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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 인사이드]선정적 광고로 뜨고 성폭행 오너로 지다
    선정적 광고로 뜨고 성폭행 오너로 지다

    1989년 패션업계의 판도를 뒤흔들며 등장한 브랜드가 있었다. 티셔츠와 니트 같은 기본적인 캐주얼의류를 중심으로 기획·생산·유통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오늘날의 SPA 브랜드 개념을 처음 적용했던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이다. 창업자 도브 차니는 자신이 다니던 대학 기숙사에서 ‘미국에서 제조한 티셔츠를 캐나다로 수출한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창업을 결심했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창업한 지 10년 만에 직원수는 5000명에 달했고, 매장수는 전 세계에서 250곳이 넘을 정도로 성장해 미국에서 가장 큰 티셔츠 제조업체가 됐다. 한국에도 2003년 서울 명동1호점을 필두로 전국 대도시에 매장을 내며 야심차게 진출해 이듬해엔 연간 매출이 57억원에 이르는 등 성공을 거뒀다.노이즈 마케팅과 안티 패션 이미지로 주목아메리칸 어패럴은 여러모로 독특했다. 당시 많은 기업이 저렴한 인건비를...

    1437호2021.07.19 10:37

  • [브랜드 인사이드](44)팀 단위 의료서비스 ‘클리블랜드 클리닉’
    (44)팀 단위 의료서비스 ‘클리블랜드 클리닉’

    2004년 두 아이의 어머니 코니 컬프는 남편이 쏜 산탄총에 맞아 얼굴 중앙부가 함몰되는 사고를 겪었다. 코는 완전히 부서지고 볼은 산산조각이 났으며 시력도 거의 잃었다. 30회에 걸친 수술로 얼굴을 복원했지만, 자력으로는 냄새를 맡거나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약 4년이 지난 2008년 컬프는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안나 캐스퍼의 안면조직을 기증받을 수 있게 됐다. 얼굴의 80%가량을 이식하는 수술은 의료진이 컬프의 얼굴에 기증받은 안면을 덮고 혈관을 연결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마침내 정상적으로 혈액이 공급되는 것을 확인한 순간 무려 22시간에 이르는 대수술이 끝났다.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복잡했다고 기록된 수술이었다.미국 최초의 안면 전체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병원의 이름은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이다. 이곳은 메이요 클리닉, 존스홉킨스 병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더불어 미국 4대 병원으로 꼽힌다...

    1431호2021.06.04 15:42

  • [브랜드 인사이드](43)시스템 키친의 원조 ‘프랑크푸르트 키친’
    (43)시스템 키친의 원조 ‘프랑크푸르트 키친’

    본디 한국의 전통부엌은 난방과 조리를 동시에 하는 공간이다. 아궁이와 부뚜막을 중심으로 벽과 바닥이 흙으로 마감돼 안채에 붙여졌다. 아궁이에 땐 불은 구들을 데워 방의 난방을 도왔다. 전통부엌은 공간 사이의 높낮이가 다르고 동선이 불편했지만, 농사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던 당시의 생활양식에 적합했다.1960년대 들어 국내 모든 산업문화가 현대화를 부르짖고 나올 때 부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전히 일부 가정에서는 가사노동 환경이 열악했어도 설비의 보급이 순차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가스레인지가 도입되고 찬장 같은 수직적 수납개념이 생기며 개수대와 조리대가 마련됐다. 또 난방과 취사의 독립으로 공간 사이의 높낮이 차이가 사라져 완전한 내실화가 이루어졌다.최소 규격 공간과 최대 공간 활용한편 1970년대 중반 무렵이 되면 도시를 중심으로 서구식 주택 개념인 아파트 건축이 활발해졌다. 서구식 주택은 입식 생활을 기본으로 부엌은 다른 공간과 평면적으로 배치됐다. 효율과 ...

    1427호2021.05.07 11:19

  • [브랜드 인사이드](42)독일의 산업디자인 표본이었던 ‘브라운’
    (42)독일의 산업디자인 표본이었던 ‘브라운’

    ‘브라운(Braun)’은 올해로 창업 100주년을 맞는 독일의 소비재 브랜드이다. 1921년 엔지니어였던 막스 브라운이 라디오용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한 뒤 라디오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이후 브라운은 1950년대 들어 회사의 사업 방향을 종합 가전제품 제조·판매로 확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능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 독일의 현대적 산업디자인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하며 주목받았다.그러나 오늘날 브라운의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아연실색하고 만다. 한때 최고의 종합 가전업체였다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제품은 특색이 없다. 브라운의 전성기였던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종의 ‘브라운다움’, 즉 이를테면 간소하면서도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외관과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기능성 등 기능적 디자인에 충실했던 브랜드였기에 이런 실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당시의 ‘브라운스...

    1425호2021.04.23 11:28

  • [브랜드 인사이드](41)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고객을 대접하라
    (41)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고객을 대접하라

    이 브랜드 독특하다. 이름만 들으면 마케팅 컨설팅을 하는 회사 같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브랜드 이름이 경영관리론에 나오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웨딩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 호텔과 레스토랑, 의류매장까지 운영하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가 추구하는 사명도 범상치 않다. ‘세상에 오모테나시(손님을 위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접객을 의미)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내건 핵심가치는 단 하나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고객을 대접하라’, 즉 황금률이다.‘플랜두씨(Plan Do See Inc.)’는 1993년 일본 도쿄에서 노다 유타카가 설립한 웨딩서비스 기획사다. 노다는 회사 설립 전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하객 1인당 접대비가 6만엔(약 43만원)이 넘을 정도로 비쌌지만 돌아오는 것은 형편없는 음식과 서비스였던 호텔 수준을 보고 경악했다. 합리적인 가격...

