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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의 난세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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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성인의 난세직필] (51) 달에서 금을 끌어오려면
    (51) 달에서 금을 끌어오려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시그널을 분명히 했다. 물가, 성장, 환율, 부동산 등 여러 정책지표가 제시하는 통화정책 방향이 ‘인상’으로 일치한다는 것이다. 오는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금리 인상 자체가 아니라 ‘금리 인상 그 이후’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에서 금리 인상은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혹자는 그런 부작용 때문에 금리 인상 자체를 반대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것이고, 우리가 관심을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어떻게 금리 인상의 불필요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19세기 영국의 금융위기 극복 과정이런 점에서 지금부터 약 180년 전인 1847년, 영국이 경험했던 금융위기 극복 과정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는 그 에피소드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던지는 함의를 생각해보기로 한다.19세기 영국은 대략 10년 주기로 경제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

    1684호2026.06.19 15:35

  • [전성인의 난세직필](50)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과 ‘코즈 정리’
    (50)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과 ‘코즈 정리’

    삼성전자의 연간 예상 영업이익이 수백조원을 넘나들면서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첨예하다. 노조 측은 SK하이닉스 사례를 제시하면서 영업이익의 배분과 상한 철폐를 요구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성과급의 제도화에는 소극적이었다.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파업의 가능성이 조금씩 다가올수록 노사 간 타협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목소리 중에는 경제학 논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비표준적인 주장’이 많이 섞여 있다. 이하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교섭의 본질에 대해 경제학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으며, 세간의 일부 주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로 한다.필자가 강의했던 과목 중에 법경제학 입문이라는 강좌가 있다. 이 강좌 초반에 늘 필자가 학생들에게 던졌던 질문이 있다. 흡연이 불법이 아닌 유럽에서 밀폐된 식당에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섞여 있다고 하자. 흡연자는 식사를 대충 끝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독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1679호2026.05.15 14:17

  • [전성인의 난세직필] (49) 학술 용병과 대학 개혁
    (49) 학술 용병과 대학 개혁

    학술 용병은 대학 교육의 민낯을 보여주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증거일 뿐이다. 이것을 넘어서려면 새로운 제도하에서 대학이 꼼수보다는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 스스로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199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루카스 교수의 업적 중에 루카스 비판(Lucas Critique)이 있다. 제도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행태를 예측하기 위해 그 사람들의 과거 행태를 분석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점을 갈파한 보석 같은 업적이다. 왜 그럴까? 과거 행태는 ‘그 당시에 존재했던 특정한 제도에 사람들이 적응한 결과’인데, 제도가 바뀌면 사람들은 ‘새로운 제도에 다시 적응해서 새로운 행태를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제도 변화의 효과를 제대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경험에 기반을 둔 기존 상식에 성급하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제도하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1675호2026.04.17 14:52

  • [전성인의 난세직필](48) 주가조작 패가망신? 디테일이 중요하다
    (48) 주가조작 패가망신? 디테일이 중요하다

    지난 3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자본시장 정책 담당자와 투자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본시장의 문제점과 해법을 논의하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서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을 ‘옥토’로 만들기 위한 정책 의지를 천명했다. 잘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테일’을 강조했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그렇다면 현재 추진 중인 자본시장 개혁 정책의 디테일은 과연 잘 다듬어져 있을까? 예를 들어 언필칭 ‘주가조작 패가망신’ 정책에 디테일이 잘 구현돼 있을까?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논의되고 있는 내부고발자 보상 강화 정책과 주식시장의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금전적 처벌 강화 정책을 보자. 이들 정책에는 디테일이 부족하다. 그래서 좋은 정책 의지와 정책 방향에도 불구하고 과연 현재의 정책이 자본시장에서 ‘큰 돌’이건 ‘작은 돌’이건 잘 골라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금융위, 보상 하한 범위 슬그머니 바꿔우선 내부고발자 보상 강화 정책부터 보자. 좋은 문...

    1671호2026.03.20 14:36

  • [전성인의 난세직필] (47)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순환출자 규제의 유효성 제고
    (47)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순환출자 규제의 유효성 제고

    지난 몇 년 동안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폭주 기관차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행됐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 사태가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설이 지나고 나면 서서히 주총 시즌이 시작될 것이고, 양 측은 또다시 건곤일척의 표 대결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동안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다양한 법률적 쟁점과 격렬한 여론전을 양산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단 한 가지 문제, 즉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상출집단)에 적용되는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금지 규제의 회피 행위와 이에 대한 정책 대응에 한정해 논의를 전개한다. 출자 규제 그 자체가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고, 다른 논점을 추가할 경우 제한된 지면 안에서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우선 규제의 내용부터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상호출자’란 두 회사가 상대방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말하고,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란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3개 이상의 계열회사가 서로 다른 계...

