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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 인사이드](15)100년 넘게 ‘개인의 취향’을 써내려오다
    (15)100년 넘게 ‘개인의 취향’을 써내려오다

    1991년 12월 25일 소련 최초의 대통령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1985년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된 뒤 추진했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의견 충돌과 쿠데타,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때문이었다. 고르바초프는 소비에트 연방 해체 문서에 공식 서명을 하려던 찰나 자신이 펜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알았다. 곁에 있던 당시 CNN 사장인 톰 존슨이 즉석에서 볼펜을 내밀었다. 그때 빌린 볼펜이 ‘몽블랑’ 검은색 마이스터스튁 볼펜이었다.몽블랑. 만년필을 비롯한 필기구와 가죽제품, 시계 등을 제작·판매하는 독일 브랜드다. 1906년 독일인 엔지니어인 아우구스트 에버스타인은 휴가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처음으로 펜 속에 잉크통이 들어간 만년필을 접했다. 잉크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편리함에 매료된 그는 베를린에서 똑같은 만년필을 만드는 작은 공방을 열었다. 그해부터 독일인 은행가 알프레드 네미아스가 이 제...

    1385호2020.07.03 17:22

  • [브랜드 인사이드](14)커피전문점을 넘어 디지털 기술 혁신
    (14)커피전문점을 넘어 디지털 기술 혁신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전문점에 들른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을 찾으면 앱이 내비게이션 역할까지 수행해 길 안내를 해준다. 동시에 즐겨 마시는 커피도 미리 충전된 코인으로 자동 결제해 주문할 수 있다. 매장에 도착하면 커피를 받은 뒤 커피전문점에서 제공하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처에 돈을 보내는 등 은행 업무도 볼 수 있다. 이 신통방통한 앱은 가족이 보낸 메시지도 볼 수 있다. 내용은 진행 중인 이벤트 상품을 대신 받아오라는 부탁이었다. 매장 내 키오스크를 통해 상품을 받은 뒤 매장 문을 나선다.아직까지는 상상 속의 미래다. 하지만 앱 하나로 커피 주문은 물론 금융 및 결제, 길 안내, 메시지 송수신까지 가능해지는 미래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스타벅스’다. 이들이 꿈꾸는 미래는 커피전문점의 모습만은 아닌 듯하다. 이들은 2009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면서 일찌감치 앱을 통한 ...

    1384호2020.06.26 15:28

  • [브랜드 인사이드](13)소비자와 적극적 관계 맺기 ‘요가복의 샤넬’
    (13)소비자와 적극적 관계 맺기 ‘요가복의 샤넬’

    얼마 전 평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룰루레몬(lululemon) 플래그십스토어를 방문했다. 손님은 대부분 20대부터 60대까지의 여성들이었다.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으로 선반을 탐색하고 있었고, 매장 안쪽 탈의실 앞에선 두 명의 여성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여러 원단으로 제작된 하의를 입어 보며 비교 분석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켜보던 직원은 원단에 대해 설명하면서 손님의 체형에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엄지를 세워 보였다.손님은 게스트, 직원은 에듀케이터매장 입구에선 한 직원이 세 명의 여성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날 저녁 지하에서 열리는 요가 수업에 참여하러 온 그들은 부쩍 더워진 날씨 때문에 땀 배출이 잘 되는 소재의 의류를 보고 싶다고 했다. 룰루레몬에서는 손님을 게스트로, 직원은 에듀케이터로 부른다. 에듀케이터들은 단순히 쇼핑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게스트들에게 제품에 대해 알려주고 가장 잘 어울릴 만한 옷을 골라준다. 실제로 필자...

