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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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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55) 금수저와 흙수저 그리고 정치적 성향
    (55) 금수저와 흙수저 그리고 정치적 성향

    지난 12월 4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작성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 약 2만가구를 대상으로 가계의 자산, 부채, 소득, 지출 등을 심층 분석해 가계의 재무 건전성과 경제적 생활 수준을 진단하는 중요한 통계다.이번에 발표된 조사 결과에는 분배 지표도 여럿 포함됐다. 시장소득, 처분가능소득, 순자산 등 세 가지 지니계수와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이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계수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완전 균등을, 1에 가까울수록 완전 불균등을 의미한다. 전반적으로 이들 분배 지표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장기적인 추세는 큰 악화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순자산 지니계수는 매우 달랐다.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를 기록하며, 정부가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자산 지니계수의 시계열 추이를 보면, 처음 작성된 2012년 0.617에서...

    1658호2025.12.12 14:39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54) AI 열풍에도 경제는 왜 차가운가
    (54) AI 열풍에도 경제는 왜 차가운가

    지난 칼럼에서는 경제는 차가운데 증시가 뜨거운 이유를 인공지능(AI) 열풍에서 찾았다. AI에 대한 기대가 실제 경제 실적을 훨씬 초과하며 버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지는 질문은 AI 열풍에도 경제 전체 성장률은 왜 나아지지 않느냐는 것이다.AI가 가져올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의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비영리기관 ‘에포크 AI’는 최근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생산활동에서 노동 작업이 AI로 충분히 자동화되면 연간 30% 이상의 폭발적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간 30% 성장률은 인류가 경험한 적 없는 대단한 수준인데, 에포크 AI는 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외부효과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미국의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AI 발전이 가속화돼 인간의 지능을 훨씬 뛰어넘는 초지능이 출현하는 특이점 시점을 2045년 전...

    1655호2025.11.21 14:57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53) 경제는 차가운데 증시는 뜨겁다
    (53) 경제는 차가운데 증시는 뜨겁다

    최근의 세계 경제는 역설적이다. 경제 성장은 둔화 추세를 보이는데 증시는 상승장이다. 실물 경제와 금융 경제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반복되는 거품의 역사에 또 다른 장을 추가하는 것처럼 보인다.먼저 숫자를 살펴보자. 2025년 연초 대비 10월 24일 현재, 미국 S&P500은 15%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는 24% 올랐다. 영국 FTSE100은 18%, 독일 DAX는 22%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는 64%, 대만은 20% 올랐다. 한국의 상승률은 세계 주요 증시 중 압도적인 1위다.그런데 같은 기간 경제는 어떻게 됐을까? 2025년 10월 중순 발표된 IMF의 ‘세계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24년 3.3%에서 2025년 3.2%, 2026년 3.1%로 계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은 약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도 2.0%, 1.9%, 1.8%로 하향 추세를 보인다. 경제는 나빠...

    1652호2025.10.31 14:47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2) 틱톡 딜, 디지털 시대 패권 경쟁의 시험대
    (52) 틱톡 딜, 디지털 시대 패권 경쟁의 시험대

    틱톡(TikTok)은 미국 자본과 중국 알고리즘이 결합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한때 개방된 세계에서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제경제 관계의 맥락에서 보면 틱톡 문제는 국가 안보, 데이터 주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이 플랫폼은 15억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며 정보와 문화 전반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2017년 제정한 국가정보법으로 인해 미국인의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위험을 국가 안보의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한다. 이 사안은 단순한 앱 금지를 넘어, 미국의 대중국 탈동조화(decoupling) 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재등장과 함께 틱톡 사태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균형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미국 정부의 틱톡 제재 과정은 지정학적 긴장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2020년 도널드 ...

    1648호2025.09.26 15:05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1) 상처뿐인 승리…트럼프 관세정책의 역설
    (51) 상처뿐인 승리…트럼프 관세정책의 역설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그 승리에 따른 희생이 너무 크고 치명적이어서 결과적으로 패배나 다름없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표현은 고대 그리스 에피루스의 왕 피루스(Pyrrhus)의 전쟁에서 유래했다. 피루스는 기원전 279년 로마와의 격전에서 간신히 이겼지만, 그의 군대 대부분이 목숨을 잃는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에 그는 “우리가 로마와 전쟁을 또 한 번 승리하게 된다면, 우리는 완전히 몰락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예상되는 관세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분석하고 있다. 경제학계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관세를 도입할 경우 단기적인 일자리 증가와 제조업 보호에는 약간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제조업의 부활”과 “...