    1667호2026.02.20 06:00

  • [전성인의 난세직필] (46)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 수사권 막전막후
    (46)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 수사권 막전막후

    지난 1월 14일 한 언론은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관(이하 금감원 특사경)을 “부원장보 직속으로 별도 구성”함으로써 사실상 인지 수사권 확대와 금융위원회로부터의 운영상 독립을 모색 중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몇 시간 후 금감원은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특사경의 인지수사권 관련 사항은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이 문제는 겉으로는 주가 조작 같은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공적 규율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훨씬 복잡하다. 지난해 12월 19일 있었던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이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는 점이 그 증거다.이찬진 금감원장은 자본시장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 수사권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박민우 증선위원을 내세워 “(특사경에 대한 제한은) 일반 국민의 법...

    1663호2026.01.16 15:03

  • [전성인의 난세직필] (45) 프로푸모와 쿠팡
    (45) 프로푸모와 쿠팡

    1963년 영국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이름하여 ‘프로푸모 스캔들’. 그 대강은 다음과 같다. 영국의 잘나가는 보수당 정치인이자 전쟁부 장관이던 존 프로푸모가 1961년부터 당시 19세 모델(또는 쇼걸)이었던 크리스틴 킬러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다는 것이다.이 스캔들이 폭발력을 가진 이유는 크리스틴 킬러가 같은 시기에 영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의 무관인 예브게니 이바노프와도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그 결과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이 문제가 됐고, 영국과 미국 정보부가 막후에서 개입했다. 존 프로푸모는 처음에는 부적절한 관계를 부인하다가 진실이 드러나자 거짓말쟁이로 몰려 모든 공직을 사퇴했고, 보수당은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에 패했다.보안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인간’프로푸모 스캔들은 여러 면에서 타블로이드 언론이 눈독을 들일 만한 자극적 요소를 겸비했다. 그러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를 모두 걷어내면 프로푸모 스캔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간단하...

    1659호2025.12.19 14:57

  • [전성인의 난세직필] (44) 정년연장, 졸속 추진 안 된다
    (44) 정년연장, 졸속 추진 안 된다

    최근 정치권에서 정년연장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년연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3일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1차 본위원회의’를 열고 연내 입법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했다. 양대 노총도 연내 입법을 재촉하고 있다. 국민 여론도 전체적으로 찬성이 반대보다 높아 보인다.그럼 그냥 빨리빨리 입법하고 시행하면 될 것인가? 아니다. 이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나는 정년연장에 대한 졸속 입법과 조기 시행에 강하게 반대한다. 심지어 정년연장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하에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밝히고자 한다.우선 정년연장에 대한 찬성 측 주장을 살펴보자. 가장 핵심적인 논거는 ‘퇴직 후 생계비 절벽’에서 60대 초반을 구해내자는 것이다. 현행 정년인 60세에 퇴직한 뒤 국민연금이 지급되는 시기인 63세(나중에는 65세로 늦춰짐)까지...

    1654호2025.11.14 14:47

  • [전성인의 난세직필] (43) 코스피 5000, 냉정과 열정 사이
    (43) 코스피 5000, 냉정과 열정 사이

    ‘주가지수 5000 달성’은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약이다. 나는 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크게 믿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의 주가 상승 추세를 무조건 연장하면 아마도 1년 후에는 이 공약이 달성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주가가 진짜 많이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던 지난 6월 4일 코스피는 2770.84(종가 기준)였다. 그런데 10월 22일 코스피 종가는 3883.68이었다. 4개월 반 만에 무려 40.2%가 상승한 것이다. 취임 4개월에 해당하는 지난 10월 2일의 코스피 종가는 3549.21이었다. 상승률 수치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역시 휘황찬란한 28.1%다.이대로 내년 6월 초까지 간다면 어떻게 될까? 28.1%라는 4개월 상승률을 세 차례 복리로 계산한 연간 상승률은 100%를 넘는다. 즉 이 추세대로라면 취임 1주년에 도달하기 전에 주가는 5000을 찍는다는 말이 된다.‘주가 5000 안정적 유지’는 취약한 명제무조건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말 주가는...

    1651호2025.10.24 15:08

  • [전성인의 난세직필](42) 누더기 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기울 것인가
    (42) 누더기 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기울 것인가

    지난 9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의원이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문제가 많은 개정안이다. 나는 주저 없이 이 개정안을 ‘누더기’라고 부른다. 그럼 어떻게 기워서 그나마 쓸 만하게 만들 것인가? 먼저 통합 금융감독기구가 출범하던 때로 잠시 눈을 돌려보자.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2월 28일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은 김원길 새정치국민회의 정책위 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처 없이 표류하던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을 교통정리 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화 통화에서 김대중 당선인은 “재경위 소위의 법안은 관치금융·정경유착을 청산하자는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의 중립성과 독립성 강화를 지시했다.여기서 말하는 재경위(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신인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소위원회) 안이란 신설 금융감독기구인 금감위를 재정경제원 산하에 두되, 관치금융 시비를 피하고자 금감위 내부에 모피아로 구성된 사무국을 설치하는...

    1647호2025.09.19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