    1383호2020.06.19 15:23

  • [브랜드 인사이드](12)고객 편익 개선, 소비자의 ‘관심’을 꿰뚫다
    (12)고객 편익 개선, 소비자의 ‘관심’을 꿰뚫다

    최고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면 거래가 종료된다고 생각한다. 현명한 기업과 유능한 브랜드는 정반대다. 소비자의 더 많은 편익을 위해 가치 있는 유·무형의 요소를 찾아 제공한다. 전 세계 1억8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Netflix)’가 좋은 예다.1997년 넷플릭스를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창업 전 집 근처 비디오 대여점 ‘블록버스터’에서 <아폴로 13>을 빌린 적이 있다. 그는 몇 주가 지나서야 자신이 비디오테이프를 반납하지 않은 것을 깨달았고, 40달러에 이르는 연체료를 내게 됐다. 그는 소비자가 직접 비디오테이프를 빌리러 대여점까지 오가는 것도 불편한데 조금 늦었다고 연체료까지 내는 건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월정액...

    1382호2020.06.12 12:59

  • (11)농구 황제의 ‘신념’을 기반으로 한 신발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1997년 다시 애플을 이끄는 자리로 복귀했다.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퇴출당했다가 극적으로 다시 돌아온 그는 애플의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광고는 “여기 미친 사람들이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앨버트 아인슈타인·밥 딜런·마틴 루터 킹 등 무언가에 미친 사람이자 창의적인 사고와 발상으로 최고가 된 사람들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신념이 진짜로 세상을 바꾼다는 내용을 담았다.소비자 마음속에 자리 잡는 브랜드애플의 사례는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대부분의 기업은 브랜드를 로고나 심볼, 폰트 같은 유형적인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브랜드는 기업이 실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무언가에 가깝다. ...

    1381호2020.06.05 16:49

  • [브랜드 인사이드](10)어묵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꾼 차별화
    (10)어묵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꾼 차별화

    어묵은 보통 흰살생선 등을 뼈째 잘게 으깬 뒤 약간의 밀가루를 넣고 묵처럼 뭉쳐 익힌 음식을 지칭한다. 대개 튀기거나 삶아서 익힌다. 국내에선 요리를 가리키기도 하고, 그 요리에 쓰이는 재료를 가리키기도 한다. 조선 숙종 45년인 1719년에 궁중 잔치에 관해 기록한 <진연의궤> ‘생선숙편’ 등에서 오늘날의 어묵과 유사한 찬품을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가 짧지는 않다. 더 오랜 기원을 쫓다 보면 중국에서 기원전 3세기에 진시황이 먹던 어환(魚丸)의 기록이 있고, 나라마다 오래전부터 어묵과 유사한 형태의 음식은 존재해 왔다.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어묵이 처음 개발된 곳은 일본이기도 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어묵이 보급된 시기를 일제 강점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의 어묵 ‘가마보코’는 15세기 무렵 물고기 살을 으깬 뒤 대나무 꼬치 끝에 꽂아 숯불로 구운 형태가 기원이다. 그 모양이 부들의 열매이삭과 비슷...

    1380호2020.05.29 14:49

  • [브랜드 인사이드]‘진짜 업사이클링 제품’의 기준을 만들다
    ‘진짜 업사이클링 제품’의 기준을 만들다

    고객 불만이 가장 적은 항공사, 시간을 잘 지키는 항공사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회사가 있다. 1967년 불과 3대의 보잉 비행기로 항공 운송업에 진출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성공전략은 남달랐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지방 공항을 이용해 부대비용을 절감했고, 비행기 기종을 하나로 통일시켜 조종사 교육과 부품 재고 등에 들어가는 유지관리비를 대폭 낮췄다. 여객 좌석은 등급도 선택권도 없이 선착순으로 앉는다. 기내식도 최소화했다.그 결과 이들은 거리당 운송비용이 가장 낮은 항공사가 되었다. 그리고 저가 항공사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많은 항공사가 도산하는 와중에도 우뚝 섰고, 무려 4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진기록도 수립했다. 회사 규모가 작은 만큼 효율성에 집중한 창업자 허브 캘러허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버려진 트럭 방수포로 만든 가방그러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따로 있다. 고객에게...