    1421호2021.03.26 12:58

  • [브랜드 인사이드](40)표준 정립하고 항공의 새 시대 연 여객기의 대표주자
    (40)표준 정립하고 항공의 새 시대 연 여객기의 대표주자

    1976년 1월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Concorde)’가 첫 상업운항을 개시했다. 제트엔진 4개를 탑재한 이 여객기의 최고 순항속도는 음속의 2배인 마하 2를 넘었다. 8시간 정도 걸리던 뉴욕-파리 항로를 단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콩코드는 외형도 획기적이었다. 초음속 비행에 적합한 설계구조에 따라 뾰족하게 튀어나온 앞부분은 이·착륙 시 구부러질 수 있게 만들었고, 본체는 가늘고 날씬했다. 날개는 큰 델타형의 구조로 돼 있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단점도 존재했다. 일반 여객기 일등석보다 3배 이상 비쌌지만, 내부가 비좁아 쾌적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콩코드는 단지 월등히 빠르다는 장점 하나만으로 시간에 쫓기는 부유한 사업가나 유명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여객기라는 입지를 지킬 수 있었다. 2000년 7월 25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륙한 지 채 2분도 되지 않아 ...

    1418호2021.03.05 13:56

  • [브랜드 인사이드](39)고객의 입장에서 부동산을 바라보다
    (39)고객의 입장에서 부동산을 바라보다

    ‘노출이 가진 가능성’. 어느 부동산 중개소의 온라인 사이트에 이런 제목으로 매물이 하나 나왔다. 이 건물을 담당하는 직원은 골조만 있는 150㎡ 공간에 30㎡의 발코니가 붙어 있고 화장실과 욕실도 텅 비어 있는 이 매물을 가리키며 “집이란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덧붙였다. 주택이란 게 내용물만 보면 크게 차이가 나는 상품도 아니니 차라리 뼈대만 있는 집을 사서 마음대로 수리해 거주하라는 의미의 광고였다.심상치 않은 부동산 광고들부동산을 찾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광고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은 집을 자산의 형태로 보기 때문이다. 집을 구입해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이 주요 과제이기에 뛰어난 입지와 편리한 주변 환경, 우수한 구조 설계 등이 집을 구입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된다.그러나 이 부동산 중개소는 심상치 않다. 위에서 언급했던 광고는 약과다. ‘최고의 옥탑방’이라는 제...

    1416호2021.02.19 14:41

  • [브랜드 인사이드](38)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한 비결
    (38)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한 비결

    1954년, 주방용품회사에서 일하던 레이 크록은 전화 한통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한 번에 5잔의 밀크셰이크를 만들 수 있는 최신형 믹서기를 8대나 주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즉시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처드와 모리스 맥도날드 형제를 만났다.동부 뉴햄프셔 출신인 형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극장 사업을 하기 위해 1933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그들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극장 사업을 했지만 실패하고, 1938년부터 햄버거와 핫도그를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48년부터 이른바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복잡한 메뉴는 다 없애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한편 손님이 음식을 직접 가져가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렇게 해서 음식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햄버거 가격은 낮춰 호평을 받았고, 인건비 등의 관리비를 줄이는 효과도 나타났다.장사가 잘 되자 맥...

    1414호2021.01.29 17:09

  • [브랜드 인사이드](37)인텔의 구원투수 마이크로프로세서
    (37)인텔의 구원투수 마이크로프로세서

    ‘도~ 도파도솔!’ 컴퓨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유명한 징글송이 있다. 바로 오스트리아의 밴드 에델바이스 출신의 월터 베르조바가 작곡한 4개의 음표로만 구성된 3초짜리 멜로디, 인텔의 로고송이다.1968년 7월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창업한 반도체 업체 인텔은 1970년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D램을 출시하면서 1970년대 당시 메모리 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이 40% 이하로 폭락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급기야 1986년에는 무려 1억7000만달러나 되는 적자를 기록해 6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해고할 정도로 운명의 기로에 섰다.메모리 반도체값 폭락으로 위기이때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당시까지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만들었지만 1971년 세계 최초로 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 4004를 ...

    1412호2021.01.18 10:53

  • [브랜드 인사이드](36)시대 앞선 편집매장, 융합 공간으로 탄생
    (36)시대 앞선 편집매장, 융합 공간으로 탄생

    일본 사가현 다케오는 인구 5만명 정도인 작은 도시다. 2011년 다케오 시장이었던 히와타시 게이스케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던 도쿄의 서점에 주목했다. 여타의 일본 지방 소도시들이 그렇듯 다케오도 고령화와 경기침체로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새로운 발전모델이 필요했고, 이 서점이야말로 소도시의 변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믿었다.처음에 히와타시가 만나려 했던 사람은 이 서점의 부사장이었다. 그러나 부사장을 만나러 가는 길에 서점에서 우연히 사장과 마주쳤다. 히와타시는 곧장 다가가 새로 출범할 예정인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운영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서점 사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며 선뜻 제안에 응했다. 사전 협의나 거래는 없었다. 그리고 약 2년 뒤, 2013년 4월 다케오 시립도서관이 문을 열었고, 연간 이용객만 100만명에 육박하는 일본 최고의 공공시설이 되었다.소비자의 라이프스타...

    1410호2021.01.04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