    1645호2025.09.05 15:08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50) 안나 카레니나 법칙과 인공지능
    (50) 안나 카레니나 법칙과 인공지능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행복하게 유지되려면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며, 그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행복은 위태로워진다. 부부 사이의 상호 성적 매력, 경제적 이해관계 및 합의, 자녀 교육 방침, 친척 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그 조건에 해당한다. 이 모든 항목이 균형을 이뤄야만 원만한 결혼 생활이 가능하다.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총, 균, 쇠>에서 이 원리를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 부르고, 야생동물의 가축화 과정에 적용했다. 가축화에 성공하려면 단순히 한두 가지 특성이 아니라 식성의 융통성, 빠른 성장 속도, 인간과 가까운 환경에서 번식할 수 있는 능력, 순한 성격, 과도하게 겁을 먹지 않는 기질, 무리 생활에 적합한 사회성 등의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가축화는 불가능하다. 얼룩말은 성질이...

    1642호2025.08.15 14:41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9) 누구를 위한 인공지능인가
    (49) 누구를 위한 인공지능인가

    챗GP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022년 10월은 인공지능(AI)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챗GPT를 선보인 오픈AI에 이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빅테크들과 신흥 첨단 기업들이 연이어 생성형 AI를 출시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보다 개발비용이 현저하게 낮지만, 성능은 미국에 뒤지지 않는 딥시크를 출범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프랑스, 한국, 일본,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등 각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선도하는 인공지능 경쟁에 따라가고자 이른바 독자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은 성능과 파급력에서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이행했다. 종래의 인공지능은 다음에 무엇이 올지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예측 기계’였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여기에 더해 인간의 지적 활동과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생성형’ 인공지능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고유영역이었던 추론과 창조에서 인간에 버금가는, ...

    1639호2025.07.25 14:13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8) AI가 ‘비용 질병’을 치유할 수 있을까
    (48) AI가 ‘비용 질병’을 치유할 수 있을까

    오늘날 인공지능(AI)은 인간 활동의 다양한 영역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는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인지 활동까지 기계가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AI는 스마트폰의 문자 자동 완성, 클라우드 기반의 텍스트·이미지 생성, 복잡한 알고리즘 설계 등 인간 활동의 한 부분이 됐다. 일부 영역에서는 이미 평균적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능들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한다. 레이 커즈와일은 이를 ‘수확 가속의 법칙’이라 명명했다. 그는 앞으로 20년 후인 2045년경에는 인간의 두뇌가 클라우드와 연결돼 인간의 지적 능력이 초월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침내 ‘특이점’(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순간)이 실현된다는 것이다.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엔 한계이처럼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경제 구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아...

    1636호2025.07.04 14:35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7) ‘초특화’의 그늘과 지역의 미래
    (47) ‘초특화’의 그늘과 지역의 미래

    지난 5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슬로바키아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방문단은 반세기 전만 해도 완전한 불모지였던 곳이 지금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 집적지로 성장한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어 폴란드 정부 관계자들과 판교에 있는 국내 대표 정보통신(IT) 기업들을 방문했고, 이들은 짧은 기간 내에 이룩한 성과를 접하며 “한국은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공 사례가 모든 지역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는 다수의 지역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지역 간 경제력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방문단에 설명했다.최근 2년여간 창원, 사천, 거창, 울산, 포항, 대구, 나주, 광주, 전주, 군산, 새만금, 대덕연구개발특구, 세종, 오송, 원주, 인천경제자유구역, 성남 판교, 수원 광교 등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며 산업 현장을 직접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수도권과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제외하면 이들 지역은 대체로 제조업의 거점...

    1633호2025.06.13 14:18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6) 세계화는 종말을 고했나
    (46) 세계화는 종말을 고했나

    이번 달에 주목할 만한 두 개의 국제 행사가 있었다. 5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중국 양국은 관세부과에 90일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합의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합을 어느 나라가 관세전쟁에서 기선을 제압하는가를 놓고 벌이는 일종의 기싸움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표단은 중국이 굴복해 들어온 듯이 회합의 배경을 설명했지만, 서방 언론은 대체로 미국이 수세에 있다는 어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중국 측 언론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대신 중국이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도했다.5월 9일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에서는 전승절 열병식이 열렸다.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번 모스크바 전승절에는 구소련 9개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 29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열병식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앉아 양국의 우호를 과시했다. 열병식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나치 독일, 군국주의 일본, 위성국들...

    1630호2025.05.23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