    1379호2020.05.22 14:41

  • [브랜드 인사이드](8)‘완벽한 품질’ 고집하는 철저한 장인정신
    (8)‘완벽한 품질’ 고집하는 철저한 장인정신

    1912년 4월 10일 타이타닉호는 기념비적인 첫 운항에 나섰다. 영국의 사우샘프턴을 떠난 이 대형 호화 여객선은 프랑스와 아일랜드를 거쳐 미국 뉴욕으로 향했다. 수많은 명사를 포함한 승객과 승무원 등 총 2200명 이상이 몸을 실었다. 타이타닉호는 20층 건물 높이에 길이 269m, 너비 27.7m로 지금의 유람선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당대 최고·최대의 배였다. 당시 첨단기술을 집약시켜 최대 4개의 구획이 침수돼도 견딜 수 있도록 건조했다. 그러나 ‘신도 침몰시키지 못할 불침선’이라고 불린 이 배는 출항한 지 나흘 만인 4월 14일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그런데 침몰한 배에서도 침수되지 않았다는 소문이 퍼져 유명해진 물건이 있었다. ‘루이뷔통(LOUIS VUITTON)’의 여행용 트렁크였다. 생존자들 가운데 일부가 바다 위에 떠 있던 루이뷔통의 트렁크를 부여잡고 버텼고, 침몰한 지 수십 년이 지나 ...

    1378호2020.05.15 16:54

  • [브랜드 인사이드](7)본질에 충실한 ‘꼭 가봐야 할 이색 도서관’
    (7)본질에 충실한 ‘꼭 가봐야 할 이색 도서관’

    NHN 재팬 최고 경영자로 일본에서 ‘라인’ 메신저의 성공신화를 쓴 모리카와 아키라가 그보다 앞서 소니(SONY)에 입사했을 때 일이다. 그는 텔레비전에 인터넷을 연결해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TV사업부의 기술자들이 “텔레비전은 인터넷과 연결하는 기기가 아니다”라며 반대해 그의 제안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가 쓴 책 <심플을 생각한다>를 보면 텔레비전의 본질은 ‘멀리 떨어진 곳에 영상을 전달하는 기술’에 있음에도, 소니 기술자들은 수단에 불과했던 전파를 텔레비전의 본질로 오인한다. 본질에서 벗어난 노력을 시작한 결과가 소니의 몰락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입소문으로 연간 이용객 100만 명 육박이 이야기는 성공하는 브랜드에는 본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은 브랜드 본질을 논리적으로 검증하고 기업 활동의 목적과 대의를 찾아 ‘자기다움&rs...

    1377호2020.05.08 15:34

  • [브랜드 인사이드](6) 단순한 가전이 아닙니다, ‘오감 만족’ 감성입니다
    (6) 단순한 가전이 아닙니다, ‘오감 만족’ 감성입니다

    발뮤다(BALMUDA)는 소비자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규정한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놓고 소비자들의 고민이 더 커지고 있을 때 부가적인 기능보다는 본연적인 기능, 그리고 덧붙여 기분까지 즐겁게 만들어주는 가치를 중시한 것이다. 위대한 기업 또는 브랜드에는 천재 발명가나 괴짜 창업가 등 비범한 스토리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빌 게이츠를 한번 살펴보자. 그는 일찍부터 남달랐다. 열 살이 되기 전에 백과사전을 독파한 독서광이자 전미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수학 천재였다. 8학년(한국의 중학교에 해당)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눈을 뜬 뒤, 고등학생 때부터 교통량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수력 발전 회사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설정했다.1975년 MITS사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알테어 8800을 출시했을 무렵, 빌 게이츠는 새 기계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완성했고, 개인용 컴퓨터에 상업용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작동시켰다. 이후 그는 하버드대학을 ...

    1376호2020.05.04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