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들의 저서에 의하면, 설득을 잘하려면 겉으로 내세우는 주장이나 요구사항을 액면 그대로 보지 말고 그 뒤에 숨겨진 욕구(desire)를 파악하라고 한다. 예를 들어, 11년간 타결되지 않던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의 평화협정 체결 또한 욕구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나이반도를 100% 반환하라는 이집트와 일부만 반환하겠다는 이스라엘 사이에서 양적으로 ‘반반 합의’를 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았다. 이집트의 경우, 일부 반환을 수용할 경우 패전으로 상처 입은 국민이 정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이스라엘의 경우 시나이반도 일부가 완충지대가 되지 않으면 국경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러한 우려를 고려해 양국은 ‘반반 합의’가 아니라 시나이반도를 100% 반환하되 유엔평화유지군이 상시 주둔해 완충지 역할을 하는 내용의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이렇게 욕구를 파악해 합의하는 데 11년이 걸렸다....
1452호2021.11.05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