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미처 몰랐던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는 것은 반갑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은 일제시대 뜨겁게 살다간 또한 명의 독립투사의 삶을 재조명했다. 박열은 일제의 감옥에서 22년 2개월을 복역한 최장기 독립투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열은 그간 우리가 알던 정형화된 독립투사와는 거리가 멀다. 권력을 부정하는 아나키스트였기 때문이다.“우리 동거합시다. 나도 아나키스트입니다.” 박열의 시 ‘개새끼’를 읽은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과의 동거를 제안한다. 박열은 도쿄 중심가에서 최초의 조선인 무정부주의 단체인 흑도회와 항일단체인 ‘불령사’를 조직한다. 1923년 9월. 진도 7.9의 관동대지진이 일어난다. 일본 민간인으로 구성된 자경단은 조선인 사냥에 나선다. 이렇게 목숨을 잃은 조선인이 6000여명. 일제는 관동대학살을 감추기 위해 대형사건이 필요했다. 그 희생물이 ‘조선인에게는 영웅, 일본인에게는 원수’인 박열이었다. 박열은 일본 왕자 히로히토를 암살하려 한 ‘대역사건’으로...
1236호2017.07.18 13:37