랍인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땅은 거의 없었다. 현재의 이란인 페르시아, 아라비아반도의 이븐 사우드 왕국, 신생 터키공화국 정도만 직접 지배를 면했을 뿐이다.오스만 제국은 16세기 이래 중동과 북아프리카 대부분을 지배했다. 완벽한 통치는 아니었지만, 이 광대한 제국은 수많은 민족과 여러 종교를 하나의 질서 안에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제국은 안팎의 압력으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유럽 열강은 “유럽의 병자”라 불리던 오스만 제국을 잠식해 들어갔다.프랑스는 1830년 알제리, 1881년 튀니지를 장악했다. 이탈리아는 1911년 리비아를 빼앗았다. 영국은 1882년부터 이집트를 사실상 점령하고 있...

    1682호2026.06.05 14:47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2) 튀르키예의 세속주의와 미완의 기획
    (62) 튀르키예의 세속주의와 미완의 기획

    2008년 가을 튀르키예를 방문했는데, 빌켄트대학교 총장실에서 연락이 왔다. 그 대학 설립자가 필자를 만나고 싶어하는데, 시간을 낼 수 있는가 문의였다. 일정이 빠듯해 저녁에 가능하다고 하니, 관저에서 만찬을 제안했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이흐산 도으라마즈(Ihsan Dogramac) 박사를 만났다.도으라마즈 박사는 오스만 제국 시절인 1915년 현재의 이라크 에르빌에서 태어났다. 소아과 의사이자 교육자인 그는 이스탄불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등에서 선진 의료 시스템을 체득했다. 그의 업적 중 가장 빛나는 점은 교육과 보건의 결합이다.하제테페대학교를 설립해 튀르키예 의학 교육의 표준을 세웠다. 1984년에는 튀르키예 최초의 사립 고등교육기관인 빌켄트대학교를 세워 연구 중심 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보건기구(WHO) 창설에 참여하며 유네스코(UNESCO)와 유니세프(UNICEF) 활동을 이어갔다. 2010년 95세 나이로 타계할 ...

    1679호2026.05.15 14:17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1) 떠나는 사람들, 뒤처진 체제
    (61) 떠나는 사람들, 뒤처진 체제

    중동 전쟁은 당사국을 넘어 세계 에너지 시장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기름값 상승과 환율 불안,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가 긴밀히 연결돼 있어 한 지역의 분쟁이 곧바로 글로벌 경제에 파급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에서는 분쟁과 전쟁이 이어졌다. 아랍 국가들은 석유로 국부를 키웠지만, 사회·정치 체제의 근대화는 뒤따르지 못했다. 오늘날 이슬람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제를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칼럼은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다.2012년 가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제다에 있는 이슬람개발은행(IsDB)의 초청으로 아랍의 봄 이후 이슬람권의 경제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하게 된 연유였다. 그 당시는 아랍의 봄의 여파로 이슬람권의 많은 국가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겪고 있는 시점이었다. 제다는 홍해 연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두 번째 큰 도시로, 이슬람의 성지 메카로 들어가...

    1676호2026.04.24 15:05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0)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취약한가
    (60)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취약한가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산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6’에 따르면,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 종합순위는 2024년 41위에서 2025년 22위로 크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79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보고서는 정치 체제를 크게 민주주의와 전제주의(또는 독재)로 구분하고, 민주주의 체제는 다시 자유민주주의와 선거민주주의로 세분화한다. 이중 자유민주주의를 가장 높은 단계로 평가한다. 한국은 계엄령 사태로 인한 혼란으로 자유민주주의 그룹에서 일시적으로 탈락했다가, 2025년에 다시 회복하며 최고 등급을 되찾았다.모두가 기억하듯 한국의 계엄령 사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결정이 시발점이었다. 이는 정치 지도자 한 명의 잘못된 판단이 민주주의에 미칠 수 있는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1673호2026.04.03 14:38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9) AI 기본사회, 실현될 수 있을까
    (59) AI 기본사회, 실현될 수 있을까

    지난 2월 25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대한민국 인공지능(AI)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8일 위원회가 출범한 지 170일 만에 향후 3년 동안 정부가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 비전의 하나로 제시했는데, 이번 행동계획은 이 비전을 실현할 방향으로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라는 3개의 정책 축과 실행과제 99개를 발표했다.눈길이 가는 대목은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다. 행동계획에는 ‘모두가 AI의 혜택을 누리고, 기술 발전이 곧 포용적 사회를 향한 발전의 동력이 되는 AI 기본사회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아울러 세계에서도 두루 통용될 포용적 AI 모델을 구현해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강조했다. 그런데 행동계획에서 언급한 AI 기본사회 비전에는 엄청난 전제가 깔려 있다. AI의 혜택을 모두가 누리는 것으로, 그리고 기술 발전이 곧 포용...

    1670호2026.03.13 14:52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58) 그들은 왜 오른쪽을 선택했나
    (58) 그들은 왜 오른쪽을 선택했나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은 강력한 민주당 지지자였다. 그는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으며, 2016년 선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상한 후보로 여겼다. 그러나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전환의 결정적 계기는 2024년 5월 백악관에서 있었던 바이든 행정부 인공지능(AI) 규제팀과의 미팅이었다. 앤드리슨은 바이든 정부가 AI를 소수 대기업으로 제한하고 정부 통제 아래 두면서 스타트업을 규제로 사실상 죽이려 한다고 믿었다. 그는 2024년 선거를 AI와 스타트업의 존재론적 위기를 가져온 전쟁으로 프레이밍(Framing) 했다. 선거 후 2024년 12월,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우리는 그 미팅을 마치고 나와서 트럼프를 지지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백악관 주차장에서 나오면서 (동료인) 벤 호로위츠와 저는 서로를 보며 말했어요. ‘이제 끝났어. 트럼프에게 올인해야 해.’ 그 미팅은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바이든 행...

    1667호2026.02.13 14:59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57) 트럼프의 제국주의, 성공할 수 있을까
    (57) 트럼프의 제국주의, 성공할 수 있을까

    새해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출 행동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난 1월 3일(현지시간)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것이다. 이는 명분이 무엇이든 주권국가의 주권을 명백하게 침해한 사건이다. 1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방위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린란드는 국제법상으로 덴마크 왕국의 자치령으로 완전한 주권국가는 아니다. 그린란드 주민이 동의하면 독립하거나 다른 국가에 편입될 수는 있지만, 강제로 편입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그린란드 강제 편입에 반대하며 병력을 보낸 유럽의 8개 국가에 대해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10% 추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비록 추가관세 위협은 나흘만인 21일 전격 철회됐지만, 유럽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주권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또는 무시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대외정책은 제국주의의 특징이다. 트럼프주의가 내세우는 ‘...

    1664호2026.01.23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